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정치 기대주는 없다’
BOE 제3지구에 도전장내민
벤 박(Ben Pak) 후보 인물탐구
미국에서 유독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세금 커미셔너를 직접 선거로 선출하는데, 바로 그 기관이 조세형평국(BOE, Board of Equalization) 이다. 또한 BOE는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유독 실시하는 세금 중재 기관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한인들에게는 생소한 기관이다. 하지만 한인 정치계의 리더격인 미셀 박 스틸 현 OC수퍼바이저가 직전까지 활동했던 무대가 바로 조세 형평국 (BOE) 이었다. 미셀 박 스틸은 과거 BOE 제3지구에서 무려 8년간(연임) 활동하면서 우리 생활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세제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지녀 OC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장에까지 이르는 정치인으로 성장했던 것이다. 올해 여기에 다인종을 아우르는 전문 봉사자인 벤 박(49, Ben Pak) 전 LA시 커미셔너가 500만 주민들의 세제를 관장하는 BOE 제3지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조세형평국(BOE)은 캘리포니아주 전체를 4개 지구로 나눠 관할하고 있는데 납세자들의 권리 보호·판매세(Sales Tax) 징수·특별세금, 재산세 그리고 세금분쟁 중재로 “세금법정”이란 소리도 듣고 있다. 세금에 관한 사항이 주업무다. 연간 걷어 들이는 세수만도 600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생활에서 세금은 가장 중요한 기능이고 이를 잘 활용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 한마디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기관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한인 최대은행인 뱅크 오브 호프의 기초를 닦은 나라은행의 이사장을 지낸 정용봉 박사도 “BOE라는 기관은 우리 생활 경제에 밀접한 관계를 지닌 주정부 기관으로 이를 잘 활용하면 비즈니스 운영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라티노 커뮤니티와 돈독한 관계
이같은 중요한 기관인 BOE 올해 제3지구 선거에 한인 벤 박 후보가 나서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한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이미 미주류사회에서는 역량있는 전문인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벤 박 후보의 학력은 미국에서 “서부의 하버드대학”이라 불리는 명문 UC버클리대학 출신이고, 29세때 부터 스몰 비즈니스맨으로 경험을 쌓았고, LAPD 예비역 경찰관, LA시 저소득층 주택위원회 커미셔너, 케빈 드 레온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장(Kevin de Leon, Ca. State Senate President pro tempore ) 한인 보좌관 등 커뮤니티에서 다양한 경험을 지녔다. 특히 케빈 드 레온 주상원의장 보좌관으로 활동하면서 벤 박 후보는 영어, 스페니시 그리고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면서 주류사회는 물론 라티노 커뮤니티와도 돈독한 관계를 맺어 커뮤니티 봉사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하였다. 어린시절 부모와 함께 남미 칠레에 거주하였기에 히스패닉 문화도 이해하고 미주에 이주해 아메리칸 적십자 지도요원, 보이스 엔 걸스 클럽 등등 커뮤니티 봉사를 하면서 한인타운에서는 KYCC(한인청소년회관)봉사활동을 했다. 한국 인천에서 태어나 13살에 미국에 이민 온 그는 UC버클리 대학에서 스페니시 문학을 전공해 영어 다음 언어인 스패니시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이민자의 목소리를 대표할 수 있는 미국인’의 모습을 갖고 있다.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한인 클럽을 만들어 활동하면서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UC 버클리를 졸업한 후에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사회봉사 경험을 쌓았다. ‘언제나 남을 도와야 한다’ 는 부모님의 가르침의 영향이 컸다.
“이민자의 목소리 대변”
그가 ‘정치’에 입문한 것은 의외로 ‘사업’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양로보건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퍼밋이 발급이 되지 않아 고민하는데 한 친구가 ‘시장을 직접 만나보라’고 조언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시장을 만나 자신의 사업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한 후, 한 달 만에 퍼밋을 받게 된다. 그는 그때 정치가 우리 일상 생활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깨닫게 됐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정치를 몰라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도 알게 됐다. 첫 번째 정치 경험은 케빈 드레온 주상원의원의 보좌관이었다. 레온 의원이 주상원 의장이 되면서 박 후보의 역할도 커졌다. 영어와 스패니시에 능통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라티노 커뮤니티와 주류 정치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많이 하게 됐다. 현재 라티노 커뮤니티가 조세형평국의 ‘유일한 아시안’ 후보 인 그를 강력히 지지하는 이유다. 벤 박 후보는 주상원의장 보좌관을 통해서 정치적 경험을 충실히 쌓아왔을 뿐 아니라 20대 말부터 직접 사업을 운영해 봤다는 점에서 조세형평국 위원직을 감당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이다.
벤 박 후보는 지난 2월 6일 앤소니 포르탄티노 주 상원의원의 공식 지지에 이어 2월 26일 샤론 실바 주 하원의원의 공식 지지를 받았다. 그리고 3월에는 재키 어윈 가주하원의원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재키 어윈 의원은 벤 박 후보가 BOE를 더 투명하고 공평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지지 뜻을 밝혔다. 어윈 의원은 카마리요와 옥스나드 등 도시와 벤투라 카운티를 포함하는 44지구 주의원이다. 특히 벤 박 후보는 지금까지의 한인 정치인들과는 달리 남미계 비영리단체들로부터 전폭적인 공식지지를 얻어냈다. 이는 한인과 남미계 유권자 지지층을 확보하면서 이번 선거의 당선 가능 성을 높히고 있다. 지난해 12월 맥아더 공원에서 전미멕시칸연합, 이민과 교육 서비스 등 28개의 남미계 비영리 이민, 인권단체연합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벤 박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당시 환 호세 구티에레즈 디렉터는 “벤 박 후보는 칠레에서 성장한 덕에 남미계 언어와 문화에 익숙하다며, 남미와 한인 커뮤니티간의 교류 확대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4명의 조세형평국 위원가운데 2명이 남미계인 점을 고려할때, 남미계 주요 단체들이 벤 박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배경에는 벤 박 후보와 남미계 커뮤니티간의 돈독한 관계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벤 박 후보가 케빈 데 레온 가주 상원의원 보좌관시절부터 남미계 커뮤니티와 쌓아온 믿음과 신뢰가 공식 지지를 얻어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남미계 커뮤니티와 쌓아온 믿음
벤 박 후보는 자신의 능력과 경험을 충분히 살릴수 있는 공직이 우선 조세형평국(BOE)이라고 판단해 3지구 선거에 출마했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사업 경험과 공직인 정치인 보좌관 경력을 고려할때 조세형평국이 가장 이상적인 보직이라고 결론내렸다고 했다. 특히 연간 600억 달러의 세금을 징수하는 조세형평국에서는 투명하고 전문적인 인력을 필요로 한다며, 최근 족벌주의와 공금횡령 의혹등으로 실추된 조세형평국에 개혁을 불러오고 싶다고 말했다. 세금 징수와 세법 교육, 그리고 각종 세금관련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조세형평국은 그동안 미쉘 스틸 박, 주디 추, 장 청등 아시안들의 정치 등용문으로 알려져 온 기관이기도하다. 벤 박 후보가 출마하는 제3지구에는 5백만 여명의 유권자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비율은 10.67%에 달한다. 현직인 제롬 홀튼 위원의 임기완료로 공석이 되는 제3지구는 현재까지 벤 박 후보를 포함해 8명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이 가운데 스캇 스본킨 현 LA커뮤니티 칼리지 이사가 유력한 후보지만, 최근 성희롱 발언등으로 구설수에 올라 있다.
벤 박 후보는 8명 후보 가운데 비즈니스 경험이 있는 사람은 나 뿐이다. 다른 후보는 주로 정치 쪽 분야에서만 활동했기 때문에 비즈니스·비영리단체 등의 업무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나처럼 한국·미국·남미 등 다문화 배경을 가진 이도 없다. 그들이 겪고 살아온 한 가지 문화만 이해하는 반면, 나는 다양한 인종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돼 있다. 그 부분에서 내 강점이 드러난다고 본다.”고 말했다. 벤 박 후보는 세금 관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조세형평국의 존재 자체를 몰라 고스란히 어려움을 겪는 한인이 많다. 조세형평국을 한인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으로 개혁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BOE(조세형평국)에는 모두 4개 지구가 있다. 벤 박 후보가 출마한 제3지구에는 벤투라 카운티와 LA카운티 약 90%지역이 포함된다. 샌퍼난도 밸리부터 오렌지 카운티에 있는 도시가 모두 3지구에 들어간다.
오는 6월 5일에 예비 선거가 있고 11월에 본 선거가 열린다. 현재 8명이 후보로 나섰다. 6월 예비 선거 에서 상위 2명이 선출되고, 11월 본 선거에서 당선자1명이 뽑히면 조세형평국 위원이 된다. 과거 선거 전력을 보면 예비선거에서 약 100~120만 명이 투표를 한다. 50만 표만 얻으면 당선이 확정된다고 보지만, 35만~40만 표 정도로도 1등 당선을 예상할 수 있다. 그가 내세운 한인을 위한 공약은 내 정체성의 기본 바탕은 한인이라는 점이다. 당선이 되면 당연히 한인에게 가장 큰 관심을 두고 마음을 쏟고 싶다. 보좌관을 고용할 때 한인을 많이 고용할 생각이다. 한인의 정치력이 약하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나는 한인 사회의 각 세대를 잇는 정치적 파이프 라인을 만들고 싶다. 정치에 관심이 있는 한인 2세·3세를 지지하고 그들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자 한다.
“내 정체성의 기본 바탕은 한인이다”
벤 박 후보는 지난 2월 캘리포니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선거전에 유리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조세형평국 3지구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당 차원의 공식 지지 후보가 선정되지 않아 후발주자로 선거전에 뛰어든 벤 박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벤 박 후보 측에 따르면 박 후보는 이번 선거전 출마 선언이 늦어 민주당 전당대회의 공식 지지 선정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대의원들의 투표에서 ‘지지후보 없음(No endorsement)’ 에 다른 대의원들이 투표하도록 운동을 펼쳐 이에 대해 36%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조세형평국 3지구에 대한 대의원 투표에서 스캇 스본킨 후보 47%, 토니 바스케스 후보 18%의 지지율로 당 차원의 공식 지지 후보 선정을 위한 60%의 지지는 아무도 받지 못했다. 벤 박 후보는 “조세형평국 제3지구에서는 민주당의 공식 지지 후보가 정해지지 않아 우리 캠페인에 더욱 유리한 상황이 됐다”며 “6월 예선을 거쳐 오는 11월 실시되는 결선에서 민주당의 공식 지지를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BOE 제3지구는 LA시 전역을 포함해 북쪽으로는 벤추라 카운티, 남쪽으로는 LA 카운티 놀웍까지 남가주의 상당수 지역에 걸친 광대한 지역이다.
인구도 500만명을 포용한다. 따라서 사실상 연방 이나 주의원 선거전보다 지역구 주민 수가 500만이 넘어 그만큼 영향력도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연방의원이나 주의원 그리고 시의원 보다 주민들이 실제로 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조세형평국(BOE) 위원에 출마했다는 벤 박 후보는 “세금 문제에 민감한 한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에게는 아직도 미국 사회내 이민자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가 고등학교 때도 그랬고 특히 비즈니스를 하면서 라이센스 등 퍼밋을 받는 과정에서 주류 정치인들과의 관계, 그리고 이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진행하는 사업이 원만하게 풀리는 등 정치적 영향력에 대해 많이 느꼈다.
이러한 경험과 차별 속에서 단 한 가지 느낀점은 힘이 있다면 소수도 힘을 합친다면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유태인처럼 주류사회에 많은 인사들을 배출하거나 연방이나 주, 그리고 시 등 주류사회에 많은 한인들이 진출한다면 그만큼 한인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많이 반영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정치라고 하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세금이라는 이슈는 누구나 공감하고 한인들 상당수가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만큼 세금 문제로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꼭 힘이 되고 싶어 출마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실질적 도움을 주고싶다”
그의 출마 동기는 많은 사람들이 세금 문제가 생겼을 경우 누구한테 가고,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 그는 당선이 된다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벤 박 후보는 영어와 스페인어, 한국어까지 할 수 있어서 다양한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오랜 기간 동안 비즈니스를 하면서 세금과 관련된 것들을 잘 알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누구보다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출마를 결심했다. 또한 그동안 운영의 난맥상이 드러난 BOE(조세형평국)을 투명한 기관으로 만드는데 앞장서고 싶다는 것이다. 최근들어 BOE는 부정부패가 발생해 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의 선거 전략은 지난동안 한인 커뮤니티는 물론 히스패닉계 커뮤니티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기에 조세형평국을 주민친화적 서비스가 필요한 기관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그가 대학 졸업 후 운영했던 많은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운영에 기여하겠다며 한인 및 히스패닉 커뮤니티가 지지를 해준다면 승산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당선되면 많은 한인 등 업주들이 당면한 세금 관련 문제를 조세형평국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고 세금 관련 세미나 등 교육 프로그램 강화와 홍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벤 박 후보는 6월 예비선거 전까지 한인타운에서 큰 규모의 기금모금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하나의 바램이다. 조세형평국 위원 선거의 경우 다른 공직자 선거 기부금 보다 많이 낼 수가 있다. 1인당 최고 한도액이 7,300달러, 부부는 1만4,600달러까지 정치헌금이 가능하다. 개인 정치 후원금은 세금 공제가 안 되지만, 사업체 이름으로 후원금을 내면 비용 처리가 가능하다. 현재 벤 박 후보가 나선 제3지구에 한 500만여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유권자수는 280만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투표 통계로는 유권자수는 80~120만 명 선이다. 당선을 위해서는 20~30만 표가 필요하며, 지구내 한인 유권자는 8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예선에 대한 관심이 낮지만 이번 선거에 주지사에 도전하는 존 치앵 주재무장관과, 재무장관에 출마하는 피오나 마 현 조세형평위원 등 아시아계 후보들이 많아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유권자들의 참여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벤 박 후보 선거 캠페인 웹사이트 www.benpak2018.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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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박 후보 약력>
·1969년 한국 인천 출생. 49세.
·1973년 볼리비아 이민
·1976년 칠레 이주
·1983년 LA 이주
·UC 버클리 스패니시 문학 전공
·통신 네트웍 그룹 자일랜 근무
·메이우드 양로보건센터 운영
·LAPD 예비역 경관
·케빈 드 레온 주 상원의장 보좌관
·LA시 저소득층 주택위 커미셔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