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장 제패 농심라면, 끝없는 야망과 도전의 결과물

이 뉴스를 공유하기

농심은 흡사 미주동포사회의 아마존?

농심라면이 지난 2005년 미국공장을 처음 설립한데 이어 수요증가에 힘입어 미 동부지역에 제2공장을 설립을 검토 하기로 했다. 현재 미국시장 1위인 마루찬은 3개, 2위인 니신도 2개 공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들은 멕시코와 브라질에도 공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농심이 미국시장에서 이들과 경쟁하고 중남미와 캐나다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제2공장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농심측이 동부지역에 공장을 검토함에 따라 과연 어느 지역이 낙점될지 한인사회의 관심도 뜨겁다. 농심 공장이 들어설 경우 한인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농심

지난 2005년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카운티 란초쿠카몽가에 라면공장을 세우고, 신라면, 육개장 사발면, 너구리. 짜파케티등을 미국현지에서 생산하기 시작한 농심, 농심은 지난해 말 란초쿠카몽가공장을 증설, 기존 5개 라인에서 1개 라인을 더 늘렸다. 농심은 추가로 1개 라인을 더 증설하려고 했지만, 카운티당국이 추가증설이 어렵다고 통보함에 따라 이참에 아예 미 동부지역에 새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월마트 코스코 등 대형 체인 발판 대성공

기존 미국공장은 2005년 12155 6스트릿, 란초쿠카몽가의 12.74에이커 부지에 건설되었으며, 2017년 9325 산타 아니타 애비뉴 란초쿠카몽가의 9.04 에이커의 물류창고를 오픈했다. 샌버나디노카운티가 평가한 이 부동산의 가치는 각각 3635만달러와 2250만달러로, 2개부동산의 가치가 약5800만달러에 달한다.

농심의 2018년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공장은 지난 2016년1억8천8백만개, 지난 2017년 2억1천5백만개를 생산했으며, 2018년에도 3분기까지만 1억7천8백만개를 생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중국공장은 하루 16시간 가동되는 반면 미국공장은 24시간 가동될 정도로 주문이 폭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공장은 1개월 평균 19.4일 가동됐지만 미국등 해외공장은 1개월 평균 21일 가동됐고, 연가동일수도 국내공장은 175일인 반면, 미국공장은 192일에 달했다.

생산량

농심의 5개 해외공장 중 중국내 4개 공장의 평균가동률은 최소 29.6%에서 최대 39.33%에 불과했지만 미국공장은 가동률이 76%로 거의 2배에 달했다. 한국 내 7개 공장 중 미국공장보다 가동률이 높은 공장은 81.7%를 기록한 경기도 평택의 포승공장 단 한개 뿐이며, 나머지 공장은 70%도 넘지 못했고, 일부공장은 가동률이 25.7%에 불과했다. 미국공장의 부하가 엄청나고 라인증설이 시급했던 것이다.

이처럼 미국에서 농심라면의 수요가 급증한 것은 지난 2013년 한국라면으로는 처음으로 월마트에 입점했기 때문이다. 월마트의 미국 내 매장만 4천여개, 여기에다 코스코, 크로거등 대형마트에 입점했고, 대형마트 입점이 이뤄지면서 비슷한 규모의 매장에서도 농심라면 공급요청이 잇따랐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농심의 매출은 지난 2015년 1743억원에서 2017년 2238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고 지난해 매출은 2500억원대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초대박을 친 것이다.

제2공장 증설 발표에 지역사회 유치 환영

마루찬과 니신의 가장 최근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미국시장점유율 1위 마루찬의 미국법인 매출은 농심의 3.38배, 2위인 니신의 미국법인매출은 농심의 2.98배에 달한다. 한때 3.7배까지 달했던 격차를 급격하게 줄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업체는 몇 개의 미국공장을 가지고 있을까? 마루찬은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버지니아주의 리치몬드, 텍사스의 백사르등에 3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니신은 캘리포니아주의 가데나 (삭제: 캘리포니아주의 치노) 그리고 펜실베이니아주의 랭카스터에 공장을 가지고 있다. 또 니신은 멕시코에1개, 브라질에 2개의 공장이 있다. 미국 내 공장수로 따지면 마루찬이 3개, 니신이 2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으며, 두 회사 모두 이중 1개 공장은 동부지역에 있는 것이다.

가동률농심이 제2공장 신설을 발표하면서, 아마존이 제2본사 건립예정지 물색을 발표하자 미국과 캐나다에서 무려 230여개 도시가 유치를 희망했듯, 한인사회에서도 과연 어디에 공장을 짓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인언론들은 각기 자신들의 사업지가 제2공장 예정지역으로 유력하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뉴욕지역에서는 뉴욕이나 뉴저지가 유력하다고 하는 가운데 워싱턴DC지역에서는 워싱턴인근지역을, 조지아주에서는 애틀란타 인근에 들어선다며 아전인수격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한인사회의 관심이 뜨거운 것은 농심 제2공장이 들어서면 인력채용이 늘어나면서 그 지역 한인경제가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조지아주와 알라마마주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들어서면서 애틀란타는 물론 알라바마주에도 작으나마 한인타운이 생겨나고 해당카운티 전체의 경제가 활성화됐음을 감안하면 한인사회에서는 치열한 유치전이라도 펼쳐질 기세다.

워싱턴DC는 교통지옥 – 북쪽이 유리할 듯

마루찬은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에, 니신은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에 각각 공장을 가지고 있다. 농심의 동부공장은 동부를 아우르는 동시에 캐나다를 커버해야 한다. 조지아 등 남부보다는 북쪽지역이 캐나다에 가깝다. 또 워싱턴DC인근이 미국최악의 교통혼잡지역으로, 미국동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핵심고속도로인 95번 도로를 타고가면 워싱턴DC인근을 지나는데 만 4-5시간이 걸리기 일쑤다. 그야말로 교통지옥이다. 워싱턴DC 인근을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보면, 워싱턴DC의 아래쪽 또는 북쪽으로 좁혀진다.

인구밀도는 남쪽보다 북쪽이 조밀하다. 캐나다 시장을 커버하기 위해서도 워싱턴DC의 북쪽이 유리하다. 물동량도 남쪽보다 북쪽이 많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95번도로의 워싱턴DC 인근지역을 벗어난 북쪽지역이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결국 펜실베이니아나 뉴욕-뉴저지가 가능성이 커진다. 이들 지역중 어느 카운티정부 가 농심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라면의 주요원료인 팜유를 농심이 말레이시아 4개 업체로 부터 주로 구입 한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할 점이다. 시카고선물시장을 통해 구입하는 소맥은 그렇다 치더라도, 팜유를 계속 말레이시아에서 구입한다면 항만과도 거리가 가까워야 한다. 미국에서 소맥구입이 힘들면 외국에서 들여와야 하고 이때도 항만이 필요하다. 내륙보다는 바닷가 쪽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2008년 보고서 ‘2015년 매출’예측 적중

농심은 1971년 미국에 처음 라면을 수출한데 이어 1994년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시장공략에 나섰다. 그 뒤 2002년에는 3400만달러, 2003년 3900만달러, 2004년 6100만달러를 달성했었다. 그리고 2005년 6월에는 미국제1공장을 완공, 본격적인 미국자체생산에 나서면서 신선한 라면 공급에 성공했다. 한 가지 재미난 것은 농심미주법인이 지난 2008년 8월 18일 작성한 ‘글로벌시장혁신전략’이라는 문건이 농심의 성장을 기가 막히게 적중시켰다는 점이다.

▲ 마루찬 미국공장

▲ 마루찬 미국공장

라면집단소송과정에서 지난해 11월 26일 캘리포니아북부연방법원에 제출된 이 문서에는 ‘농심아메리카의 연매출 추정치’가 제시돼 있다. 2005년 4월부터 12월까지의 매출은 6460만달러, 2006년은 7560만달러, 2007년은 826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2008년 매출은 8960만달러, 2009년 9730만달러, 2010년 1억560만달러등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농심아메리카는 연매출증가율[CAGR= Compound annual growth rate]이 8.53%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를 근거로 2015년에는 매출액이 1억5900만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본보가 농심의 2015년치 사업보고서를 통해 농심아메리카의 매출을 확인한 결과 2015년 매출은 한화 1743억여원이었다. 원달러환율을 1100원으로 계산하면 미화 1억5845만여 달러에 해당한다. 2008년 농심아메리카가 예측한 2015년 매출이 1억5900만달러였다. 농심아메리카가 7년 후의 매출 예측을 불과 0.34%의 오차로 적중시킨 것이다. 과히 기적적인 일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신기에 가까운 예측을 했던 농심아메리카도 그 다음해 매출은 적중시키지 못했다. 농심아메리카는 연간 8.53%의 매출신장을 예상했지만 2016년 매출은 2015년보다 무려 15%나 급증했던 것이다. 2008년 예측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이처럼 농심라면의 폭발적 성장이 미국 내 제2공장 증설을 이끌어 낸 것이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