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풍산금속 류진회장 일가 베버리힐스 대저택 심층취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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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진회장일가 2002년도에 베버리힐스저택 불법매입의혹
■ 2002년 차명트러스트로 260평 대저택 650만 달러 매입
■ 2006-2014년 차명 변경 계약서에 주인은 ‘동일인’ 명시
■ 2006년 차명매매서류에 美 시민권자부인 ‘헬렌 노’ 등장

‘안보볼모’로 탄약 팔아 돈 벌더니…’
베버리힐스 1천만불 대저택 매입 논란

류진문재인대통령이 해외은닉재산 적발 및 환수를 위해 해외범죄수익환수합동조사단 설치를 지시 한 가운데 한국의 대표적 방위산업체인 풍산그룹 류진회장이 로스앤젤레스에 1천만달러 상당의 호화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집은 류진회장의 부인명의로 지난 2002년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류회장일가는 이 집의 소유여부를 숨기기 위해서 대외적으로 주소를 공개하지 않고 사서함 번호만 사용하는 가하면, 지난 2014년에는 미국인 회계사명의로 소유권을 이전, 차명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류회장일가는 이집을 매입하기 전부터 액수미상의 뮬란트러스트라는 신탁재산을 소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풍산은 탄약을 생산하는 방위산업체로 사업보국을 내세우고 있고, 류회장의 장인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이지만, 류회장의 부인과 아들은 한국국적을 버리고 미국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드러나 국가와 국민을 배신한 ‘먹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1973년부터 M16소총 총알 등 탄약을 생산해온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방위산업체 풍산. 서애 류성룡의 후손이라며 뼈대가 있는 집안임을 강조하고 ‘사업보국’을 기치로 내건 것으로 유명한 풍산. 풍산은 이처럼 화려한 수식어와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앞장서서 구현하는 기업으로 알려졌지만, 결코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감추고 있음이 드러났다.

풍산창업자인 류찬우 회장의 1999년 별세 뒤 큰형인 류청씨를 제치고 2000년 풍산그룹회장으로 등극한 류진회장은 한국의 대표적 테크노크라트로 전두환시절 출세가도를 달린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외동딸 노혜경씨와 결혼함으로써 또 한번 유명세를 치렀다. 이건희 삼성회장의 뒤에 장인인 홍진기 전 내무부장관이 있었다면, 류진 풍산회장의 뒤에는 장인인 노신영 전 국무총리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 막강한 집안의 류진회장일가는 최소한 2002년부터 로스앤젤레스 베버리힐스에 시가 1200만달러상당의 저택을 소유하고 있음이 본보 취재로 밝혀져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2002년 650만불 저택 차명으로 매입

본보가 로스앤젤레스카운티등기소 확인결과 류진회장일가는 2002년 3월 21일 650만달러를 주고 샴락프라퍼티트러스트 명의로 LA 베버리힐스의 부촌인 711 노스 알파인 드라이브 저택(사진)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매계약서 확인결과 샴락프라퍼티트러스트는 이집 매입직전인 2002년 1월 21일 설립됐으며 트러스티, 즉 신탁관리인은 빅터 마르몬 변호사로 밝혀졌다.

▲ 류진회장일가가 실소유주인 베버리힐스 저택의 2002년 매입계약서 - 매입자는 샴락프라퍼티트러스트로 기재돼 있지만, 추후 다른 계약서를 통해 이 트러스트의 수혜자는 헬렌 노씨임이 드러나게 된다.

▲ 류진회장일가가 실소유주인 베버리힐스 저택의 2002년 매입계약서 – 매입자는 샴락프라퍼티트러스트로 기재돼 있지만, 추후 다른 계약서를 통해 이 트러스트의 수혜자는 헬렌 노씨임이 드러나게 된다.

이 저택은 대지가 1만8192평방 피트[511평], 건평이 9238평방피트[260평]에 달하고 방이 6개, 욕실이 딸린 화장실이 8개나 되는 대저택이다. 2018년 로스앤젤레스카운티가 재산세 부과를 위해 산정한 주택가치가 827만여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미국의 대표적 부동산업체 질로우닷컴은 이 집의 실제 가치를 1150만달러로 평가하고 있다. 류진회장일가가 지난 2002년부터 이 호화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류진회장일가가 이 집을 매입할 당시 샴락프라퍼티트러스트를 내세움으로써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없었지만, 2006년 이 트러스트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헬렌 노, 즉 류진회장의 부인임이 드러나게 된다.
본지가 로스앤젤레스카운티등기소 확인결과 2006년 11월 13일에는 트러스트 트랜스퍼디드를 통해 이 주택이 샴락프라퍼트트러스트로 부터 뮬란트러스트의 트러스티인 헬렌 노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매매계약서에는 헬렌 노가 헬렌 류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적고 있어 류진회장의 부인 노혜경씨임이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 트러스트트랜스퍼디드에는 양도세가 0달러라고 기록돼 있으며 이는 실질적인 소유권변동은 없다는 뜻이다. 특히 계약서 하단에는 헬렌 노가 이 주택을 양도하는 트러스트의 수혜자이며, 새로 주인이 된 또 다른 트러스트의 수혜자이며, 실질적인 소유권이 변동된 것은 아니라고 명시돼 있다. 즉 이 주택을 양도하는 샴락프라퍼티트러스트의 수혜자도, 새 주인 뮬란트러스트의 수혜자도 헬렌 노인 것이다.
바로 이 서류를 통해 2002년 이 주택을 구입한 사람도 실제로는 류진회장일가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류진회장일가는 무엇이 두려워서 이 주택을 매입 때부터 철저하게 차명을 사용한 것인지 궁금한 대목이다.

소유권은 넘겼지만 소유는 그대로

또 지난 2014년 7월 22일에는 뮬란트러스트의 트러스티 헬렌 노가 더 노스밸리트러스트의 트러스티인 엔자콘에게 이 주택을 소유권을 넘기는 계약을 체결한 뒤 이 서류를 8월 14일 로스앤젤레스카운티등기소에 등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류회장일가가 2014년 이 주택을 매도한 것일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계약서상 양도세는 0달러였으며 양도세가 부과되지 않은 것은 캘리포니아주 세법 11930조에 따른 것이라고 적혀있다. 11930조항은 실제 소유권변동이 없이 소유주명칭만 바뀐 경우 부과세를 면제한다는 조항이다.

▲ 류진회장일가가 실소유주인 비버리힐스 저택의 2006년 매입계약서 - 매입자인 뮬란트러스트의 트러스티 겸 수혜자가 류회장의 부인 헬렌 노씨라고 기재돼 있으며 실소유주변동은 없다고 기재돼 있어, 2002년부터 류회장일가 소유임을 알 수 있다.

▲ 류진회장일가가 실소유주인 비버리힐스 저택의 2006년 매입계약서 – 매입자인 뮬란트러스트의 트러스티 겸 수혜자가 류회장의 부인 헬렌 노씨라고 기재돼 있으며 실소유주변동은 없다고 기재돼 있어, 2002년부터 류회장일가 소유임을 알 수 있다.

소유권이 헬렌 노에서 엔자콘이 관리하는 트러스트에 넘어갔지만, 실제 소유주는 바뀌지 않았다는 것으로 노스밸리트러스트의 관리인은 엔자콘이지만 수혜자는 헬렌 노로 파악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소유주가 바뀌지 않고 류진회장일가가 여전히 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음을 말한다. 즉 류진회장일가는 지난 2002년부터 지금까지 이 주택을 실제로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류진회장일가가 2002년 이 주택을 매입한 것은 합법적일까? 한국정부는 2005년 7월 1일 이전 주거용으로 해외에 주택을 매입할 경우, 30만달러이하만 가능했다.
즉 2002년 류회장일가가 베버리힐스 저택을 매입할 당시에는 투자용 부동산매입은 100% 금지돼 있었고, 설사 류회장일가가 실제 거주를 위해 주택을 사더라도 30만달러이상을 사면 불법이다. 하물며 650만달러짜리 매입은 당연히 불법인 셈이다.

헬렌 노씨는 지난 2014년 미국국적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으나, 이 저택 매입당시의 헬렌 노씨의 국적은 대한민국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헬렌 노 씨의 2002년 당시 국적이 미국국적이라면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지만 한국국적이었으므로 해외부동산 불법취득임이 명백하다.

그뿐 아니라 650만달러라는 막대한 주택구입대금의 출처를 입증해야 한다. 노 씨가 과연 이 같은 거액의 재산이 있었는지, 특히 그 같은 재산이 있었다고 한들 어떤 명목으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가지고 올 수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외화를 반출하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혹시 풍산일가가 미국에 숨겨둔 해외은닉재산 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한국재산을 미국으로 밀반출한 것이다. 이래저래 류진회장일가의 베버리힐스 저택매입이 합법적인지 불법적인지 사실관계를 철저히 따져봐야 필요가 있다.

▲류진회장의 부인 헬렌 노씨의 정치자금 기부내역 - 자신이 풍산의 미국자회사 PMX인더스트리스의 부사장이라고 기재했고, 주소는 사서함 번호를 기재, 베버리힐스 저택 소유사실을 숨겼다.

▲류진회장의 부인 헬렌 노씨의 정치자금 기부내역 – 자신이 풍산의 미국자회사 PMX인더스트리스의 부사장이라고 기재했고, 주소는 사서함 번호를 기재, 베버리힐스 저택 소유사실을 숨겼다.

소유사실 숨기기 위해 부인 노씨를 신탁 관리인으로

류진회장일가는 2002년 이 저택을 매입한 뒤 자신들의 부동산소유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2002년 매입 때 다른 사람의 트러스트로 차명소유하게 했고, 2006년 이를 뮬란트러스트로 변경한 뒤, 2014년 다시 이 저택을 다른 사람명의의 트러스트로 명의만 변경한 것은 실소유주가 누구인지 모르게 하려는 행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정이다. 이는 뭔가 께름칙한 것이 있음을 반영하는 행위인 것이다.

특히 2006년 매매계약서와 2014년 매매계약서를 살펴보면, 노씨가 트러스티인 뮬란트러스트가 이미 지난 1998년 12월 22일 노씨를 신탁관리인으로 지정했다고 명시돼 있다. 또 이 날짜 뒤에는 as amended라고 적혀있으며, 이는 이 날짜로 정관을 수정, 노 씨를 신탁관리인으로 지정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뮬란트러스트는 적어도 1998년 이전에 설립된 것이며, 노 씨 이전에 다른 신탁관리인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과연 이 뮬란트러스트의 원래 주인은 누구였을까. 최근 대한항공 조양호회장이 선대회장의 해외재산이 발견돼 5백억원대 세금탈루의혹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류찬우회장이나 노신영전국무총리등이 해외에 재산을 은닉했다가 이를 후손들에게 물러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공교롭게도 풍산설립자인 류찬우회장은 트러스티가 노 씨가 바뀐 다음해인 1999년 11월 24일 작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저택의 소유 사실을 숨기기 위한 류회장일가의 꼼수는 정치자금 기부내역을 통해서도 잘 드러난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 확인결과 헬렌 노 씨는 지난 2012년부터 최소 6차례 미국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2년 2월 22일 당시 노 씨는 해치의원에게 2500달러를 기부하면서 자신의 직책을 풍산금속 미국법인인 PMX 인더스트리의 임원이라고 밝히고 자신의 주소를 16030 VENTURA BLVD STE380, ENRICO CA 91436-2778로 기재했다. 또 2015년 8월 31일에는 스캇 워커에게 2700달러를 기부하면서 자신의 직책은 PMX인더스트리의 부사장이며 주소는 5300 WILLOW CREEK DR SW, CEDAR RAPIDS IA 52404-4303로 기재했다. 이 아이오와주소는 PMX 인더스트리의 주소였다. 또 같은해 9월 3일에는 그래슬리의원에게 2700달러를 기부하면서 자신의 직책은 PMX인더스트리 부사장, 주소는 16030 VENTURA BLVD STE380, ENRICO CA 91436-2778 이라고 기재했고, 같은 해 9월 16일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 잽 부시 플로리다주지사에게 2700달러를 기부하면서 자신의 직책을 PMX인더스트리 부사장, 주소는 회사주소인5300 WILLOW CREEK DR SW, CEDAR RAPIDS IA 52404-4303라고 기재했다.

특히 노씨는 2016년 5월 26일 그래슬리의원에게 2700달러씩 두 차례에 걸쳐 5400달러를 기부했다. 이때도 노 씨는 자신의 직책을 PMX 인더스트리 부사장, 주소는 PO BOX 468, 베버리힐스 CA 90213라고 기재했다. 바로 이 사서함 번호로 된 주소가 노씨가 2002년 650만달러에 매입한 대저택의 주소로 추정된다. 노 씨는 정치자금을 기부하면서 자신의 주소를 사서함번호로 기재, 자신이 매입해서 살고 있는 대저택의 존재를 숨겼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미 정치인들 후원금 기부하면서 주소지 숨겨

그렇다면 노 씨가 6차례의 기부 중 두 차례나 자신의 주소로 기재한 16030 VENTURA BLVD STE380 , ENRICO CA 91436-2778는 무엇일까. 본보확인결과 이 주소는 한 로펌사무실인 것으로 밝혀졌다.
즉 류회장일가가 이용하는 로펌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14년 노 씨가 대저택을 노스밸리트러스트로 명의만 변경할 때 등장한 매입자주소가 바로 이 로펌 주소라는 사실이다. 또 노스밸리트러스트의 트러스티로 기재된 엔자콘은 공인회계사로서, 이 로펌과 연관된 인물로 드러났다. 즉 2014년 노 씨는 자신이 이용하는 로펌과 관계된 공인회계사에게 대저택을 차명소유토록 한 것이다.

헬렌 노씨는 놀랍게도 미국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하면서 자신의 고용주가 PMX인더스트리스이며, 자신의 직책은 부사장이라고 기재했다. PMX인더스트리스는 풍산이 미국 아이오와주에 설립한 동전원료[소전] 제조업체이다.
본보가 아이오와주 국무부확인결과 이 업체는 지난 1989년 11월 9일 설립됐으며 설립정관에 명시된 이사는 류찬우회장의 장남인 류청씨와 미국인 팻 멘톤씨등 2명뿐이었다. 류청씨는 박근혜전대통령의 동생 박근영씨와 결혼했다가 6개월여만에 이혼했으며, 현재 미국 LA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아들 대한민국국적포기 미국 시민권 취득 ‘왜’

부인은 ‘재산도피’ 의혹
아들은 ‘병역기피’ 의혹

그리고 류회장 작고 다음해인 2000년 류청씨가 이사에서 제외되고 차녀인 류미[안미]씨가 이사로 선임됐으며, 2002년 류진회장[미국명 진 로이 류]이 이사로 선임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4년, 2006년, 2008년, 2010년 법인신고서류에도 류진회장은 이사로 등재돼 있고, 2012년 법인서류에는 류진회장이 미국법인 사장으로 기록돼 있었다. 그 뒤 2014년과 2016년 법인서류에는 류진회장은 이사로 등재돼 있지 않다가 올해 3월 다시 이사로 등재됐다.

▲ 풍산홀딩스는 2013년 3월 29일 최대주주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통해 노혜경씨와 류성곤씨의 국적은 대한민국이라고 밝혔다.

▲ 풍산홀딩스는 2013년 3월 29일 최대주주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통해 노혜경씨와 류성곤씨의 국적은 대한민국이라고 밝혔다.

류진회장의 부인 헬렌 노씨는 현재 아이오와주에서 열람이 가능한 법인서류에는 이사로 등재된 사실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헬렌 노 씨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때 마다 자신이 PMX인더스트리스의 부사장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노 씨가 자신의 고용주가 PMX인더스트리스라고 기재한 것을 감안하면, PMX인더스트리스가 노 씨에게 임금을 주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노 씨가 남편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기에 부사장이라고 주장하고, 회사는 임금을 지불했을까. 언론보도에 따르면 PMX인더스트리스는 설립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고 한다. 만약 일하지 않는 회장부인에게 부사장급 월급을 줬다면 이 같은 행위가 PMX인터스트리스의 적자행진의 한 원인이 아니었을까 하는 의혹이 일 수 밖에 없다.

2013년 2014년 사이에 대한민국국적 포기

류회장일가가 이 저택을 공인회계사에게 차명소유토록한 2014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놀랍게도 이때 풍산금속의 지주회사인 풍산홀딩스 주주명단에서 류회장의 부인 노혜경씨와 류회장의 아들 류성곤씨의 이름이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

풍산홀딩스는 2014년 5월 9일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변동신고’ 공시를 통해 류진회장이 보유중인 8만6800주를 가족인 헬렌 노, 류성왜, 로이스류에게 증여한다고 밝혔다. 이때 풍산홀딩스측은 헬렌 노는 기존주주인 노혜경씨, 로이스류는 류성곤이라고 설명했다.

즉 류회장 부인과 아들의 국적이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미국국적을 취득한 것이 공시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이보다 약 1년 2개월 전인 2013년 3월 29일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변동신고에서 노혜경씨와 류성곤씨의 국적은 대한민국으로 기재돼 있었다. 류진회장 부인과 아들은 2013년 3월 29일부터 2014년 5월9일 사이에 대한민국국적을 버린 것이다. 따라서 헬렌 노씨가 베버리힐스 대저택을 차명 매입한 2002년 당시의 국적은 대한민국일 가능성이 크며, 이는 불법매입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본보가 지난 17일 한국증권거래소를 통해 확인할 결과 현재도 헬렌 노, 로이스 류씨가 풍산홀딩스의 주요주주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류성왜씨는 류진-노혜경부부의 장녀로 1990년 3월 20일생이며, 로이스류는 아들로 1993년 10월 19일생으로 확인됐다.

즉 2014년 당시 차남 류성곤씨가 21세로 병역의무를 이행할 시기가 되자 국적을 갑자기 미국으로 변경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차남은 이때의 한국국적포기로 병역의무가 사라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한국국적을 포기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또 노 씨의 미국시민권 소유사실이 드러난 직후 약 2개월 만에 미국저택이 다시 차명소유로 바뀌게 된다.

풍산미자회사통해 영주권 취득 후 시민권까지

그렇다면 노 씨는 어떤 방법으로 미국시민권을 취득했을까. 이는 노 씨의 정치자금기부내역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노씨는 2012년 정치자금 기부 때 자신을 풍산 미국자회사인 PMX인더스 트리스의 임원이라고 기재했다. 풍산미국법인의 직원으로 등재된 뒤 월급까지 받으면서 취업영주권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 풍산홀딩스는 2014년 5월 9일 최대주주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통해 노혜경씨와 류성곤씨의 국적은 대한민국이 아닌 미국이라고 밝혔다.

▲ 풍산홀딩스는 2014년 5월 9일 최대주주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를 통해 노혜경씨와 류성곤씨의 국적은 대한민국이 아닌 미국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미국 정치인에 대한 정치자금기부는 최소한 영주권자 이상의 신분이라야 가능하다. 노씨는 2012년 당시 이미 영주권을 취득한 상태였던 것이다. 영주권자는 영주권을 받은 지 5년이 지나야 시민권신청이 가능하고, 노 씨가 2014년 3월에서 5월 사이 한국국적을 포기한 것을 감안하면, 최소 2009년 영주권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방위산업체 풍산이 오너 아내의 미국영주권 취득에 동원됐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류진 풍산회장측의 답변을 듣기 위해 팩스 등으로 질문서를 보냈으나 아직 답변을 듣지 못했다. 본보는 류회장측이 답변을 하면 언제든지 적극적으로 이를 기사에 반영할 것이다.
류회장일가는 성애 류성룡선생의 후손임을 누누이 강조하고, 사업보국을 입에 달고 산다. 더구나 풍산은 탄약을 생산하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방위사업체이다. 특히 한국국적을 버린 류회장의 부인 노혜경씨의 아버지이자 차남 류성곤씨의 외할아버지는 노신영 전 국무총리다. 그야말로 사회지도층이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써의 혜택을 누구보다도 많은 사람에 포함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을 상대로 탄약장사로 돈을 벌고, 국무총리까지 지낸 집안의 후손이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대한민국 국적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면 뻔뻔스런 행위이며 심하게는 반국가적인 행위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문재인대통령은 해외은닉재산에 대한 철저한 추적과 환수를 다짐했다. 문재인정부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탄약을 팔아서 부를 축적한 풍산회장 일가의 베버리힐스 대저택 매입을 둘러싼 의혹을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다.
한편 류찬우회장의 장녀인 류지[류순자]씨는 지난해 한국에서 사망했으며 류지씨의 한국내 재산상속을 둘러싸고 형제들 간에 유언장 조작논란 의혹들이 불거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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