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특목고입학시험폐지 초읽기 특목고 입학현황 발표로 폐지여론 ‘들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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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지오-쿠오모 ‘표값’올리기 페이크
실력보다 내신 성적으로 뽑자고? ‘의도가 뭔데…’

뉴욕시 정부가 아시안이 다수를 차지하는 뉴욕시 특목고의 인종다양성을 추구한다며 특목고 입학시험자체를 없애버리려 하자, 한인등 아시안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특히 올해 특목고 입시에서도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의 합격률이 저조하자 내신 성적 등으로 학생을 뽑자는 뉴욕시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하향평준화를 초래하는 데다, 인종을 불문하고 정정당당 하게 시험을 통해 이들 학교에 진학하려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특히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이 많이 입학할 수 있도록 시험을 폐지한다면 열심히 공부해 보다 나은 삶을 이룰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는 사라지게 되고 모든 사람에게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도 많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너나없이 아시안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를 의식, 시험 폐지를 주장하고 있어 결국 폐지의 수순을 밝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3월 18일 뉴욕시 특목고의 합격 현황이 발표되면서 특목고 입학시험을 폐지하는 쪽으로 대세가 기울고 있고, 아시안학생들이 결국 직격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시 특목고는 전국최고 공립고등학교로 꼽히는 스타이브슨고등 8개 학교를 말하며, 특목고입학시험을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뉴욕시가 발표한 올해 입시결과에 따르면 스타이브슨고는 전체 합격생 895명중 아시안학생이 587명으로 66%를 차지했고, 백인이 194명으로 22%인 반면 히스패닉은 33명으로 3.7%, 흑인은 7명으로 0.8%에 그쳤다. 아시안은 지난해 합격생 비율 68%에서 2%이상 감소한 반면, 백인은 16.7%에서 5% 급증했다. 또 히스패닉은 0.7% 늘었으나 흑인은 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학생의 합격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셋째 해부터 특목고입학시험 완전히 폐지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

올해 특목고시험에는 모두 2만 7521명이 지원, 4798명이 8개 학교에 합격했으며 아시안은 지원자 비율은 전체의 30.7%인 반면, 합격률은 51.1%를 차지했다. 스타이브슨고에 합격한 흑인학생이 한자리 수인 7명이라는 사실이 여론에 불을 지폈다. 거의 모든 언론들이 ‘흑인학생은 단 7명 합격’이라는 선정적 제목을 뽑고 대대적으로 보도함으로써 다시 한번 아시안의 특목고 장악이 미전역은 물론 한국에서까지 뉴스의 초점이 됐다. 뉴욕시 특목고에 아시안 학생이 많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뉴욕시 관내에 거주하는 학생이면 누구나 특목고 입학시험에 응시할 수 있으므로, 정정당당하게 시험에 합격, 입학의 영광을 안은 아시안 학생이 많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 하지만 디 블라지오 뉴욕시장이 지난 2017년부터 특목고에 아시안 학생은 많고 흑인, 히스패닉 학생은 극소수라며 인종다양성을 갖추기 위해 특목고 입학시험 폐지를 들고 나왔다. 이른바 ‘디스커버리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일단 저소득층 학생 중 특목고 시험에서 커트라인에 근접한 학생들에게 여름방학 때 보충수업을 시켜, 특목고 정원의 5%를 이들 학생들로 채운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아시안학부모등이 뉴욕시 특목고 입학시험 페지에 반대해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이를 존속시키기는 사실상 역부족인 상황이다.

▲아시안학부모등이 뉴욕시 특목고 입학시험 페지에 반대해 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이를 존속시키기는 사실상 역부족인 상황이다.

해 처음으로 5%의 학생이 입학했고, 올해는 이를 20%로 늘리려 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내신성적으로만 학생을 선발한다는 것이다. 첫해는 특목고 정원의 25%를 뉴욕시 모든 중학교의 내신 성적 3%이내의 학생들로, 둘째 해는 정원의 50%를 내신 성적 5%의 학생들로 채우며, 셋째 해에는 정원의 90%를 내신 성적 7%내의 학생들로 채우고, 나머지 10%는 뉴욕으로 전학오는 학생 등을 위해 배정한다는 것이다. 즉 첫해와 둘째 해는 내신 성적과 특목고 입학시험을 병행하고, 셋째 해에는 특목고입학시험을 완전히 없애버린다는 것이다. 각 중학교의 성적이 크게 차이가 나는데도 불구하고 어떤 학교든 그 학교에서 상위권이면 특목고에 자동 입학하게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고 절대평가에서 우수한 학생은 역차별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아시안 학생의 합격률 반 토막날 수도

특히 디스커버리프로그램이 시행되면 아시안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뉴욕시 독립예산처가 지난 2월말 발표한 특목고 입시제도변경 연구결과에 따르면 특목고 시험을 폐지할 경우, 2018학년도 61%에 달했던 특목고 아시안

▲디블라지오 뉴욕시장

▲디블라지오 뉴욕시장

합격생 비율은 31%로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안 학생의 합격률이 거의 반토막 나는 것이다. 또 백인학생도 현재 24%에서 20%로 감소하는 반면 흑인학생은 4%에서  19%로, 히스패닉학생은 6%에서 27%로, 각각 4-5 늘어나게 된다. 즉 디스커버리프로그램을 통해 인위적으로 인종비율을 맞추게 되는것이다. 또 현재 41%인 여학생의 비율은 66%로 50%이상 급증하게 돼 남학생도 역차별을 받게 된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문제는 학업수준이 하향평준화된다는 것이다. 뉴욕시는 특목고 입학시험을 폐지하고 내신 성적만으로 학생을 선발해도 학업성취도등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뉴욕시 교육청 연구결과도 뚜렷한 하향평준화를 초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시 교육청은 내신 성적으로만 특목고학생을 선발하면 뉴욕주 표준시험의 영어와 수학성적이 4,5점 만점에 2.99점 이하인 성적미달 학생 312명이 특목고에 입학하게 된다고 밝혔다. 현재 뉴욕시 8개 특목고 입학생중 표준시험 평점이 2.99이하인 학생은 단 1명도 없다는 점에서 입학생의 성적이 크게 내려간다는 것이다. 뉴욕주는 평점 2,99이하는 학력수준미달로 보충지도가 필요한 학생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평점 4에서 4.5인 학생은 현재는 3837명에 달하지만, 특목고 입학시험이 없어지면 2833명으로 줄어드는 반면, 평점 3에서 3.99인 학생은 현재 987명에서 1808명으로 약 두배 늘어나게 된다. 즉 현재는 특목고 학생의 약 80%가 평점 4점 이상이지만, 내신성적만으로만 뽑으면, 성적 최상위권 학생은 크게 줄어들고 중위권이 급증한다는 것을 물론 성적미달 학생까지 입학하게 된다. 이는 명백한 하향평준화이다.

블룸버그는 특목고 늘리며 상향평준화추구

이뿐 아니다. 뉴욕시 교육청의 2013년 조사에서도 특목고 학생이 일반고 학생보다 학업성취도가 높다는 결과가 나왔

▲2018년, 2019년 뉴욕시 특목고 합격현황

▲2018년, 2019년 뉴욕시 특목고 합격현황

으나, 뉴욕시는 이 연구결과가 디스커버리프로그램추진에 불리하다며 5년 이상 꽁꽁 숨겨온 것으로 밝혀졌다. 2013년에도 특목고 입학시험의 유용성 문제가 제기되자 교육청이 입학시험과 학업성취도간의 관계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특목고 학생의 평균학점은 3.1인 반면, 일반고 학생의 평균학점은 2.4점에 불과했고, 뉴욕주 표준시험 점수도 특목고 재학생은 82.6점에서 93.4점이었으나, 일반고 재학생은68.7에서 79.2로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1년치 성적만 비교한 것이 아니라 2005년에서 2009년, 즉 무려 5년간 입학한 학생의 8학년 성적을 비교한 결과다. 학업 성적이 너무 차이나며, 특목고 입학시험이 최고의 학생을 선발하는 가장 완벽한 입학제도라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현재 뉴욕시 특목고는 모두 8개이다. 하지만 이중 스타이브슨과 브롱스사이언스. 브루클린텍등 3개교가 1971년 뉴욕주가 제정한 특목고법에 따라 특목고입학시험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도록 규정된 학교이다. 그외 5개 학교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시장이 2002년 취임한 뒤 교육의 질을 높인다며 특목고로 지정한 학교들이다. 즉 3개교는 뉴욕주법에 따라 운영되고 5개교는 뉴욕시가 운영 권한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스타이브슨등 3개 학교는 뉴욕주 법이 개정돼야 특목고 시험을 폐지시킬 수 있는 반면 5개교는 뉴욕시장의 재량하에 언제든 입학생 선발방법을 변경할 수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특목고 입학생 선발방법 변경은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뉴욕주의원들, 그리고 디 블라지오 뉴욕시장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유권자의 표에 의지하는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디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줄기차게 특목고 입학시험 폐지를 주장해 왔고, 앤드류 쿠오뮤 뉴욕주지사도 이에 동조하는 입장을 취하다 지난달 중순 스타이브슨에 합격한 흑인학생이 단 7명이라는 보도가 터져 나오자 당장 특목고 입학시험을 없애야 한다고 강경주장을 펴고 있다.

블라지오-쿠오모등 표의식 ‘폐지’주장

특히 이들 두 사람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는 정치적 야심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전국뉴스로 부각되자, 흑인과 히스패닉 표를 의식, 폐지주장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칼 헤스티 뉴욕주 하원의장도 다음 달 이 문제에 대한 공청회를 열겠다고 밝혀, 뉴욕주 특목고법 개정에 시동을 거는 분위기다. 또 코리 존슨 뉴욕시의회 의장은 최근 언론에 특목고입학시험을 폐지해야 한다는 기고문까지 실었다. 그리고 급기야 뉴욕타임스가 지난달 31일자 사설에

▲특목교 입학시험 폐지때의 인종별 입학률 변화

▲특목교 입학시험 폐지때의 인종별 입학률 변화

서 ‘올해 뉴욕시 최고 공립학교인 스타이브슨고에 합격한 흑인이 7명밖에 없다는 것은 황당한 일이다. 흑인과 히스패닉을 배제시키는 특목고 입학시험을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뉴욕주의회가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안 학부모등이 법에 호소했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은 형편이다. 아시안 학부모 연합등이 지난해 11월 뉴욕남부 연방법원에 디스커버리프로그램이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디스커버리제도의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도 신청했다. 하지만 연방법원은 2월말 가처분 신청을 기각, 뉴욕시는 당장 올해 가을학기부터는 특목고 정원의 20%를 저소득층 학생들로 채울 수 있게 됐다. 물론 본안소송은 이제 시작단계이지만, 연방판사가 가처분신청을 기각하며 ‘뉴욕시의 특목고 입학제도 변경이 인종적 다양성을 위한 중립적 대안으로 보인다’고 언급함으로써 연방법원에 큰 기대를 걸기도 힘들게 됐다. 아시안 학부모들은 삼삼오오 아시안끼리 모이면 특목고 입학시험폐지가 잘못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언어장벽등으로 정작 주류사회에는 이 같은 목소리를 전하지 못하고 있다.

‘유일한 상승사다리’도 이제 사라질 듯

또 아시안인구가 흑인이나 히스패닉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같은 주장을 한다한들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들이 주목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형편이다. 이래저래 특목고 입학시험폐지 쪽으로 대세가 기우는 형국이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시장은 뉴욕시 교육수준을 올려야 한다며 없던 특목고도 만들어가며 상향평준화를 위해 노력했지

▲ 디스커버리프로그램 1단계와 2단계

▲ 디스커버리프로그램 1단계와 2단계

만, 디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하향평준화가 뻔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 전시장은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이 사회를 위해 옳은 일을 추진했지만 디 블라지오 시장은 옳고 그름을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의 입지를 먼저 생각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특목고 입학시험이 페지되면 아시안 뿐만 아니라 모든 인종의 우수한 학생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고 결국 뉴욕의 손실, 더 나아가 미국의 손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누구를 위한 특목고 입학시험 폐지인가? 누구를 위한 하향평준화인가? 결국 정치인 자신들만을 위한 하향평준화이다.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자신들의 입신양명을 위해 모든 학생들의 공정한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똥 묻은 바지를 팔아서라도 기어코 자식교육만은 시키겠다’. 그렇다. 한인들의 인생목표가 자식교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단 한인뿐만 아니라 모든 인종이 마찬가지다. 교육만이 보다 나은 삶을 이룰 수 있는 정정당당하고, 유일한 통로라는 생각은 인종을 초월한 보편적 인식이다. 하지만 이제 이 같은 희망의 사다리가 무너져 버릴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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