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리포트] FBI, 20 년 전 로라 최 수사 비밀보고서 새롭게 부각된 이유…

■ 시민단체, FBI상대 트럼프비밀문서공개요구소송서 승소

■ 트럼프, 한국인카지노고객에 군침 흘리다 소송에 휘말려

■ 스티브 윈 VS 트럼프 ‘한국인고객확보 카지노악연’ 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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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트럼프관련비밀문서’에 로라 최 수사리스트 포함

‘과연 진짜 판도라 상자 열릴까’

20년 전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로라 최 리스트 사건.
라스베이거스에서 수백만 달러의 도박을 일삼은 한국인들의 명단이 적혀있는 로라 최 리스트에 대해 FBI가 집중적으로 수사를 펼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FBI가 이를 수사했다는 사실은 엉뚱하게도 트럼프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밝혀졌다. 미국의 한 시민단체가 연방법무부를 상대로 FBI에서 작성한 트럼프대통령관련 비밀보고서 전체를 공개하라고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고, FBI가 공개한 문건에서 로라 최 리스트 수사 기록이 드러난 것이다. 로라 최를 고용했던 미라지호텔이 트럼프가 운영하던 트럼프카지노를 영업비밀침해혐의로 고소했고, FBI의 로라 최 리스트 수사기록은 트럼프관련기록으로 분류돼 있다가 20년만에 공개되면서 한국인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도박의 충격적인 사건의 실체와 전모가 밝혀진 것이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미라지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이다. 영원히 밝혀지지 않을 것 같은 비밀도 언젠가는 반드시 모습을 드러낸다는 말이 다시 한번 입증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년 전 FBI가 한국인 라스베이거스 도박사건을 심도 깊게 수사한 사실이 드러났다. ‘프라퍼티오브더피플’이라는 시민단체가 지난해 6월 18일 연방법무부를 상대로 FBI가 보관중인 트럼프대통령관련 비밀보고서를 공개하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법원이 공개를 명령했다.

이에 따라 FBI는 지난 3월22일 509페이지의 트럼프대통령관련 문서를 검토해 135페이지를 공개한데 이어 지난 4월 20일에도 530 페이지 중 극히 민감한 개인정보 등을 제외한 461페이지를 공개하는 등 매달 5백 페이지분량의 문서를 공개하고 있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바로 이 소송에 따라 공개된 FBI의 트럼프대통령관련 비밀보고서 중에 FBI가 20년 전 미라지 호텔의 한국인 여 호스트 로라 최 리스트 등 한국인 라스베이거스 도박사건을 조사한 보고서등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로라 최와 트럼프대통령은 전혀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트럼프대통령이 카지노를 운영했기 때문에 로라 최와 엮였고, 트럼프비밀보고서가 공개되면서 FBI가 로라 최에 대해 수사한 보고서가 드러난 것이다.

미라지호텔, 카지노 도박 빚 불법송금이 발단

FBI비밀보고서에 따르면 FBI가 한국인도박과 로라 최 리스트에 대해 수사를 시작한 것은 1998년 1월 6일이었다. 이날 관세청과 라스베이거스경찰청이 미라지호텔이 한국에서 한국인고객들의 도박 빚을 받아서 미국으로 불법 송금한 사건에 대해 수사협조를 요청했다.

▲ 비영리단체인 ‘프러퍼티 오브 더 피플’이 지난해 6월 연방법무부를 상대로 FBI의 트럼프비밀문서 공개소송을 제기, 승소했다.

▲ 비영리단체인 ‘프러퍼티 오브 더 피플’이 지난해 6월 연방법무부를 상대로 FBI의 트럼프비밀문서 공개소송을 제기, 승소했다.

미라지호텔의 이 같은 행위는 미국법상 돈세탁금지법등은 물론 한국의 외환관리법을 위반한 것이므로 FBI와의 공동수사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FBI, 관세청, 라스베이거스 경찰청, 그리고 네바다주 도박관리위원회까지 참여함으로써 4개 기관이 공동수사에 나선 셈이다.

FBI수사결과 미라지호텔은 1992년부터 한국의 부유층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시작했으며 한때 한국도박자들의 카지노 도박 빚은 8천만 달러에서 무려 1억 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라지호텔은 매주 도박 빚 수금회의를 열어 수금상황을 점검했다. 1997년 7월 23일 당시 미라지호텔의 한국인 고객은 약 290명, 도박 빚은 8천만 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중 5명은 미라지호텔을 한번 방문할 때마다 1백만달러이상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함으로써 미라지호텔의 50대 큰손에 포함됐다. 미라지호텔뿐 아니라 라스베가스의 다른 카지노들도 마찬가지였다.
트로피카나호텔이 한국인고객에게 카지노카드를 빌려주기 시작한 것은 1983년 1월 6일로 확인됐다. 미라지호텔보다 훨씬 빨리 한국인고객들을 주시한 한 것이다. 이처럼 약 40년 전부터 일부 한국인들이 라스베이거스를 찾아서 고액도박을 즐기는 것이 일반화됐고,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은 이들에게 빌려준 도박 빚을 받기 위해 너 나 할 것 없이 한국으로 직원을 보내 도박 빚을 받아냈던 것이다. 그리고 1997년 7월 23일 미라지호텔의 한국인담당자인 로라 최가 서울에서 도박 빚을 회수하던 중 한국사법당국에 체포됨으로써 한국인도박자 44명의 이름이 적힌 로라 최 리스트가 압수됨으로서 당시 상당수의 유명 거물급인사들이 대거 구속됐던 사건으로 당시 한국사회에 상당한 회오리바람을 일으킨 유명한 사건이다.

FBI가 공개한 트럼프관련 비밀문건에는 미라지호텔의 한국인도박자관련 수사보고서는 물론 트로피카나호텔의 한국인도박자관련 수사보고서, 네바다주 도박관리위원회의 미라지호텔 징계보고서와 미라지호텔 벌금납부합의서등이 포함돼 있다. 1998년 3월 15일 작성한 보고서에 첨부된 미라지호텔의 코리안마케팅관련 수사내역은 42페이지분량으로 미라지호텔을 이용한 한국인도박자와 이들에 대한 수금 내역 등이 공개돼 있다. 다만 이들의 이름 등은 모두 삭제돼 있지만 한국인들의 도박규모를 알 수 있었고, 그 도박자가 누구인지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 프라퍼티오브더피플이 승소함에 따라 FBI는 지난 3월부터 매달 트럼프관련 비밀문서 5백페이지 내외를 공개하고 있으며, FBI의 한국인도박관련 보고서는 지난 5월말부터 공개되고 있다.

▲ 프라퍼티오브더피플이 승소함에 따라 FBI는 지난 3월부터 매달 트럼프관련 비밀문서 5백페이지 내외를 공개하고 있으며, FBI의 한국인도박관련 보고서는 지난 5월말부터 공개되고 있다.

FBI는 한국에서 00씨가 체포됨으로써 이 수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00씨는 로라 최씨임이 거의 확실하다. FBI수사결과 미라지호텔은 1994년 9월 4일부터 1997년 7월 23일까지 한국인들의 카지노 도박 빚을 받기 위해 무려 21차례나 직원들을 한국으로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로라 최가 한국을 방문한 것이 최소 6차례로 확인됐고, 6번째 출장 때 한국사법당국에 검거됐다는 것이다.

도박 빚 60만달러 받아 불법 환치기해 입금

로라 최는 1994년 9월 4일 한국을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1995년 7월 26일부터 8월 9일까지 카지노 도박 빚을 받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최 씨는 이때 한국도박자 1명으로 부터 1백만 달러의 도박 빚 중에서 60만 달러에 해당하는 도박 빚을 한국 돈으로 받아낸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때 로라 최는 이 돈을 미국으로 가져가기 위해 제3자를 통해 1천 달러짜리 여행자수표로 교환했다. 이처럼 엄청난 액수를 여행자수표로 교환하는 것 자체가 당시 한국 법으로는 위법이었다. 당시 한국에서는 1인당 1년 외화송금이나 교환한도가 1만 달러였다. 이보다 60배나 큰 금액을 여행자수표로 교환한다는 것은 불법이 개입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더 놀라운 일은 그 이후 발생한다.

로라 최가 미국행 여행기에 타기 위해 한국세관을 통과할 때는 60만 달러는 고사하고 1만 달러어치 수표도 없었다. 로라 최가 유유히 미국행 여객기에 탑승한 뒤, 제3자가 비행기에 올라 60만 달러에 달하는 1천 달러짜리 여행자수표 60장을 전달했다. 한국세관 등 일부 공무원들의 묵인 하에 이 같은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로라 최는 미국에 입국할 때는 당당히 60만 달러를 가지고 있음을 신고했다. 그리고 8월 11일 미라지호텔 장부에는 이 고객이 60만달러를 마크를 갚았다고 기록됐다.


트럼프 대통령 발목 잡는 20년 전 ‘로라 최’ 수사보고서엔…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도박
한국인 유명인사 노름꾼 이름 줄줄이

최 씨는 또 1996년 10월 19일부터 11월 19일까지 1개월 간 한국을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FBI가 최 씨가 미라지호텔에 제출한 출장신고서 확인결과, 이때 출장목적은 ‘한국 고객들로 부터 도박 빚 177만 달러를 수금하는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최씨는 이때 177만 달러를 전액 수금하지는 못했지만, 한국인도박자들로 부터 미화 60만 달러에 해당하는 한국 돈 5억8900 만원을 수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씨는 또 미라지호텔 중역 알 파친토의 승인을 받아, 지난 1997년 7월 22일 수금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으나, 7월 23일 한국인 도박자로 부터 8900만원을 받다가 현장에서 검거됐다. 한국검찰은 최 씨에게 1년 전인 1996년 10월 출장 때 외환관리법을 위반한 혐의 등으로 기소했고, 최 씨는 유죄를 인정, 벌금 53만4천 달러와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79일간 옥살이를 하고 풀려나게 된다. FBI보고서에는 로라 최가 1997년 7월 22일 한국을 방문했다고 기록돼 있지만, 실제로 로라 최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7월 17일로 확인됐다.

한국인 VIP44명 적힌 로라 최 리스트 파문

카지노 도박 빚 수금과 함께 수백만 달러 도박을 한 한국인의 사례도 적시돼 있다. 이 한국인 도박자의 이름도 삭제된 채 공개됐지만 누군지 짐작이 가는 인물이다. 이 인사는 1994년 4월 30일 미자리호텔에서 1백만달러 크레딧라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 미라지호텔에서 최대 340만달러의 크레딧을 받았던 인물의 도박빚 상환내역

▲ 미라지호텔에서 최대 340만달러의 크레딧을 받았던 인물의 도박빚 상환내역

처음부터 단번에 1백만 달러의 카지노도박자금을 대여 받은 것이다. 그만큼 도박계의 큰 손이며 부자이고 신원이 확실한 사람인 것이다. 그리고 1년4개월이 지난 1995년 8월 18일 이 인사의 크레딧라인은 2백만 달러로 늘어났고, 1996년 3월 2일 크레딧라인이 340만 달러로 치솟았다.

이 같은 카지노 도박 빚은 미라지 호텔의 도박 빚 상위 50위에 속했다. 이 도박꾼의 도박 빚이 340만 달러로 급증한 것은 바로 이때 미라지호텔에서 거액을 날렸기 때문이다. 이 도박꾼은 1996년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무려 186만8천여달러를 탕진했다. 나흘간 약 2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날리면서 도박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또 공교롭게도 로라 최는 1995년 8월 9일 한국도박자중 1명으로 부터 1백만 달러의 도박 빚 중 60만달러를 받아냈고, 그로부터 약 9일이 지났을 때 이 인사의 크레딧라인도 1백만 달러에서 2백만 달러로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로라 최가 60만 달러를 수금한 도박자와 크레딧라인이 갑자기 2배로 증가한 이 인물이 동일인일 가능성이 큰 것이다. 1996년 초 빚이 무려 340만달러에 달했던 이 큰 손은 미국언론과 한국 언론에 ‘고래’로 표현된 인물이다.

FBI등이 압수한 미라지호텔 수금장부에는 이 인사의 빚이 1996년 8월 29일에는 249만 달러였으며, 1997년 1월 23일자 빚은 229만달러였다.
로라 최뿐 아니라 로라 최의 상급자인 마카오 리라는 인물도 1994년 9월 1일부터 1997년 5월 31일까지 한국을 최소한 9차례 방문해 카지노도박 빚을 수금한 사실도 드러났다. 1995년 11월 11 일 미라지호텔 수금확인서에는 ‘PER MOACAO LEE CUST PAID 10K IN KOREA. MACAO WILL COLL ANOTHER WHEN HE VISIT CUST 1ST WEEK OF DEC’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서 PER는 PERSON을, CUST는 CUSTOMER를, COLL은 COLLECT를 의미한다. 즉 ‘마카오 리의 고객이 한국에서 1만달러를 지급했으며, 마카오 리가 12월 첫째 주 한국을 방문해 나머지 돈을 수금할 것’ 이라는 내용이다. 이 고객은 1995년 10월초 미라지를 방문했던 고객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인도박자 A는 1995년 10월 4일부터 10월 12일까지 미라지호텔에서 카지노도박을 즐겼다. 이때 4만 달러 크레딧라인을 받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1만2천달러를 갚았다. 이 인사는 1개월만인 1995년 11월 14일 미라지호텔을 방문, 1만달러 크레딧라인을 받았고, 11월 15일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칩으로 8천달러를 반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인도박자 B역시 1995년 10월 4일부터 10월 12일까지 미라지호텔에서 도박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B는 미라지호텔에서 도박을 시작할 때 11만 달러 크레딧라인을 받았고, 10월 12일 한 푼도 갚지 않은 채 한국으로 돌아갔다. 즉 11만 달러의 카지노도박 빚을 지고 한국으로 돌아간 것이다. A와 B의 도박기간이 일치하는 것으로 미뤄 두 사람은 동행했을 가능성이 크다. 마카오 리는 1995년 11월 22일 한국을 방문했으며, 11월 23일과 24일 이들 두 명의 고객들을 차례로 만나서 수금을 했다고 기록돼 있다.

한국인 호스트 들 수금한 돈 호텔 중역에 전달

미라지 카지노의 한국인 호스트 마카오 리는 수금한 돈을 한국을 방문한 미라지호텔의 중역들에게 전달했다가, 이들이 이 돈을 들고 미국에 입국하다 적발돼 난리가 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1995년 11월 4일부터 12월 11 일까지 알 파친토, 데니스 칸, 폴 와인트랍, 윌리엄 빙햄, 크래그 시맨등 5명이 극동아시아지역 의 여러 국가를 방문해 고객유치활동에 나섰고, 12월 9일부터 12월 11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마카오 리를 만났다.

▲ 로라 최는 1997년 7월 한국을 방문, 7월 23일 8900만원의 도박빚을 받는 현장에서 체포돼 징역1년 실형에 53만4천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으나 79일만에 석방됐으며 2001년 10월 항소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

▲ 로라 최는 1997년 7월 한국을 방문, 7월 23일 8900만원의 도박빚을 받는 현장에서 체포돼 징역1년 실형에 53만4천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으나 79일만에 석방됐으며 2001년 10월 항소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

마카오 리는 자신이 수금한 돈 중 일부를 이들에게 전달했다. 이들 중역 5명중 데니스 칸을 제외한 4명이 12월 11일 한국을 출발, 미국으로 가다가 경유지인 캐나다 밴쿠버에서 미국세관에 적발됐다. 이들은 당시 3만5천달러를 소지하고 있었지만, 이를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미국으로 들여가려 했던 것이다.

이들은 1차 심사를 무사히 통과했지만 2차 심사에서 세관에 적발됐다. 파친토 등은 3만5천 달러 중 2만5150달러는 극동지역에서 수금한 미라지호텔의 돈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미국세관은 미라지호텔측과도 통화를 했고, 한국에서 1만 달러이상의 외화반출이 불법이므로, 한국세관을 속이기 위해 2만5천 달러를 4명이 나눠서 들고 들어오다 적발됐다고 시인했다. 이들이 미국에 입국한 뒤인 12월 15일자 미라지호텔 장부에는 한국인 고객 중 1명이 2만6천 달러를 갚았다는 사실이 기재된 것으로 밝혀졌다. 마카오 리는 이외에도 1997년 4월 30일부터 5월 1일까지, 그리고 5월 17일부터 26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카지노도박 빚을 수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마카오 리는 미라지호텔의 크레딧라인을 모두 소진한 한국인 도박자들을 또 다시 트로피카나호텔에 소개해 준 것으로 밝혀졌다. 1996년 10월 1일 마카오 리는 트로피카나호텔 총지배인인 조나단 스웨인에게 전화를 걸어 미라지호텔 고객인 한국인 도박자들에게 최대한도의 크레딧라인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트로피카나호텔에 미라지호텔의 고객을 소개한 셈이다.

때마침 트로피카나호텔 총지배인은 호텔 실소유주인 데니스 고메스와 저녁식사 중이었고, 크레딧라인을 좌지우지하는 고메스는 한국에서 수금만 제대로 할 수 있다면 한국고객을 유치하라고 지시했다. 마카오 리는 ‘수금은 걱정하지 말라, 미라지호텔에서 한국도박빚 수금을 담당하는 직원에게 지시해 수금을 도와주겠다’고 답했고, 마카로 리는 그 뒤 로라 최에게 트로피카나 한국인 고객의 수금을 지시했다고 FBI보고서는 적고 있다

미라지 카지노 마크 한도 넘자 다른 호텔 연결

이처럼 트로피카나호텔은 1983년 한국고객을 처음 유치했으나 1983년 9월 20일 한국 최대 로펌인 김앤장으로 부터 한국에서는 도박이 불법이며, 1인당 매년 1만 달러이상 해외로 외화를 반출할 수 없기 때문에 카지노 도박 빚 수금은 불법이라는 자문을 받았다.

이에 따라 트로피카나는 한국 고객을 유치해도 카지노 도박 빚을 받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아래 한국고객 유치를 중단했으나 마카오 리의 제안으로 1996년 10월 1일부터 다시 한국고객을 끌어들였다. 마카오 리가 소개 한 이 고객은 같은 날 트로피카나호텔을 방문, 99만 달러 크레딧라인을 받았고, 그 한국인 90만 달러를 탕진했다. 트로피카나호텔관계자는 1996년 10월 18일부터 11월1일까지 한국을 방문, 이 한국인도박자에게 20만 달러에 해당하는 한국 돈 1억6500만원을 수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 라스베가스 카지노들은 한국에서 수금한 노름빚을 미국으로 가져가기 위해 주한미군 군무원까지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 라스베가스 카지노들은 한국에서 수금한 노름빚을 미국으로 가져가기 위해 주한미군 군무원까지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수금한 돈을 미국으로 보낼 방법이 마땅치 않아 이 돈을 12월초까지 호텔방 금고에 넣어뒀다가 한국의 한 은행 대여금고를 빌려서 보관하는 등 현금보관에 골머리를 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트로피카나측은 미라지호텔 한국인딜러의 형제였던 로스앤젤레스거주 환치기업자를 통해 가까스로 이 돈을 환치기해서 미국으로 송금했다. 20만 달러 중 18만6383달러가 미국으로 보내졌고 환치기 업자의 수수료가 1만2402달러에 달했다.

이외에도 트로피카나는 1997년 4월 4일부터 4월 13일까지, 1997년 6월 6일부터 6월 23일, 1997년 7월 27일부터 8월 3일까지 모두 5차례 한국을 방문했으며 미라지호텔에서 수금업무를 담당하던 한국인 직원의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돈을 들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트로피카나호텔이 한국에서 수금해 미국으로 들여온 카지노 도박 빚은 1997년 4월에는 14만 달러, 1997년 6월에는 71만 달러라는 것이 FBI설명이다. 한국에서 자기앞수표나 한국 돈으로 받은 도박 빚은 불법 환치기나 여행자수표로 교환해서 미국으로 가져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 군무원이 동원되기도 했고, 한번은 무역업체가 미국물건을 수입한 대금으로 위장해 LA의 한인업체로 돈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미라지호텔은 네바다도박관리위원회가 수사에 나서자 1998년 1월 30일 로라 최가 한국에서 귀국해 미라지호텔을 찾았음에도 최 씨가 언제 라스베이거스에 올지 모른다며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네바다도박관리위원회 수사관은 1월 30일 오전 11시30분 미라지호텔 법률대리인에게 전화해 로라 최가 한국에서 돌아왔는지 여부를 추궁했으나, 로라 최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이 법률대리인은 바로 그 전날인 1월 29일 로라 최와 전화통화를 한 것은 물론 30일 아침 로라 최를 만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네바다도박관리위원회는 12개 항목에 달하는 규정위반으로 미라지호텔에 35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면서 진실준수의무위반, 즉 위증도 징계사유에 포함시켰다.

트럼프 아틀란틱시티 카지노 한국인 고객에 군침

그렇다면 도대체 미라지 호텔 카지노 호스트인 로라 최와 트럼프대통령은 어떻게 연결됐을까. 그 이유는 바로 한국인 상습 도박자의 이름이 줄줄이 나열된 로라 최 리스트 때문이었다. 즉 트럼프대통령이 당시 뉴저지주 아틀란틱시티에 트럼프카지노를 오픈하면서 한국인고객리스트에 침을 흘렸기 때문이다.

한국인 카지노 도박꾼 확보전쟁이 그 빌미가 된 것이다. 오늘날 마카오를 세계적인 카지노도시로 만든 장본인이 스티브 윈이며, 그가 바로 로라 최가 고용돼 있던 미라지호텔의 주인이었다. 한국에서 로라 최가 체포되면서 트럼프도 자신의 카지노에 한국인 고객을 유치하기를 원했고, 그래서 이때부터 이른바 ‘스티브 윈과 트럼프의 운명적인 한판 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카지노미라지호텔은 로라 최가 한국에서 검거되자 로라 최에게 카지노에서 한국수금을 지시한 것이 아니라 독단적 행동이었다고 진술하라고 요구했다. 이른바 독박을 쓰라고 요구한 것이다. 로라 최는 이 제의를 단호히 거부했고, 한국에서 석방된 뒤 미국에 돌아왔으나 1998년 중반 해고된다. 이처럼 미라지 호텔이 로라 최에게 독박을 요구한 것은 스티브 윈이 야심차게 신축한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호텔의 개관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미라지 호텔의 불법행위가 드러나 벨라지오호텔이 카지노영업허가를 받지 못할까봐 노심초사했고, 그래서 미라지호텔의 불법행위는 숨기려 했던 것이다. 또 도박관리위원회가 조사에 나서자 미라지호텔이 1998년 8월 20일 35만 달러의 벌금을 내며 서둘러 합의한 것도 이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미라지호텔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1999년 4월 20일 로라 최와 트럼프호텔, 커트 로드리게스, 폴 리우 등을 상대로 네바다주 클라크카운티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미라지호텔은 1992년 로라 최를 고용했으나 1994년 9월부터 최 씨가 부적절한 방법으로 미라지호텔의 자산 50만 달러이상을 횡령했으며, 상사의 서명을 위조해 1만3천 달러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라지호텔은 로라 최가 1998년 6월 트럼프카지노와 접촉, 미라지호텔의 한국인 고객리스트를 넘기는등 영업비밀을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 미라지호텔은 로라최가 부당해고등의 혐의로 호텔측을 고발할 것이란 소식을 접하고 선제적으로 로라최와 트럼프카지노측을 고소한 것이다. 이 재판은 1999년 5월 14일 미라지호텔이 네바다연방법원에 동일한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병합됐고, 2000년 3월 15일 로라 최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카운티 지방법원에서 미라지호텔과 커트 로드리게스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결국 이들 소송을 로라 최의 승리로 끝이 났다.

트럼프카지노 탐정 이용, 한국인 확보위해 로라 최 접근

미라지호텔은 기세등등하게 선제적으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미라지호텔이 최 씨를 부당하게 해고한 것은 물론, 탐정을 고용해 불법적인 방법으로 최 씨의 사생활을 침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궁지에 몰리게 됐다.
트럼프측도 이 탐정을 통해 불법으로 정보제공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고, 이 탐정은 또 트럼프측의 경쟁자인 미라지호텔측에 가담, 정보를 흘린 것으로 밝혀졌다. 미라지 호텔은 재판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로라 최에게 40만 달러의 합의금을 제시했고, 로라 최는 1백만 달러의 합의금을 요구했다. 과연 양측이 얼마에 합의했는지는 지금까지 알려지고 있지 않고 있지만 2001년 7월 15일 양측이 소송취하에 합의했다. 미라지호텔측이 사실상 항복한 셈이다.

이처럼 트럼프카지노가 탐정을 이용, 로라 최에게 접근하고 한국인 고객리스트를 확보하려다 소송에 걸림으로써, FBI의 로라 최 수사보고서가 트럼프관련 비밀문서에 포함됐던 것이다. FBI의 로라 최 수사보고서는 한 줄 한 줄마다 관련자들의 증언 일시 등이 기재돼 있을 정도로 방대한 증거가 첨부된 문서였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문서는 수사보고서 본문이며, 보고서에 언급되고 부속문서로 첨부됐던 증거들은 공개되지 않았다. 로라 최 리스트는 한국인라스베가스 도박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지만, 만약 관련자들의 증언이 줄줄이 녹취된 증거까지 공개된다면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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