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윤 시집 ‘이것이 인생이다’ 출판기념회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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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가 없는 삐딱한 시집’ ‘구름 위에서 쓴 광시’

“두서없는 요상한 말 한마디” 로 시작된 시집 서문에 “전과자, 사기꾼, 자칭 정치 19단, 마약 밀수범, 상하신분, 귀천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시를 쓴다. 그리고 시집을 내고 출판기념회도 성대히 갖는다. 시집을 냈으니 당연히 명함에는 작가, 시인이라 기재한다. 육사 출신 군인의 길을 가겠다던 사람이 돌연 다른 공부를 더 하겠다며 미국에 와서 뉴욕 주립 대학에서 엔지니어를 전공해 다른 인생을 펼치고 있는 인간 장석윤씨가 평소 글도 쓰고 피아노 건반도 두들기를 좋아한다. 이번에 시집 이것이 인생이다를 펴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시집을 읽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재밌다” “멋지다” “통쾌하다”는 독후감을 말했다. 어떤 이는 “다른 시집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시집인지, 수필인지 꽁트인지 모르지만 우리 주변 인생을 보는 것 같아 흥미가 진진하다”고 말했다. 장석윤 시인의 출판기념회는 지난 12일(월) 오전 11시 30분 옥스포드팔레스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남가주육군동지회의 최만규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출판기념회는 “아침 해가 돋을 때”라는 찬송과 에브리데이 교회의 김미원 부목사의 개회기도로 시작됐는데, 평소 향군 활동에서 만났던 군 관계자들을 포함해, 장로로 활동하면서 함께한 교회 성도들, 그리고 소통하던 문인들 등 약 100여명이 참석해 시를 읊으고, 음악을 들으며 풍성한 나눔의 시간을 보냈다.

장석윤이어 한국 문단의 시, 수필, 소설, 희곡, 평론 등 5장르를 통틀어 대통령 녹조근정훈장과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한 문예창장 교수 홍승주 작가가 나와 “이 책은 기막힌 제목의 시집이다”면서 운을 뗀 후 “세상에는 기막힌 시인이 3명이 있는데 하나는 프랑스에서 ‘악의 꽃’이란 시를 쓴 샤를 보들레르이고 , 또 하나는 조선에서 ‘방랑시인’으로 유명한 김삿갓이고, 그리고 우리시대의 시인이 오늘 출판기념회를 갖는 장석윤 시인이다”라고 소개하여 만장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날 기성 문인들과 향군 원로들이 ‘이것이 인생이다’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을 하나씩 선집해 낭독 하여 식장을 한층 훈훈하게 만들었다.육사 출신 박종식(예, 소장) 장군은 ‘오 나의 조국’을, 해군 제독 출신 원태어 장군은 ‘형님이 나빴어요’ 를 각각 낭독했다. 그리고 김영교 시인은 ‘이것이 인생이다’, 김희주 시인은 ‘경상도 아줌마’, 윤금숙 작가는 ‘당신의 향기’, 지성심 시인은 ‘설국’ 등을 각각 낭독했다. 장석윤 작가의 시집은 1부와 2부 그리고 3부로 나누었는데 ‘이것이 인생이다’라는 제목처럼 우리 주위의 인생잡기가 담겨저 있어 책장을 들치기가 재밌다. 제목마다 심상치가 않다. 제1부는 ‘구름 위에서 쓴 광시’로 <광인도 시를 쓴다> <졸시로 교훈한다> <시인과 똥개> <소인배 왜놈을 꾸짖다> <증명불요의 세계> <그리운 인정의 노래> <분노하는 광시인> <광시인 음치의 노래> <하늘 위의 해학> 이고 제2부는 ‘장편 연작시’로 구성되어 있는데 <스타일은 없다> <셰익택 셰이텍을 외치는 사나이> 이다. 그리고 제 3부로 ‘지금은 요상한 시를 쓸 수 밖에는… 광시인의 잘 못 뿐이냐?’로 <요상한 세상 비딱한 시> <오, 나의 자유시>등 이다.

‘인생이란……’

이 시집속에 제2부의 <스타일은 없다>는 저자와 부인이 어떻게 처음 만나 사랑의 데이트를 벌였고, 인생을 살아가는 희노애락을 적었다. 특히 저자와 부인이 만나게 되는 동기를 마련해준 저자의 어머니는 인생의 스승이었다. 일본 유학생인 영문학 전공의 신여성인 어머니의 중매를 받은 저자는 스타일의 여성을 만나게 해달라고 졸랐다. 하지만, 어머니의 말씀은, “시끄럽다. 요점이고 나발이고 말할 가치도 없도다. 너 주둥아리 닥치고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책야 한다. 이것은 어미로서의 비가역적 취소불능의 명령이다. 지금까지 그런 아까운 색시를 본 적이 없으니, 너는 모월 모일 모시 지정된 곳에서 그 색시와 맞선을 보되 긍정적 입장에서 선을 볼지니라” 그 맞선 보는 날, “약속된 시간의 정확히 1분전, 촌놈이 초조히 기다리는 곳에 색시가 나타난다. 영민한 여자이다. 맹랑한 여자이다. 남자는 판단한다. 틀림없이 밖에서 상황을 주시하다 1분전에 나타났을 것이다. 여자는 자리에 앉기도 전에 남자에게 묻는다. 맞선보로 온 분 맞는기요? 야, 나가 맞선보려고 이발하고 요로큼 나와부럽습니다요. 그래 예, 처음 뵙겠습니더, 말씀 겁나게 많이 들어 부렀습니다” 그날 나타난 여성이 오늘날 저자의 부인이다. 사랑받는 며느리요, 남편의 주책없는 선언(육사 출신 장교 때려 치우고 미국에 공부하러 간다는 말)에 말없이 “내가 집안을 맡을 터이니, 가소”라고 한 집안의 대들보가 되었다. 그 부인이 아니었다면 오늘날의 장석윤은 없었다. 어머니의 중매가 없었다면 장석윤 부부의 인생은 탄생하지 못했다.이날 장석윤 시인은 평소 즐겨 치던 피아노 솜씨도 보여 큰 박수를 받았는데, 연주 곡목은 쇼팽의 ‘혁명 에튀드(Revolutionary Étude)’ 작품10의 12 이었다.

한 곡이 끝나자 앵콜이 들어와 한 곡을 더 연주했다. 아마도 그의 인생역전처럼 파란만장의 격정을 담은 쇼팽의 연주곡처럼 장석윤 시인은 피아노 건반을 열정으로 두드렸다. 이날 식장에는 아름다운 꽃장식으로 출판 기념회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는데 각 테이불에도 란 꽃으로 단장해 참석자들의 마음을 풍요하게 만들었다. 저자 장석윤 작가는 육군사관학교 11기(1955년 졸업)이며 뉴욕주립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로 뉴욕 블룩클린 유니온 개스회사에서 엔진니어로 근무했다. 원래 순수문학지에 소설로 등단해 한국 장로 문인회 문학상을 수상했다. 지난동안 저서로는 장편소설 ‘거룩함에의 협잡’, 수상집 ‘탱크와 피아노’ 장편소설 ‘발 씼는 대통령’, 장편 종교 소설 ‘복어 알’ 그리고 영문 수상집 ‘ The Ways of Folly’ 등이 있다. 이 시집 속에 떠도는 글귀를 소개 해본다. <아그야, 일찍 그 꿈을 깨고 정신 차려라. 세상이 너같은 놈 포용할 여유도 없도다. 그리고 시간도 없다. 그랭? 형님, 알겠소. 빠이빠이.> <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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