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타임스 여기자 특종행진 속에 감춰진 진실
■ 상원정보위기밀책임자 애인에게 정보받아 보도
‘섹스와 특종’ 맞교환했나?
뉴욕타임스에 ‘마타 하리’와 ‘김수임’을 방불케하는 여기자가 출현했다. 자신의 미모를 무기로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세기의 여간첩사건과 어깨를 견줄 만한 언론판 ‘마타 하리’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미모의 여기자가 기밀문서를 다루는 남성과 사랑에 빠졌고, 그 기자는 특종행진을 계속하며 스카웃에 스카웃을 거듭, 마침내 정점인 뉴욕타임스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결국 기밀유출을 추적하던 FBI에 꼬리가 밟혔다. 최근 전세계 언론계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 미모의 여기자 알리 왓킨스와 연방 상원정보위 기밀문서 책임자 제임스 울프와의 사랑이야기다. 여자는 특종을 잡기 위해 몸을 던졌고, 남자는 여체를 탐하기 위해 기밀정보를 팔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들은 자신들의 만남이 FBI의 추적대상이 되자 결별한 뒤 곧바로 다른 먹이감을 찾았다. 여자는 또 다른 정보소스와, 남자는 또 다른 여기자와 각각 데이트를 시작한 것이다. 사랑이 아니라 여체와 정보를 매개로 한 거래였던 셈이다. 언론판 ‘마타 하리’ 사건의 진상을 추적해 본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해 6월 1일, 워싱턴DC다운타운 듀폰서클인근의 바[BAR], 국가안보분야에서 특종행진 을 계속하며 언론계의 기린아로 주목받던 25세 여기자 알리 왓킨스에게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운명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연방의사당에서 가까운 이 술집에서 알킨스는 정부에서 일한다며 익명으로 이메일을 보내온 남자와 마주 앉았다. 혹시 고급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에서 익명남자의 제안에 응한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기대는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어쩌면 반드시 그녀에게 찾아들 수 밖에 없었던 운명의 예고편 같은 것이었다.
FBI, 여기자 특종에 숨겨진 비밀에 충격
그해 5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로 옮겨온 왓킨스에게 만남을 제안한 익명의 남자는 연방세관 국경보호국 요원 제프리 람보, 람보요원은 왓킨스에게 그녀가 보도한 ‘트럼프대선캠프의 러시아 접촉’등에 관한 소스에 대해 캐물었다.
람보는 연방상원정보위 기밀문서담당책임자인 제임스 울프 국장과 왓킨스가 함께 떠난 스페인여행까지 언급했다.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과 카나리 아일랜드의 출발, 도착 시간까지 제시했다. 람보는 왓킨스에게 자신은 캘리포니아에 근무하지만 기밀유출수사를 위해 워싱턴DC에 임시로 파견됐다고 밝히고, 그녀에게 정보를 유출한 정부관리가 누구인지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제임스 울프를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사실상 왓킨스의 자백을 요구한 것이다. 왓킨스는 자신과 울프의 은밀한 여행까지 속속들이 들이대자 혼비백산했고, 이에 답하지 않았다.
그 다음날 아침 그녀는 폴리티코에 출근하자마자 데스크에 어젯밤 사건을 보고했다. 정부에서 기밀유출과 관련, 자신을 추적하고 있으며, 자신과 울프의 관계를 폭로할 것처럼 위협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보고에 폴리티코 데스크는 아연실색했다. 그녀가 엄청난 파워를 가진 상원정보위 기밀관리책임자와 데이트를 한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1년의 시간이 흐른 지난달 7일 트럼프대통령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연일 언론을 가짜뉴스공장이라고 비난해 온 트럼프대통령의 주장을 조금이나마 입증할 만한 사건이 터진 것이다. 바로 이날 FBI가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의 기밀문서 책임자 제임스 울프를 허위진술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겉으로 드러난 혐의는 FBI에 허위진술을 한 혐의지만 실상은 기밀유출 사건이었다.
트럼프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매우 심각한 기밀유출자가 체포됐다’고 말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트럼프대통 령이 계속 떠들어대자 엿새 뒤인 13일 울프의 변호인단은 트럼프대통령이 트위터 등 SNSfmf 통해 울프를 비판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가처분명령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기밀정보와 섹스의 맞교환일 가능성 커
트럼프대통령을 춤출 듯이 기쁘게 한 이 사건은 바로 ‘언론판 마타 하리사건’이다.
마타 하리는 네덜란드출신 무용수로 1차 세계대전 당시 미모를 무기로 기밀정보를 염탐, 독일에 제공한 여간첩으로, 결국 프랑스에서 체포돼 사형에 처해진 인물이다. 언론계에서 마타 하리처럼 특종을 위해서 웃음을 팔고, 기밀정보를 위해 몸까지 던진 것으로 의심받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당사자들은 기밀정보를 거래한 일이 없다며 아름다운 만남이라고 주장하지만, 세간의 시선을 따갑다. 미국언론들은 이 사건이 기밀정보와 섹스의 맞교환일 가능성이 크다고 연일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미연방상원 정보위원회 기밀문서 책임자 제임스 울프는 지난달 7일 체포됐지만 실제로 비공개로 워싱턴DC연방법원에 기소장이 제출된 것은 지난 5월 3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울프가 체포된 뒤 기소장이 공개된 것이다. 본보확인 결과 제임스 울프 사건은 당초 메릴랜드의 연방검사와 워싱턴DC의 연방검사가 각각 메릴랜드 연방법원과 워싱턴DC연방법원에 기소장을 제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동일인물에 대해 각각 다른 법원에 기소장이 제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지만 결국 워싱턴DC연방검사가 사건을 담당하게 돼 워싱턴DC연방법원으로 두 사건이 통합된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확보한 비밀기소장에 따르면 제임스 울프는 1960년 12월 20일생으로 육군에서 정보분석가로 4년을 복무한 뒤 1987년 5월부터 연방 상원정보위원회 기밀정보 담당자로 채용돼 지난 5월까지 약 31년을 근무했다. 울프는 승진에 승진을 거듭해 상원 정보위 기밀관리국장으로서 연방정부에서 정보위에 제공하는 모든 기밀문서의 책임자로 일했다.
상원정보위가 미국의 국가안보를 다루는 곳임을 감안하면, 국가안보관련 모든 정보가 울프의 손안에 있었던 것이다.
FBI는 기소장에서 울프가 지난해 12월까지 연방상원정보위 기밀관리책임자로 일했고, 지난 5월 공식 은퇴했다고 밝히고, 지난해 초부터 다수의 기밀유출사건을 수사하면서 울프의 기자접촉여부를 철저히 조사했다고 밝혔다. 왓킨스가 연방정부가 자신을 조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지난해 6월 1일이었지만, 울프는 지난해 10월 30일 FBI로 부터 상원정보위 기밀유출여부를 수사한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왓킨스가 알게 된 날로 부터 5개월 뒤 울프가 공식수사통보를 받은 것이다.
두 사람 데이트 행적 샅샅이 추적해 추궁
지난해 12월 15일 FBI는 울프에 대한 대면조사를 실시, 질문지를 제시하고 이 질문지에 대해 직접 ‘yes’, ‘no’로 표시하라고 요구했다. FBI는 3명의 기자가 쓴 기사를 보여준 뒤 ‘기자 1번’ 은 남자기자이며, 그가 쓴 기사에는 연방정부가 상원정보위원회에 제공했던 기밀정보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울프는 이 기자 3명중 누구라도 접촉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no’라고 말한 뒤 ‘no’라고 질문지에 표기했다. 또 이들 3명의 기자 외에 현재 또는 과거에 다른 기자들과 접촉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매일 기자를 만나며 그것은 공식적이거나 업무와 관련한 전문적인 접촉이 아니며, 그냥 편하게 만나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yes’라고 표기했다. ‘yes’라고 표기하자 접촉이 ‘전문적인 것인가, 공적인 것인가, 개인적인 것인가’라는 질문이 이어졌고, 울프는 3가지 사항 모두에 대해 아니라고 답했다.
그리고 울프는 자진해서 ‘나는 연방상원 정보위원회 사안과 관련, 기자들에게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울프는 기절할 정도의 충격적인 말을 듣는다. FBI는 울프의 설명이 끝난 뒤 ‘기자들과 해외여행을 간 적이 있는지, 야구장이나 극장에 함께 간 적이 있는지, 주일 또는 정기적으로 전자기기로 통신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FBI의 질문은 ‘당신이 누구를 만난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한 것보다 더 큰 두려움이었다.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것을 내비친 것이다.
울프의 마음이 심하게 흔들렸다. 동요한 것이다. 울프는 질문지에 ‘모든 것이 사실이며 위증의 경우 처벌을 받겠다’고 선서한 뒤 날짜를 적고 서명했지만,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FBI는 질문지 서명을 받은 뒤 기자 2번에 대해 질문했다. 기자 2번은 미모의 여기자 왓킨스다. 울프는 ‘나는 기자2번이 쓴 기사의 소스가 아니며, 기자 2번의 소스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답했다. FBI는 기다렸다는 듯이 울프와 왓킨스가 함께 찍은 사진을 들이밀었고, 울프는 그제야 자신이 FBI에 거짓말을 했다고 실토하고, 2014년부터 개인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FBI는 울프가 기자들에게 비밀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이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했음을 밝혀냈다. FBI는 기소장에서 울프가 2015년 12월과 지난해 6월등에 기자1번과 연방상원 정보위원회 이메일계정을 이용해 최소5차례 이상 정보를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또 울프는 2명이상의 기자에게 핸드폰통화나 상원정보위 이메일계정, 익명메시지서비스인 시그널이나 왓츠앱으로 기자1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4년 가까이 연인관계 유지하면서 정보 제공
FBI는 기자 2번, 즉 왓킨스에 대해 2013년 워싱턴DC의 뉴스매체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대학생이었고, 2013년 12월 울프와 개인적 관계를 시작해서 지난해 12월까지 이어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왓킨스와 울프의 관계가 3년이었다고 보도했지만, 기소장에는 4년이라 며 기간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는 것이다.
특히 2014년 중반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이메일 등 전자통신을 수만 건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고, 매일 문자와 전화를 교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암호화된 앱을 사용해서 통화하기도 했으며, 상원정보위 건물의 복도, 식당 등에서 자주 만났고, 왓킨스의 아파트에서도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적 관계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FBI ‘트럼프대선캠프의 러시아 접촉’소스 캐보니…
상원정보위 기밀관리책임자 ‘애인이 있었다’
결정적으로 왓킨스는 연방정부가 지난해 3월 연방상원 정보위원회에 제공한 1급 비밀에 기재된 내용을 보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밀정보를 보도한 기자 1번을 기소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3월 17일 연방정부가 울프를 통해 상원 정보위원회에 이 기밀문서를 제출했고, 당일 울프는 왓킨스에게 무려 82차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28분간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보름 후인 지난해 4월 3일 왓킨스는 기자1번이 누구인지 정체를 보도했다. 특종이었지만 기밀사항으로 일반인이 절대 알 수 없는 내용이었다.
왓킨스는 이 기사로 인해 다시한번 언론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보도 뒤 전국네트위커의 방송에 출연, 자신의 기사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는 등, 왓킨스가 다른 언론매체의 취재대상이 될 정도로 유명세를 누렸다. 이날 왓킨스가 기자1번을 정체를 보도한지 20분 뒤 왓킨스는 울프와 7분간 통화했고, 전국방송에 출연 후 다시 15분간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면 왓킨스가 어떤 경로를 통해 기밀정보에 접했는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특히 결정적 증거는 울프가 2017년 12월 FBI의 대면조사를 받기 전, 왓킨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다. FBI는 기소장에서 울프가 이날 ‘나는 당신이 언론계에서 성장하는 것을 지켜봤다. 나는 가능한 많은 정보를 주려고 노력했고, 누구보다도 많은 특종을 하기를 기대했다. 나는 당신을 지원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당신이 특종을 하면서 느꼈을 흥분을 마치 나의 흥분처럼 느낀다’는 내용이었다. 울프는 자신이 준 정보로 왓킨스가 특종을 하며 언론계에서 스타로 부상한 것을 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고 말한 셈이다.
언론계 신델레라로 등장한 왓킨스 연일 특종행진
왓킨스는 필라델피아인근에서 태어났으며 템플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3년 9월 ‘맥클래치’라는 언론사의 인턴으로서 상원 정보위원회를 출입하면서 울프를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울프는 50세, 왓킨스는 22세였다.
그 뒤 맥클래치는 CIA가 상원정보위원회 활동을 염탐 한다는 보도로 풀리쳐상 후보에 올랐고, 왓킨스도 인턴으로서 선배기자들을 측면지원 하면서 언론계에 이름을 알렸다. 결국 이때의 짜릿함이 그녀에게는 독이 된 것으로 보인다. 울프는 2014년 5월 왓킨스가 템플대학교를 졸업할 때 진주목걸이를 선물했다.
취재원이 미모의 여기자에게 진주목걸이를 선물하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울프가 왓킨스를 특별하게 생각한 것이다. 왓킨스는 2014년 9월말 허핑턴포스트로 스카우트됐고, 같은 해 10월 왓킨스에 생일 때부터 두 사람의 관계가 연인으로 발전했다는 것이 뉴욕타임스의 보도다. 울프는 왓킨스의 23세 생일을 축하한다며 저녁을 함께 하며 술을 마셨고, 키스를 나누고 밤을 함께 보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밀접한 관계는 계속 이어졌고, 왓킨스는 국가안보분야 기사에서 특종을 이어가며 2015년 7월 버즈피드로 옮겼다. 그리고 2017년4월 버즈피드에서 트럼프선대본부 고문인 카터 페이지가 2013년 러시아 스파이와 접촉했다는 대특종을 터트린 것이다. 그러나 이 기사가 기밀유출의 증거가 됐고, 그녀와 울프와의 관계가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이 특종을 터트린 지 1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왓킨스는 정치전문매체로 명성을 쌓은 폴리티코로 스카우트됐고 마침내 지난해 12월에는 뉴욕타임스 기자로 스카우트됐다. 템플대학교 동문회가 그녀가 뉴욕타임스 기자가 됐다는 사실을 동문들에게 알릴 정도로 그녀는 스타가 됐다.
왓킨스는 지난해 6월 1일 세관국경보호국 요원 람보를 만난 뒤 위험을 직감하고 친구들에게 같은 해 8월 울프와 결별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놀라운 것은 결별직후다. 두 사람은 곧바로 또 다른 사냥감을 찾아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울프는 상원 정보위원회를 취재하던 다른 여기자와 접촉하기 시작했고, 왓킨스는 상원정보위원회의 또 다른 기밀정보 취급자와 데이트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여체와 정보를 맞교환한다는 소문이 헛소문만은 아닐 가능성을 보여 준다. 여기자는 여체를 무기로, 남자는 자신의 정보를 무기로, 서로가 특종과 섹스를 위해 맹목적인 질주를 한다는 것이다.
울프, 정기적으로 다른 기자들과 접촉해 정보제공
FBI기소장에는 울프가 기자 3번과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정기적으로 통화를 하고, 익명문자메시지 시그널을 통해 접촉했다고 밝히고 있다. 왓킨스가 울프와 결별했다고 주장한 8월 직후다. 여기서 또 기밀유출사건이 발생했다.
울프는 지난해 10월 16일 기자3번에게 시그널을 이용해 ‘상원정보위원회가 기자1번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는 정보를 제공했다. 바로 그 다음날 기자3번은 시그널을 통해 기자 1번의 연락처를 요구했고, 울프는 이를 기자3번에게 전달했다. 기밀유출을 통해 또 다른 특종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기자 3번은 기자1번에게 소환장발부여부를 확인하는 등 이른바 형식적인 반론권을 보장하기 위해 연락처를 요구한 것이다.
기자 3번은 하루 뒤인 지난해 10월 18일 ‘기자 1번이 소환장을 발부받았으며, 기자 1번도 이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를 보도한 뒤 울프는 기자 3번에게 ‘굿 잡, 당신이 특종을 해서 내가 너무 기쁘다’는 문자를 시그널로 보냈고, 기자 3번은 ‘고맙다. 기자 1번은 (내 전화를 받고) 내키지는 않았지만 마지못해서 소환장을 받은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고 답장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기자 1번은 상원정보위원회에 이메일을 보내 기자 3번이 자신이 소환장을 받았다는 사실을 보도한데 대해서 항의했다. 왜 정보를 유출했냐는 것이다.
울프와 기자3번의 접촉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일주일 뒤인 10월 24일 오전 7시, 울프는 기자3번에게 시그널을 통해 ‘기자1번이 이번 주에 상원정보위에 출석, 증언한다’는 정보를 제공했다. 기자3번은 같은 날 오전 8시58분 기자 1번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이번주 상원정보위에서 증언하는 지’ 문의했고, 기자 1번은 오전 9시23분 상원정보위에 이메일을 보내서 ‘기자 3번이 이메일을 보냈다’며 자신의 출석정보가 언론에 노출된데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자 4번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울프와 정기적으로 전화와 시그널을 통해서 접촉했다고 밝혔다. 특히 울프는 기자 4번에게 ‘내 이름을 밝히지 않는 조건하에서 익명의 소식통역할을 해 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울프가 정보를 대가로 이 기자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울프는 자신의 정보를 무기로 기자들에게 마구 들이댄 것이다.
특종 보도 수상히 여긴 FBI, 기밀유출자는 울프
그렇다면 왜 FBI는 지난해 12월 15일 울프를 ‘대면 조사했을까’하는 대목이다.
본보가 왓킨스의 트윗를 확인한 결과 왓킨스는 지난해 12월 14일 ‘4년 6개월간 상원 정보위와 이제 작별한다’는 내용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초 왓킨스는 뉴욕타임스로 스카우트됐으며, 뉴욕타임스는 그녀에게 국가안보분야가 아닌 백악관 경호실, 주류와 담배, 무기 등을 담당하는 ATF등의 취재를 맡기면서 상원정보위를 떠난 것이다.
FBI도 왓킨스의 트윗를 주시하면서 뉴욕타임스로 옮긴 뒤 기밀유출이 발생하는 지를 중점 감시했을 것이다. 그래서 울프도 직접 조사하지 않고 계속 주시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뉴욕타임스가 왓킨스에게 상원정보위 가 아닌 다른 부처를 담당하게 하자, FBI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 왓킨스의 트윗 다음날 울프를 불러다 조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왓킨스의 트윗분석결과 왓킨스는 오래전부터 미모를 무기로 한 정보 확보를 염두에 뒀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4월 2일, 그녀가 템플대 3학년으로, 아직 맥클래치에서 인턴을 시작하기 전이다. 왓킨스는 이날 트윗을 통해 ‘정보 소스와 잠자리를 원하는 조 반스라는 배역은 어떨 까’라는 글을 올렸다. 조 반스는 TV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즈’에 여기자로 출연한 배우이다. 이 드라마에서 조 반스는 워싱턴DC를 대상으로 취재하는 젊은 여기자로서, 정보를 얻기 위해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성과 성관계를 맺기도 하다. 왓킨스는 대학 때부터 이 같은 상황을 고민했고, 지금은 조반스와 같은 삶을 살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왓킨스는 자신이 울프와 결별하고, 상원정보위원회를 취재하지 않는 것으로 기밀유출사건이 마무리되기를 바랐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FBI는 지난해 12월 15일 울프로 부터 왓킨스와 4년간 개인적 관계를 맺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뒤 수사에 박차를 가했고, 지난 2월 13일 왓킨스의 전화와 이메일 등 모든 통신정보를 압수했다.
왓킨스는 FBI로 부터 이 같은 통보를 받고도 뉴욕타임스에는 이를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울프가 기자 1.3.4번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허위 진술한 혐의로 체포, 기소하자, 기자2번이 자사소속 기자라고 밝혔지만, 해고 등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다 지난 5월 워싱턴지국에서 뉴욕으로 발령을 내 버렸다. 울프의 소송진행과정을 지켜보며 추가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메일 007아이디 사용, 멋진 첩보요원 착각한 듯
한편 울프는 지난 2004년 자신의 첫 부인을 폭행한 혐의로, 2009년에는 첫 부인의 집을 파손한 혐의로 체포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울프의 두 번째 부인은 FBI요원으로, FBI가 울프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뒤 지난해 12월 퇴임, 커네티컷주에 거주하며 별거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울프는 ‘JIMWOLFE007’를 이메일아이디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스스로 007과 같은 멋진 첩보요원으로 착각한 삶을 살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 특종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아무리 큰 특종이라도, 세상을 뒤집어놓을 정도의 특종이라도 사회가 용납하지 않는 수단과 방법을 이용한다면 특종이 아니라 쓰레기일 뿐이다. 울프는 지난달 7일 체포 뒤 11일 여권을 반납한 채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재판에 임하고 있다.
아직 채 27세 생일도 맞지 않은 왓킨스도 불법유출 된 기밀정보를 공표한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울프변호인들이 변호사비용을 마련한다며 고펀드미를 통해 50만달러 모금에 돌입했지만, 왓킨스는 수백 달러도 모으지 못했을 정도로 세상의 시선은 싸늘하다. 언론게 ‘마타 하리사건’은 특종을 위한 욕망이 불법을 정당화할 수는 없음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