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용 대기자의 심층취재] ‘내우외환’ LS그룹 구자홍-구본홍 부자 나란히 구설수에 오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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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구자홍은 한국서 피소, 아들 구본홍은 미국서 피소 ‘왜’

‘싱가폴 현지투자
사실상 중단하면서 계약금 미지불’

▲ 구자홍 LS그룹회장

▲ 구자홍 LS그룹회장

구자홍 LS그룹회장 등 LS총수 및 경영진들이 전선의 원재료인 전기동을 구입하면서 이른바 ‘통행세’로 이윤을 챙긴 혐의로 형사 고발된 가운데, 구회장의 장남으로 LS그룹 승계 1위로 꼽히는 구본웅씨가 미국에서 고용계약위반 혐의로 민사소송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잘 나가는 벤처 캐피탈리스트로 알려진 구씨는 싱가폴 투자를 위해 현지전문가 2명을 고용했으나 투자를 접으면서 임금 등의 미지급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구씨는 국내에서도 벤처투자와 관련, 횡령-배임의혹이 제기되는 등 LS그룹 오너 부자가 나란히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특히 공정위가 재벌일감몰아주기로 검찰에 고발한 LS그룹 임원이 문재인대통령의 인도순방을 수행하는 경제사절단에 포함됨으로써, 정부의 기강이 서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어찌된 내용인지 짚어 보았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구자홍 LS그룹회장의 장남인 구본웅씨[미국명 브라이언 구], 2018년 자산총액기준 재계 17위인 LS그룹의 후계 1순위임에도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지난 2011년 ‘포메이션 8’이라는 벤처캐피탈을 창업, 독자노선을 걷는 것으로 유명한 구본웅씨가 미국에서 1300만달러에 달하는 민사소송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싱가폴인 마틴 로빈슨과 셀밤 모르티는 지난달 22일 캘리포니아북부연방법원에 구본웅씨와 F8아시아그로스GP[포메이션그룹GP 1], F8아시아그로스 SPV[포메이션그룹펀드1], 포메이션그룹SPV 옵셔[포메이션그룹케이만펀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로빈슨과 모르티는 싱가폴의 투자전문가들로 구씨에게 스카웃됐으나, 구씨가 싱가폴사업을 접으면서 고용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1300만달러상당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파트너쉽 계약 체결하고 일방적 폐업

소송장에 따르면 2015년 5월 로빈슨은 포메이션그룹 싱가폴 법인의 매니징파트너를, 모르티는 싱가폴법인의 대표로 영입하겠다는 구씨의 제안을 받고, 포메이션그룹에 합류하기로 합의했고, 2개월 뒤인 2015년 7월 두 사람 모두 재직 중이던 직장을 그만두고 포메이션그룹으로 이직했다고 밝혔다.

▲ 구본웅 포메이션그룹 대표

▲ 구본웅 포메이션그룹 대표

포메이션그룹의 싱가폴법인은 ‘쿠송’으로 2015년 6월 25일 설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즉 이들은 싱가폴법인설립과 동시에 합류한 것이다. 이들은 2015년 7월 27일 구씨등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고 그 뒤 2015년 11월 11일 이를 갱신, 다시 고용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서는 구씨가 로빈슨에게 2016년 3월 31일부터 연봉3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으며, 2016년 12월 31일까지 로빈슨이 사직하지 않는 한, 이를 이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 또 모르티에게도 2016년 7월 1일부터 연봉 22만5천달러를 지급하기로 했으며, 역시 2016년 12월 31일까지 모르티가 스스로 사직하지 않는 한, 이 돈을 지급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 이들이 관리하는 펀드규모와 수익에 따라 로빈슨은 1.25포인트 또는 6.25%, 모르티는 0.75포인트 또는 3.75%를 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씨가 싱가폴현지투자를 사실상 중단하면서 로빈슨은 고용계약서를 작성한지 3개월도 채 안돼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송장에 따르면 2016년 1월 23일 구씨는 로빈슨과 만나, 고용계약상 보상조건을 준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포메이션과 로빈슨과의 고용 계약을 해지하기로 구두합의했다. 로빈슨은 당시 구씨가 ‘당신은 아마도 적어도 6백만달러에서 8백만달러, 잘되면 그 이상을 보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두약속이었다. 대신 로빈슨은 스스로 이날 대화와 구두합의를 자신이 이메일로 작성해 구씨에게 보냈다고 강조했다. 로빈슨뿐 아니라 모르티도 2016년 6월께 사실상 고용상태가 종결됐다. 2016년 6월 구씨는 모르티를 만나 포메이션그룹이 더 이상 고용을 유지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이다. 로빈슨과 모르티는 포메이션그룹에서 근무하지 않더라도, 기존 고용계약상 보상조건을 지키기로 한 만큼 보상을 기대했지만 이를 받지 못함에 따라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사탕발림으로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로빈슨은 연봉 30만달러에 계약했으므로 2016년 3월 31일부터 2016년 12월 31일까지, 9개월치의 임금 약 22만1997달러는 물론, 성과급등을 포함, 822만천여달러를, 모르티는 연봉 22만5천달러에 계약했으므로 2016년 7월1월부터 2016년말까지 6개월치의 임금 11만4천달러와 성과급을 포함, 482만5천달러를 요구했다. 두 사람이 요구한 액수가 무려 1300만달러를 넘는다.

로빈슨이 실제로 일한 기간은 약 9개월, 모르티가 일한 기간은 약 1년이다. 이들은 포메이션그룹에서 일할 때까지는 임금은 받았지만, 계약서상 2016년 12월 31일까지 스스로 사직하지 않는 한 임금과 보상을 지급한다는 규정을 제시하며, 일을 하지 않은 기간의 임금등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들이 법원에 증거로 제시한 고용계약서에는 포메이션그룹의 아시아펀드가 약 1억6천만달러에서 3억달러를 조성할 것이라고 기재돼 있고 구본웅씨와 그의 파트너 조엘 송이 각각 서명한 것으로 돼 있다. 조엘 송은 중국혁명가 쑨원이 증손자로 유명한 인물이다.

▲ 포메이션 창업자인 짐 킴, 조 론스데일, 구본웅[좌측부터, 사진출처 포브스]

▲ 포메이션 창업자인 짐 킴, 조 론스데일, 구본웅[좌측부터, 사진출처 포브스]

그러나 과연 실질적으로 고용이 종료된 상태에서 계약서상 보상조건을 모두 이행하라, 일을 하지도 않은 기간의 임금을 보상하라등 원고들의 주장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 의문이 일고 있다. 물론 재판부가 철저한 심리를 통해 이에 대한 결론을 내겠지만, 상식적으로 보자면 피고가 일정부분 위로금조의 보상금을 줄 수는 있겠지만, 전체 계약을 모두 이행하라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소송장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대목은 구씨등이 자신의 배경을 과시했다는 원고들의 주장이다. 로빈슨과 모르티는 소송장에서 포브스지등 주요언론기사를 인용하며, 구씨등이 커넥션을 유난히 강조했으며, LG그룹 오너집안임을 과시했다고 주장했다. 원고들은 포브스지가 2013년 4월 11일 기사를 통해 ‘포메이션8이 한국통신, LS그룹, CJ 미디아 앤엔터테인먼트등으로 부터 4억4800만달러 투자를 유치했다’며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핫한 [잘 나가는] 벤처캐피탈’이라고 보도했다고 밝혔다.

포브스지는 또 2013년 7월 12일자 기사에서 ‘포메이션그룹은 창업자들의 커넥션이 좋아서 정치인은 물론 자신들이 투자를 받으려는 회사의 정책결정자에게 접근할 수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고 보도했다. 특히 포브스는 ‘포메이션그룹은 다른 벤처캐피탈과 다른 또 하나의 무기가 있으며 그것은 정말로 좋은 커넥션’이라고 전했다. 즉 포메이션8이 자신들의 배경을 무기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 포브스의 진단이었다.

▲ 마틴 로빈슨과 셀밤 모르티등 2명이 지난달 28일 구본웅씨와 포메이션그룹등을 상대로 1300만달러에 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 마틴 로빈슨과 셀밤 모르티등 2명이 지난달 28일 구본웅씨와 포메이션그룹등을 상대로 1300만달러에 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파트너의 성추문 등 잇단 구설수가 발목

원고들은 또 구씨가 엘지그룹 창업자의 손자이며, 엘지그룹은 한국경제를 장악한 가장 파워풀 한 경제집단이며, 현재는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가전업체라고 밝히고 엘지사이언과 매우 밀접한 관계라고 주장했다. 특히 포메이션8의 창업자중 한사람인 짐김은 ‘한국경제는 약 20개 가문에 의해 지배되며, 가문구성원이 정책결정자로서, 정책을 바꿀 수가 있다’고 말하며 브라이언, 즉 구본웅씨의 파워를 강조했다고 적고 있다.

구씨는 지난 2011년 조 론스데일, 짐 김등과 함께 포메이션 8이라는 벤처캐피탈을 만들었으며, 여기서 ‘8’이란 중국인들이 행운의 숫자로 여기는 ‘8’을 의미한다. 구씨는 이들과 함께 투자펀드를 조성했고, 2014년 VR기기업체인 오큘러스VR에 1250만달러를 투자했다가, 이 회사가 페이스북에 20억달러에 매각되면서, 투자액의 10배에 달하는 1억3천만달러를 벌어들이는 등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후반, 창업동료인 조 론스데일이 여자친구에 대한 성폭행혐의등으로 민사소송을 당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투자자들의 비난이 빗발쳤고, 특히 구자홍 LS그룹 회장도 진노했다는 것이 미국언론의 보도다.

구씨 또한 조 론스데일에게 왜 이 같은 사실을 임원들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느냐. 왜 사전에 이를 막지 못했느냐며 책임을 추궁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오너리스크로 휘청거린 셈이다.
이 소송은 결국 취하됐지만 포메이션8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가했고, 결국 구씨는 세번째 펀드조성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싱가폴에서의 사업도 사실상 접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창업자인 조 론스데일은 포메이션8과 별도의 펀드를 조성, 법인명에서 ‘8’을 떼내 ‘8벤처캐피탈’을 만들었고, 구씨는 포메이션8에서 ‘8’이 빠진 포메이션그룹으로 재탄생한다. 구씨는 포메이션그룹을 통해 주로 한국의 벤처업체 위주로 투자를 한 반면, 구씨와 사실상 결별한 조 론스데일은 실리콘밸리에 투자를 집중, 대성공을 거뒀다. 조 론스데일은 포브스가 2018년 선정한 기술투자부문에서의 벤처캐피탈 22위를 기록했고, 40세이하 부자기업인중 29위에 올랐다. 사업면에서만 본다면 구씨보다 조 론스데일이 성공한 셈이다.

구씨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횡령배임의혹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5일 옐로모바일 그룹 일부주주와 투자사들은 구본웅 포메이션그룹대표가 부진한 펀드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옐로모바일 경영진에 압력을 행사해 50억원에서 백억원대의 자금을 포메이션그룹펀드에 투자하도록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공정위는 지난달 18일 구자홍회장과 명노현 LS전선 대표이사등 6명을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공정위는 지난달 18일 구자홍회장과 명노현 LS전선 대표이사등 6명을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같은 우회투자는 불법행위이자 배임 및 횡령혐의 가 있다며 법적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대표와 포메이션그룹은 2015년 엘로모바일에 11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6%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환사채형태로 1200억원을 추가 투자 해 엘로모바일그룹 이상혁대표에 이어 2대주주이며, 이 지위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포메이션그룹측은 횡령 배임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고 고발등을 감행할 경우 법적대응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LS, 10년간 전선재료 오너3세회사통해 구입’

이에 앞서 지난달 18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구씨의 아버지 구자홍 LS그룹회장등을 부당내부 거래혐의로 형사고발함으로써 구회장 부자가 모두 구설수에 올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LS와 LS제련, LS전선법인과 그룹총수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회장, 구자엽LS전선회장, 구자은 LS니꼬동제련이사, 도석구 LS니꼬동제련대표이사, 명노현 LS 전선대표이사, 전승재 전 LS니꼬동제련 부사장등 개인 6명을 검찰에 고발했고, 259억6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LS가 2006년부터 최근까지 11년간 전선의 원재료인 전기동을 LS그룹 3세들이 지분 49%를 출자한 LS글로벌을 통해서만 구매함으로써 오너일가가 부당이득을 취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즉 LS글로벌은 중간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고 이른바 ‘통행세’를 징수하는 방법으로 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 구본웅등 오너일가 12명은 2005년말 주식을 매입, 6년만에 매도하면서 20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 구본웅등 오너일가 12명은 2005년말 주식을 매입, 6년만에 매도하면서 20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2006년이후 현재까지 LS동제련은 전기동을 LS글로벌에 수량할인명목으로 판매단가를 대폭 인하해 줌으로 영업이익의 31.4%, 당기순이익의 53.31%에 달하는 130억원, 같은 기간 LS 전선은 마진을 과다계상해 LS글로벌로 부터 전기동을 비싼 값에 매입함으로서 영업이익의 16.4%, 당기순이익의 27.7%에 달하는 67억6천여만원의 이익을 취했다. 즉 LS동제련과 LS전선등은 LG글로벌에 197억여원을 제공했으며, 이는 LS글로벌 당기순이익의 80.9%에 달한다.

▲ 문재인대통령의 인도순방 경제사절단에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한 명노현 LS 전선 대표이사가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 문재인대통령의 인도순방 경제사절단에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한 명노현 LS 전선 대표이사가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이들 오너3세들은 LS글로벌 주식매매를 통해서도 무려 20배의 이익을 창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LS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금요간담회는 2015년 12월 2일 회의에서 LS글로벌을 설립하기로 하고 LS전선이 지분 51%,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 전회장의 자녀 12명이 지분 49%를 갖기로 결정했다. 세 집안의 출자비율은 4대4대2로 구태회씨일가 와 구평회씨일가가 각각 19.6%씩, 구두회씨일가는 9.8%를 투자했다. 당시 LS글로벌의 자본금은 10억원으로 오너 3세들은 2015년 12월 14일 4억9천만원을 출자했다.

그뒤 정부가 대기업 일감몰아주기규제에 나서자 2011년 11월 4일 주식 전량을 주식회사 엘에스에 98억 1470 만원에 매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본웅역시 4900만원을 투자해 주식을 산 뒤 9억 8147만원에 매도하는등 약 6년만에 오너 3세들이 무려 20배 오른 가격에 팔아치운 것이다. 이처럼 구회장 일가가 일감몰아주기는 물론 주식을 회사에 매도하고 막대한 이익을 챙김에 따라 구회장도 검찰에 고발됐고 수사결과에 따라 구회장이 법정에 설 가능성이 높아졌 다. ‘평판을 중요시한다’는 구자홍-구본웅 부자가 나란히 한국법원에 피고로서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LS전선 명노현, 문 대통령 인도순방 동행

공정거래위원회가 구회장등을 검찰에 고발한 뒤 기가 막힌 일이 발생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18일 이른바 통행세를 챙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6명중 1명인 명노현 LS전선대표가 문재인대통령의 인도순방에 동행하는 기업인으로 선정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부터 13일까지 인도와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했으며, 이에 동행한 104명의 기업인 중에 명노현 LS 전선대표가 포함된 것이다. 국가기관이 재벌갑질혐의로 고발한 당사자가 국가기관의 최고수장인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동행한 것은 국가의 기강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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