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여인천하? ‘치맛자락의 저주’ 우려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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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자’도 ‘김정숙’ 보다는 덜 설쳤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른바 숨은 실세 논란이 조금씩 불거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선 실세 논란에 휘말리며 결국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에, 이런 논란은 문재인 대통령 입장에서도 여간 거슬리는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주머니 속의 송곳은 언젠가는 튀어 나오기 마련. 이 정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숨은 실세를 찾고 있고, 실제로 몇몇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주 본지는 문재인 정부 비선 실세 4인에 대해 보도했는데, 본국 정치권에서 이 보도의 파장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문재인 정부의 숨은 권력들이 누군지 보도한다. 문재인 정부의 파워 그룹 중 일부는 여성이란 공통분모로 묶을 수 있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 손혜원 무소속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김 여사의 경우 고위직 인사에 강한 입김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많고, 김 회장은 이 정권 비선 실세들과 두루 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 의원의 경우 김 여사와 가깝다고 알려져 곤욕을 겪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여성 실세들을 <선데이저널>이 들여다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김정숙

최근 본국 정치권에서는 영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한 말이 부쩍 많이 나오고 있다. 그가 영부인으로서 대통령을 내조하는 것을 넘어 국정운영, 특히 인사에 관여한다는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 일례로 5월이나 6월 중에 있을 차기 검찰총장 인사에서 현재 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중 상당수가 영부인에게 줄을 대려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보니 정관계에서는 김정숙 여사를 빗대 ‘이순자 보다 더 설친다’는 조소어린 빈정거림까지 나오고 있다.

김수경은 실세들의 숨은 후원자

문 대통령은 오는 6월 말로 임기가 끝나는 문무일 총장의 후임을 고심 중인데 후보군을 놓고 어느 때보다도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의 외부행보 역시 그 어느 정권보다 활발하다는 말도 많다. 김 여사는 각종 행사에 문 대통령 곁을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하루가 멀다하고 단독으로 언론에 노출되고 있다. 3·1절 전에는 홀로 독립유공자들을 만났던 것이 언론에 보도됐고, 최근에는 아세안 3개국 유학생 초청행사, 다큐멘터리 영화 관람 등 대통령 못지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

▲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

영부인의 선을 구분하기 어려운 외부활동이 논란이 됐던 적은 또 있다. 지난해 11월 4일 김 여사는 3박 4일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하기 위해 공군2호기를 타고 4일 출국했다. 김 여사의 인도 방문에는 유송화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과 고민정 부대변인 등이 동행했다. 현직 대통령 부인의 단독 외국 방문은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미국 뉴욕 방문 이후 16년 만이다. 문제는 당시 타고 있던 전용기가 대통령 휘장을 떼지 않고 언론에 노출됐다. 언론 사진 속에 나온 김 여사는 마치 대통령과 같은 모습이었다.

이에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김정숙 여사께서 인도에 공식방문을 하기 위하여 공군2호기를 타고 출국하셨다. 이번에는 대통령 휘장을 드러내고 탑승인사를 하는 모습이 보도됐다”며 “대통령께서 탑승하실 때만 노출된다는 대통령 휘장이 대통령 부인께서 홀로 탑승하시는 경우에도 적용된 것은 뭔가 착오가 있었든지 잘못된 것 아닌가 싶다. 대통령 휘장에는 분명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인도 국민들에게 우리로서도 대한민국의 대표단 성격을 보여줄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 휘장을 떼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출입기자단에게 문자를 보내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은 개인적인 일정이 아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공식 초청으로 한국과 인도 간의 우호협력을 다지기 위해 대통령을 대신해 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인도에서는 국빈급에 해당하는 예우로 여사님을 환영해주고 있다”며 “모디 총리의 공식초청에 정중하게 화답함으로써 한-인도간 국익 증대에 기여하고자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공군2호기를 사용한 것에 대해선 “김정숙 여사와 수행원의 안전과 효율적인 일정수행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끊이지 않는 치맛바람 논란

김 여사와 관련한 구설은 이미 대선 때부터 예견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김 여사는 2017년 4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장에서 캠프 측 관계자들에게 “경인선에 가자”고 외친 바 있다. 경인선은 드루킹이 만든 단체인 ‘경공모’가 주축인 외부 선거운동 조직이다. 김 여사의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당시 드루킹과 경공모의 불법 활동을 김 여사가 알고 있었는지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대통령 후보도 아닌 후보의 아내가 이렇게 경선 기간에 활발하게 나선 적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 손혜원 무소속 의원

▲ 손혜원 무소속 의원

부동산 투기 논란을 겪었던 손혜원 의원과 관련 논란이 커졌던 것도 결국 손 의원의 김 여사의 오랜 친구이기 때문이다. 손 의원과 김 여사는 숙명여중·숙명여고 동창이다. 피감기관에서 손 의원을 초선 이상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의원으로 받아들인 것은 이런 인맥이 외부에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통령 가족 사정에 밝은 인사들은 김정숙 여사가 후보시절부터 지나치게 외부 활동에 관여를 많이 해 자녀들과 관계가 소원해진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경 회장은 지난 주 보도했던 문재인 정부 숨은 실세 4인 방 중 한 명이다. 김수경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정치판으로 끌어들인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도 친구인 그는 역시 부산 출신이다. 김 회장은 이상호 우리들병원 원장과 부부사이였다가 2012년 5월 개인적 문제로 이혼했다. 이혼 과정에서 이 회장이 우리들병원을, 김 회장이 우리들리조트 및 우리들생명과학 등을 갖는 것으로 재산을 분할했다. 김 회장은 2014년 ‘내 친구 노무현’이라는 책을 썼고,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저서 ‘문재인의 운명’ 감수를 맡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문 대통령의 개인 비서 역할을 한 양정철 전 비서관이 두 사람 간 가교 역할을 했다. 김 회장은 지금도 양 전 비서관, 탁현민 전 행정관과 가깝게 지내고 있으며,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어준 딴지뉴스 총재도 친하다. 김 회장은 양 전 비서관 탁 전 행정관의 오랜 후원자 역할도 했다. 그는 정치에는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현재 대통령과 가까운 인물들이 그를 자주 찾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는 강남 삼성동에 있는 최고급주상복합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데, 몇몇 행정관 등이 이곳을 들락거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그가 사석에서 했던 인사 관련 발언들이 대부분 실현됐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 뿐만 아니라 안희정 전 충남지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과도 가깝다. 특히 안 전 지사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선거자금으로 인한 수사를 받던 사건에도 김 회장이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경회장, 정권 바뀌면 타킷 1호

김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우리들제약 등 몇몇 상장 주식은 2012년과 2017년 대선에서 각각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어 엄청나게 가격이 상승했다.
김수경 회장은 현재 우리들제약 관련 회사들이 성장하는 데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1982년 병원을 열 때 자금을 댄 것부터 뇌전문 신경외과에서 척추 분야로 방향을 돌리고 서울에 병원을 내라고 독려한 것도 김 회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레이저 치료기 등 첨단 의료기기를 사들여오는 일을 도우면서 92년 아예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닥터즈메디코리아를 설립해 운영해왔다. 2004년엔 수도약품(현 우리들생명과학)을 인수해 직접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회장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고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과 비교하는 시선도 있다.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이자 친구였단 이유로 정권 교체 후 이명박 정권으로부터 보복성 세무조사 및 검찰 수사를 받았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뒤인 2009년 4월 회삿돈 횡령, 세금 포탈혐의로 또 구속됐다. 당시 강회장은 “어려운 사람을 돕고 대통령을 도왔다고 해서 이렇게 ‘정치 탄압’을 하니 달게 받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게 없다. 한국 법이 그렇다면 법대로 하겠다”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강 회장은 2009년 5월 19일 “뇌종양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보석을 신청했으나 기각당했다. 결국 노 전 대통령 서거(2009년 5월 23일) 소식을 옥중에서 들었어야 했다. 이틀 뒤인 5월 25일 보석으로 풀려나 경남 김해 봉하마을 빈소를 찾아 대성통곡했다. 강 회장은 뇌종양 수술시기를 놓친 때문인지 2012년 8월 2일 60살,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등졌다. 강 회장 빈소에는 친노(친 노무현) 전체가 집결했다. 강 회장은 친노인사들은 사심없이 챙겼던 걸로 유명하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두 사람을 비교하기는 무리라는 말이 나온다. 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였음에도 구설에 오르지 않기 위해서 일부러 권력을 멀리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문재인 테마주의 최대 수혜자이면서도 현 정권 실세들과 지금도 가깝게 지내는 실세란 소문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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