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기업서 30만 달러 빌린 뒤 14년째 안 갚아 피소
‘사업하다 보면 그럴 수 있지…’
돈 없어 못 갚는데 ‘뭣이 문제여’
세계한인무역협회[옥타]회장을 지냈고 현재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뉴욕출신 사업가 서진형씨가 14년 전 한인업체에서 거액을 빌린 뒤 갚지 않아 이미 회장재임당시 소송을 당해 패소판결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 씨는 판결이후에도 10여 년간 돈을 한 푼도 갚지 않자, 한인 업체가 판결만료 시효직전 다시 소송을 제기해 2년 전 승소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서 씨는 지난달 자신의 주택 모기지 대출을 갚지 못해 주택압류소송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 씨는 약20년 전에도 제일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채무조정을 통해 1백만 달러 이상을 탕감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한인무역인을 대표하는 세계한인무역협회 회장을 지내고 현재도 명예회장인 서 씨의 채무관계 피소 ‘속사정’을 짚어 보았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1996년 뉴욕한인경제인협회 제 19대회장을 역임한 서진형씨[1949년생, 69세], 서 씨는 지난 2004년 전세계한인무역인을 대표하는 세계한인무역협회 회장선거에 출마, 당선됨으로써 2004년 11월 1일부터 2006년 10월 30일까지 2년간 제13대 회장으로 재임했다. 흔히 옥타로 불리는 세계한인무역협회는 자칭 ‘조국의 무역증진과 국위선양을 위해 결성된 세계각국 한인무역상조직’으로 현재 74개국에 147개 지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정회원이 7천 여명, 차세대회원이 2만 여명에 이르는 거대조직이다. 서 씨는 바로 이 조직의 회장을 역임했으며, 지금도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10년전 30만 달러 차용 12만달러 미변제
바로 이 세계한인무역협회의 회장으로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지금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씨가 10년 전 뉴욕의 한인기업으로 부터 거액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피소돼, 패소판결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서 씨는 지난 2004년 2월 24일 뉴욕소재 한인뷰티서플라이 생산업체로서 미 주류시장에도 널리 이름이 알려진 아이비엔터프라이즈로 부터 30만 달러를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는 서 씨가 세계한인무역협회 회장선거를 출마 중이었던 때로 추정된다. 당시 서씨는 2004년 12월 24일 30만 달러를 모두 갚기로 하고 차용증서까지 작성했지만, 만기가 돌아와도 돈을 갚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 씨가 서명한 차용증서에서 서 씨는 자신의 주소지가 1 모어우드 오크, 포트워싱턴 뉴욕 11050 이라고 밝혔다. 이는 옥타회장인 서 씨의 주택 주소와 정확히 일치한다.
아이비엔터프라이즈는 만기가 지난 이후에도 서 씨가 스스로 돈을 갚기만을 기다렸지만 2년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었다. 결국 아이비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006년 뉴욕주 낫소카운티지방 법원에 대여금반환소송을 제기, 같은 해 7월 28일 30만225달러 승소판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 씨가 패소판결을 받은 시기는 서 씨가 세계한인무역협회 회장으로서 재직할 때이다. 세계한인무역인을 대표한다며 한국과 전 세계를 누볐지만 사실은 그 대표가 부끄럽게도 빚쟁이였던 것이다. 서 씨는 이처럼 패소판결을 받은 뒤에도 10년 동안 단 한 푼도 돈을 갚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아이비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016년 4월 5일 낫소카운티지방법원에 서 씨를 상대로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2006년 7월 28일 받은 승소판결의 만기 10년이 다가왔지만, 서 씨가 돈을 단 한 푼도 갚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소송장에서 아이비엔터프라이즈는 ‘서 씨와의 개인적 관계를 고려, 2006년 승소판결을 집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즉 서 씨의 체면을 고려해 판결을 집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비엔터프라이즈는 기다리다 못해 2015년 5월 서 씨를 만나 상환을 요구하자 서씨는 2016년 7월 갚겠다고 말했으나 이행하지 않자 판결에 따라 서 씨 주택에 걸린 압류가 7월 28일 종결되므로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아이비엔터프라이즈는 2006년 승소판결문, 2004년 차용증서등을 법원에 제출했고, 법원은 2016년 7월25일자로 서 씨에게 30만925달러를 갚으라며 서 씨 패소판결을 내렸다.
2006년 판결 받고도 개인적 입장 고려 미집행
사실 뉴욕주법원이 인정하는 판결 미집행액에 대한 연이율은 9%로 2006년 판결로 부터 10년간 이자를 계산하면 아이비엔터프라이즈는 원금의 거의 2배에 달하는 돈을 받을 수 있지만, 소송에서 이자는 주장하지 않았다. 그만큼 서 씨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다.
그렇다면 판결이후 서 씨는 돈을 갚았을까. 서 씨의 집에 아이비엔터프라이즈의 판결에 따른 압류가 그대로 걸려 있는 것으로 미뤄 돈을 갚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사실은 서씨가 자신의 집 모기지 대출을 내지 못해 압류소송을 당하면서 밝혀졌다.
네이션스타모기지사는 지난달 21일 뉴욕주 낫소카운티법원에 서진형씨와 서 씨의 부인, 그리고 서 씨의 주택과 이해관계가 있는 아이비엔터프라이즈, 뱅크오브호프,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을 상대로 서 씨의 포트워싱턴주택압류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장에 따르면 서 씨와 서 씨의 부인은 지난 2001년 10월 1일 연이율 6.375%에 매달 2377달러를 갚는 조건으로 27만5천달러를 빌렸다. 15년 상환조건으로 2016년 11월 1일에도 미상환액이 남아있다면 전액 일시불로 갚겠다는 조건이었다.
그 뒤 서씨부부는 지난해 8월 17일 모기지 계약을 조정, 모기지 잔액 12만4466달러에 대해 앞으로 40년간 매달 486달러44센트씩을 갚아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1월 1일부터 서씨부부가 월 모기지 486달러상당을 갚지 못함에 따라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네이션스타는 지난해 12월 1일 현재 융자원금이 12만4349달러에 달하므로, 이를 상환받기 위해 주택을 압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이션스타는 서 씨의 집에 제일은행이 지난 1986년 7월 22일 20만달러를 대출해주고 담보를 설정했으며, 이 권리는 현재 제일은행 승계자인 뱅크오브호프에 인계됐고, 한국자산 관리공사도 1994년 7월 7일 20만달러 담보를 설정한 상태라며, 이들의 담보 권리를 모두 박탈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아이비엔터프라이즈도 서씨의 주택에 담보를 설정한 상태라고 밝혔다. 즉 서씨는 두번의 패소판결에도 불구하고 14년째 아이비엔터프라이즈의 돈도 갚지 않고 있는 셈이다.
퇴출된 제일은행에서도 채무 조정
이에 대해 서 씨는 뉴욕시간 지난 15일 오후 8시15분 본지 기자와 전화통화를 통해 ‘기업과의 채무문제는 개인적인 일로 현재 당사자와 해결하려 한다. 사업을 하다보면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고 밝혔다.
서 씨는 기업에 돈을 갚지 않은지 10년이 지났고 2번이나 패소판결을 받았다는 지적에 대해 ‘지금 잘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서 씨는 지난 1982년 은행전산처리관련회사인 ‘IMS비지니스시스템코프’를 설립해 운영했으나 2012년 1월 25일 폐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씨는 IMF직후인 2000년 1월 28일 ‘IMS 시스템 코프’라는 법인을 설립해 운영했지만 이 법인 역시 2012년 4월 25일 폐업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씨는 ‘트라이프로 코프’라는 법인도 1983년 7월 18일 설립했지만 2003년 6월 25일 폐업했다. 서 씨는 이 ‘트라이프로 코프[TRIPRO CORP]’ 명의로 1980년대 후반부터 제일은행에서 201만 4천여달러상당의 돈을 빌린 뒤 제일은행이 IMF직후 퇴출되면서 일부 채무조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이 대출과 관련, 제일은행이 서 씨의 집에 담보를 설정했던 것이다. 또 ‘IMS비지니스 시스템 코프’도 제일은행에서 141만4천여달러상당의 돈을 빌렸으나 당시는 이 법인의 대표가 서 씨가 아닌 동업자였고, 동업자가 자신소유의 뉴욕 맨해튼소재 부동산과 서울 서초구 부동산을 은행에 담보로 제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