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 주장하던 여권의 엽기적인 ‘내로남불’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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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더니…’
여기저기 심각한 파열음

몰락의 弔鐘이 울리고 있다

문재인적폐청산을 기치로 내걸며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여당의 잇따른 헛발질로 인해 몰락해 가고 있다. 최근 본국에서 드러나는 여권 인사들의 행태를 보면 박근혜 정부가 무색할 정도다. 사전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판사를 국회로 불러다 판결 청탁을 한 의원도 있다. 앞선 의원은 대통령의 아내의 가장 친한 친구이며, 재판 청탁을 한 의원은 시민운동가 출신이다. 전 정권의 비선실세 문제를 공격하며 정권을 잡고, 시민단체 출신들이 정권 요직에 있는 이 정권 입장에서는 가장 뼈 아픈 부분이다. 이것도 모자라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을 앞둔 이재용 부회장을 불러다 청와대에서 함께 산책을 하는 등 정권 3년 차에 접어둔 문재인 정부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여전히 북한만 바라보는 정부 입장에서는 탈출구가 없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이미 여당 중진의원들이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등 슬슬 레임덕 조짐이 보이고 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재판거래 의혹은 지난 정권 뿐만 아니라 현 정권 여당 내에서도 똑같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한다. 서영교란 이름이 미주동포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여당 내에서는 제법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게다가 본지가 수차례 지적했던 운동권 출신이다. 서 의원은 1964년 11월 11일 경상북도 상주군 생으로 이화여자 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대학 시절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했다. 특히 1988년부터 서울특별시 중랑구에서 10년간 무료 도서 대여실과 주부대학을 운영한 시민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춘추관장 등을 거친 뒤 2012년 제19대 총선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서울특별시 중랑구(갑)에 출마해 제19대 국회의원이 됐다. 이후 원내부대표 등을 역임했고 원내대변인을 맡았다. 2015년 4월, 새정치민주연합 전국 여성위원장에 임명됐다.

서 의원의 재판거래 의혹은 전날 검찰이 사법농단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추가 기소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검찰이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2015년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이었던 서 의원은 국회에 파견된 김모 판사를 통해 총선 당시 자신의 연락사무소장을 지낸 A씨 아들의 재판을 청탁했다. A씨의 아들의 혐의를 강제추행미수에서 형량이 낮은 공연음란으로 바꿔주고, 실형 대신 벌금형으로 선처해달라고 요구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1월 1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재벌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산책까지 하는 모습을 연출했는데, 그야말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불러 민원을 넣는 모습과 다르지 않은 구태다.

▲ 문재인 대통령은 1월 1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재벌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산책까지 하는 모습을 연출했는데, 그야말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불러 민원을 넣는 모습과 다르지 않은 구태다.

청탁을 받은 임 전 차장은 이를 A씨의 아들이 재판이 열린 서울북부지법의 문용선 법원장에게 부탁하고, 법원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도 청탁했다. 재판 과정에서 적용혐의는 달라지지 않았지만, A씨의 아들은 실형 대신 벌금형을 받았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벌어진 사법농단 및 재판거래를 앞장서서 비난했던 서 의원이 똑같은 짓을 벌인 셈이다. 국회 법사위원이던 서 의원이 현직 법관을 불러 지인 관련 재판을 언급한 게 사실이라면, 이는 박근혜 사법농단과 다르지 않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상고법원 설치 법안(각급 법원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박근혜 정부도 이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딜을 한 것이다. 그걸 모를 리 없는 서 의원 역시 법원을 상대로 재판 민원을 했다면 법원과의 ‘부당거래’를 자청한 것이나 매한가지다. 서 의원은 딸과 동생을 보좌진으로 채용해 논란이 되자 징계 직전 탈당했다가 복당한 전력도 있다. 그야말로 도덕성을 내세우던 운동권 출신의 민낯이 아닐 수 없다.

▲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 촉발

손혜원 의원은 전날 한 지상파 방송을 통해 자신과 관련된 재단·친척·지인의 명의로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에 있는 건물 9채를 집중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지역이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 건물을 사들여 시세차익을 노렸다는 내용이다.

손 의원은 전남 목포에 ‘문화재 거리’가 등록문화재가 되기 1년5개월 전부터 그 일대에 있는 건물 9채를 가족과 지인 명의로 사들였다고 한다. 집값이 세 배에서 네 배까지 올랐다고 한다. 이렇게 건물을 사들인 사람은 손혜원 씨 보좌관의 딸, 손혜원 씨의 조카, 손혜원 씨의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문화재단, 손혜원 의원의 보좌관의 배우자 등이다. 이 사람들이 ‘목포 근대역사 문화 공간’ 1.5km 안에 있는 건물을 사들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인 2017년 3월부터 문재인 정권이 부동산값을 잡겠다고 열을 내던 2018년 9월까지 1년 반 동안 사들인 것이다. 문화재청은 작년 8월 이곳을 ‘목포 근대역사 문화 공간’을 문화재로 등록했다. 국회 문광위 여당 간사인 손 의원은 어떤 식으로든 문화재 지정 정보를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

손혜원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내인 김정숙 여사와 숙명여고 동창이다. 손 의원이 국회의원이 된 데에는 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와 숙명여고 동기 40년 지기 친구인 것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손 의원은 각종 막말로 인해 정부와 여당에게는 X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말 최순실 사태의 핵심 인물인 고영태와 사진 촬영을 한 뒤에 ‘의인을 보호한다’고 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신재민 사무관에 대해서는 “자신의 구미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사람을 궁지로 몰고 인격살인을 서슴지 않았다”고 자유한국당은 비판했다. “분노를 넘어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했다.

손혜원 씨는 신재민 사무관을 향해 ‘도박꾼’, ‘돈 벌러 나온 것’,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 한다는 식으로 말했다. “지극히 주관적인 자신의 추측성 가시 돋친 악담을 여과 없이 퍼부었다”는 말이 나왔다. 손혜원 씨는 다음날 신재민 사무관의 자살기도 소식이 전해지고 논란이 되자 자신의 해당 글을 삭제하더니, 신재민 전 사무관이 본인 행동에 책임질 만한 강단이 없는 사람이라 더 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삭제했다고 했다. ‘강단이 없는 사람’이란 말은, 당신은 자살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용렬한 사람이 아니냐, 이렇게 힐난하는 것으로 들렸다.

▲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문재인의 끔찍한 삼성 사랑의 오판

정권 몰락의 조종이 울리고 있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참모들은 지난 정권과 다르지 않은 방법으로 문제를 풀려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1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재벌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산책까지 하는 모습을 연출했는데, 그야말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불러 민원을 넣는 모습과 다르지 않은 구태다. 친삼성 인사를 비서실장에 앉힌 것이 이은 또 하나의 참사다.

이 부회장이 대통령과 만남이 잦아지면서 어느 덧 이 부회장의 표정도 밝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한 ‘2019 기업인과 대화’ 행사에 참석해 “대한민국 1등 대기업으로서, 작년 숙제라고 말씀드린 ‘일자리 3년간 4만명’은 꼭 지키겠다. 이것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기업의 의무다. 개인적 이야기를 하자면 두 아이 아버지로서 아이들 커가는 것 보며 젊은이들 고민이 새롭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행사가 끝난 뒤 문 대통령과 함께 산책하면서 “지난번 인도 공장에 와주셨지만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도 한번 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얼마든지 가겠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죠”라고 답했다. 반도체 경기에 이재용 부회장은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죠”라고 답했다. 이를 듣던 최태원 SK 회장은 “삼성이 이런 소리하는 게 제일 무섭다”고 했고, 이재용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의 어깨를 툭 치며 “이런 영업 비밀을 말해버렸네”라고 말했다고 하는 등 농담까지 주고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것은 총 네 번 째다. 첫 번째 만남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9일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을 때다. 이재용 부회장이 그해 2월 항소심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다섯달 만에 첫 번째 공식행사에서 문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노이다 공장 준공 축하인사를 건넨 뒤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고 이 부회장은 “대통령께서 멀리까지 찾아주셔서 여기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됐다”다면서 “감사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고 청와대가 당시 전했다.

두 번째 만남은 지난해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기업인들과 함께 방북한 자리였다. 세 번째는 지난 2일 중소기업중앙회 신년회에 최태원 SK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재벌 총수들이 초청받았을 때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만남에서 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간의 대화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서는 그야말로 ‘말문’이 트인 것 같다.

재판중인 이재용 청와대 초청 투자격려

하지만 청와대가 이 부회장을 부른 것도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청와대는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해 부영, 대림 회장이 사회적 논란을 빚어 문제될 소지가 있어서 초대를 안 했는데, 이런 기준으로 따지면 이 부회장을 부른 것은 더 문제다. 지난 주에도 지적했듯이 이재용 부회장에 관련해서는 대법원 재판이 남아 있다. 더구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도 이제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또 다시 불러 투자를 격려한 것은 지난 정부에서 이 부회장을 청와대로 불러 민원을 넣은 것을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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