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깊어진 ‘폐교 윌셔학교’ 활성방안
‘살리는데는 찬성…유지하는데는 이견’
미국내 한인 민족교육의 전당인 남가주한국학원(이하 ‘학원’, 이사장 정희님)에 가면 이런 교훈이 적혀 있다. <한국인의 긍지를 가지자> <모국의 문화를 배우자> <훌륭한 시민이 되자>이다. 최근 학원의 산하 사립학교인 윌셔초등학교가 운영난으로 폐교 조치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따른 학원 경영에 대한 동포사회 공청회가 지난 20일 학원내 강당에서 한인사회 각계 인사100여명이 참석해 의견과 대안 그리고 장기적 발전을 위한 조언들이 쏟아졌다. 이날 LA총영사관의 황인상 부총영사의 사회로 진행된 공청회는 시종일관 열띈 분위기 속에서 약 2시간 30분 동안 이어가면서 모두 24명의 많은 발언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표출했다. 지난동안 한인사회에는 공청회 유사한 모임이 있었으나 대부분 논란으로 파행이었으나 이날의 공청회는 비록 찬반 양론이 대립 양상을 보였으나, 남가주 한국학원이 한인정체성과 뿌리교육의 도장이라는 공통점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기조에서 발언들이 나와 성숙하고 유익한 공청회 였음을 보여주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이날 공청회에서 각계 의견을 발표하기전 사회자인 황인상 LA총영사관 부총영사가 이날의 공청회 취지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발언자는 5분 이내로 발표”를 당부했다. 이어 정희님 이사장의 학원의 현항과 연혁 등을 간단히 설명했으며, 심재문 이사가 폐교에 따른 제3의 학교 임대 추진 경위에 대하여 현재 추진사항과 협의중인 사항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이자리에서 심 이사는 학원 건물 임차 및 장기 발전계획, 임차수입 재원활용 방안 등에 대하여 현재 주말학교 250여명 수업과 썸머스쿨 운용등에 제한이 없는 조건으로 새 임대자로부터 학교 건물 보수비 50만 달러 투자에 월 15,700 달러(년 17만 달러)로 리스 계약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현재 학원은 80만 달러의 융자금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향후 교사 처우 개선과 교재개발에 투자를 목표로 매달 기금 수입으로 유지비와 10년 후 페이먼트 상환 완료를 목표로 차후 빚없는 건물을 후손에게 인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손들 정체성과 뿌리교육 위해 살려야
이같은 학원 이사회 계획에 대하여 총영사관 측은 학원 부지와 건물을 한인 교육문화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그 첫째가 ①정부예산(교육부) 투입을 통한 LA한국교육원 별관으로 운영하는 것으로 이 경우 실제 시설 개보수 과정에서 교육원장을 포함한 한인 사회 단체 대표로 구성된 이사회 별도 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②한인사회 컨소시엄 형태로 모금을 통해 개보수 하고, 다른나라처럼 Korea House 형태로 활용하는 방안으로 이 경우에도 주요 한인 단체가 새로 구성되는 이사회 활동에 참여하여 한인사회의 대표성을 확보할 필요 제안했다. 그리고 현 한국학원 이사회는 토요 한글학교(주말학교) 운영에 중점적으로관여하기를 요망했다. 특히 김완중 총영사는 공청회 말미에 발언을 통해 “한국 정부에 학교 발전 지원책을 보고했다”면서 “주말학교 이외 시간은 공공 문화센터의 성격으로 활용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총영사의 발언 요지는 현재의 한국교육원과 문화원의 공간이 좁아 이 학교 공간을 별관용으로 운영할 경우 정부 지원 500만-1000만 달러까지 가능할 수 있다”면서 “또한 한인사회 각계와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을 할 경우도 지원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 두가지 경우에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별도의 이사회 구성이 필요하다”면서 “가능한 임기 중에 확실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의 공청회에서 표출된 발언에는 크게 두가지로 나뉘었는데 대부분 발언자들은 학원 운영을 한인사회와 한국정부에 개방해 함께 장기계획을 세워 나가자는 입장이고, 학원관계자들은 이사회가 정한 임대계획에 한인사회나 정부가 지원을 해달라는 입장이었다.
‘장기 청사진 ‘ 플랜부터 마련해야
이날 공청회 추진배경은 지난 지난 ‘85년 Wilshire Private School은 미국내 최초 한인 정규초등 학교로 설립․운영(1992-9년 멜로즈 중고등학교 운영)하였으나, 지속적인 학생수 감소, 학원 재정악화로 인해 지난 6월 4일 이사회에서 폐교 결정했다. 이에 따라 윌셔초등학교의 폐교 조치에 따른 건물 관리방안에 대한 한인사회의 총의 마련 필요하여 LA총영사관이 한인사회 각계 원로 및 학교를 사랑하는 모든분들의 참석 요망한다는 공지문을 보냈다. 이 자리에는 학원 관계자와 교사 학부모 등과 김완중 총영사를 포함해 교육계의 원로 노재민 선생, 전임 남가주한국학원 이사장 홍명기 박사, 전직 교장 박영남 광복회미서남부회장, LA평통 서영석 회장, 이규성 재미대한체육회장, LA한인상공회의소 다니엘 박 이사장, 스칼렛 엄 전LA 한인회장, 정재준 전 OC 한인회장, 오승걸 LA한국교육원장, 김낙중 LA한국문화원장, 박신영 LA총영사관 교육관 등을 포함해 한인 사회 원로들과 각계 전문인 봉사자들이 많이 참석했다. 이날의 공청회는 사전에 LA총영사관의 주도로 이뤄져 남가주한국학원 이사회가 마치 끌려가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학원 측은 누가 무어라해도 윌셔초등하교 폐교 조치에 따른 일차 책임은 면할 수 없기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46년의 역사를 지닌 남가주한국학원이 한국 정부로부터 350만 달러 지원과 동포사회로부터도 수백만 달러 도네이션에 불구하고 수년 전 멜로즈사립중학교 폐교와 이제 다시 윌셔초등 학교까지 폐교에 이르렀는데, 이날 공청회에서 어느 누구도 책임에 대한 사과 표명이 없었다는 점도 문제였다. 학원 이사회는 동포사회와 한국정부에 대하여 공식적인 사과표명을 하고 다시는 이같은 재정위기를 초래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해야한다. 남가주한국학원은 지난 10년 전과 20년전 각각 두번의 재정파탄 위기에서 동포사회와 한국정부의 지원으로 가까스로 기사회생했다. 이날 지난날 학원 위기 타파에 크게 후원했던 홍명기 전 이사장 은 마이크를 잡고 “우리는 두번의 위기를 이겨냈다”면서 “이번 세번째 마지막 기회를 살려 후손에게 뿌리교육의 전당을 마련하자”면서 “우리는 할 수 있다!(We Can Do It !)라고 말하자 모든 참석자들이 큰 박수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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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한국학원 살리는 공청회 발언 요지들
‘문제는 돈’… 재정플랜이 급선무
1. 우리는 유대인이나 일본의 교육 방식을 참고하였으면 한다. 지난번 멜로즈 중학교 폐교 당시의 문제점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2. 폐교 원인이 학생수 감소인데 앞으로 10년후를 내다보고 계획을 수립해야한다. 코리안종합문화센터로 활용 방안을 모색하자.
3. 기본적으로 남가주학원내에서 결정해야 한다. LA총영사관과 협력을 한다면 더 좋을 것이다. 남가주한국학원은 원칙적으로 우리의 언어와 문화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 장소에 고층건물을 건립해 활용하는 방안으로 자립형 건물을 구상해 보자.(박수) 현 운영진인 남가주한국학교 운영진에게 힘을 실어주자.
4. 이 학원은 한국인의 정체성과 뿌리교육을 위한 도장이다. 지난번 영사관저에서 모금활동을 할 당시 한 어린이가 돼지 저금통을 들고 와 기부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이같은 교육 전당을 살리기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모국 사랑하는 학생을 과연 누가 키워야 하는가. 만약 이 학교를 임대할 경우 뿌리교육과 정체성을 보장할 방안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재정자립을 위한 endowment제도화 해야 한다. 지난 2번의 학교 살리기도 성공 했는데 이번 세번째 다 합처 도전해보자.
5. 임대를 줄 경우 우리가 이 학교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가 없는 불편함이 생긴다. 오늘의 환경은 이사회가 재정운용을 잘못한 것 같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임대를 주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아는데, 우리가 뜻을 합쳐 우리 땅을 지킨다는 심정으로 이 학교를 문화교육센터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자. 그러기 위해 동포사회와 정부가 합심하여 종합센터 건립을 모색하자.
6. 오늘 공청회 순서가 잘못됐다. 모든 결정은 남가주한국학원의 책임이다. 한국정부의 한글교육 지원이 85%라고 하는데 그 지원금은 어디로 가는가. 주말학교 3시간을 위한 지원이 더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기부금은 그 자체로 선물이다. 기부금을 냈다고 어떤 권리를 요구한다면 그것은 기부금이 아니다.
7. 남가주한국학원은 무형의 교육자산이다. 지금까지 10만 여명의 학생을 배출해 미주류사회에 진출시켰다.이 곳은 한국얼을 이어주는 가교역활이다. 물질로만 보지 말고 한국인 인재를 키워주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8. 오늘은 대안 제시를 위한 공청회인 것으로 안다. 이미 제시된 안건 1항인 임대는 적절치 않고 2번과 3번을 고려해보자. 차세대를 위한 센터 활용에도 연구해보자. 정부 예산 투입을 위한 가능성도 생각해보자. 필요하다면 기금모금도 실시하자.
9. 우리 2세들의 꿈을 펼 수 있는 구체적 센터 설립이 필요하다.
10. 다시는 오늘과 같은 일이 발생해서는 안될 것이다. 사립학교 폐쇄 동기가 재정적 문제에서 기인된 것이니 전문성이 부족해서 일어 난 것 같다. 지혜를 모아 2번과 3번을 통합해서 정부 지원을 받는 방법을 모색하자.
11. 이번 계기에 소규모 단체들이 활용할 수 있는 문화센터 성격을 구상해보자.
12. 왜 그동안 이곳에 투자를하지 않았는지 문제다. 적어도 약 1,000만 달러 정도 투자하여 종합문화센터로 구상해보자.
13. 학교측이 제시한 임대 방안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 2번이나 3번을 종합하여 종합시설로 건립하는 방안을 고려 해보자. 그래서 한류도 이곳에서 기획하고 공연하는 방안도 모색하자.
14. 과거 김명배 총영사 시절에 학교 살리기 모금파티를 성공 시킨 사례가 있다. 이 학원은 2세교육을 위한 미주사회의 1호 학원이다. 이번 위기를 만났으니 모국 정부가 다시 도와주어야 한다. 이번계기에 학원의 빗청산 캠페인을 벌이자.
15. 학교를 운영할 전문인 영입으로 모색하고, 이사회도 개편하여 개방형으로 하는 것이 좋다.
16. 남가주의 유일한 민족 교육기관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
17. 이번 계기로 교사처우에 신경을 쓰자. 현재 주말학교 교사가 132명이 있는데 이중 무료 자원봉사자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희생적인 교사가 많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의 교사진들이 나가면 누가 이를 이어 갈 것인가. 차세대를 위한 교육에 우리 모두가 심각하게 생각하자.
재외동포재단도 한글교육 지원에 더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동포사회가 언제까지 손을 벌여야만 하는가. 현재 이사진들이 한번 신중하게 생각하라.
18. 오늘날 한국어를 모르고 자라나는 차세대가 너무 많다. 한글교육을 시키는 이런 교육기관이 많아야 한다. 현재 이사진이 생각하는 임대 운용은 좋은 방안이 아니다. 득지가들을 찾아 보자.
19. 우리는 이제까지 학원을 키워 온 운영진들의 고충을 모르고 있었다. 2-3번을 고려해보자. 그리고 이번 계기에 장기적 플랜을 세워보자.
20. 이번 사태는 한인 커뮤니티의 고질적 병폐를 보여준 케이스다. 한인사회는 돈이 모이는 곳엔 싸움이 있다. 한인회, 한인동포재단, 한인축제재단 등이 좋은 예다. 왜 남가주한국학원내의 사립학교가 폐교때 까지 이것이 사전에 공개되지 않았는지 문제다.
앞으로는 구조적으로 도둑질을 못하도록 정관을 개정해야 한다. 투명성 있고 깨끗한 시범적인 기관으로 변모해야 한다. 현재 상공회의소도 100명 이상의 이사를 두고 있는데 학원도 100명 이상의 이사를 두어 재정 염출을 도모할 수도 있다.
21. 월 15,000 달러 비용을 받고 임대를 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 스스로 자립할 수 없는 기관이나 단체에 지원은 불가하다.
22. 우리사회는 위기가 있을 때 이를 잘 넘겼다, 다시 애국심을 가지고 나가보자. 사립학교는 잘 운영해 연방정부로 부터 지원금을 받는 방안도 강구해보자.
23. 한인사회의 각계 전문가들의 영입과 여론 수렴을 잘 활용하자
24. 미국 공립하교의 이중언어 교육을 잘 이해하자. 코리아타운내 공립학교에 한인계 교장들이 많다. 이들의 조언도 기대해보자. 그리고 남가주한국학원이 좀 더 홍보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