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조종 경비행기추락,  전깃줄 걸려 구사일생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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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밤 뉴욕 밸리스트림 주택가 추락…

‘전깃줄에 대롱대롱’ 지상과 충돌 모면
조종사 등 한인 3명 손끝하나 안 다쳐

지난 14일 밤 뉴욕에서 한인이 운전하던 경비행기가 추락했으나 꼬리부분이 전기 줄에 대롱대롱 매달리면서 지상과의 충돌을 모면, 조종사 등 한인탑승객 3명이 모두 손끝하나 다치지 않고 목숨을 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부 미국언론들은 2009년 1월 기체고장을 일으켰으나 뉴욕 허드슨강에 비상착륙, 전원이 생존한 ‘허드슨강의 기적’에 빗대어 ‘밸리스트림의 기적’ 이라고 할 만큼 놀라운 일이 발생한 것이다. 본보가 연방항공청 확인결과 이 비행기 조종사의 주소는 ‘한국 경기도 안산’으로 기재돼 있어 항공사 조종사 취업에 필요한 비행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경비행기를 조종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어찌된 상황인지 짚어 보았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메인

지난 14일 오후 10시 14분, 존 에프 케네디공항에서 직선거리로 2마일지점인 뉴욕 롱아일랜드 밸리스트림 주택가. 굉음과 함께 경비행기 한대가 추락, 한 주택 앞 전깃줄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그리고는 정전이 되면서 깜짝 놀란 주민들이 앞 다투어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봤다. 암흑천지로 변한 가운데 경비행기에서 3명의 남자가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손끝하나 다치지 않았다. 기적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일요일 밤 뉴욕을 깜짝 놀라게 한 밸리스트림 경비행기 추락사건의 주인공은 모두 한국인으로 밝혀졌다.

미국언론, ‘밸리스트림의 기적이다’

이 경비행기를 조종한 사람은 올해 27세의 김동일씨, 탑승객은 29세 나홍주 씨와 26세 정점우씨였다. 뉴욕 롱아일랜드 낫소카운티경찰은 ‘2019년 4월 14일 오후 10시 14분, 경비행기 1대가 추락, 밸리스트림 허드슨애비뉴의 한 교회 지붕을 스친 뒤 113클라렌 드라이브주택 앞 전기 줄에 꼬리부분이 매달렸고 탑승자 3명은 모두 무사하다’고 발표했다.

▲ 플라이트어에워 항로추적 -10시 14분에 항적이 끊겼으며 롱아일랜드 리퍼블릭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계속 선회하고, 존에프케네디공항을 선회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 플라이트어에워 항로추적 -10시 14분에 항적이 끊겼으며 롱아일랜드 리퍼블릭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계속 선회하고, 존에프케네디공항을 선회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놀랍게도 전깃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경비행기와 지상과의 거리는 불과 2피트정도, 만약 전깃줄에 걸리지 않고 지상과 정면충돌했다면 기체가 산산조각 나고 조종사와 탑승객이 모두 사망하고 인근주택등도 부서졌겠지만 전깃줄이 대형 참사를 막은 것이다. 이 경비행기는 세스나 172기종으로 무게는 1669파운드, 약 757킬로그램이다. 여기에 성인남성3명의 몸무게를 200킬로그램으로 본다면, 전깃줄이 1톤 남짓한 무게를 감당한 것이다.

본보가 비행기항로추적서비스업체인 플라이트어웨이 확인결과 해당 비행기의 편명은N5296H. 플라이트어에워에 포착된 이 비행기의 운항기록을 살펴보면 지난 14일 오전 7시26분 롱아일랜드 파밍데일의 리퍼블릭공항을 이륙, 3시38분 비행 끝에 오전 11시 4분 나이아가라 국제공항에 착륙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당초 오후 5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을 이륙, 오후 8시 30분 리퍼블릭공항에 착륙할 것이라고 공항당국에 운항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 비행기는 실제로는 오후 5시12분 나이아가라 국제공항을 이륙했으며, 오후 10시14분을 끝으로 더 이상 플라이트어웨어에 포착되지 않았다. 바로 이때 이 비행기가 밸리스트림에 추락한 것이다. 이 비행기는 나이아가라국제공항을 이륙한 뒤 고도 5천피트를 유지하며 시속 150마일의 속도로 비행하다, 오후 8시 37분께 뉴욕 롱아일랜드 상공에 도착, 당초 출발공항인 파밍데일의 리퍼블릭공항에 모두 4차례의 착륙을 시도하다 실패했고, 오후 기수를 돌려 존에프케네디공항에 2차례 착륙을 시도하다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10시14분 추락한 것이다. 오후 8시37분부터 약 1시간37분동안 사실상 조종사와 탑승객등 3명은 피를 말릴 정도의 초긴장상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6회 착륙허가 받고도 안개 때문에 착륙 못해

정확한 운항기록을 보면 오후 8시 37분 5천피트에서 고도를 낮추기 시작, 오후 8시 57분44초에 고도를 7백피트까지 낮추며 리퍼블릭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다 50초 뒤 다시 상승했다. 또 오후 9시12분 다시 고도를 6백피트까지 낮춘 것으로 확인됐으나 곧바로 고도를 높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당시 리퍼블릭공항은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가 0.25마일에 불과했고 시속 9마일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조종사 김 씨는 오후 9시 34분 다시 고도를 6백피트까지 낮추며 착륙을 시도하다 실패했고, 오후 10시1분 고도를 7백피트까지 낮추며 착륙을 시도했지만, 역시 실패했다.

▲ 경비행기를 조종한 김동일씨의 조종면허내역 - 주소가 한국으로 기재돼 있어 미국에서 비행훈련을 받는 한국인임이 확실시된다.

▲ 경비행기를 조종한 김동일씨의 조종면허내역 – 주소가 한국으로 기재돼 있어 미국에서 비행훈련을 받는 한국인임이 확실시된다.

김씨는 착륙허가는 모두 6차례 받았지만 실제로 착륙시도를 한 것은 4차례로 확인됐다. 두 번은 짙은 안개로 착륙시도조차 못한 것이다. 당시 존에프케네디공항의 가시거리는 0.125마일, 2백 미터도 채 안됐고, 바람은 시속 15마일에 달했다. 당초 착륙예정공항인 리퍼블릭공항보다 더 악천후였던 것이다. 김 씨는 착륙에 성공하지 못하자 오후 10시5분 고도를 2100피트까지 높였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더 이상 고도를 올릴 수가 없었다. 기름이 바닥난 것이다. 그 뒤 이 비행기는 할강을 시작했다. 비행기기체가 1톤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료가 떨어져도 갑자기 추락하지 않고 할강이 가능했던 것이다. 비행기 고도는 점점 더 내려갔고 10시 13분 밸리스트림상공에서 고도는 5백 피트에 불과했다. 그 뒤 10시14분 52초 때 고도가 1백 피트로 기록됐다. 플라이트어웨어에 포착된 마지막 고도는 1백 피트, 30미터였으며 당시 속도는 시속 63마일로 확인됐다. 그리고 수초 뒤 곧바로 추락한 것이다. 당초 계획된 비행거리는 435마일이었으나 실제는 522마일을 비행하다 추락했다. 착륙을 위해 약 90마일을 공중에서 뺑뺑 돌다가 추락한 것이다.

추락 뒤 탑승객 3명은 대롱대롱 매달린 경비행기에서 걸어 나왔고, 나 씨만 손가락이 아프다고 했지만 병원치료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 비행기 추락에도 불구하고 3명 모두 기적적으로 털끝하나 다치지 않고 살아난 것이다. 비행기가 매달린 지점에서 주택과의 거리는 채 10미터도 되지 않았지만 주택과도 전혀 부딪히지 않았다. 이 비행기가 전기 줄에 매달리면서 이 일대 2백여 가구가 정전됐고, 이튿날 오전 8시54분께 다시 전기가 복구됐다. 비행기도 밤새도록 전깃줄에 매달려 있다 이튿날 아침 경찰이 기중기를 동원, 지상으로 끌어내렸다.

비행학교서 빌린 42년 된 노후 비행기

경찰조사결과 이 비행기는 김 씨 등이 파밍데일의 한 비행학교에서 렌트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비행학교도 원소유주로 부터 이 경비행기를 임대해서 조종사훈련생 교육과 임대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연방항공청에서 이 비행기를 확인한 결과 지난 1977년 제작된 세스타 172, 단발엔진 경비행기로, 42년 된 비행기로 현재 약 30만 달러정도에 매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10월 19일 비행기 기체검사를 받았으며, 2020년 10월 31일까지 운행허가를 받았다. 비행기 소유주는 롱아일랜드 서폭카운티 바빌론에 주소를 둔 ‘N5296H 유한회사’ 였다.

미국 주요언론은 조종사 김 씨를 포함한 3명이 모두 뉴욕 플러싱에서 온 사람이라고 보도했고 일부언론은 조종사 김 씨를 제외한 2명은 한국에서 온 관광객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본보가 연방항공청에 조종사 김 씨의 면허내역을 조회한 결과 김씨는 2011년 8월 신체검사를 받았으며 2013년 4월 27일 상업용항공기조종면허와 단발엔진항공기 조종면허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고, 영어가 유창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김씨의 주소는 ‘한국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이동 3F-698’로 기재돼 있었다. 김씨가 미국에서 조종사 면허를 받은 한국거주자인 셈이다.

▲ 세스나 172 비행기등록내역 - 1977년 제작, 42년된 비행기임을 알 수 있다.

▲ 세스나 172 비행기등록내역 – 1977년 제작, 42년된 비행기임을 알 수 있다.

결국 김 씨는 여객기 조종사가 되기 위해 미국에서 비행훈련 중이었고, 동승자 2명도 한국에서 왔음을 감안하면 조종사 훈련생일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등 여객기 조종사가 되기 위해 미국이나 호주에서 비행훈련을 받아 조종면허를 따고 비행시간을 채우려는 한국인들이 적지 않다. 이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이 조종사를 뽑을 때 고정익항공기 비행시간 천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최소 1천 시간 이상 비행기를 조종했음이 입증돼야 여객기 조종사 채용시험에 응시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등에서 경비행기등을 빌려 조종을 하고 조종시간을 채우는 것이다. 김씨처럼 뉴욕 – 나이아가라의 경우 약 3시간에서 3시간반이 걸리므로 왕복을 하면 6시간에서 7시간의 비행기록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천시간을 채워야 대한항공등에 입사시험이라도 쳐볼수가 있는 것이다. 조종사면허를 따더라도 이 비행시간을 채우는데 보통 2-3년이 걸리고, 그 비용이 약 2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조종사들의 설명이다.

훈련기록 채우기 위해 ‘악천후비행’ 원인

 지난 14일은 아침부터 뉴욕에 짙은 안개가 끼어서 안개주의보가 발령될 정도였다. 밤에는 안개가 더욱 짙어졋다. 악천후여서 야간에 착륙은 힘들었고, 더욱이 소형비행기만 주로 착륙하는 리퍼블릭공항은 다른 공항보다 제반시설이 열악, 더욱 착륙이 힘든 공항이다.
당시 상황으로는 나이아가라에서 출발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었지만 비행기를 돌려주지 않을 수 없으니 비행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씨일행이 기적처럼 생존했지만 비행시간을 채우기 위한 목숨을 건 비행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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