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장자연 사건 키맨 김수남 전 검찰총장 사실상 미국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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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출범 후 갑작스런 미국행…지금까지 체류

김수남은 모든 걸 알고 있다

최근 김학의 별장 성접대 사건, 장자연 사건, 버닝썬 사건 등 이른바 3대 성추문으로 본국이 시끄럽다. 세사건 모두 최고 권력들이 얽혀 있다는 점에서 사건의 파장이 어디로 미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김학의 별장 성접대 사건과 장자연 사건의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면서 앞의 두 사건에 대해 다시금 언론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본국 언론이 주목하지 않고 있는 1인이 있다. 바로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 마지막 검찰총장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물러났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이곳 미국으로 넘어와 아직까지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김 전 총장은 최근 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들병원 사건에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지 취재 결과 김 전 총장의 와이프는 한국 무용을 전공한 무용가인데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과도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 우리들병원 대출의혹의 발단이 됐던 것이 신한은행의 문서위조 사건인데 이 때 김 전 총장이 신한은행 내지 김앤장의 부탁을 받고 사건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에 불거지고 있다. 그가 과연 세 사건과 관련해서 왜 키맨인지 <선데이저널>이 추적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 김수남 전 검찰총장

▲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장이었다. 그는 검찰총장이 되고 싶은 욕심이 많아서 수원지검에서 이런저런 사건들을 많이 만들어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 사건이 바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건이다.

그는 2013년 8월 수원지검장 재직 시절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 수사를 직접 지휘했고, 1개월 만에 수사를 마무리해 이 전 의원을 재판에 넘겼다. 통합진보당 해산의 직접적 계기가 된 이 사건을 계기로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은 통합진보당 해산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 황 총리와 김수남 두 사람은 ‘찰떡궁합’이었던 셈이다. 이 사건으로 김수남은 검찰총장까지 됐고, 황교안은 총리에 대통령권한대행을 거쳐 지금의 위치에 설 수 있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세사건 모두 김수남이 무혐의 처리

그런데 김수남 전 총장이 검찰총장이 되면서 난감한 사건이 하나를 서울중앙지검이 맞게 된다. 바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사건이다. 사실 이 사건은 김 전 총장이 총장이 되기 전 터졌던 사건으로 이미 서울중앙지검에서 한 차례 수사를 했다가 무혐의로 결론을 낸 바 있다.

검찰은 2013년 11월, 이른바 1차 수사 당시 김 전 차관의 특수강간 및 성접대 상습 강요 혐의 등에 대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피해자나 촬영 날짜와 같은 범죄 일시 등이 전혀 특정되지 않았고, 동영상 속 성관계 장면도 폭행이나 협박과 같은 성폭행 정황을 확인할 수 없어 무혐의 처분했다는 게 당시 수사팀 입장이다. 당시 검찰시민위원회 소속 위원 11명 전원도 같은 결론을 냈다.

피해자가 특정이 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는데 반전이 일어났다. 동영상 속 여성이 “내가 피해자”라며 김 전 차관을 직접 고소하고 나선 것. 피해자가 나타났기 때문에 1차 수사 때보다 훨씬 수사 상황이 좋아졌고, 이에 따른 여론의 관심도 높아졌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바로 김수남 전 총장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사건을 1년 넘게 질질 끌다가 2015년 1월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당시 동영상 속 등장인물이 고소인이자 이 사건 피해자라고 주장한 여성으로 특정하기 어렵고, 해당 여성임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동영상의 촬영 시기가 분명하지 않고 여성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1차 수사와 2차 수사 때 검찰 지휘부처인 법무부의 장관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였고, 1차 수사 때 민정수석은 곽상도 의원이었다.

장자연 사건 의도적으로 축소 은폐

김 전 총장은 장자연 사건과도 무관하지 않다. 장자연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이뤄졌는데, 당시 김 전 총장은 법무부 핵심요직인 기획조정실장을 맡고 있었다. 법무부 기조실장은 차관급으로 법무부 및 산하 기관인 검찰과 관련된 전반적 업무에 대해 소상하게 파악하고 그 영향력도 막강한 자리로 알려져 있다. 특히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법무부의 언론대응 전립 수략에도 영향력을 미치는 자리로 장자연 사건이 결국 조선일보 방 씨 일가와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관심사다.

또한 공교롭게도 김 전 총장은 최근 본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들병원 1400억원 부실대출사건에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지 취재 결과 김 전 총장의 와이프는 한국 무용을 전공한 무용가인데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과도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 우리들병원 대출의혹의 발단이 됐던 것이 신한은행의 문서위조 사건인데 이 때 김 전 총장이 신한은행 내지 김앤장의 부탁을 받고 사건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면서 우리들 병원 부실대출 커넥션 대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

박근혜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했던 사람이 왜 문재인 정부 실세들이 연관된 우리들병원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릴까. 본국 한 검찰 관계자는 “김수남 전 총장은 과거 미네르바 사건, 이석기 사건, 김학의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권력지향적 검사였다”며 “신한은행 사건은 박근혜 정부가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려 사실상 탄핵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진행됐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장은 중앙지검장 시절에는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도 지휘했다.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이 ‘찌라시’ 발언으로 사건을 규정하고, 김기춘과 우병우가 그림을 짜서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지휘한 사건이었다. 결국 검찰의 조사로 비선 실세로 나라의 국정을 문란하게 한 문고리 3인방과 정윤회가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 문건 유출의 이유로 박 경장만 처벌을 받았다.

이처럼 최근 불거지고 있는 각종 사건에 깊숙하게 연관된 김수남 전 총장은 공교롭게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얼마 안 돼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것으로 <선데이저널>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검찰총장 출신으로 변호사를 개업하면 떼돈을 벌 수 있는 상황에서 미국행을 떠난 것은 사실상 도피라는 시선이 많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국가정보원 과거사 진상위에서 노무현의 논두렁 시계 사건에 대한 조사 의지를 밝히자 급히 미국으로 떠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김수남 전 총장도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 위원회가 출범하자 미국으로 떠났다. 하지만 최근 이 사건에 대한 수사기간이 연장되고 문 대통령의 철저한 수사 지시가 떨어진 만큼 김 전 검찰총장은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진상규명 작업을 벌이는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이 김 전 차관을 둘러싼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거나 당시 수사당국의 부실, 봐주기 정황을 확인할 경우 수사 전선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김 전 차관 외에 정·재계 유력 인사 등 제3의 인물이 드러날 경우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번질 수 있다.


부제

미국은 ‘키맨’들의 도피처인가?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재 중요 사건의 핵심인물들 중 상당수가 이곳에 머물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본지도 다뤘던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다. 조 전 사령관은 본지 첫 보도로 알려진 박근혜 정부 계엄령 문건 작성의 핵심 키맨이다.

조현천 이인규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을 수사한 민·군 합동수사단은 지난해 11월 7일 문건 작성의 실행계획 여부 등을 밝히지 못하고 104일 만에 수사를 잠정 중단했다. 키맨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신병이 확보되지 않았단 이유에서다. 조 전 사령관은 2017년 말 이곳으로 들어와서 아직도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합수단은 출범한 지 두 달이나 지난 9월 20일에야 조 전 사령관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그것도 조 전 사령관이 혹시나 추석에 귀국할 경우 신병확보를 위해 발부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를 통한 ‘여권 반납 명령’과 같은 여권 무효화 조치는 10월 2일에야 이뤄졌다.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하는 자료 송달은 이보다 더 늦은 10월 16일이었다. 통상적인 특수수사와는 거리가 멀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검찰과 법무부는 1월 22일에서야 미국 측에 공조를 요청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미국 외교·사법당국에 조 전 사령관에 대한 범죄인인도를 요청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범죄인인도 청구서는 대검찰청과 법무부·외교부를 거쳐 1월 말 미국 사법당국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 수사 종료 이후에도 2달이 훨씬 지나서야 사법 공조 요청을 했으니 소환 의지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이인규 전 중수부장도 비슷한 사례다. 이 전 부장은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이끈 인물로, 이른바 ‘논두렁 시계 수수 의혹’을 언론에 흘렸다고 지목돼왔다. 지난해 10월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측근인 국정원 간부가 2009년 4월21일 이 전 부장을 만나 “고가시계 수수 건 등은 중요한 사안이 아니므로 언론에 흘려서 적당히 망신 주는 선에서 활용하라”고 말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다음날인 4월 22일 <한국방송>(KBS)은 명품시계 수수 의혹을 보도했다.

같은 해 5월13일 <에스비에스>(SBS)도 ‘권양숙 여사가 당시 박연차 회장에게서 받은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보도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보도 열흘 뒤인 5월 23일 서거했다. 이 전 부장은 이에 대한 검찰 조사가 예상되는 시점인 2017년 8월 미국으로 출국해 ‘도피성 출국’ 의혹을 받았다. 의혹이 불거지자 당시 이 전 부장은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일을 한 사실은 전혀 없다. 조사 요청이 있다면 언제든 귀국해 조사받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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