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북한임시정부 주창 ‘자유조선’의 실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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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조선, “또 다른 큰 일 준비 중”

“우리는 보이지 않고
숨소리도 들을 수 없으며
김씨 일가 독재를 겨눈
전선에서만 드러난다”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기습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반 북한단체 ‘자유조선’이 “큰일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해 새로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자유조선은 지난달 31일 오후 홈페이지에 올린 ‘우리의 존재’라는 글에서 북한의 수용소 해체와 탈북민 북송 반대, 개혁·개방 등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자유의 명령을 거부할수록 김정은 정권은 수치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큰일’이 있을 때까지 “폭풍전야의 침묵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의 이런 주장은 북한인권을 명분으로 스페인 대사관 습격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자신들의 정체를 둘러싼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탈북민 그 어느 누구와도 연계를 갖거나 전화통화를 한 적이 없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우리는 보이지 않고 숨소리도 들을 수 없으며, 우리의 존재는 오직 김씨 일가 독재를 겨눈 전선에서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자유조선은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한 ‘천리마민방위’의 후신이다. <데이빗 김 취재부기자>

지난달 22일 스페인 북한 대사관 기습 사건이 발생했을 때만 해도 사건은 큰 주목을 받지 못한 편이었다. 당시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이기도 했고, 사건의 정황 자체가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아서였다. 그러다 최근 이 사건에 미국 FBI와 CIA정보기관이 연루됐을 가능성과, 연이어 북한 체제에 반기를 든 단체인 ‘자유조선’의 연루설이 제기되며 파장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이번 사건이 김정은의 이복 형의 아들, 즉 조카 김한솔을 보호하며 ‘북한 임시정부’ 수립을 선언한 반북 단체에 의한 것인데다가, 미국의 정보기관까지 연루설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자유조선은 지난 2월 말 벌어진 배경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기습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며 미국 연방 수사국(FBI)과도 접촉했다고 해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FBI와 미 중앙정보국(CIA), 국무부는 관련 질의에 답변을 거부하거나 연계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NBC방송은 지난달 30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대사관에서 확보된 자료는 꽤 중요한 것일 수 있다며 “FBI가 정보를 입수한 게 맞다”고 보도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31일 대사관 습격 한 달여 만에 외무성을 통해 공식반응을 내고, 이를 ‘엄중한 테러행위’로 규정하면서 “이번 테러 사건에 미 연방수사국과 반공화국 단체 나부랭이들이 관여 되어 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는 데 대하여 우리는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정권은 사건 발생 후 한 달여가 지나도록 구체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가 최근 반응을 나타냈는데 스페인 당국의 수사 결과 발표를 기다린 것인지 이와 별개로 이번 사건에 대해 ‘외면’하고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지난달 스페인 주재 대사관 습격 사건 발생 후 처음으로 공식 반응을 내고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해당 사건과 관련한 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지난달 22일 발생한 대사관 침입 사건을 ‘엄중한 테러행위’라고 규정하며 “외교대표부에 대한 불법침입과 점거, 강탈행위는 국가주권에 대한 엄중한 침해이고 난폭한 국제법 유린”이라고 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대변인은 특히 “이번 테러 사건에 미 연방수사국과 반공화국 단체 나부랭이들이 관여되어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는데 대하여 우리는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건발생지인 에스빠냐(스페인)의 해당 당국이 사건수사를 끝까지 책임적으로 진행하여 테러분자들과 그 배후 조종자들을 국제법에 부합되게 공정하게 처리하기 바라며 그 결과를 인내성있게 기다릴것”이라고 강조했다. 북측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식 반응을 내놓은 것은 사건 발생 당일인 지난달 22일 이후 37일 만에 처음이다. AFP통신은 이번 사건의 배후 조종자로 시인한 자유조선 측이 일부 언론들이 보도하는 것에 대하여 “우리는 어떤 폭력도 행사하지 않았다고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들은 “우리는 원래 대사관으로부터 초청되어 들어갔다”면서 “우리는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직원들 에게 재갈을 물리지도 않고 때리지도 않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모든 직원들에게 정중하게 대해 주었고, 다만 필요시 경고만 주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스페인 법원이 에이드리언 홍 창이 북한 대사관 극비 정보들을 FBI에 넘겨 준 것을 어떻게 알았는가에도 외신들은 관심을 표명했다.

북한, “테러 사건” 규정

‘천리마민방위’에서 ‘자유조선’으로 이름을 바꾼 이 단체는 27일 아침(한국시간) 스페인 대사관의 기밀 탈취에 자유조선이 개입되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자유조선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22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북한대사관 습격사건에 자신들이 관여되었음을 인정했다. 자유조선은 이 사이트에 올린 성명서에서 “우리는 누구에게도 폭력을 가하지 않았다”면서 “우리의 투쟁은 북한 체제에 대항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조선은 또한 “이 사건에 어느 나라의 정부도 관여하지 않았으며 FBI와 잠재적 가치가 있는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한편 수년전 망명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는 ‘애드리안 홍 창’이 탈취해 FBI에 넘긴 자료가 북한의 핵심 암호프로그램이 담긴 ‘변신용 컴퓨터’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변신용 컴퓨터’는 평양과 해외 주재 북한 대사관이 주고받는 전보문의 암호를 해독하는 장비다.

▲「자유조선」이 북한 망명 정부를 수립했다고 자체 사이트에 비친 영상장면

▲「자유조선」이 북한 망명 정부를 수립했다고 자체 사이트에 비친 영상장면

태 전 공사는 지난달 25일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세계가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에 대해 계속 보도하고 있는데도 북한이 한달 째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침입 자들이 북한대사관의 핵심기밀사항인 ‘변신용 컴퓨터’를 강탈하지 않았는가 생각된다”고 말한 바 있다. 태 전 공사는 “암호 프로그램이 담긴 컴퓨터가 미 FBI에 넘어갔다면 북한으로서도 큰일”이라며 “북한대사관에서 사람의 목숨보다 귀중한 것이 평양과 대사관이 주고 받는 변신용 컴퓨터”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암호프로그램 탈취가 사실이라면) 아마 원천 파일부터 다 교체하고 이미 나간 북한 소설들을 없애버려야 하며 한동안 평양과 모든 북한 공관 사이에 암호통신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 언론들이 이번 침입 사건을 통해 미국 등 해외 정보 당국이 매우 가치 있는 ‘보물’을 얻었다고 보도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일 수 있다”며 “최근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뉴욕 UN주재 대사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였는데 이는 전보문을 통해 비밀사항을 현지 대사관에 내보낼 수 없는 상황이었을 수 있다”고 했다.

“북한 핵심암호 노출됐다”

지난달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을 습격한 에이드리안 홍 창 등 일행들이 북한 핵무기와 관련한 정보를 찾으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관심을 모

▲김한솔

▲김한솔

으고 있다. 지난번 하노이 정상회담에 김정은의 대미특사로 나온 김혁철은 핵관련 정보통으로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로 근무하다가 유엔 제재 결의로 스페인 당국이 추방시켰다. 스페인 유력 일간지 엘 파이스는 지난 달 28일 수사 내용을 담은 스페인 고등법원 공개 문서와 수사당국 취재원 등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10명의 용의자들이 북한 대사관에 침입해 직원들을 폭행하고, 컴퓨터와 USB, 보안 이미지가 포함된 하드 드라이브, 휴대전화 등을 탈취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초소형 카메라로 그들의 활동을 촬영했으며, 이는 침입을 지시하고 자금을 댄 ‘누군가’에게 증거로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페인 경찰 관계자는 이 동영상은 대사관 침입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반 북한단체 자유 조선이 최근 공개한 동영상과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조선은 최근 ‘조국 땅’에서라며 한 남성이 벽에 걸린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떼어 바닥에 내던지는 영상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는데, 스페인 대사관 침입 당시가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돼 왔다. 엘 파이스는 수사 상황을 잘 아는 취재원을 인용해, 이번 침입 용의자들의 리더인 ‘에이드리언 홍 창’이 ‘북한(출신) 용병’으로, 멕시코 국적을 가지고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35세인 에이드리언 홍 창은 여러개의 ‘이상한’ 기업을 소유하고 있으며, 여러 정보기관과 관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수사당국은 현재 에이드리언 홍 창이 스페인 외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북한 관련 사건에서 주요 역할을 한 것은 아닌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마드리드 북한대사관 인근 풀밭에서 에이드리언 홍 창이 가명으로 갖고 있던 이탈리아 운전 면허증을 발견했다.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 조성길 전 대사대리는 임기 만료를 앞둔 지난해 11월 초순에 가족과 함께 북한대사관에서 이탈해 종적을 감추고 서방에 망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뒤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에이드리언 홍 창은 또 지난 2월 27일 주스페인 북한대사관에서 취득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미국연방수사국(FBI)과 접촉했고, 침입자 중 2명은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계가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CIA는 부인했다. 스페인 신문은 이번 침입이 상당한 자금과 준비를 필요로 하는 계획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핵정보 수집 목적’

수사당국은 침입자들이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을 며칠 앞둔 상황에서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한 민감한 정보를 찾으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9월까지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였던 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는 현재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인물이다. 김혁철 특별대표는 외무성의 전략통으로 오래전부터 핵 문제에 대한 전문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관계자는 용의자들이 스페인 대사관에서 공인된 유일한 북한 외교관인 서윤석(So Yun Sok) 상무관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도 서 상무관이 그들에게 필요한 정보가 어디 있는지를 말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그러나 다른 취재원을 인용해 침입자들이 김혁철 전 대사에 관한 정보를 찾고 있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대사관 침입자들이 대부분 미국에 사는 한국인들로 군사훈련을 받았고, 대사관의 보안 카메라 하드 드라이브 역시 탈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페인 경찰이 일부를 복원하게 되면서 침입자 신원과 함께 사건 진행 경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페인 경찰은 이번 수사 작전명을 한국어 놀라움에서 따온 ‘놀란’(Nollan)으로 정했다. 수사당국은 대사관 인근과 주요 교통 요충지, 호텔, 다른 기관 등의 보안 카메라를 통해 현재 10명의 침입 용의자 중 7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아울러 당시 대사관에 있던 북한 관계자와 방문자 7명에 대해 보호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페인 당국은 지난달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한 용의자들에 대해 최근 국제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AP와 AFP, 그리고 로이터 통신 등은 지난달 27일 현지 스페인 법원의 문서와 경찰 수사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대사관에서 ‘강도와 납치 등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 10명 가운데 최소 2명에 대해 스페인 당국이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영장이 발부된 용의자 중 한 명은 스페인 법원이 전날 범행을 주도했다고 지목한 멕시코 국적 미국 거주자 ‘에이드리안 홍 창’(Adrian Hong Chang)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한 명은 한국계 미국인 ‘샘 류’(Sam Ryu)로 밝혀졌다. 로이터는 스페인 법조계 소식통을 인용해 현지 담당 판사는 신원이 확인된 모든 용의자가 사건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미국 측에 이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용의자들은 스페인에 인도될 경우 최대 28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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