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박물관 건립안 또 전면수정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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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박물관에서 단독 박물관으로…

“정말, 한미박물관이 세워지긴 하나요?”

미주한인사회의 “최초의 이민박물관”으로 계획한 한미박물관이 LA코리아타운에서 수차례 약속대로 건립되지 못하고 “아파트 박물관”이란 오명속에 비판을 당해오다가 또 3년이 지난 오늘날에 와서는 또 다시 새로운 건립계획안을 진행한다고 하여 커뮤니티의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이제는 과연 ‘한미 박물관이 과연 건립되기는 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마저 생겨나는 실정이다. 이 박물관 계획은 6년 전인 2013년 4월 LA 시에서 불과 1달러로 코리아타운 중심가에 땅까지 제공받고, 게다가 350만 달러나 되는 시 지원금까지 약속했음에도불구하고 한미박물관 측은 커뮤니티와 동떨어진 채 표류하다가 또 다시 건립 계획안을 전면 개정하는 사태까지 직면했다. 전면개정에는 일반적인 발표와 달리 내막적으로는 현재 진행되는 시정부에 대한 년방 FBI 수사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성진 취재부 기자>

코리아타운에 거주하는 피터 김(80)씨는 “가끔 버몬트와 6가를 지나면서 저기 주차장 터전에 한미박물관이 세워지면 손자들 데리고 견학하려는 생각에 멋 있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그런데 또 다시 건립 계획을 연기한다니… 기자 양반 박물관 정말 올라가는거요”라고 물었다. 기자는 확실한 답변을 하기가 두려웠다. 많은 한인들은 기억도 나지 않겠지만 이 한미박물관 건립계획은 우리 미주이민사에 최대 수난인 ‘4·29폭동’ 다음해인 지난 1993년 비영리 단체로 등록하면서 ‘단독 건물의 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박물관을 건립해 한인 정체성과 수난의 역사를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정신을 보존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하지만 건립 계획은 10년이 지나서야 LA시당국이 지원 의사를 보이면서 급물살을 탔다. 지난 2010년에 버몬트와 6가에 있는 시유지가 박물관 후보지로 되면서 2012년에 에릭 가세티 시장과 허브 웨슨 시의장이 적극 지원에 나섰다. 당시 박물관 측도 힘입어 2012년에 LA시와 계약으로 지상 2층 지하 1층의 박물관을 건립안을 제출했다.

3년만에 또다시 건립계획안 마련

▲한미박물관은 지난 2013년에 본격적으로 건축 모형을 설계해 공개했다.

▲한미박물관은 지난 2013년에 본격적으로 건축 모형을 설계해 공개했다.

드디어 2013년 2월 22일에는 LA시의회에서 한미박물관 건립 지원안이 의결되었고 그해 4월에 LA시와 지상 2층, 지하 1층의 박물관 건물안(전시장과 250명 수용 강당)을 단돈 1달러로 50년 동안 부지 사용하며 2016년까지 완공하겠다고 LA시와 정식 계약을 맺었다. 그러면서 한미 인사 250여명이 모인 가운데 거창한 계약식까지 했다. 이렇게 되기까지 시당국을 상대로 미주한국일보가 시정치인들과 유지들과의 긴밀한 로비가 주효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부지에 삽질은 할 수 없었다. 건립 기금이 모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2년 후인 2015년에 느닷없이 건립 계획안이 변경되어 박물관은 7층 짜리 문화주상 복합센터로 할 것이라고 발표가 되자 일부에서는 “아파트 박물관”이란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박물관 건립 기금이 모아지지 앉자 궁여지책으로 나온 안이 7층 짜리 주상복합 건물을 세워 그 과정에서 2층 짜리 박물관을 세우고, 주상복합건물에서 나오는 이익으로 박물관 운영비도 뽑자는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반대도 있었지만 어차피 박물관을 지어야 하는 역사적 과제 앞에 그대로 밀고 나가자는 것이었다. 이같은 “아파트 박물관” 건립 계획을 밀고 나가던 박물관 측이 3년만에 또 다시 건립 계획안을 수정 하면서 ‘물가가 올라…’ 등등의 이유로 계획안을 전면 개정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미박물관 측은 커다란 실수를 하고 말았다. 미주한인사회의 최초의 박물관을 건립하면서 커뮤니티의 관심과 지원을 위한 공청회를 한번도 개최하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 한인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중의 하나가 바로 커뮤니티를 위한다는 명분의 각종 비영리 단체들이 많지만 이들이 커뮤니티 명분을 내걸고 하는 사업이나 활동에 공청회 등 커뮤니티 여론을 수렴하는 자세가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어울리지 않는 계획안’

지난 10일자 미주한국일보는 <한미박물관 ‘단독 건물’ 짓는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미박물관을 기존 복합문화공간 프로젝트 변경, 건축환경 급변으로 새 청사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물관 측은 또 이사진도 보강할 계획이고 디자인 확정 후 2021년에 완공을 목표한다고 덧붙였다. 기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그동안 야심차게 진행돼 온 한미박물관 프로젝트가 최근 건축비용 급상승 등 환경 변화로 당초의 플랜을 변경해 새로운 건립 프로젝트를 세웠다는 것. 한미박물관은 그동안 박물관 건립 이후 관리비 등의 충당을 위해 박물관 본관과 거주용 부속 아파트 건물을 포함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개발한다는 매스터 플랜을 바탕으로 추진돼 왔다. 한미박물관은 LA시로부터 50년간 부지를 장기 무상임대 받아 총 2만 9,000스퀘어피트 규모의 박물관 및 교육 시설과 함께 103개 유닛의 아파트 및 지하 주차장을 건설하는 방

▲한미박물관은 지난 2015년에는 7층 복합문화센터로 "아파트 박물관" 소리를 들었다.

▲한미박물관은 지난 2015년에는 7층 복합문화센터로 “아파트 박물관” 소리를 들었다.

안을 승인 받았다. 그러나 이같은 매스터플랜 프로젝트가 완성된 지난 2016년 이후 건설 환경이 크게 변한데다 시 부지를 이용할 경우 특별 임금(Prevailing wage) 지급 등 건축비용이 대폭 상승돼 당초의 프로젝트를 그대로 추진할 경우 엄청난 건축비용과 향후 관리비 사용 등의 문제에 직면해 왔다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에 직면한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지난해 이민역사 보존이라는 박물관의 본래 기능에 더 충실하고 용도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2만 스퀘어피트의 부지에 주거용 아파트 부속건물이 따로 없는 3층 규모의 한미박물관 건물만을 신축할 계획을 세우고 LA시에 새 프로젝트 재승인을 요청했다.

새롭게 추진되는 한미박물관의 설계 디자인은 오렌지카운티 박물관을 디자인한 전문 건축회사인 ‘모포시스(Morphosis)’의 한인 건축가 이의성 교수가 ‘서 아키텍트’(대표 서을호)의 오리지널 디자인을 토대로 해 오는 3월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이사회에 따르면 새로운 한미박물관 디자인에는 1층에 한국 정원과 이벤트장, 2층과 3층에 이민사 보존을 위한 전시 공간과 갤러리, 그리고 루프탑 가든까지 조성하는 방안이 포함될 예정 이다. 이같은 새로운 청사진에 따라 한미박물관은 디자인 및 인가 절차 등을 거쳐 내년 중 착공해 18~20개월 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미박물관 이사회의 이사진도 신입 멤버들을 보강했다. 현재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이사장에 홍명기 M&L 홍 재단 이사장과 부이사장에 장재민 본보 회장을 비롯 새로 영입된 림 넥서스 로펌의 존 림 대표변호사, 박노희 전 UCLA 치대 학장, 이의성 건축가, 안병찬 CPA 등을 포함해 케이 송 이사, 이헌자 이사, 미셸 문 이사 등 9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올해도 신임 이사 영입을 통해 총 11명으로 이사진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사회에 따르면 한미박물관 건립 프로젝트는 실제 건축예산 1,000만 달러를 포함한 총 예산 2,000만 달러 규모로, 현재 많은 한인 독지가들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총 약정액 890만 달러의 예산이 확보된 상태다. LA시정부에서도 350만 달러의 후원을 위한 예산을 확정했다. 이사회는 또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대해 후원 예산 요청 방안을 모색 중이다.

‘삽질도 못하고 허송세월’

지금 한미박물관 측은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대하여 후원 예산 요청 방안도 모색중이라고 했지만, 그것도 문제다. 아주 오래전에 한미박물관은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후원을 요청해 거액을 후원 받았으나 이러저런 명목으로 기금을 탕진해 주정부에는 “신용불량” 단체로 낙인이 찍혀 있는 상태다. 지난 14일자에 미주한국일보와 경쟁지인 미주중앙일보에 <한미박물관 6년만에 다시 원점으로>라는 기사에서 ‘박물관+아파트’ 프로젝트 건축비 상승에 ‘아파트 포기’라는 내용과 함께 ‘박물관 면적 절반 이상 줄고, 200만 달러 낭비·공기 지연으로 명분·시간·예산 모두 잃어버렸다’라는 기사가 실렸다. 기사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미국 최초의 한미박물관 건립안이 또 변경됐다. 2015년 한인사회 여론 수렴 없이 결정했던 ‘박물관+아파트’ 계획안에서 아파트를 포기하고 다시 박물관 단

▲지난 2015년 한미박물관 부지 결정과 건립계획을 발표한 관계자들

▲지난 2015년 한미박물관 부지 결정과 건립계획을 발표한 관계자들

독 건물로 짓기로 했다. 박물관 측은 건축비 상승 등에 따른 예산상의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2013년 단독 건물 첫 디자인 발표 후 설계안을 2차례 변경하면서 5년간의 시간과 수백만 달러의 예산을 허비한 책임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박물관+아파트 건축안’은 박물관 완공 후 관리 및 운영 예산 마련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박물관은 2층으로 짓고 건물 남·서쪽 2개 면에 ‘ㄱ’자 형태로 아파트 건물을 붙여 2층부터 7층까지 103개 유닛을 건축할 계획이었다. 이때문에 박물관 활용 면적이 40%로 줄어들어 박물관이 아니라 ‘갤러리 아파트’라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박물관 측은 계획안을 강행해왔다.

그러나 운영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지으려던 아파트는 역설적으로 ‘예산’ 때문에 포기하게 됐다. 박물관 측은 아파트 계획안 발표 당시 3500만 달러에서 시작했던 공사 비용이 지난해 5000만 달러를 넘어섰다면서 아파트를 짓는다 해도 100% 입주한다는 보장도 없어 이사회는 (아파트 건축안이) 타산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수정되는 단독 박물관은 2층에서 3층으로 1개층 더 증축되지만 전체 면적은 첫 단독 건축안의 절반 이상 쪼그라들게 된다. 이 역시 건축 예산 때문이다. 박물관 측에 따르면 수정된 건평은 1만 4000여 스퀘어 피트로 첫 단독 건설안의 3만 2031.65스퀘어피트 보다 56% 줄었다. 부지 2만 4500 스퀘어피트 위에 1만 스퀘어피트는 정원으로 꾸미고 나머지 1만 4000스퀘어피트에 3층 단독 건물이 지어진다. 1층은 로비와 이벤트용 공간을 짓고 2·3층에 전시용 공간이 들어선다. 옥상에도 정원이 조성된다.

크기 줄었지만 수장고 들어서 천만다행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단독 건물로 다시 수정되면서 수장고가 들어서게 된다. 그동안 박물관 측은 ‘개발비가 많이 든다’는 이유로 일축해왔으나 박물관측은 “박물관의 전체 크기는 줄어들었지만 수장고를 짓게돼 박물관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박물관이 단독 건물로 변경돼 6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온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결과적으로 명분도, 시간과 돈 등 실리도 잃게 됐다. 박물관 측은 단독 건물에서 박물관+아파트로, 다시 단독 건물로 변경하면서 단 한차례도 공청회를 열지 않았다. 한인사회 의견 수렴없이 ‘9인 이사진’이 미국 최초의 한인 박물관의 앞길을 결정해왔다. 한인사회의 이익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설명은 ‘근시안적 계획’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예산상 손해도 막대하다. 2차례 계획변경으로 디자인 등에 지출된 예산은 200만달러 정도다.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재산상의 피해도 있다. 만약 첫 단독 건물안을 고수했더라면 지금보다 훨씬 더 적은 예산으로 더 넓은 박물관이 이미 완공돼 한인사회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을 터다.
6년의 시간도 허송세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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