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카페베네 미국본사 속내 드러낸 가맹점 퇴거소송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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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티를 내지 않았으니 퇴거 VS 계약을 위반한 것은 미국본사

본사 지원 전무한 상태서…
뒤늦게 재산권행사하려는 ‘속셈’은?

승승장구하던 커피전문점 카페베네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돌입한 가운데 카페베네 미국본사가 자신들이 서브리스를 준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의 카페베네를 상대로 리스권을 돌려달라고 요구, 코리아타운 알짜배기 점포를 둘러싸고 소송전이 벌어졌다. 카페베네 미국본사는 로얄티를 내지 않았으므로 자진해서 나가지 않으면 강제퇴거 시키겠다고 서면 통보했고, 카페베네코리아타운점은 2015년 말부터 커피 등이 일체 공급되지 않았으므로 계약을 위반한 것은 미국본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카페베네가 한국에서 회생절차가 개시돼 법정관리인이 재산을 관리하는 만큼 미국본사의 이 같은 조치가 법정관리인의 지시를 받은 것인지 의문이 일고 있다. 특히 카페베네미주본사는 지난 2015년 11월 이미 커피공급업체에 대금을 지불하지 못했고, 직영점 건물주에게도 렌트비를 내지 못해 33만달러 패소판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카페베네에 공급되는 커피원두는 파운드당 6달러대이며, 미국 가맹점 중 가장 커피 주문량이 많았던 곳은 맨해튼 타임스퀘어점으로 확인됐다.
카페베네 리스권을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는 소송 공방전 내막을 짚어 보았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카페배내 뉴욕

지난 2010년 10월 7일 뉴욕주에 설립된 카페베네 미국본사. 카페베네 한국본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카페베네 미국본사가 지난달 10일 카페베네 뉴욕 맨해튼 코리아타운점[이하 뉴욕코리아타운점]에 퇴거통보를 하자, 뉴욕코리아타운점이 지난달 17일 이에 맞서 뉴욕주 뉴욕카운티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 카페베네 코리아타운점의 소송장에 따르면 카페베네 미국 본사는 지난달 11일 뉴욕코리아타운점이 로얄티 등 23만여달러를 미국본사에 지급하지 않아 프랜차이즈계약을 위반했다며 10일내 해당 장소에서 퇴거하라고 서면 통보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퇴거통보다.

▲ 카페베네미국본사로 부터 10일내 퇴거통보를 받은 뉴욕코리아타운점은 뉴욕주 뉴욕카운티법원에 카페베네가 2015년말부터 일체의 물품을 공급하지 않는등 프랜차이즈계약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 카페베네미국본사로 부터 10일내 퇴거통보를 받은 뉴욕코리아타운점은 뉴욕주 뉴욕카운티법원에 카페베네가 2015년말부터 일체의 물품을 공급하지 않는등 프랜차이즈계약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업주, 퇴거통보에 조치중단 가처분 신청

문제가 된 카페베네 뉴욕코리아타운점은 맨해튼 코리아타운의 39웨스트 32스트릿의 1층으로, 알짜배기 상권의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 당초 카페베네 미국본사가 2014년 5월 30일 랜로드에게 리스를 받은 뒤, 하루 뒤인 5월 31일 김현주씨가 운영하는 뉴욕코리아타운점에 서브리스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카페베네 미국본사는 2024년 5월 31일까지 10년간 리스를 얻었으며, 계약 뒤 1년간의 렌트비는 연간 68만4천달러, 또 2017년 6월1일부터 2018년 5월31일까지 렌트비는 연간 74만7435 달러, 월렌트비는 6만2286달러로 확인됐다. 카페베네 미국본사는 이 리스계약을 체결한 직후 곧바로 뉴욕코리아타운점에 서브리스를 줬고, 렌트비는 랜로드(건물주)에게 직접 납부하도록 계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뉴욕코리아타운점은 월 6만달러가 넘는 렌트비를 꼬박꼬박 랜로드에게 지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코리아타운점은 소송장에서 ‘2014년 6월 18일 카페베네 미국본사와 체결한 프랜차이즈 계약에 따르면 카페베네측이 가맹점에 커피와 빵, 와플, 패스트리, 디저트 등을 공급할 의무가 있으나, 2015년 가을부터 이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다가, 2015년 말 공급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 ‘카페베네가 가맹점 직원교육, 광고, 판촉물 지원 등의 프랜차이즈계약도 지키지 않음으로서 계약을 위반했고,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로얄티지급을 중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 이후 뉴욕코리아타운점은 카페베네로 부터 어떤 종류의 지원도 받지 못하고 순전히 독자적으로 사업을 영위했으나, 갑자기 로얄티 미지급을 이유로 리스권을 빼앗으려 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 했다.

특히 뉴욕코리아타운점은 카페베네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커피공급업자, 직영점건물주, 가맹점업주들로 부터 소송을 당해, 지난해 6월 19일 33만5902달러 패소판결을 받기도 했다고 밝히고, 프랜차이즈 계약을 위반하고 물건공급을 중단한 것은 카페베네이므로, 신속하게 퇴거조치중단 가처분명령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커피공급도 하지 않으면서 리스 권리권만 주장

본보확인결과 카페베네 미국본사는 시카고의 커피업체 메트로폴리스로 부터 원두 등을 매입해서 가맹점에 공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메트로폴리스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커피원료 공급업체다. 그러나 카페베네 미국본사는 2015년 11월부터 커피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메트로폴리스는 지난 2016년 4월 27일 일리노이주법원에 커피공급대금 6만9878 달러를 받지 못했다며 약식소송을 제기, 6월 1일 승소판결을 받았다.

▲ 카페베네미국본사에 커피원두를 공급하던 시카고의 메트로폴리스측은 39개 가맹점에 대한 커피공급내역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 카페베네미국본사에 커피원두를 공급하던 시카고의 메트로폴리스측은 39개 가맹점에 대한 커피공급내역을 상세하게 공개했다.

그 뒤 2016년 8월 22일 뉴욕주 뉴욕카운티법원에도 동일한 소송을 제기, 지난해 5월 25일 승소판결을 받은 것이다. 카페베네가 가맹점에 2015년 11월부터 커피원료를 공급하지 못했음이 사실상 입증된 것이다.
메트로폴리스는 소송과정에서 2015년 12월 18일 현재 카페베네는 1개월 이상 연체된 미납액이 3만4천여달러, 60일 이상 연체된 미납액이 3만5천여달러에 달했다고 밝히고, 카페베네와의 공급계약서, 카페베네에 대한 커피원료 공급가격과 카페베네 개별가맹점에 대한 커피공급내역을 상세하게 공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페베네의 가장 큰 재료비에 해당하는 커피, 즉 원두공급가격이 만천하에 공개된 것이다.

이 증거에 따르면 메트로폴리스와 카페베네는 2015년 1월 1일자로 원두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공급품목은 모두 9가지였다. 9가지 커피재료의 파운드당 공급가격은 대략 6달러대로 밝혀졌다. 카페베네 에스프레소 4.9달러, 디카페 레드라인에스프레소 6.25달러, 디카페제노 FTO는 6.68달러, 라코르디렐라 6.13달러, 라 코르디렐라 FTO는 6.42달러, 굿솔저쉬위크 6.26달러, 레드라인에스프레소 6.13달러, 스파이스아일랜드 6.13달러, 스파이스아일랜드FTO는 5.92달러였다. 이들 9가지 재료가 실제로 카페베네에서는 어떤 커피로 만들어지고, 원두 1파운드당 몇 잔이 만들어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원두납품가격을 보면 카페베네는 엄청난 이윤을 남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통 원두 1백그램으로 커피 15잔 정도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1파운드를 5백그램으로 가정한다면 75잔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각 커피전문점마다 특색이 있기 때문에 몇 잔을 만드는지 정확히 알기는 힘들지만 5백그램이면 수십여 잔은 만든다고 볼 수 있다.

또 당시 카페베네의 미국매장은 모두 39개였으며 2015년 10월 기준 월 주문량 1위는 뉴욕의 타임스퀘어점으로 2991달러였으며, 2위는 로스앤젤레스 부에나파크점으로 2250달러, 3위는 뉴욕 유니언스퀘어점으로 2174달러, 4위는 뉴욕 밑패킹디스트릭트 1824달러, 5위는 뉴욕본점으로 1789달러, 6위는 일리노이주 샴페인점 1540달러, 7위는 로스앤젤레스 윌셔점으로 1425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 2천달러이상의 커피를 주문한 매장은 불과 3개에 불과했고, 1천달러에서 2천달러사이가 10개매장이며, 3분의 2에 해당하는 나머지 26개는 커피주문량이 1천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커피주문 1위는 뉴욕 타임스퀘어점- LA는 2위

뉴욕코리아타운점은 카페베네 미국본사가 또 2014년 2월 21일 ‘12웨스트 23스트릿’ 1층과 지하 일부를 리스했으나 렌트비를 내지 못해 패소판결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본보확인결과 이 건물의 소유주인 안딘유한회사는 지난 2016년 5월 9일 소송을 제기했고, 1년여만인 2017년 6월 19일 33만5천달러의 승소판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 메트로폴리스의 카페베네 커피원두 공급가격

▲ 메트로폴리스의 카페베네 커피원두 공급가격

이 건물의 렌트비는 연간 42만3500달러에 달했다. 뉴욕주 뉴욕카운티법원은 카페베네는 미납원금 32만1705달러에 2017년 1월1일부터의 연간이자 9%, 그리고 소송비용을 포함, 33만5902달러를 안딘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외에도 카페베네는 10여건의 소송을 당했고 이미 여러 차례 패소판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뉴욕코리아타운점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카페베네측의 서면통보장에는 카페베네 미국본사의 주소가 뉴저지로 기록된 반면, 연락처로 기재된 홍모씨와 성모씨등 2명의 전화번호는 캘리포니아주 핸드폰으로 드러났다. 또 소송장에는 서면통보직전 뉴욕코리아타운 점에 연락을 취한 카페베네측 변호사도 로스앤젤레스의 변호사라고 기재돼 있어, 뉴저지에 있던 카페베네 미국본사가 과연 어디에 있는지, 홍모씨와 성모씨는 누구인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문제는 카페베네 미국본사는 한국 카페베네가 100% 지분을 가진 회사라는 점이다. 2008년 서울 천호동에 1호점을 낸 뒤 가맹점을 1300여개로 늘리며 승승장구했던 카페베네는 미국에도 진출 40여개의 가맹점을 냈지만 2015년 하반기부터 미국 내 영업기반도 흔들렸다. 그리고 지난 1월12 일 마침 내 법정관리[기업회생]를 신청, 1월 26일 법원이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선언하고, 법정관리인으로 카페베네 전 대표이사인 박그레타씨를 선임했다. 이는 1월 26일이후 카페베네의 모든 재산은 법정관리인인 박그레타씨가 관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지난 4월 10일 뉴욕코리아타운점에 퇴거통보를 발송한 것은 누구인가. 법적으로는 카페베네 미국본사의 지분 100%를 한국본사가 소유하고 있으므로 법정관리인인 박그레타씨가 재산권을 행사해야 한다.

카페베네 한국본사의 법정관리인 승인 하에 뉴욕코리아타운점에 대한 재산권 행사가 시작됐다면, 한국본사가 본격적으로 미국재산을 정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본사가 물품공급을 하지 않고도 로얄티를 내지 않았다며 퇴거를 요청했다면, 비슷한 형편에 있는 다른 가맹점에 대해서도 로얄티지급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만약 법정관리인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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