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은 일손 달려 ‘아우성’
타운은 인건비 부담 일손 줄여
미국은 호황이지만 LA코리아타운은 극심한 경기침체로 아우성이다. 특히 타운내 식당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종전의 종업원들을 대거 줄였다. 많은 식당들이 손님들의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요즈음 타운내 식당들은 점심시간이나 저녁 시간 대에도 손님들이 많지 않다. 지금은 대형식당에도 종업원들이 부쩍 줄었고, 규모가 적은 식당들은 주인들이 직접 서브에 나서고 종업원도 한 명 정도로 두는 식당이 많아졌다. 또한 식당들도 점심시간을 끝내고는 저녁 시간대까지 휴무하는 곳도 많아졌다.
불황의 어두운 그림자 한인타운
지난 수년전부터 부동산 침체로 야기된 부동산 시장은 요즈음은 다소 회복기로 숨통을 트이고 있으나 코리아 타운내 자금 흐름의 젖줄로 알려진 자바(Jobber) 시장의 계속적인 침체로 타운 마켓과 식당가는 매상이 지난해에 비하여 30% 이상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식당이나 마켓들은 줄어 드는 매상을 막느라 각종 세일에 세일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타운 곳곳의 소매상도 계속 저조한 추세다. 최근 타운에 문을 연 무제한 고기집인 B식당은 지난주 목요일 점심시간대인 낮 12시 20분에 달랑 손님이 8명으로 한산했다. 서브하는 종업원도 달랑 한 명이었다. 인기 종목인 샤브야 식당도 힘들어 하고 있다. 수개월 전 오픈할 당시는 오래 기달릴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었지만 지금은 좌석을 채우기도 힘들어졌다. 한인 자바시장은 계속되는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인근 네바다주와 멕시코 등지로 진출하지만 그도 생각대로 여의치 않다는게 업체들의 이야기다. 최근 멕시코로 업체 공장을 이전시킨 업주 김 모씨는 “멕시코가 인건비가 싸다고 해서 진출했는데 생각보다 좋은 환경이 아니다”라며 “더군다나 이미 멕시코로 이전시킨 장비를 다시 미국으로 되돌리는 것도 힘들어 진퇴양난이다.”라고 말했다. 더욱 암담한 사실은 코리아타운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전망은 퇴색되는 바람에 한인 언론들의 보도도 비관적인 기사가 사회면과 경제면을 장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도 청년실업이 늘고 있는 상태로 동포사회도 다르지 않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젊은 한인계 변호사들 마저 벌이가 없어 터전을 잃고 있다. UC계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 중에 맥도날드나 서브웨이 등 레스토랑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한다.
식당 ‘점심에도 저녁에도 한산’
한인 사회는 장사가 안된다고 야단이지만 미국은 그야말로 경제 호황이다. 특히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실업률이 말해주듯 고용시장은 한마디로 ‘대박’이다. 미국 내 빈 일자리 수가 700만개(8월 말 기준)를 넘어섰다.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18년만에 최대치다. 실업자를 다 채용해도 빈자리가 여전히 90만개에 달할 정도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미국 기업이 사람을 구하기 위해 낸 채용공고 일자리 수가 8월 말 현재 713만 6000개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09만 2000개(18%) 늘었다. 반면 구직자(실업자) 수는 623만4000명에 그쳤다. 일자리와 구직자의 차이는 사상 최대인 90만 2000개에 달했다. 미국은 경기 회복에 힘입어 지난 3월부터 기업 등이 채용공고를 낸 일자리 수가 구직자 수보다 많은 상황이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민간부문 이직률도 전월과 같은 2.7%를 기록했다. 17년 내 최고 수준이다. 이직률이 높은 건 근로자들이 새 직업을 찾는데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직률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1.7%로 바닥을 친 뒤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미국에서 ‘고용 대박’이 이어지는 건 경기가 워낙 좋기 때문이다. 미 경제는 올 2분기 연율 기준 4.2% 성장했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3% 안팎의 성장이 예상된다. 잠재성장률(1.7~1.8% 추정)보다 높다. 실업률은 지난달 3.7%로 4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9월 산업생산도 전월 대비 0.3% 증가해 넉 달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미국기업들 인력수급 초비상
그러다 보니 미국 기업들은 인력난으로 아우성이다. 일부 업체는 제때 사람을 뽑지 못해 밀려드는 주문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이달 초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올렸다. 정치권의 임금 인상 압박도 있었지만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한 선제조치라는 분석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인력난이 미 경제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MUFG유니언뱅크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심해지는 인력난이 미국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최대 위협”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의 노동부 통계에 대해 트위터에 “믿을 수 없다. 놀랍다”며 “모든게 잘 돌아가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연방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미 중앙은행(Fed)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그는 “Fed가 너무 빨리 움직이고 있다”며 “(반면)물가 상승률은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2.2% 올라 전문가 예상치(2.3%)보다는 낮았지만 Fed 목표치(2.0%)보다는 높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꺾이는 걸 꺼리고 있다. 한편 지난주(~10월13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예상보다 더 감소했다. 연속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1973년 8월 이후 최저치 수준이다. 18일 미 노동부는 지난주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 수당 신청건수가 전주 대비 5000건이 줄어든 21만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21만 2000건보다 낮은 것으로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