무능 드러낸 재향군인회 잡음 계속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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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가 문제야?, 지회가 문제야?’

대한민국재향군인회(이하 향군, 회장 김진호)는 65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우리나라 최고 최대의 안보단체로 회원만도 1천만여명에 이른다. 그럼에도 향군 본부는 지난 2년여 동안 불미스러운 일로 직무대행체제가 이어지고, 새로운 회장 선출이 지연되면서 심한 내홍도 겪었다. 향군은 지난해 8월 11일 제69차 임시 전국총회를 통해 현재의 김진호(전, 합참의장, 예, 육군 대장) 회장 체제를 이뤘다. 김 회장은 취임과 함께 회원들의 화합과 단결을 강조해 왔다. 그리고 ‘향군의 정체성’과 ‘향군의 다짐’을 재정립하여 선포식도 가졌으며 강도 높은 내부개혁을 통해 새로운 향군으로 거듭나고자 역량 있는 인사들로 ‘향군개선발전위원회’를 출범시켜 개혁안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성진 취재부기자>

향군이 “새로운 향군”이란 각오로 나서고 있지만 “향군개선발전위원회”라는 구호만 외칠뿐 김진호 회장을 비롯해 본부 내 각 부서의 책임자들은 시대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서울의 향군본부는 최근 LA와 NY 그리고 DC 등 미주내 3대 최대 향군 지회에서 연달아 발생한 불법 불미한 사건들에 대해서 ‘향군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본부로서 지회에서 발생한 불법 사건에 대하여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가 선결적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은폐 내지 무마 시키려는데 소모하고 있다.

‘구호’만 외치는 향군

우선 지난달 2월 23일 실시된 LA지역의 향군 미서부지회 개선총회가 대의원 선정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 불법 대의원들을 선정하여 이를 토대로 불법으로 선거인단으로 만들어 부정 선거를 조작해 불법 당선자를 선출하여 향군 본부에 상신하였다. 이런 과정을 인지한 전직 임원들이 불법사항을 향군본부에 건의하였으나 이에 대하여 묵묵 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본부가 일단 건의나 진정서를 접수했으면, 이에 대한 입장이나 답변을 하는 것이 일반적 상례이다. 향군 본부는 전직 임원들이 제기한 건의서에도 답변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본보에서 질의한 사항에 대하여도 일체 함구하고 있다.

▲ 뉴욕 지역 향군 총회 선거장에서 후보 양측간에 고성과 욕설이난무하자 시큐리트 요원이 제지하고 있다.

▲ 뉴욕 지역 향군 총회 선거장에서 후보 양측간에 고성과 욕설이난무하자 시큐리트 요원이 제지하고 있다.

본보는 지난달 27일 향군 본부 김진호 회장을 수신인으로 하고, 김형수 국제협력실장 그리고 위재국 전지회장 등을 참고인으로 하여 다음과 같은 3개 항의 질의서를 보냈다. <1.선데이저널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미서부지회가 본부에 상신보고한 제16대 개선총회 선거인단 명부(대의원 명단)58명에 포함된 스티브 강씨(한인민주당대표)는 지난 2월 2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어떤 연유로 대의원이 됐는지 모른다. 나는 향군의 대의원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라고 밝혔습니다. 미서부지회가 본부에 상신한 명부가 가짜라는 증거입니다. 가짜 대의원 명부로 치룬 선거는 미국 헌법과 캘릴포니아주 관계법에 의거 불법선거 혐의를 받게 됩니다. 서울 본부에서도 처음 이 58명 명부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본부에서도 이를 확인하지 못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한 귀회의 입장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2.금번 미서부지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일부 향군 회원들이 위재국 지회장과 임대인 선관위 원장에게 ‘대의원 구성에 문제있다’라고 이의를 제기했을때 이들 위재국 지회장과 임대인 선관 위원장은 ‘모든 것은 서울본부로부터 승인을 받고 시행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는데, 이에 대한 귀회의 입장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3.이번 미서부지회 개선총회 이후 서부지회의 전현직 임원들이 서울 본부에 진정이나 건의를 한 것으로 본보 취재에서 나타났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한 귀회의 입장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한편 과거의 예를 보면 지회 총회에서 새 회장 당선자가 선출되어 본부에 상신하게 되면 1주일 이내 승인 여부가 지회에 통보되는데, 이번에는 2주가 지나도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서울 본부는 조만간 LA지회장 당선자 승인을 통보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럴 경우 법정 소송이 따르게 된다. 이번에 미주 지역에서 LA미서부지회장 선거에서만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다. 뉴욕지역의 향군인 미동북부 회장선거에서 고성에 몸싸움까지 벌이고서는 선거를 무기 연기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고성 설전이 오고가는 미동부지회총회

미동북부지회는 지난달 27일 뉴욕 퀸즈 플러싱 금강산 연회장에서 정기 총회를 열고 민경원 후보와 황재현 후보간 경선을 통해 신임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선거관리위원회와 대의원단 구성이 위법적으로 진행됐다는 민 후보 측의 지적이 받아들여지면서 선거 연기를 결정했다. 미동북부지회는 오는 3월 중순께 첫 모임을 갖고 새로운 선관위와 대의원 구성절차에 착수한다는 방침으로 빨라도 4월께나 선거가 치러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정기총회는 개회 전부터 민 후보측과 황 후보측간의 고성이 오가는 설전이 이어졌으며, 총회가 시작된 후에는 발언권을 놓고 양측간 몸싸움까지 벌어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하지만 폭력사태를 예상한 주최측이 고용한 2명의 안전요원들이 개입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모면 할 수 있었다.

총회가 이날 선거를 연기하기로 한 결정은 민경원 후보측이 선관위원과 대의원 선출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민 후보는 이날 “재향군인회 정관 제30조에 따라 임원의 선출 및 해임은 산하각급회 총회에서 의결되며, 산하각급 총회는 재적구성원 과반수 출석과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되는데 선관위와 대의원은 이같은 규정을 따르지 않고 위법적으로 구성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각 지회 회장은 긴급 회의를 열고 이날 회장선거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총회에서도 이같은 결정에 동의하면서 결국 연기된 것이다. 뉴욕에서도 LA처럼 대의원선정과 선관위 구성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워싱턴 DC지역에서는 현재의 향군 이외에 유사단체가 설립되는 바람에 “징계운운”이 나서고 있다. 이러한 사태에 향군 서울 본부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유유부단한 자세로 일관해 중심 노릇을 못하고 있다. <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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