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1] 미북정상회담 ‘성공의 길, 실패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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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미북 정상회담 실패 대비

‘그 후의 속셈을 읽어야 성공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간의 미북정상회담이 5월 중에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회담 장소도 판문점, 싱가폴 등을 포함해 곧 알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28일 미시간주 워싱턴에서 열린 유세집회에서 “북한과의 회동이 오는 3∼4주 이내에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회담의 주제는 역시 ‘비핵화’로 모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매우 중요한 회담이 될 것이다” 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특유한 돌출성으로 회담이 끝까지 못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회담과 관련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어떻게 되는지 지켜 보자”고 말했다. 이어 “나는 (회담장에) 들어갈 수도 있고, 회담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면 회담장을)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3~4개월 전 북한의 핵 위협 고조 상황에 관해 얘기하자 지지자들은 노벨 평화상을 뜻하는 “노벨, 노벨, 노벨”을 외치기 시작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객석을 바라보거나 엄지를 치켜 세웠다. 과연 트럼프 가 노벨상을 탈 수 있을까. 그가 타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은 동반 수상이 가능할까. 올해 노벨상 마감은 이미 2월에 신청 마감이 끝났다. <성진 취재부 기자>

미북정상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통화했다고 전하면서 문 대통령이 모든 공을 나에게 돌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대통령, 남북정상회담이 내 덕분이라며 인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북미정상회담의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가 될 것이라며 예측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여러분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왜냐면 우리도 정말로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이 끝나자 북한 비핵화의 공이 미북정상회담으로 넘어갔다. 앞으로 3-4주간에 미북 실무자들이 ‘비핵화’를 두고 줄다리기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판문점 선언’에서 비핵화에 대하여 확인은 했으나 구체적 로드맵이 없어 또다시 공염불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를 포함한 주요 외신들의 반응이다. 그래서 미북정상회담에서의 북한 비핵화가 어떤 모습으로 결정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것이다.

너무 일찍 샴페인 터트린 문재인정부

미국 측은 CVID(“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면서 북한측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 24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비핵화에 대하여 핵무기 제거가 완전한 비핵화의 의미다. 과거와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 29일 ABC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협상해 나갈 것이라며 비핵화가 달성되리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조치들을 (북한에) 요구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는 눈을 부릅뜨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미북정상회담을 두고 성과가 없다면 협상장을 떠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그는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은 고대하지만 동시에 압박 캠페인은 지속될 것이란 경고도 계속하고 있다.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해결에 실패하면 다시 최대 압박 작전과 군사 옵션까지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현재 백악관의 자세이다. 4주전 CIA국장 시절에 김정은을 비밀로 만나고 돌아온 마이크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은 기자들에게 “김정은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가장 큰 관심은 ‘한국이 비핵화에 대해 북한과 어느 정도까지 논의할 수 있느냐’였다. 남북 정상이 27일 공동 발표한 판문점 선언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는 표현을 담는 데 그쳤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8일 과정에 대한 시간표도 없고 핵 없는 한국(한반도)이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가에 대한 공동의 정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4.27 판문점 선언문’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서방 외신이 광범위하고 담대한 목표가 담겼다고 평가했지만, 결국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해 북핵 문제는 북미정상회담에서 치열하게 다뤄질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외신들이 평가하는 ‘미북간의 이중게임’

뉴욕타임즈지는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한 비핵화를 원하고 있는데 이번 선언문에서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내용이 조금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Guardian)지는 이번 선언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무엇을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며, 다만 핵 무기를 언급한 것 자체는 긍정적이고 ‘완벽한 비핵화’라는 문구가 포함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이 다소 모호해 북한이 장기적 비핵화를 약속하면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핵 보유국 지위를 이용하는 이중 게임을 한다는 미국의 오래된 의구심을 완전히 떨쳐버리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남북정상회담이 워낙 좋은 분위기로 마무리됐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고 강조

 ▲ 김여정이 미북정상회담에도 나타날지 관심사다.

▲ 김여정이 미북정상회담에도 나타날지 관심사다.

했다. 남북이 급속도로 화해 모드로 진행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강경 자세를 취하면 자칫 전쟁광으로 비춰질 수 있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가디언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급작스럽게 친밀해진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동맹국들로부터 거친 수사를 자제하고 한반도 주둔군을 철수하고 양보를 하라는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정은이야 말로 트럼프 대통령을 얌전하게 만들 수 있는 인물일 수 있다는 멘트도 제시됐다.

워싱턴포스트(WP)지는 남북 정상이 놀라울 정도의 친화력을 보였다며, 판문점 선언문 서명 후 두 정상의 포옹 장면에 주목했다. 다만 역시 비핵화 부분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또한 선언문에 포함된 ‘한반도의 완벽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한국에도 핵무기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일 수 있어 미국 정부로서는 주시해야 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군사 훈련 시 주기적으로 핵 전투기와 핵 항공모함을 발진하는데, 이 조항은 한미 연합의 종식을 원한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핵과 관련해 아쉬운 부분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선언문에 ‘평화’라는 단어는 11번 등장한 반면 ‘핵’이나 ‘비핵화’는 네 번 등장해 북핵보다 긴장 완화와 관계 개선에 더 치중하는 회담이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또한 북핵 논의에 있어 어려운 부분을 북미정상회담의 과제로 남겨 놓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정도가 남북한 차원에서는 최선의 결과’라는 전문가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판문점 선언’ 비핵화 미흡

이 외에도 뉴욕타임즈는 하루 종일 생중계된 남북정상회담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화기애애했으며, 북한 주민들에게는 신처럼 추앙받는 김정은이 남북 간 격차에 대해 정직하게 인정하는 점이 놀라웠다고 전했다. 또한 김정은이 검은색 인민복 정장을 입은 것은 자신이 적의 영토에 발을 디뎠지만 여전히 김일성의 이상에 충실하다는 점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어 국방부 의장대가 총 대신 창과 검을 들고 전통 복장을 차려 입읍 것은 남북한이 하나였을 때를 상징하기 위한 것이라는 데에도 주목했다. 뉴욕타임즈는 또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 부장이 부드러운 이미지로 북한의 이미지를 끌어 올렸다는 평가도 잊지 않았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양 정상의 도보다리 위 단독 대화를 ‘비현실적’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가디언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치하한 대로 김정은이 군사분계선을 넘을 용단을 내린 것은 스마트한 여동한 김여정의 영향과 지원 때문일 수 있다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김여정의 활약을 다시금 주목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지난 27일 한국이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분위기를 띄운 후 북한에 비핵화 문제는 미국과 풀라고 한 셈이라고 했다. 한국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의 원칙만 확인하고 언제까지 어떻게의 구체적 로드맵은 미국으로 넘겼다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이 끝나자 AP통신은 비공개되는 회담 자리에서 그들의 거리는 2018mm라고 주요 의제를 다룰 평화의 집 회담장 내 둥근 테이블 폭을 언급한 후 세계의 마지막 냉전 대치를 해결 하기 위한 자리라고 언급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인용해 출발이 좋다면서도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의 구체적인 약속이 있어야만 한다.

 ▲ 문재인-김정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이슈가 미흡하다는 외신 평가다.

▲ 문재인-김정은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이슈가 미흡하다는 외신 평가다.

그렇지 않으면 화려한 쇼로 끝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핵실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중지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결정했다. 과거와 현재의 핵은 유지하면서 미래의 핵만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이 소식통은 그것은 안 된다. 북한에 있는 핵은 모두 파괴하거나 다 (북한 밖으로) 가지고 나와야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 연내종전협정과 평화협정 추진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이 소식통은 미국은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다 파기하고 넘겨주고 나서 북한 체제 보장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빅뱅식의 빠른, 일괄 타결 방식의 비핵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선 북한이 사찰을 받는 동안 평화협정 서명을 위한 준비를 하는 식으로 동시 진행하는 방법을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여정의 역활 다시 주목”

트럼프 행정부는 김정은을 협상을 해볼 만한 상대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ABC 인터뷰에서 방북 당시 CVID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잘 준비 됐다는 인상을 받았다 (비핵화 합의를 이뤄낼) 진짜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부터 이미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의 대화 제의 전격 수용, 비밀 방북한 폼페이오 당시 중앙 정보국 (CIA) 국장이 김정은과 찍은 사진 공개 결정 등은 돌발적‧즉흥적 행동이 아니라 계산된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앞두고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결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때 남북한이 (한국전쟁) 종전 문제는 논의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논의를 축복한다고 한 것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동의해줌으로써 그런 논의가 가능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 사이에서 노벨 평화상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28일 미시간주에서 열린 집회에서 지지자들은 노벨! 노벨!이라고 외쳤고 트럼프 대통령은 흐뭇한 표정으로 멋지다, 고맙다고 했다. 미·북 정상회담은 개최 시기가 가까워져 올수록 김정은에게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절대로 실패해선 안 되는 엄청난 부담을 주는 협상이 돼 가고 있다. 5월 회담이 정작 열리고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날 때처럼 내내 자신감 있고 개방적이며 세련된 모습을 노출한다면 이를 트럼프대통령이 어떻게 대처할까에도 외신들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김정은의 파격적 자세로 문재인 대통령과 처음으로 악수를 하고 나서 사전계획에도 없었던 문 대통령을 북측 땅으로 이끄는 그 담대함을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이 어떻게 표출될 것인가에 외신들은 주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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