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미북정상회담 엇갈리는 외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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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교의 결실을 김정은과 담판에서 찾는다”

트럼프는 ‘문’ 안으로
김정은은 ‘문’ 밖으로

도널드 트럼프 취임 2주년을 맞은 20일 트럼프 행정부는 2월말 제2차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정책을 평가한 ‘경과 자료(Fact sheet)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의 시작을 불러일으킬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무기 실험 중단과 1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 등이 긍정적인 변화였다고 자평하면서 유엔 제재를 통과시키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이 컸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지를 위시해 뉴욕타임스 등을 포함한 외신들은 ‘북한이 비핵화를 진전시켰다는 확신이 없다’면서 제2차 미-북정상회담도 전망이 밝지 않다’고 전했다. 미북 제2차 정상회담을 앞둔 주요언론들의 보도와 분위기를 짚어 보았다. <데이빗 김 객원기자>

미국과 북한은 제2차 정상회담을 위해 지난주 북한의 김정은 특사인 김영철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을 통해 트럼프대통령과 마이클 폼페오 국무장관이 면담을 통해 오는 2월말 2차 미북 정상 회담을 확정했다. 구체적인 날자와 장소도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인 발표는 미루어 졌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 스웨덴에서 미국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의 일행이 열린 실무협상이 21일 끝났다. 당초 22일까지 이어질 예정이었다.
현재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염두에 두고 북한과의 협상을 최대한 높혀 재선 고지 탈환을 모색하고 있지만, 북한의 김정은은 이같은 트럼프의 속셈을 뚫고 제2차 미북정상 회담을 이용하려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은의 애매모호한 신년사의 1인치

정상회담

▲도날드트럼프 대통령(왼쪽)이 북한 특사로 온 김영철 부 위원장(오른쪽 4번째)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지는 지난 18일자 ‘제2차 정상회담의 위험성’(The dangers of a second North Korea summit)이란 제목의 논설을 통해 트럼프의 외교는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번 1차 싱가포르에서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은으로부터 비핵화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은 얻어냈으나 실질적인 빅핵화의 진전은 없었다. 이 신문은 북한은 지난 13개월 동안 핵이나 미사일 시험을 삼가고 있다면서, 한편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더이상 핵무기를 생산, 시험 또는 증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되풀이 주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정권은 핵탄두와 미사일의 무기고를 포기하겠다는 명확한 성명서를 밝힌적이 없다. 김정은의 연설에서는 다시 평양의 강경책으로 돌아갔다는 점을 볼 수 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때까지 비핵화 등 어떤 단계를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반도에서 비핵화의 선결 과제로 주한미군의 철수와 미군 자산(샤드 등)의 철수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마도 트럼프는 김정은의 친서를 그대로 믿는 위험을 지닐지 모른다. 그 위험 요소는 김정은이 두 번째 정상회담을 이용하여 트럼프로부터 큰 양보를 받아내기 위한 술수를 쓸 것으로 보아 빛좋은 개살구가 될 공산이 커졌다. 우리는 폼페이오 같은 트럼프의 조언자가 대통령의 무모한 행동을 자제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지만 대통령이 최근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결정한 것 처럼 트럼프의 독단에 염려를 표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평가하여서라도 미국-북한 협상 재개를 환영해야 한다. 단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ABC방송도 북한이 2차 정상회담을 수락했으나 아직껏 비핵화에 대한 어떤 진전에 확실성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2주년에 밝힌 기자회견에서 언론엔 보도되지 않고 있지만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은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여러 사안들에 대해서도 대화를 하고 있다며, 엄청난 진전을 이뤘지만 불행히도 보도되지 않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는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무대에서 미국의 지도력을 회복하고 미국 우선 주의를 증진시키고 있다며 북한 문제에서 거둔 성과를 내세웠다. 그러면서 1차 미북정상회담 이후 두 정상이 서한을 주고 받았고 양국의 고위급들도 만났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들(actions)로 인해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했으며, 6·25 한국전쟁 포로와 실종자들의 유해도 미국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상회담 이전에는 북한에 대한 역사적인 유엔 제재를 통과시키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이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비핵화 증거없이 말로만…”진전없는 진전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북한은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한 차례의 핵 실험을 감행한 바 있다. 이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는 2017년 한 해에만 4건의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했다. 이후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개최했으며 다음달 2차 회담을 앞두고 있다. VOA방송은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제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실행에 옮길 때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 과정이 오래 걸리는 과정인 만큼 그동안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역량을 낮추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폼페오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약속을 이끌어내기 위해 북한과 일하는데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면서, “이제는 이를 수행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국의 싱클레어 브로드캐스트 그룹과의 인터뷰에서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고 있는 북한과의 대화를 여전히 낙관해야 할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일부 비평가는 미국이 (북한에) 너무 많은 걸 줬다고 하고 많은 비평가는 충분히 주지 않았다고 말한다”면서 이렇게 답했다. 이어 “비핵화 이행 과정은 오래 걸린다는 점을 언제나 알고 있었다”며 “그렇게 하는 동안 반드시 위험을 낮출 필요가 있고 우리는 그것을 했다”고 말했다.
폼페오 장관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런 것들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 미국을 위협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런 위험을 낮추고 북한의 관련 프로그램 확장 역량을 낮추기 원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도록 하는데 이런 대화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섯명의 전임 대통령들도 같은 시도를 했는데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믿을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 “북한 지도자가 미국 대통령을 만나 눈을 똑바로 바라 보며 ‘그것을 하겠다’ 말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2차 미북정상회담이 2월말에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많지 않다. 현재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 간 대화 라인이 가동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간접대화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비건 대표와 최선희 부상이 2박 3일 간 같은 장소에 머물며 머리를 맞대고 회담한 것도 전례 없는 일이다.

“김정은 눈뜨고 트럼프에 말했다” 약속 믿어

미북 2차 정상회담의 성패는 양측이 이 문제에서 접점을 찾을지 여부에 달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여러 차례 친서를 주고 받은 것도 이와 관련한 조율이 목적이었다. 또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의 김영철 부위원장 면담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간접대화에서 이룬 성과를 확인하는 절차였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리고 미국이 대북 상응 조치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기 추가 생산을 막고, 미국민의 안전을 담보하는 조치를 우선 논의할 것임을 밝혔다. 현재 핵 동결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폐기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건, 미국이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의미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뿐 아니라 “다른 많은 것들에 대해서도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미-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 방안이 논의 중임을 내비친 것이다. 여기에 미국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상응 조치로 검토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과 남북한 세 나라의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지난주 스웨덴에서의 미북 실무자 이외에 한국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최 부상은 협상장에 2시간 정도 더 머물러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대표가 최 부상이 남북간 논의도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스웨덴 실무회담은 지난 몇 달에 걸친 물밑접촉과 정상 간 친서를 통한 큰 틀의 합의를 토대로 이뤄진 것이다. 따라서, 세부 사안에 대한 협의만이 남았고, 이 때문에 2월말을 회담 날짜로 잡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양측은 실무회담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정상 간 담판을 통해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불럼버그 통신 등을 포함한 외신들은 2차 회담 장소로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가 유력한 가운데 휴양도시인 다낭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이 2월 설 연휴 이후 베트남을 국빈방문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어 주목되기도 하다. 북한과 베트남은 ‘사회주의 형제국가’로, 내년에 수교 70주년을 맞게 된다.

핵무기 생산 동결 결과는 정상간 담판에서

이처럼 북미 2차 정상회담의 기본 얼개가 잡히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협상 전략이 미묘하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대북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18일 김영철 부위원장과 만나기직전 미국 미디어 그룹 ‘싱클레어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비핵화가 긴 과정이 될 것이라는 점을 항상 알고 있었다”며 “그것을 하는 동안 위험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최근 ‘협상 도중 핵동결’ 시나리오를 보도한 것도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과 맞물려 주목된다. NYT는 북미협상과 관련해 브리핑을 받은 수개 국가의 관리들을 인용,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이 핵연료(nuclear fuel)와 핵무기 생산을 동결할지가 북한과 논의 중인 한 가지 주제”라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일종의 초기 잠정조치로서 핵물질과 핵무기 생산의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에 더해 핵무기고 증강을 위한 핵 활동을 우선적으로 중단하는 것을 주문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현재 스웨덴에서 북미 협상 실무자들이 논의했던 비핵화-상응조치 조합 맞추기도 이같은 초기적 잠정조치들을 담은 ‘1단계 방안’ 합의를 겨냥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핵화 협상 과정이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고 일차적으로 ‘핵동결’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 폐기’와 같은 잠정조치를 이끌어내는 데 협상력을 모으고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미국을 위협했던 북한 핵·미사일 시험이 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그 위험을 줄이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확장 능력을 줄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비핵화 협상 자체가 ‘지난한 과정’이 될 것으로 보고 우선적으로 미국이 직접 위협으로 느끼는 핵과 ICBM 역량을 ‘동결’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 협상을 진행할 것임을 시사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11일 폭스뉴스에 나와 “미국민의 안전이 최우선 목표”라고 언급한 것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변핵시설 폐쇄 대가는 대북제제 완화

물론 폼페이오 장관이 근본적으로 비핵화 목표를 궤도 수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폼페이오 장관은 여전히 잇따른 언론 인터뷰에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궁극적 목표임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협상을 어떤 식으로든 성공시켜야 할 책무가 있는 폼페이오 장관으로는 결국 ‘단계적 접근’이 불가피하다는 인식 속에서 서로가 ‘윈-윈’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 ‘딜’을 하는 쪽으로 전략적 유연선을 발휘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으로서는 본토의 중대한 위협이 되는 ‘핵을 탑재한 ICBM’이 더이상 시험 발사되지 않고 추가로 제조되지 않는 상황을 조성하는게 가장 긴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년을 맞아 정치적으로 부각하고 있는 ‘외교적 치적’과 연관돼있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시절 최고조에 달했던 북핵 위기가 자신의 집권 이후 ‘대폭 해소’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트위터에서 “지금과 비교할 때, 오바마 정부 말기에 우리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실제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와 ICBM 폐기를 대가로 개성공단·금강산 재개 등 일부 제재완화를 해주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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