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진들이 여론 아랑곳 않고 버티는 이유…
‘감춰진 비리 들통날까 두려워서?’
남가주한국학원 이사회(이사장 심재문)이 동포사회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LA총영사관이 주축이 되어 지난 16일 LA한인회관에서 LA한인회(회장 로라 전) 등을 포함한 한인단체들과 함께 개최한 3차 공청회는 한국학원 이사회 관계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유익한 결과 없이 일방적인 결의문 채택과 난상토론으로 후유증만 남겼다. 이와관련 동포사회 일각에서는 총영사관 등이 공청회에서 제기한 남가주한국학원 부지에 새로 ‘청소년 교육센터’(KAYEC) 건립계획에 대하여 차라리 이번 계기에 학원 이사회와 거시적으로 논의를 벌여 차제에 동포사회 숙원사업인 ‘한인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하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한편 LA시 도시 계획국과 관할 제4지구 데이빗 류 시의원 사무실도 한인사회의 학원부지 개발사항에 대하여 대처할 실질적인 대책에 들어갔다. <성 진 취재부 기자>
지난 16일 LA한인회관에서 개최된 3차 공청회를 위해 언론사에게 전해진 <청소년교육센터 (KAYEC) 건립 타운홀미팅 개최계획>에는 주최가 LA한인회, 남가주한국학원, LA총영사관 등 3개 기관 단체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3개 공동주최에서 남가주한국학원 측에서는 이사가 한 명(당연직 이사 박신영 교육관 제외)도 참석지 않았다. 다만 교육감과 일부 주말학교 교장들만이 참석했다. 더구나 이날 공청회 사회를 진행한 총영사관의 황인상 부총영사는 ‘학원 이사진들이 참석한다고 했는데 왜 불참인지 모르겠다’고 운을 떼우는 바람에 당연히 공청회 참석자들은 ‘한국학원 측이 공청회를 무시하고 있다’라며 성토했다. 이처럼 가장 중요한 시기에, 왜 당사자인 한국학원 이사들이 한 명도 참석을 하지 않았을까하는 문제다.
가당치도 않은 임대명분에 아연실색
현재 남가주한국학원 측은 지난 5월 윌셔초등학교 폐교와 관련해 학원 기능과 주말학교 운영 등을 위해 유사한 목적으로 사용하고자 G학교 측이 제안한 임대 계획안을 검토해왔다. G 학교 측은 한국학원측에 우선 50만 달러를 투자해 교육시설들을 개축하고, 토요일은 한국학원의 산하 주말 학교가 사용할 수 있고, 방학중 에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학원 측은 이같은 조건이면 학교 운영 사업 목적에 부합하고 만성적인 재정 결손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니게 되었다. 그런데 LA총영사관이 이같은 임대조건이 바람직하지 않은 계획 이라며 일부 단체장들과 커뮤니티 관계자들을 동원해 2회에 걸쳐 “간담회” “공청회”라는 명분으로 ‘사립학교 운영을 잘못한 현 이사진은 물러가고 새로 <뿌리교육 센터>로 활성화 시키자’라는 방향으로 강행 시켜 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학원 이사진은 한마디로 LA총영사관의 방향과는 전혀 다른 입장을 계속 보였다. 지난 16일 공청회 전날인 15일 한국학원 심재문
이사장은 LA총영사관의 박신영 교육관(한국학원 당연직 이사)으로부터 한 건의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학원 이사회는 내일 공청회에 와서 임대계약을 철회한다는 내용을 밝혀야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내용을 전해들은 이사들은 발끈했다. ‘어떻게 그런 조건을 사전에 내걸고 공청회에 오라고 하는 것인가’라며 전원 불참을 결정했다고 한다. 당사자 한국학원 이사진의 참여없이 지난 16일 진행된 공청회(타운홀미팅)는 LA총영사관이 주도하는대로 진행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아무리 공청회 명분이 정당하고 옳다고 하여도 절차 자체가 공정하지 않으면 좋은 것이 아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일부 단체장들이나 원로들 커뮤니티 각계 인사 또한 차세대들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부실운영 책임은 지지 않고 권한만 행세
이날 약 100여명이 참석한 공청회에서 한인사회 대표로 발언에 나선 로라 전 LA한인회장은 “이번 사태는 동포사회 전체의 무관심에서 나온 사태”라면서 “옳고 그름을 떠나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가주한국학원 이사장을 역임한 홍명기 M&L 재단 이사장은 “동포 사회가 피땀 흘려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왔던 윌셔사립초등학교가 폐쇄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지금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뿌리교육과 정체성 확립을 위한 뿌리 교육 센터 건립”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안국찬 선데이한국 사장은 “초창기 남가주 한국학원 살리기를 위해 1만 달러를 기부했다”면서 “처음 미국으로 이민와 뿌리교육 취지에 크게 공감해 당시 저에게는 매우 큰 돈인 1만 달러를 기부했었다”며 “하지만 이후 부실한 운영으로 윌셔초등학교가 폐쇄까지 되는 것을 보고 참담했다. 이 사진들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일갈하자 박수가 나왔다. 또한 LA한인상공회의소 박성수 이사장은 “아들이 윌셔사립초등학교를 졸업했는데 학교의 폐교 소식에 가슴이 아팠다”며, “폐교와 관련해 이사진들은 반성의 자세를 가지고 한인 커뮤니티 의견에 귀 기울여 해결책을 찾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 김완중 총영사는 “10명 이사 중 한명도 참석치 않은 것을 보고, 공직자 이전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 총의가 무시되어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낀다”면서 “이처럼 한국학원 측이 한인사회나 한국정부를 무시하고 이사진 자체가 미음대로 할 권리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규학교 마저 폐교시킨 한국학원은 이제 한개의 학교 일 뿐이다”고 전제하면서 “학교 자체 기능이 마감되어 주인인 한인사회로 환원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김 총영사는 “이같은 사태를 좌시하게되면 총영사로서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기에 정부 대표로서 용인할 수 없어 오늘처럼 한국학원 이사회가 한인사회 의견을 배척하고 독단적으로 사안을 처리하려고 할 경우 한인사회와 분규 상태에 있다고 판단해 한국정부에 남가주 한국학원을 ‘분규 단체’로 지정할 것을 건의하겠다”며 “그럴 경우 연간 28만 5,000달러에 달하는 정부 지원 또한 중단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그는 “이것은 싸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행동을 바라는 것이며, 이사진이 계속 권리만 주장한다면 한인사회가 이를 견제하기 위해 TRO등도 생각 할 것이기에 오늘 토론이 유익하게 결론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좌중에서 박수가 나왔다.
뱃짱부리는 ‘신용불량 학원’의 이사들
이에 앞서 한국학원의 당연직 이사인 박신영 교육관은 보고를 통해 “나의 공직생활 20년을 통해 한국학원의 사태는 ‘참담함’을 느끼게 만들었다”면서 “이사회에서 임대계획안 철회를 요청하면서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서 답변을 구했으나 충분한 답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김 총영사의 발언에 대하여 일각에서는 ‘공관장으로서 동포사회 공청회에서 정부 지원금을 두고 ‘말 안들으면 끊겠다’ ‘분규단체 지정’ ‘TRO 소송’ 등등의 언급은 적절하지 못한 처사’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또한 이날 공청회 개최안인 ‘청소년교육센터(KAYEC)건립계획’도 사전에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총영사관이 주도해 밀고 나간것도 문제였다. 특히 사전에 ‘뿌리교육 실현을 위한 남가주 한인사회 공동 결의안’을 논의도 않고 총영사관 측이 일방적으로 배포하면서 마치 결의가 된 것 처럼 포장을 한 것도 문제였다. 물론 현장에서 결의문 초안을 배포하고서 ‘여기에 동의하는가’를 물었으나, 그런 방식은 다분히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다. 정당하고 공정한 내용이라면 진행도 공정했어야 한다.
남가주 한국학원은 원래 1972년 무궁화학원으로 시작한 미주사회에 유일한 민족교육도장으로 육성되어 왔다. 이 학원은 한때 사립 윌셔초등학교와 멜로즈중학교 그리고 16개의 주말학교까지 운영하였으나, 1999년에 멜로즈중학교가 재정난으로 폐교되고, 올해 5월에 윌셔초등학교마저 역시 재정난으로 폐교되면서, 현재는 달랑 12개 주말학교만이 남았다. 12개 주말학교가 모두 현재의 남가주한국학원 부지에서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 분산되어 교육하는 실정이다. 이같은 학원재단이 재정난과 운영부실로 윌셔초등학교를 폐교시키면서 더 큰 문제는 앞으로 학교부지와 건물시설들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대두된 것이다. 운영주체인 한국학원 이사회 측은 코리아타운에서 사립 학교를 운영하는
G모 학교법인에게 10년간 월 15,000달러에 임대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임대계약의 체결 여부는 미정). 이같은 이사회 측의 방안에 대하여 LA총영사관과 한인사회는 임대계획 보다는 ‘뿌리교육센터’로 활용하자며 지난 16일 공청회까지 모두 3차에 걸쳐 실시했으나, 이사회 측은 다른 입장을 제시 하고 있으며, 지난 3차 공청회에는 아예 1명의 이사 조차 참석치 않고, 교육감과 일부 주말학교 관계자들만 참석해 공청회 의제와는 다른 일방적인 주장만 되풀이 하여 공청회 참석자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현재 한국학원의 부실운영의 책임을 지닌 이사회 측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사과 표명도 하지 않고, 한마디로 ‘학원 문제는 우리가 책임질 터이니 제 3자들은 간섭하지 말라’는 적반하장식으로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은 ‘지난동안 한국정부와 한인사회가 한국학원을 위해 후원한 수백만 달러에 대하여는 도와줘서 고맙지만 도네이션은 도네이션으로 끝나야지 도네이션했다고 행세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남가주 한국학원은 현재 한국정부에 95만 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 수년 전 한국학원은 운동장 구입비로 한국정부로부터 100만 달러를 지원받았는데, 이를 운동장 구입비로 사용치 않고 타목적으로 전용한 바람에 한국정부 측은 ‘사용목적 위반’으로 예산규정에 의거 환수조치를 통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학원 재단 측은 5만 달러만 반환하고 나머지는 지금까지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정부로 볼 때는 한마디로 “신용불량 학원”인 셈이다. 빚쟁이가 ‘배째라’ 하는 식이다.
한인 언론들 이사진’ 집단이기주의’동시 비난
지난 16일 공청회가 끝난후 한인사회 2대 일간지인 미주한국일보와 미주중앙일보가 이를 어떻게 보도했는지 요약해본다. 미주한국일보는 17일자에서 ‘뿌리교육센터로 개발·현 이사진 손떼라’ ‘공동결의서’ 공식 채택 서명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운영 부실로 폐교된 남가주 한국학원 산하 윌셔사립초등학교와 관련, 해당 시설이 한인 차세대 뿌리교육을 위해 활용될 수 있도록 ‘코리안 아메리칸 청소년 교육센터 (KAYEC·가칭)’를 건립 하고 폐교 사태에 책임이 큰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회는 시설 운영에서 즉각 손을 떼야한다는 강력한 한인사회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날 타운홀 공청회에는 정작 심재문 이사장을 비롯한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진들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아 한국학원 이사회가 한인사회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는 질타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미주중앙일보도 17일자에서 ‘윌셔초 교육센터 타운홀 미팅서 10명 모두 참석 안 해 거센 비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뿌리교육 실현을 위한 남가주 한인사회 공동결의안’은 ▶한인사회 및 한국 정부 회생 노력에도 (이사회의) 전문적 경영 노하우 부족과 교육질 저하로 윌셔사립초가 폐교한 점과 ▶한인 청소년 교육센터를 건립해 한인사회 공동자산이자 뿌리교육 실현의 장으로 대대손손 유지하기로 하고 ▶이사회의 윌셔사립초 임대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이사회는 기존 주말 한국학교 운영을 맡되 한인 청소년 교육센터 건립 및 운영은 건립 위원회에 이양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한인단체들은 만약 한국학원 이사회가 결의안을 수용하면 주말 한국학교 지원 확대를 약속하는 한편 한국학원 재무상황 투명공개와 감사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남가주한국학원 소재지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데이빗 류 시의원(제 4지구)은 지난 19일 본보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학원이 자리잡고 있는 지역은 ‘Park Mile Specific Plan’으로 여러가지 규제 조항이 있어 자체 조사와 함께 시 관계부처와도 긴밀한 논의를 지니고 있다”면서 “한인사회로부터 제기될 사안을 예상해 준비를 하고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