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 높고 푸른하늘은 옛말’ 악몽의 도시로 바뀐 대한민국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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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뒤덮인 ‘대한민국’의 공포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국의 미세먼지(fine dust) 공포가 미국의 ABC방송과 AP통신 등에도 보도가 되면서 미주 한인 사회도 ‘고국방문 문제 없을가’로 고민이다. 더구나 마스크 없이 서울 거리를 걸을 수 없다는 현실에서 미주 동포들은 기가 차다는 표정이다. 현재 한국의 미세먼지 사태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악화’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세먼지가 발암물질이라는 세계보고기구(WHO)의 보고서에도 정부나 국민들은 무감각하다. 한편 외신들은 중국이 석탄 발전소를 2-3년내에 500개 가깝게 건설 할 것이라고 보도해 미세먼지 사태는 앞으로 한국과 중국간에 환경전쟁까지도 번질 기세이다. 지금 현실은 국가적 재앙인데 마스크만 써서 되겠는가! <성진 취재부 기자>

코리아타운에 거주하는 그레고리 김(73, 은퇴자)씨는 고향 땅에 둔 임야를 매각하기 위해 올 봄 4월에 16년만에 처음 고국 나들이를 예정하여 왔는데, 최근 큰 걱정이 생겼다. 그는 수년전부터 천식 증세가 계속되어 왔는데 이번 고향 방문을 앞두고 한국에서 미세먼지 사태가 심각하다는 신문 보도를 보고 주치의를 찾아갔다. 주치의는 “미세먼지는 천식에 아주 나쁜 영향을 주게 되니 이번 방문은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해서 걱정이다. 플러튼에 거주하는 세시리아 김(32)씨는 두 아이의 어머니다. 오는 5월에 친정집에 혼사가 있어 4세와 5세 자녀를 데리고 충청도 부여에 갈 예정인데, 큰 고민이 생겼다. 최근 한국 신문 보도에 배경따르면 최근 미세먼지 사태가 충청도가 다른 지역보다 더 심하다는 보도로 친정 나들이를 해야 할지 고민이다. 자신은 어떻게 견디어 볼 수 있지만 어린 자매들이 미세먼지로 질병을 유발하게 될가봐 그것이 가장 큰 걱정이다. 최근 외신 보도에서도 한국의 미세먼지 사태로 한국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최근 AP통신은 제주도에 거주하는 정성천(55)씨의 이야기를 담았다. 정씨는 “평소 한라산이 좋아서 5년전에 제주도로 이사를 왔다. 한라산은 제주도 어느 곳에서도 다 잘 보여서 좋았다. 그런데 최근 미세먼지 때문에 더 이상 제주도도 청정지역이 아님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반도에서 청정지역으로 이름난 제주도도 더 이상 맑은 지역이 아니라는 의미다. 당연히 관광객들이 서울을 찾지 않을 것이다.

고국을 방문했다 2주 전에  LA로 돌아온 권서람(67, 자영업)씨는 “LA는 천국이에요. 한국에서 지낸 3주는 악몽이나 다름없었다”면서 “마스크를 써야 밖으로 돌아다닐 수 있다니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이냐. 외출시 마스크가 필수품이라니….”라며 손사래를 첬다. 그는 “한국 가기 전 이미 2017년 때 신문보도로 미세먼지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실지로 당해보니, LA스모그 현상은 아무것도 아네요.”라면서 “그런데도 정치인들은 이런 사태에 대해서 제대로 정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어 국민들 불만이 높다”고 전했다. 현재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면 마스크를 승객들에게 나눠주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에도 한국으로 오려면 주의를 하라고 아래와 같은 글들이 많이 올라 오고 있다. <최근 한국에 여행 오시는 분들은 꼭 마스크를 챙겨와야 한다. 한국에는 중국발 스모그가 유입 됐다. 그래서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굉장히 높은 편이다. 호흡기 약하신 분들은 목이 따갑고 공기가 텁텁하고 느낄 정도로 서울의 공기는 좋지 않다. 미세먼지가 가면, 한파가 오고, 한파가 가면 또 미세먼지가 온다며 우리는 슬퍼하고 있다. 특히 오늘은 중국발 스모그도 같이 유입 해서, 한국의 공기는 더욱 더 좋지 않다ㅠㅠㅠ 또한 한국은 봄철인 3월만 되면 황사와 미세먼지로 공기가 좋지 않다ㅠㅠ… 정말 봄철 미세먼지와 황사는 매년 오는 것 같아요..ㅋㅋ>

“한파가 가면 또 미세먼지가 온다”

지난 14일 오전 서울의 표정을 전한 신문 기사를 보자. 마스크를 쓴 시민 뒤로 미세먼지 탓에 뿌옇게 흐려진 서울 광화문 일대가 보이는 사진이 실려 있다. 14일 아침 7시께, 경기도 하남과 서울을 오가는 30-3번 버스기사는 일회용 마스크가 가득 든 통을 승객들에게 건넸다. 미처 마스크를 챙겨오지 못한 승객들은 버스기사가 건넨 마스크를 하나씩 뽑아 자리에 앉았다. 버스는 뿌연 미세먼지를 가르며 도로를 달렸다. 버스회사 관계자는 “경기도에서 미세먼지가 심각할 때 버스회사에 배포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오늘도 미세먼지가 심각해 경기도 쪽에서 마스크를 회사 쪽으로 지급해 승객들에게 배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틀째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가 시행된 가운데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고 출근을 하며 최대한 외출을 삼가고 있다. 어쩔수 없이 일로 외출하더라도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정아무개(24)씨는 “근처에서 스터디하고 집에 가는 길이다. 미세먼지가 심각해서 취소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왔는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스터디라 그냥 하기로 했다. 스터디원들이 다들 마스크를 하고 나왔다. 원래 스터디를 마치고 함께 밥을 먹는데, 오늘은 미세먼지 때문인지 다들 빨리 들어가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중국인 장혜(33)씨는 “오늘은 서울이 베이징보다 공기가 안 좋은것 같다. 12일부터 한국 여행 중인데 미세먼지가 계속 심각해서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평소 서울 시내에는 분진청소차가 80대 정도 다니는데 14일은 미세먼지가 심해 100대가 투입 됐다. 각 분진청소차량마다 필터는 20개 가량 달려있다. 아이를 둔 부모들의 걱정도 크다. 한 ‘맘까페’에는 “이번달은 (미세먼지) 최악이 많이 떠서 그런 날에는 어린이집을 안 보냈는

▲서울 도심지가 미세먼지에 갇혀있다.

▲서울 도심지가 미세먼지에 갇혀있다.

데 그러다 보니 출석은 3번만 했다”며 “(정부의 보육료 지원 기준인) 11일을 벌써부터 못 채울 것 같다”라고 걱정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밖에도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미세먼지만 나빠지면 콧물이 나오고 기침을 하는데 어린이집 등원이 고민이다”, “마스크에 목도리를 꽁꽁싸매서 보냈지만 찝찝하다”등 미세먼지를 걱정하는 글이 ‘맘까페’에 여럿 올라 왔다. 미세먼지 탓에 개 산책도 꺼리는 분위기다. 서울 뚝섬한강공원에서 만난 ‘도그워커’(개 산책을 시켜주는 일) 박아무개(36)씨는 “직업이라 고객이 취소하지 않으면 강아지를 산책시키기 위해 나와야 한다. 하루에 다섯마리 정도 산책시키는데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주인들이 개들을 잘 산책시키지 않으려 한다. 오늘도 산책 나온 개들이 한 마리도 없었다. 같은 시간대에 자주 마주치는 분들도 며칠 동안 못 만났다”라고 말했다. 푸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온 ㄱ씨 역시 “미세먼지가 걱정됐지만, 강아지가 너무 답답해해서 어쩔수 없이 나왔다. 평소 두시간 정도 산책하는데 오늘은 한 시간만 산책하고 집에 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애견유치원 관계자는 “원래 야외산책 프로그램이 따로 있는데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견주들이 야외활동을 원하지 않아 실내 활동으로 대체한다. 보통 강아지용 실내 러닝머신 기계를 사용한다.”라고 설명했다. 환경부가 운영하는 대기환경 정보 누리집 ‘에어코리아’를 보면 14일 현재 영동, 전남, 부산, 경남, 제주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15일에도 대부분의 지역이 ‘나쁨’ 수준의 미세먼지 농도를 보였다.

“마스크 필요하신 분은 가져가세요”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폐암과 방광암의 원인으로 지목,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였다. 1군이란 연관성 의심 정도가 아니라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실한 물질로서, 철저한 연구 검증 끝에 그 위험성이 현저하다고 밝혀진 것에 붙는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대기오염과 관련된 각국의 건강영향평가 약 1,000여 개를 검토한 결과 폐암을 일으킴이 확실하다고 인정 되었으며 이에 따라 113번째 발암물질에 등극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세먼지가 발암물질이라는 인식은 적으며 대중들은 물론이고 정부기관에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세먼지가 아무리 많은 날에도 거리를 지나는 시민 과반 수는 제대로 된 방진마스크 한 장 없이,발암물질로 호흡하고 있다. 그야말로 “나 폐암 하나 주시오.” 하는 꼴이다. “발암물질” “발암물질” 호들갑을 떨면서 탄 고기는 안 먹고 비싼 자외선 방지 크림은 사는데 정지구작 진짜 위험한 미세먼지 발암물질에는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미세먼지 공포가 한국을 무겁게 짓누르면서 ‘파란 하늘’ ‘맑은 공기’등 이제는 잃어버린 ‘청정 환경’이 해외 여행지 선택에서 최우선 고려 조건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한다. 동시에 미세먼지로 뒤덮인 한국에 외국인 관광객이 올 것인가에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아시아 최대 온라인 여행사 트립닷컴은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낮은 10개국으로 떠나는 국내 예비 여행객의 항공권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미세먼지가 심해지기 시작한 최근 한 달(2월 11일~3월 10일)동안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낮았던 10개국 항공권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약 1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0개국은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기관 에어비주얼(AirVisual)의 ‘2018 세계 대기질 보고서’ 기준으로 선정됐다.

청정지 찾아 해외로

10개국 중 검색량 증가 폭이 가장 컸던 나라는 최근 각종 TV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해 주목받은 포르투갈이다. 무려 약 230%나 치솟았다. 아름다운 경관뿐만 아니라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이라는 매력마저 탑재했다. 블로그와 SNS에서는 포르투갈 여행 중 만난 푸른 하늘과 맑은 공기가 그립다는 후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호주(+171%)가 그 뒤를 이었다. 맑은 공기뿐만 아니라 눈부신 햇살, 연중 온화한 날씨 등을 가진 호주는 근래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노르웨이와 초미세먼지 오염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난 아이슬란드가 약 132% 증가로 동률을 기록했다. 노르웨이가 소수점 아래에서 조금 더 높아 3위다. 청정국가로 알려진 핀란드는 약 116% 늘어나 5위에 랭크됐다. 이들은 모두 북유럽 국가들이다. 이밖에도 미국(+115%), 뉴질랜드(+115%), 에스토니아(+107%), 캐나다(+88%), 스웨덴(+84%) 등이 6~10위를 나눠 가졌다. 트립닷컴 관계자는 “최근 지속한 미세먼지 사태로 공기 질이 비교적 깨끗한 남태평양과 유럽, 미주 지역 여행지가 더욱더 관심을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세먼지 사태로 볼 수 있는 풍경은 어떤 마스크가 안전한 것인가가 화제라고 한다. 현재 한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미세먼지는 그냥 일반 마스크로는 차단이 안된다고 한다. ‘황사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약국이나 마트에서 KF80 이상의 마스크를 구입해야 한전하다는 것이다. KF는 한국방독면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정한 보건용 마스크 구분 등급으로,‘KF80’, ‘KF94’, ‘KF99’ 처럼 문자 뒤에 붙은 숫자가 클수록 미세입자 차단효과가 크다고 한다. 지난 1월부터 서울 강남구의 한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26세 여성 공모씨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2003년 캐나다로 이민을 간 캐나다 시민권자다. 대학은 캐나다 동부 온타리오주 워털루에서 나왔고 동부 토론토와 서부 앨버타주 캘거리를 오가며 생활했다. 아직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한 공씨가 지난해 11월 한국에 들어온 이유는 한국 생활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공씨는 “캐나다는 넓고 자연환경이 좋지만 심심했다”며 “한국처럼 다이내믹한 사회에서 살고 싶었다”고 했다. 가족 중 일부가 한국에 있다는 점도 한몫을 했다. 하지만 공씨 역시 캐나다로 돌아가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역시 미세먼지가 문제였다. 3월 들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수치가 연일 ‘매우 나쁨’을 기록하면서 편하게 숨 쉬던 캐나다의 맑은 공기가 그리워졌다. 공씨는 작년 여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대형 산불이 났을 때 남풍을 타고 날아온 매캐한 연기를 느낄 수 있는 미국과 캐나다 접경 지역에 있었는데, 그때보다 요즘 한국 공기가 더 나쁘다고 말한다. 그는 “다이내믹한 한국 생활에 매력을 느껴서 정착하려고 했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올해 말에는 캐나다로 돌아가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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