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러시아 월드컵 ‘4년후 카다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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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세계1위 독일 격파로 역사 기록

프랑스 20년만에 감격의 우승
대혁명 기념일 겹쳐 대 축제 ‘광란의 분위기’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세계인들의 가슴을 설레고 흥분하게 만들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 이번 월드컵은 한국에게도 잊을 수 없는 대회였다. 야후!는 이번 월드컵을 결산하면서 대회 명장면을 선정했는데 한국과 독일 경기를 2위에 올렸다. 한편 프랑스는 1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2018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접전 끝에 4-2로 승리했다. 양팀 합하여 모두 6골이 결승전에 나온 것도 월드컵 사상 기록이다. 이날은 마침 프랑스 대혁명 기념(7월14일) 행사로 일찌감치 축제 분위기에 들뜬 파리를 광란의 도가니로 빠뜨렸다. 엘벨탑과 세느강가에 있는 상드마르스 공원에 몰려든 10여만 프랑스 시민들은 “라 마르세이즈”(프랑스 국가)와 삼색기 (국기)를 흔들며 “비브 라 프랑스!”(Vive la France, 프랑스 만세!)를 외쳤다. 이제 다음 월드컵은 4년 후 2022년 11월 역사상 처음 중동지역 카다르에서 월드컵이 개최된다. <성진 취재부기자>

2022년 FIFA 월드컵은 카타르에서 22번째로 행해지는 FIFA 월드컵으로, 2022년 11월 21일부터 12월 18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이 대회는 1998년 FIFA 월드컵 이후 24년 동안 지프랑스팀속된 32개국 체제의 마지막 대회이며, 2026년 FIFA 월드컵 부터는 출전국 숫자가 48개국으로 늘어난다. 카다르라는 나라가 원체 작다 보니 경기장의 과반수가 수도 도하에 몰려있다. 월드컵 관광객 입장에서는 이만큼 구경하기 좋은 월드컵도 없다. 행여나 다른 지역에서 하는 경기라도 버스타고 가서 보고 오면 그만이니 물론 그만큼 도하의 숙소가 포화가 되고도 남을 거라는 것 정도는 예상해야 할 것이다. 개막전과 결승전은 가장 수용인원이 많은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는데 재밌는 건 이 루사일이라는 도시는 월드컵 개최지 선정 당시에 존재하지 않는 도시였다. 빈 땅에 아예 신도시 하나를 통째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물론 월드컵만을 위해서 신도시를 만드는 건 아니고 국제무역지구, 쇼핑센터 등이 함께 조성된다. 내년에 완공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카타르는 기존의 12개의 경기장 설립 계획을 축소하여 경기장 8~9개만 개축 또는 신축하길 희망했다. FIFA는 카타르의 뜻을 받아들여 4개 경기장이 제외되었고 최종적으로 5개 도시, 8개 경기장에서 대회가 개최되게 되었다. 이는 1978 FIFA 월드컵 아르헨티나(5개 도시 6개 경기장) 이후로 가장 적은 장소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FIFA는 엄청난 돈을 벌었다. 무려 7억 9천 1백만 달러 수입으로 지난 대회보다 무려 40%나 증가된 액수였다. 이번 대회 우승팀인 프랑스는 상금 액수만도 3천 8백만 달러를 획득했다. 2위 크로아티아는 2천 8백만 달러를 받았다. 상금액수는 지난 대회보다 12%나 증가했다. 그래서 총 4억 달러가 상금으로 배정했다. 한국도 대회 참가국으로 8백 만 달러를 받았다. 16강에 오르지 못한 한국 등 팀들은 모두 8백만 달러를 받았다. 16강에 오른 팀들은 1천 2백만 달러를, 8강에 오른 팀은 1천 6백만 달러, 4강에 오른 팀은 2천 2백만 달러, 그리고 3위 벨기에는 2천 4백만 달러, 4위 영국은 2천 4백만 달러를 각각 받았다. 프랑스가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우승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크로아티아도 잘 싸웠다. 하지만 크로아티아 골키퍼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골을 놓친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이번 월드컵 시상식을 두고도 말이 많았다. 월드컵이 완전히 정치무대로 변했다는 것이다. 폐회식때 우승과 준우승 선수들에게 메달을 목에 걸어준 사람은 대회 주최 인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아니라 러시아 대통령 푸틴이었다. 푸틴 옆엔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 그 옆엔 크로아티아의 콜린다 키타로비치 여성 대통령이 나란히 서서 선수들과 악수, 포옹했다. 이날 굵은 빗줄기가 내리치는 가운데 유일하게 우산의 보호를 받는 이는 푸틴 뿐이었다. 댓글에서도 말이 많았다. 우승팀 프랑스에게 쓴 소리도 나왔다. “프랑스가 유럽에 있지 않고 아프리카에 있나? 선수들의 거의 다 아프리카인들이여… 영국, 프랑스 두 나라는 아직까지 식민 제국주의의 근성을 버리지 못한 나라들이다”라는 글도 올라왔다. “프랑스는 정체성을 잃었다. 잡탕 무슬림. 깜둥이들 팀이지” 그래서 “프랑스 우승이 아니라 아프리카 승리다라는 댓글도 달렸다.

“정치색으로 변한 월드컵”

에펠탑이 문을 닫았다. 거리엔 10만명이 볼 수 있는 대형 TV 스크린이 설치되고, 수퍼마켓 맥주가 동났다. 프랑스 정부와 크로아티아 정부 고관들은 자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의 주인공이 된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에서 펼쳐진 풍경이었다. 양국 국민은 국기를 벌우승써부터 온몸에 두르고 다녔다. 총 대신 공을 놓고 싸우는 지구상 유일한 ‘합법적인 전쟁’. 오직 월드컵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프랑스 수도 파리는 결승 전날인 14일부터 에펠탑 출입을 폐쇄했다. 하루 3만명씩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이지만 대규모 거리 응원의 안전을 위해 폐쇄를 결정했다. 에펠탑 바로 앞 샹드마르스 공원에는 초대형 야외 스크린이 설치돼 10만명이 참여하는 응원전이 열렸다. 파리 경찰 당국은 테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경찰 1만 2000명을 공원 주변에 배치하고, 철저한 보안 수색을 거친 사람만 공원 안으로 입장하도록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이뿐아니라 니스·마르세유 등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도 일제히 거리 응원전이 펼쳐졌다. 결승정이 벌어지기 전날인 14일은 프랑스 공휴일인 ‘혁명기념일’이어서 팬들은 월드컵 우승을 미리 자축하는 듯한 분위기를 만끽했다. 샹젤리제 거리에서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밤에는 파리 하늘을 불꽃놀이가 수놓았다. 거리 곳곳에선 교향악단의 미니 콘서트가 열렸다. 경찰은 프랑스가 우승한 순간부터 샹젤리제 거리에 차량 통행을 차단하고 시민들의 밤샘 축제를 허용했다. 한편 준우승에 그친 크로아티아는 인구 416만명 소국이지만 응원 열기만큼은 프랑스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대표팀의 애칭인 ‘불 덩어리(Vatreni)’처럼 모두가 뜨겁게 뭉쳤다.

안드레이 플렌코비치 총리는 4강전 이튿날부터 장관들과 함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콜린다 그라바르키타로비치 대통령은 이미 8강 전부터 러시아 현지에서 직접 응원하고 있었다. 그는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등에게 크로아티아 유니폼을 선물하는 ‘월드컵 외교’도 했다. 하늘과 땅도 인산인해였다. 자국 대표팀의 사상 첫 월드컵 결승 무대를 현장에서 보려는 사람들이 공항으로 몰려들자 모스크바행 비행기 티켓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도 자그레브에서 모스크바행 편도 티켓은 1700달러가 넘지만 이마저도 없어서 못 구했다. 기차표도 이미 동이 나 일부는 차를 타고 육로로 러시아 원정 행렬을 떠났다. 자그레브에서 모스크바까지는 육로로 무려 2300㎞ 떨어져 있다. 이틀을 밤새워 운전해야 겨우 도달할 거리 이지만, 크로아티아 팬들은 ‘운전조’를 짜서 달려갔다. 덩달아 결승전 암표 가격도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FIFA(국제축구연맹)가 공식 판매한 결승전 티켓은 최대 1100달러인데, 암표 시장에선 2500달러~6만달러를 호가했다. 팬들은 몇 년치 연봉을 쏟아붓더라도 ‘역사의 현장’을 보길 원했다. 이번 크로아티아 대표팀 중앙 수비수인 베드란 초를루카(32)의 가족은 표를 구해줄 수 없냐는 지인들의 전화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고 전했다. 크로아티아는 소방·경찰 등 필수 공공기관만 제외하고 일요일에도 영업했던 수퍼 마켓·약국 등 가게들은 일찍 문 닫고 결승전을 실시간으로 보도록 했다. 20년 넘게 치유되지 않은 전쟁의 상처, 30%를 웃도는 청년 실업률, 난민 문제 등으로 시끄러웠던 크로아티아가 월드컵 우승컵 앞에서는 하나가 되었다.

“월드컵이 하나로”

프랑스는 지난 1998년 우승 후 20년 만에 우승컵을 다시 들어 올리면서 프랑스 대혁명 기념 (7월 14일) 행사로 일찌감치 축제 분위기에 들뜬 파리를 광란의 도가니로 빠뜨렸다. 프랑스를 우승으로 이끈 감독 디디에 데상(50)에게도 영광이 돌아왔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선 선수 주장이었고, 이번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선 감독으로 나선 데상 감독은 월드컵 역사상 세 번째 페이지를 썼다. 데상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는 16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프랑스감독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크로아티아를 4-2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프랑스는 1998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 이후 20년만에 월드컵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데상 감독에게도 이번 우승은 뜻깊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주장으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그는 20년 뒤 사령탑으로 정상에 올랐다.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건 브라질의 마리오 자갈로(선수-1958년, 1962년, 감독-1970년), 독일의 프란츠 베켄 바워(선수-1974년, 감독-1990년)에 이어 세번째다. 유로 2012 이후 2012년 7월부터 6년째 프랑스를 맡고 있던 데샹 감독은 감독으로서 최고의 순간을 만끽하게 됐다. 한편 ‘세계 챔피언’ 독일을 쓰러뜨린 태극전사들의 투혼이 2018 러시아월드컵 명장면 2위로 뽑혔다. 야후 스포츠는 15일(한국시간) 러시아월드컵 명장면 18개를 선정했다. 그중 한국-독일전은 전체 2위에 랭크됐다. 한국은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독일을 2-0으로 꺾었다. 야후 스포츠는 ”한국의 골은 처음에 오프사이드로 잘못 판정이 내려졌는데 비디오 판독을 통해 바로 잡혔다”며 이후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까지 골문을 비우고 공격하러 나왔지만 오히려 손흥민의 추가 골이 나왔다”고 경기를 요약했다. 이어 이 결과로 독일은 탈락했고 멕시코 사람들은 모스크바와 멕시코시티에서 한국 사람들을 어깨에 올려놓고 행진했다. 이런 장면은 월드컵에서만 볼 수 있는 미친 광경”이라고 평가했다. 야후 스포츠는 “시간이 지나면서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한국이 VAR(비디오 판독)을 통해 오프사이드 선언을 뒤집고 득점에 성공했다.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마저 공격수로 변신했지만 손흥민이 빈 골문에 두번째 골을 넣었다”고 되짚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에 지난 대회 우승팀인 독일은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 역시 16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은 최초의 아시아 팀으로 자존심을 세웠다. 실리를 챙긴 팀은 멕시코였다. 스웨덴에 0-3으로 패해 탈락 위기에 몰렸던 멕시코는 한국이 독일을 잡는 계획에 없던 시나리오 덕분에 토너먼트 무대를 밟았다. 전체 1위는 벨기에가 일본과 16강전에서 후반 0-2로 뒤지다가 3-2로 역전승한 장면이 꼽혔다. 벨기에는 후반 초반 두 골을 헌납했지만 무서운 뒷심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추가 시간 나온 세 번째 골은 ‘역습의 정석’을 보여줬다. 3위는 독일이 스웨덴과 조별 리그 2차전 후반 추가 시간에 역전골을 넣어 2-1로 승리한 것이 꼽혔다. 4위는 마리오 만주키치(크로아티아)가 잉글랜드와 준결승에서 연장 후반에 결승골을 터뜨린 장면이었다. 5위는 브라질과 8강전에서 선방을 펼친 벨기에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 6위는 아르헨티나를 극적으로 16강에 올린 마르코스 로호의 나이지리아 전 후반 41분 득점이 선정됐다. 7위는 스위스가 조별리그에서 세르비아를 물리친 장면, 8위는 포르투갈, 스페인, 이란, 모로코로 구성된 B조의 치열한 16강 경쟁이 뽑혔다. 9위는 조별리그 스페인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10위는 크로아티아와 준준결승 연장 후반 10분에 나온 러시아 마리우 페르난지스의 헤딩슛이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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