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활한 황교안, 그가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이유와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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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에 오른 황교안의 ‘龍트림’
‘머리부터 발끝까지…가증스런 의혹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드디어 ‘링’에 등판했다. 여의도 정치권에선 황 전 총리의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며 몸값을 한껏 끌어올린 황 전 총리다. 친박과 비박, 각 진영 당권주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본격 견제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고건 전 총리 등 관료 출신으로 정치판에 뛰어들었다가 별다른 성과 없이 물러섰던 과거의 사례와 어떤 차별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대선에서 보수 세력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게 보수의 맹주 자리를 허락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은 정치 신인의 한계를 여지없이 드러내며 중도하차했다. 황 전 총리 또한 반 전 총장과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반 전 총장은 본국 귀국 때부터 세상 물정을 전혀 모르고 귀족처럼 사실이 여과없이 언론에 공개되며 국민에게 의구심을 줬는데, 평소 황제 의전으로 구설에 많이 올랐던 황 전 총리는 그것보다 더 큰 구설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조심한다지만 의전을 받아왔던 습관은 고치려 한다해서 고쳐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황교안1`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강력한 대항마로 추앙받았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국민들의 기대감이 한창이었던 1월 12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반 전 총장은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내세우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자택으로 돌아가는 퍼포먼스를 기획한 바 있다. 그는 귀국 후 인천국제공항에서 7500원 짜리 공항철도 표를 구입하며 무인발매기에 1만원 권 지폐 2장을 한꺼번에 넣으려는 모습이 포착돼 ‘서민 코스프레’라는 논란을 자초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직후 생수를 구입하는 모습도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공개된 동영상에는 반 전 총장이 인천공항에서 나와 공항철도를 이동하는 과정에서 편의점에 들른 모습이 담겼다. 매장 냉장고를 연 반 전 총장은 생수를 고르는가 싶더니, 프랑스 생수 ‘에비앙’을 먼저 집었다. 그리고는 에비앙을 오른손에 쥔 채 비슷한 포장의 국내 브랜드의 생수를 하나 더 꺼냈다.

반기문 전 총장이 두 생수를 살펴보며 “이게 우리 생수지”하는 목소리도 영상에 담겼다. 이 영상을 공개하며 뉴스1은 “프랑스가 수원지인 생수를 먼저 집어 들었다가 당황한 보좌진에 의해 국산 생수로 교체하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해프닝으로 인해 적어도 서민의 삶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대중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본지도 몇 차례 비슷한 보도를 했지만 이런 면에 있어서는 황 전 총리가 반 전 총장보다 둘째가라면 서러울만한 에피소드가 많다.

황제 의전 논란

2016년 3월 당시 황 전 총리는 공식일정이 없는 날 KTX 열차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플랫폼까지 관용차를 타고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열차시간에 맞춰 뛰어오는 탑승객들을 양복을 입은 경호원들이 막아섰다. 당시 코레일에서는 서울역 플랫폼 일부 공간에는 차량이 진입할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황 총리와 같은 열차에 탑승했던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2016년 12월 서울 동작구 대방동 임대 아파트 민생방문 과정에서 ‘국무총리가 온다’는 이유로 입주자들이 주차해놓은 차량들을 옮기는 일이 벌어졌다.

구청직원이 아닌 경찰관이 출동해 주차지도를 했으며, 주민들은 급하게 차를 옮기면서 ‘기가 막힌다’는 반응을 보였다. 총리실에서는 “관리사무소 측에서 자체적으로 신경을 쓴 것이다. 곤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외에도 의전차량을 버스정류장 근처에 세우기 위해 버스를 내쫓아 승객들이 추위에 수십분간 떠는 일이 있는가 하면,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열린 훈련병 수료식 행사 장소를 경호상의 이유로 야외로 변경해 장병들과 가족들이 영하 13도의 추위에 떨기도 했다. 박근혜 탄핵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맡게 된 황 전 총리는 ‘대통령 권한대행’ 기념시계를 만들었다가 의전시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비리 의혹

반 전 총장이 최종적으로 넘지 못한 것은 결국 검증의 벽이다. 반기문 전 총장이 본국에 복귀하기 전부터 23만불 수수의혹으로 생채기가 났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을 더욱 당혹스럽게 만들었던 본지의 조카 관련 의혹이었다. 뉴욕 맨해튼 부동산투자회사에 재직하던 반주현씨는 2014년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복합빌딩 ‘랜드마크72’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카타르 국부펀드의 한 관리에게 50만 달러(6억원)의 뇌물을 건네려 한 혐의로 지난해 1월 미국 사법당국에 의해 기소됐다.

랜드마크 72는 고 성완종 회장의 경남기업이 2011년 10억 달러를 들여 지은 72층짜리 초고층 건물이다. 2013년 유동성 위기를 맞은 경남기업은 회사 고문이자 반 전 총장의 동생 반기상씨를 통해 반주현씨의 회사와 매각 대리 계약을 맺었다. 반주현씨는 카타르 투자사에 건물을 매각하기로 하고 뇌물을 건네고, 매각이 종료되면 추가로 200만 달러를 주기로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동 관리의 ‘대리인’을 자처하며 돈을 받아간 말콤 해리스라는 인물은 돈을 전달하지 않고 본인이 흥청망청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반주현 씨는 지난해 9월 공모와 해외부패방지법이 유죄가 인정되어 징역 6개월을 선고 받았다. 반 전 총장은 본지 보도 이후 조카에 대한 의혹이 점차 커지고 결국 자신이 연루되어 있을지 모른다는 본국 보도가 잇따르면서 대선 출마를 포기했다.

한국당황교안 전 총리 역시 개인적 검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본인은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을 하는 동안 2번의 청문회를 통과했기 때문에 검증이 끝났다는 입장이지만 정치인으로서의 검증은 이보다 더 혹독하다. 당장 그는 병역면제와 관련된 더 혹독한 검증에 휩싸일 것이고,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로 일했다는 원죄론이 불거질 것이다.

황 전 총리는 대학 재학 시절인 1980년 7월 ‘만성 담마진(두드러기 질환)’을 이유로 5급 전시근로역(당시 제2국민역) 판정을 받으며 현역 입영 대상에서 빠졌다. 만성 담마진으로 인한 병역면제는 희귀 사례다. 2002년부터 10년간 징병 신체검사를 받은 365만명중 만성 담마진으로 면제받은 이는 4명뿐이고 대한민국 군대 역사상 담마진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거나 복무중 의병 제대를 한 군인은 고작 20명 내외다. 확률상으로는 대략 100만분의 1 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해 황 전 총리는 2017년 2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군대에 안 간 것이 아니라 못간 것이다. 아파서 못 간 것이 정말 죄라고 한다면 안타까운 말씀”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2015년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때도 논란이 됐다. 특히 만성담마진 최종 판정(1980년 7월10일)이 나오기 전에 병역면제가 결정(1980년 7월4일)된 게 논란거리였다. 국방부와 황 전 총리 측은 빈칸으로 뒀던 서류에 뒤늦게 적은, 단순 행정상의 실수라고 설명했다. (이 문제는 황전총리가 본격적인 대선레이스에 올랐을 때 후보 검증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다를 것이다)

제2의 이회창설도

하지만 황교안 전 총리와 관련된 의혹은 이게 아니다. 당장 그의 장인이 대표로 있는 방산비리 업체와 관련한 의혹들이 있다. 이 부분은 본지가 조만간 단독으로 보도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종교편향 등 넘어야 할 산이 한 둘이 아니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곳은 다름 아닌 자유한국당 내부다. 당내에서는 여전히 황 전 총리에 대해 ‘반기문 전 총장과 다를 바 없다’며 공격하는 인사들이 있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본국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 전 총리는 (친박계로부터) 탄핵 때 뭘 했느냐는 질문, (비박계로부터) 울트라보수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을 수 있다”며 “예민한 입장 때문에 양쪽(친박·비박) 모두 외면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박근혜 시즌2’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는데 오히려 ‘반기문 시즌2’가 되는 게 아닐지 우려된다”고 했다.

역시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고심 중인 비박계 주호영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기문 전 총장이나 고건 전 총리 예를 많이 보지 않았냐”며 “어느 한 세계가 밖에서 보면 쉬운 것 같지만 내공이 깊이 안 쌓이면 결코 견뎌내거나 인정받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반기문 전 총장과 황 전 총리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에 들어온 것 자체가 반기문 전 총장과 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반 전 총장과 연관시켜서 생각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황 전 총리가 이회창 전 총리와 닮았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이 전 총리는 대법관 시절의 ‘대쪽’ 이미지로 김영삼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내고, 신한국당에 입당해 96년 총선에서 신한국당 선대위 의장으로 선거를 지휘했다. 이후 여론조사 1위 지지를 바탕으로 이듬해 신한국당 총재로 당권을 장악하고 대선후보까지 파죽지세를 달렸다. 그런 점에서 같은 법조인-총리 출신인 이회창 전 총리는 그의 롤모델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도 황 전 총리에게는 부담이다. 이 전 총재는 아들의 병역비리 논란에 휩싸이며 낙마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14일 “국민에 대한 의무를 다하지 못한 사람이 대통령이나 중요한 국가적 리더의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17일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도로 병역비리당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회창 전 총재도 아들 병역 논란으로 대통령이 되지 못했는데, 황 전 총리는 본인 문제 아니냐”며 “설사 정상절차였다해도 군면제는 당으로서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황 전 총리 측 관계자는 “과거 청문회 때도 극심한 공세에 시달렸지만, 군의관까지 나와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며 “이미 판명 난 사안을 물고 넘어지는 건 지나친 인신공격”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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