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근대역사문화 공간 문화재 지정 전…’
핀셋으로 쏙쏙 뽑듯이
알짜배기 부동산 매입 완료
국회의원이란 직위를 악용, 부동산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의원이 지난 2017년 조카 손소영씨와 손장훈씨등이 목포지역의 부동산을 매입할 때와 그 전후에 목포를 방문했음이 공식 확인됐다. 본보가 손 의원의 2017년 정치자금 수입지출내역서를 확인한 결과, 손 의원은 2017년 목포를 최소 4차례 이상 방문했으며, 이중 1차례는 조카의 매매계약당시이며 나머지 한번은 매입 1주일 전 또는 매입 10일 뒤로 드러나 사실상 매입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손 의원은 이당시 목포를 집중 방문하며, 숙박비와 교통비, 간담회비등을 자신의 정치자금 후원금으로 충당한 사실도 드러났다. 손 의원은 또 2017년 12월 통영을 방문, ‘자신이 임금을 지불 했다고 밝힌 장인’들을 만났으며 이때 식사비용도 후원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 의원은 국회의원 직위를 이용, 부동산투기를 했을 뿐 아니라 정치자금 후원금으로 땅을 보러 다니는 후안무치한 행각을 일삼아 왔던 것으로 드러나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손혜원의원의 목포지역 부동산 매입 실태를 짚어 보았다.
안치용(취재부기자)
‘목포사랑’을 외치며 친인척과 지인, 재단명의로 목포 구도심의 부동산을 지난 2017년부터 최소 22채 이상 매입한 손혜원의원, 목포 구도심은 지난 2018년 8월 6일 목포근대역사문화 공간이라는 등록문화재로 지정됐고, 손 의원 측 소유부동산 22채 중 16채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 전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손 의원 측이 목포 구도심 알짜배기를 대거 사들인 뒤 국회의원 직위를 악용, 이 지역을 문화재거리로 지정되도록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손 의원 측은 자신의 조카들이나 보좌관등의 목포 구도심매입은 자신과는 상관이 없으며 자신은 2018년 이후 나전칠기박물관을 이전하기 위해 재단을 통해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카들 부동산 매입 시 직접 현지방문 지시
그렇다면 2017년 조카들과 보좌관의 남편 등을 이용해 구입한 부동산과 손 의원은 무관한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무관하지 않다’이다. 본보가 2018년 1월 30일 손혜원의원의 회계책임자 김모씨가 서울 마포구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한 ‘2017년 정치자금 수입지출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손 의원은 조카들의 목포구도심 부동산 매입계약 때와 계약전후에 목포를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손 의원이 조카들이 매입할 부동산을 직접 고르고 계약도 도왔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손 의원 측이 이 지역 부동산을 가장 먼저 매입한 것은 지난 2017년 3월이다. 부동산등기부등본 확인결과 손 의원의 조카인 배우 손소영씨가 목포시 대의동1가 5-7의 부동산을 매입한 날짜는 2017년 3월 25일이었다. 손 의원의 2017년 정치자금 수입지출내역을 보면 손 의원은 2017년 3월 18일과 19일 최소 이틀간 목포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카 손소영씨가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하기 일주일전 목포를 방문, 사전에 조카가 매입하려던 부동산을 둘러봤다는 정황이 성립된다. 손 의원은 2017년 3월 18일 의원출장숙박비 명목으로 목포시 해안로 2번지소재 목포신안비치호텔에 30만원을 지불했다.
또 같은 날 역시 같은 숙박업체인 목포신안비치호텔에 의원출장숙박비명목으로 3만천원을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호텔에 숙박비 명목으로 33만1천원을 지출한 것이다. 왜 같은 날 같은 호텔에 두 차례에 걸쳐 숙박비를 지불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 호텔 웹사이트 등을 확인한 결과 가장 비싼 방의 가격이 10만원 남짓하다. 그렇다면 방을 3개정도 빌렸을 가능성이 있다. 손 의원 혼자서 방 3개를 왔다 갔다하면서 숙박했을 가능성은 없다. 누군가 동행했고, 동행자의 숙박비용까지 의원숙박비로 처리했을 가능성이 크다.
손 의원은 또 3월 19일에는 문화분야정책발굴을 위한 예술인단체 간담회 비용으로 21만9천 원을 지출했다. 이 간담회를 가졌다는 장소는 목포시 영산로 40번길 23 소재 ‘장터’라는 곳이었다. 손 의원이 숙박비를 지불한 호텔이나 간담회를 가진 장소는 목포 구도심과 인접한 곳이다. 손의원이 3월 18일과 19일 목포를 방문한지 1주일뒤 조카 손소영이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방문 때마다 숙박비, 기름 값, 타인비용도 부담
손 의원 측의 두 번째 목포부동산을 매입한 것도 조카 손소영씨였다. 손소영씨가 목포시 영해동 1가 11-8소재 부동산을 매입한 것은 2017년 4월 11일로 확인됐다. 바로 이때 손 의원도 목포를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손 의원은 2017년 4월 9일 위원출장숙박비명목으로 목포시 호남로 64번길 12[대안동 3-12번지]소재 주식회사 골목길에 13만5천원을 지출했다. 또 4월 10일 차량 주유비 명목으로 목포시 영산로 28-1, 유달산주유소에서 9만원을 지출했다고 선관위에 보고했다. 이에 앞서 손 의원은 4월 9일 한국철도공사에 10만5600원을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에서 목포까지의 KTX 열차 승차권 2매와 맞먹는 액수다. 조카 손소영씨가 두 번째 부동산을 매입할 시기에 손 의원이 함께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손소영씨가 세 번째로 목포시 행복동2가 4-5소재 부동산을 매입한 것은 2017년 4월 30일로 확인됐다. 손 의원의 목포방문 20일 뒤였다. 손 의원은 조카가 세 번째 부동산을 산지 약 18일 뒤인 2017년 5월 18일 또 다시 목포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 의원은 이날 목포시 해안로 165번길 45소재 ‘행복이 가득한 집’에서 11명과 목포지역 간담회를 가졌다며 4만8500원을 지출했고, 같은 날 목포시 무안동 8-19소재 메리그레이스에서 8명과의 목포지역 간담회비용으로 4만5600원을 지출했다고 보고했다. 손소영씨가 현재 갤러리로 사용하고 있는 부동산을 매입한지 18일 뒤 목포를 방문했던 것이다.
손소영씨가 목포 구도심 3채를 매입한 뒤 당시 군복무 중이던 또 다른 조카 손장훈씨가 부동산매입에 나선다. 손 의원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창성장여관’이다. 손장훈씨와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이사 채옥희씨의 딸 강주영씨, 손 의원의 보좌관 조희숙씨의 아들 김우진씨등 3명은 목포시 대의동1가 5-3번지 창성장건물을 2017년 6월 15일 매입했다. 이로 부터 약 11일뒤인 6월 26일 손의원이 목포를 방문, 이틀이상을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손 의원은 6월 26일 의원출장숙박비명목으로 목포시 북교길 27소재 ‘더 오래뜰’에 15만원을 지출했으며, 6월 27일에도 의원출장숙박비명목으로 목포시 대안로 12-1 목포가족관광호텔에 16만원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손의원은 자신의 조카들이 부동산을 매입할때와 매입을 전후해 어김없이 목포를 방문했으며, 숙박비등은 모두 정치후원금으로 충당했다. 이들 조카들이 산 부동산은 1년여가 지난 2018년 6월 22일 목포근대문화역사공간 문화재거리로 등록예고되고 2018년 8월 6일 문화재거리로 등록됐다.
문화재청 차장에게 자신의 부동산 지정 압력
손 의원은 지난 2017년 11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서 문화재청 차장에게 ‘목포의 목조주택을 근대문화재로 지정하면 어떻겠느냐’고 질의했고, 차장은 ‘이미 다른 곳에 예산이 배정돼 있다’고 답하자 재차 문화재지정을 요구했다. 손 의원은 ‘고칠 수 없느냐, 그것(예산배정)’ 이라고 재차 요구했고, 차장은 ‘기재부와 협의해 보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약 2달 뒤인 2018년 1월 문화재청이 사상최초로 ‘면단위 문화재 개발공모사업’을 신설, 그해 8월 손 의원 측이 집중 매입한 부동산이 포함된 지역을 최종 선발한 것이다. 자신이 부동산을 매입한 뒤 관련정부부처를 압박, 부동산가격이 오를 여지가 많은 문화재지정을 받아냈다는 의혹이 일 수 밖에 없다. 손 의원은 목포사랑이었다고 외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손혜원랜드 사랑이었다.
22채 중 16채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지정 이전 매입
지금까지 손 의원 측이 매입한 목포근대문화유산공간 내 부동산은 최소 22채이다. 손소영이 3채, 손장훈과 채옥희이사의 딸, 조희숙 보좌관의 딸이 공동매입한 2채, 조희숙보좌관의 남편 김승민씨가 매입한 1채,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이 매입한 14채, 크로스포인트인터내셔널이 매입한 2채등이다.
손 의원이 설립했다는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은 2018년 3월 14일 부동산 4채, 5월 18일 6채, 11월 1일 1채, 올해 1월 8일 3채등이며, 크로스포인트 인터내셔널도 올해 1월 8일 2채를 매입했다. 손 의원 측이 매입한 부동산 22채 중 16채가 문화재청이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지정 이전에 매입됐다. 특히 문화재청이 문화재지정 등록을 예고한 2018년 6월 22일에서 불과 1달 전인 5월 18일 재단명의로 6채를 집중 매입했다. 문화재지정예고 전에 손 의원 측이 알짜부동산을 매입을 이미 완료한 것이다.
손 의원의 2017년 정치자금 수입지출 내역을 보면 나전칠기 장인들과의 관계도 드러난다. 손 의원은 2017년 12월 10일 통영지역 무형문화재 3인과 간담회를 가졌다며, 통영시 통영해안로 207-1소재 분소식당에서 6만4천원을 지불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손 의원의 최근 통영지역 나전칠기 장인들을 자신의 직원이라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나전칠기 장인들과의 판권문제가 제기되자 ‘판권이 문제된 적이 없다. 기획이나 디자인을 제가 해서 내 작품인 면이 있는 게 아니고 기획, 디자인, 재료제공, 형태제작, 공방지원 등을 모두 지원했다. 제가 제공한 공방과 재료로, 제가 만들어드린 기초 작업 위에 공방동료 옻칠작가의 도움을 받아 시간당 작업비를 받고 얇게 썬 자개를 반복적으로 붙이는 장인’이라고 반박했다. 즉 나전칠기 장인들은 사실상 자신의 피고용인, 즉 직원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한 것이다.
손 의원의 해명대로라면 이날 만남은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만남이었다. 사적인 만남을 무형문화재와의 간담회로 포장, 정치자금을 지출한 것이다.
손혜원 ‘나전칠기 장인은 사실상 내 직원’인정
손 의원의 정치자금을 둘러싼 의혹은 이뿐 만이 아니다. 손 의원은 2017년 10월 24일 국정감사출장비로 37만2900원을 지출했다고 보고했다. 또 같은 날 수행원 식비로 7만3천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국정감사출장비등 국정감사비용은 국회차원에서 별도로 지불된다. 자신의 정치자금후원금으로 국정감사 출장비등을 지불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 손 의원은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정책자료발간, 홍보물 유인물비용, 발송료등을 471만원어치 상당의 영수증을 국회 사무처에 이중제출, 중복수령해서시민단체에 적발됐다. 현직국회의원 26명이 적발됐고, 가장 많은 액수를 이중으로 받은 의원은 1936만원을 중복 수령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이며 손 의원도 액수 면에서 26명중 12위를 차지했다.
손 의원이 말하는 나전칠기박물관은 손 의원 개인의 박물관이며, 특히 나전칠기박물관등에 전시된 나전칠기제품은 손 의원 개인의 재산이다. 이 나전칠기제품대부분은 재단소유가 아니라 2018년 국회의원 재산신고 때 손 의원의 재산목록에 포함돼 있다. 그렇다면 목포로 이전된다는 나전칠기박물관은 손 의원 사유재산이다. 목포사랑을 외치며 문화재거리로 지정받도록 했지만 자신의 개인박물관 이전지역을 문화재로 지정받도록 한 것이나 다름없다. 부패방지법, 공직자 윤리법등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 손 의원이 의원직은 물론 목숨을 건다는 약속을 지키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