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치킨, KBS 상대 4천만달러 소송…정치이슈 비화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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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 기각요청 소송에 KBS는 왜 소송면책특권을 주장했을까?

‘KBS는 국가통제받는 정부기관’ 주장

로고지난해 11월 한국의 BBQ치킨 윤홍근회장이 자녀들의 미국생활비와 유학비를 회사공금으로 충당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KBS보도와 관련, 윤회장측이 한국과 미국에서 제기한 명예훼손소송이 순식 간에 정치적 이슈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KBS측은 미국연방법원소송에서 ‘KBS는 한국정부가 통제하는 기관으로서 외국주권면제법에 따라 소송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기각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무현정부와 박근혜정부때 집권여당측이 KBS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려 하자 KBS노조와 언론노조등이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이를 결사반대했고, 이같은 노력으로 현재 KBS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 하지만 KBS가 스스로 자신들이 국가기관이라고 주장함에 따라 이 문제가 핵심쟁점으로 부상했고, 만에 하나, 연방법원이 KBS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라도 한다면 공영방송 KBS는 사라지고 국영방송 KBS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해 11월 15일과 16일 9시뉴스를 통해 BBQ치킨 윤홍근회장의 공금유용의혹을 제기했던 KBS, 당시 윤회장은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 중 일부는 받아들이고 일부는 기각하면서 ‘윤회장측의 반론을 반영하라’는 결정에 따라 KBS는 윤회장측의 해명과 함께 이를 보도했었다. 경찰은 KBS보도 뒤 내사에 착수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18일 윤회장의 횡령혐의와 관련, 11시간에 걸친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본격수사에 돌입한 상황이다.

▲ 지난 2006년 노무현정부때 KBS를 공공기관운영법 적용대상에 포함시키는 법이 통과되자 KBS와 언론단체, 국민들이 이를 결사반대, KBS의 공공기관 지정을 무산시켰다.

▲ 지난 2006년 노무현정부때 KBS를 공공기관운영법 적용대상에 포함시키는 법이 통과되자 KBS와 언론단체, 국민들이 이를 결사반대, KBS의 공공기관 지정을 무산시켰다.

이처럼 KBS가 윤회장의 횡령의혹등을 보도하자 윤회장측은 지난해 11월 20일 서울남부지방 법원에 KBS와 기자2명등을 대상으로 정정보도청구와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검찰에도 이들을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했다. 윤회장측은 또 한국소송에만 그치지 않고 지난 2월 13일 메사추세츠 연방법원에도 KBS와 기자2명을 상대로 각각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서만 모두 3건의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미국소송의 원고는 윤회장의 아들 윤혜웅씨로, KBS가 자신의 동의없이 전화통화를 불법녹음, 방송함으로써 메사추세츠주의 도청법을 위반한 것은 물론 허위사실을 보도, 명예와 브랜드가치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BBQ, 불법녹음 피해3952만달러 주장

윤씨는 이 소송에서 KBS측에 무려 4천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윤씨는 소송장에서 ‘나는 22세학생으로 메사추세츠주에 체류중이며, 나의 아버지는 전세계에 매장을 가진 BBQ치킨의 회장 윤홍근씨로, 아버지가 BBQ주식의 63%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씨는 ‘KBS기자가 보스톤 알스톤의 BBQ매장에 방문했을 때 내가 마침 자리에 없자, KBS기자는 알스톤에서, 나는 워터타운에 있을 때 전화를 했고, 나의 동의없이 이를 녹음, 방송에 내보냈다’ 고 주장했다. 윤씨가 이처럼 전화를 건 장소와 전화를 받은 장소를 밝힌 것은 통화가 메사추세츠주 내에서 이뤄졌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며, 메사추세츠주법은 쌍방이 동의하지 않는 한 전화녹음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씨는 비밀리에 녹음된 대화가 KBS에 방송돼 유투브등 50개이상의 웹사이트에 3개월동안 게재돼 있었고, 메사추세츠주법상 하루에 1개 사이트에 공개될 경우 백달러씩 피해가 인정되므로, 하루에 5천달러씩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소송제기당일인 2월 13일까지 89일간 게재돼 만큼 44만5천달러를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또 KBS보도뒤 2개월간 비비큐매출이 6203만여달러 감소했으며, 2023년까지의 매출손실이 18억달러, 약 2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자신의 아버지가 BBQ의 지분 63%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아버지의 손실이 3908만여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전화불법녹음 및 매출손실에 따른 피해가 3952만달러에 달한다며, 이를 KBS가 배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KBS는 지난 5월 6일 메사추세츠연방법원에 제출한 기각신청서에는 ‘KBS는 한국국가의 통제를 받는 국가기관이므로, 외국주권면제법의 적용을 받아 미국내에서 소송을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 KBS는 지난 5월 6일 메사추세츠연방법원에 제출한 기각신청서에는 ‘KBS는 한국국가의 통제를 받는 국가기관이므로, 외국주권면제법의 적용을 받아 미국내에서 소송을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씨의 주장중 불법통화녹음 및 방영등은 메사추세츠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에 대해 양측이 다퉈볼 여지가 있지만, 원고에 포함되지 않은 BBQ의 손해나 아버지의 손해를 자신의 손해로 주장한 것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BBQ법인, 자연인 윤홍근씨, 자연인 윤혜웅씨, 이들은 모두 엄연히 별개이므로 윤홍근의 피해가 있다해도 윤혜웅의 피해가 될 수는 없다. 소송원고와 무관한 손실을 주장한 셈이다. 특히 BBQ의 매출손실이 KBS의 보도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으며, 2023년까지 매출손실이 2조원에 달한다는 주장도 객관적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특히 객관적 증거없이 4천만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청구한 것은, 미국소송에 인지대가 없다는 점을 악용, 엄청난 액수를 청구해 피고를 위협하려는 악의적 소송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KBS, 기각 요청소송에서 국영방송 주장

특히 비비큐와 윤홍근회장, 아들 윤혜웅씨등 3명이 지난해 11월 20일 KBS측을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는 ‘명예훼손등에 따른 피해액이 백억원상당으로 추정되며, 3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한국소송에서의 청구액은 30억원, 미국에서는 비비큐와 윤홍근회장을 제외한 아들만의 청구액이 4천만달러, 약 5백억원에 달한다. 한국과 미국에서의 손해배상청구액의 엄청난 차이도 윤씨에게 유리한 정상은 아니다.

윤씨측은 지난 3월21일 서울 KBS에, 3월 25일 KBS워싱턴지사에 소송장을 송달했고, KBS측은 답변마감시한인4월 12일, 메사추세츠주연방법원에 변호사 선임사실을 통보했고, 변호사측은 답변기일 연장을 요청, 5월 6일까지 답볍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로 이 KBS답변서에서 깜짝 놀랄 일이 발생했다. KBS가 공영방송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사실상 부정하는 듯한 답변서[기각요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 KBS는 기각신청서에서 KBS는 외국주권면제법 적용대상 3가지 범주중 3번째 국가의 통제를 받는 기관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 KBS는 기각신청서에서 KBS는 외국주권면제법 적용대상 3가지 범주중 3번째 국가의 통제를 받는 기관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KBS측은 지난 5월 6일 메사추세츠연방법원에 제출한 기각요청서에서 첫째, KBS는 한국정부의 통제를 받는 기관이므로 외국주권면제법[FSIA]에 의거, 미국에서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둘째, 소송당사자와 증거, 증인등이 모두 한국에 있고 한국에서 동일한 내용의 소송이 진행중이므로 , 이른바 ‘불편한 법정의 원칙’에 의거, 이 소송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KBS측이 4천만달러에 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당하자 스스로 한국정부기관이라고 주장, 독립성과 공정성 논란을 자초한 셈이다.

지난 1976년 제정된 연방법률인 외국주권면제법은 외국정부나 정부기관으로 인정된 법인은 미국에서 소송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즉 외국정부는 상업적 행위등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경우에도 미국내에서 소송대상이 될 수 없다는 법이다. 따라서 KBS가 자신들이 외국주권면제 법의 보호대상이라고 주장한 것은 KBS가 스스로 자신을 외국정부, 즉 한국정부의 기관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외국주권면제법은 사실상 면책특권이므로 적용대상인 외국정부[FOREIGN STATE]의 자격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이 법에서 외국정부는 3가지 범주로 나눠지며, 첫째 외국정부 자신, 둘째 외국정부의 정치적 하급부서, 세째, 외국정부의 기관이나 단체등이 소송면책 특권을 갖는다. KBS는 기각요청서에서 이 3가지 범주중 세번째, 외국정부의 기관이나 단체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KBS, 외국주권면제법 적용 어려울 듯

KBS측은 ‘KBS의 설립[형성과정], 관리조직의 구성, 자금, 운영이 한국정부의 통제를 받는다’고 주장하고, ‘이는 외국주권면제법이 정한 외국정부의 자격을 충족하며, 미국에서 소송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KBS측은 방송법의 제4장 한국방송공사 관련조항을 근거로 KBS가 한국정부의 통제를 받는 기관임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KBS측은 ‘방송법 제43조에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를 정착시키고 국내외방송을 효율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국가기간방송으로서 KBS를 설립한다’ 고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이 KBS사장과 이사11명의 임명권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정부가 자본금 3천억원을 단독출자했고, 매년 회계결산자료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하는등 재정과 관련된 사항도 한국정부의 면밀한 감시를 받는다고 밝혔다, 수신료도 이사회가 심의, 의결한뒤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국회의 승인을 얻어 확정, KBS가 이를 부과-징수한다고 설명했다. 즉 설립, 조직구성, 자금, 운영이 모두 국가의 통제를 받는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지정 – 공정성 논란등 스스로 족쇄채워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꼴 될라’

KBS측은 ‘KBS가 외국주권면제법 적용대상임을 입증했기 때문에 원고인 윤혜웅씨는 KBS가 외국주권면제법 적용의 예외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외국주권 면제법 적용대상이지만 이 법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는 상업적 행위를 했을 경우이다. 이에 대해 KBS측은 상업적 행위란, 미국내에서 외국정부가 행한 상업적 행위, 미국내에서 행해진 행위가 상업적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미국외에서 행해진 행위가 미국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등 3가지이지만, KBS는 그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으므로 외국주권면제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지난 2014년 11월 새누리당의원 154명이 ‘KBS등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없다’는 공공기관운영법 제4조제2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하자 KBS노조를 포함한 전국언론노조와 국민들이 이에 반대, 결국 이를 철회시킴으로서 KBS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켜냈다. [사진출처 전국언론노동조합]

▲ 지난 2014년 11월 새누리당의원 154명이 ‘KBS등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없다’는 공공기관운영법 제4조제2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하자 KBS노조를 포함한 전국언론노조와 국민들이 이에 반대, 결국 이를 철회시킴으로서 KBS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켜냈다. [사진출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가 기각을 요청한 두번째 이유는 이른바, 불편한 법정의 원칙이다. 소송당사자들이 한국에 있고, 편집 방송한 사람들이 한국에 거주하며 한국에서 일하고 있고, 모든 사람은 한국어를 사용하며 영어에 능숙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서 재판을 한다면 통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모든 증거는 한국에 있으며, KBS직원들의 이메일과 전자문서등을 교환하는 전산시스템과 서버등도 한국에 있으므로 미국에서 소송하는 것은 불편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또 재판부를 정할때 고려하는 5개의 사적요인, 첫째 증거에 대한 접근용이성, 둘째 증인 출석의 용이성과 통역등의 비용, 세째 재판비용, 네째 판결집행용이성, 다섯째 재판기간등의 측면에서 미국법원은 불편한 법정이라고 밝혔다. 또 법원의 행정적 부담, 지역의 연관성, 불필요한 외국법 선택 회피, 배심원구성의 공정성등 공적요인을 고려해도 미국법원은 원피고 양측의 불편을 초래하므로 메사추세츠연방법원은 재판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BBQ ‘동의없는 전화녹음-방송은 불법’

무엇보다도 KBS는 윤회장측이 이미 지난해 11월 9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은 물론 11월 20일 역시 같은 법원에 정정보도청구 및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음을 강조했다. KBS측은 윤회장측이 한국에서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이 한국법원이 소송에 적합한 법원임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과 한국에서의 소송이 본질적으로 동일하며, 한국에서 소송을 제기한뒤 약 3개월이 지나 다시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KBS측의 행위도 한국에서 발생했고 이로 인해 설사 명예훼손이 발생했다고 해도 한국에서 발생한 것이지 미국은 아니며, 원고가 만약 승소판결을 받더라도 미국에서는 이 판결을 집행하기 힘들기 때문에 미국소송은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KBS의 주장은 타당하며 불편한 법정의 원칙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 윤혜웅씨는 KBS의 보도화면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 윤혜웅씨는 KBS의 보도화면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처럼 KBS가 밝힌 기각이유 2가지중, 공정성과 독립성 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첫번째, KBS가 한국정부의 기관으로서 외국주권면제법상 소송면책특권을 가지고 있다는 부분이다. 누가 뭐래도 KBS는 언론기관으로서 정부권력으로부터의 독립과 공정성이 생명이다. 그래서 수십년간 KBS구성원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들도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것이다.

KBS가 국가기간방송임은 분명하지만, KBS가 미국소송을 피하기 위해 자신들을 국가의 기관이라고 주장한 것은 사실여부를 떠나 이율배반적 행동이며, 스스로 공정성 논란을 부를 소지가 크다. KBS의 국가기관여부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판단하겠지만, KBS가 주장했듯이 적어도 외관상으로는 한국정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바로 이 부분을 우려, 국민들이 독립성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했음을 감안하면 KBS의 이같은 주장은 매우 실망스러우며, 부적절한 것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크다. 남들이 국가기관의 하부단체라고 주장하면 아니라고 해도 모자랄 판에 스스로 ‘나는 국가기관이요’ 라며 목소리를 높인 것은, KBS에 대한 국가의 간섭을 막으려고 노력해온 KBS구성원들의 노력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한국정부는 해마다 공공기관을 지정하며, 올해도 지난 1월 30일 339개기관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했다. 정부는 예산이 투입된 공공기관의 운영에 효율을 기하기 위해 해마다 이같이 공공기관을 지정하고,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이들 기관의 운영에 직접적으로 개입한다. 하지만 이 339개 공공기간 명단에 KBS는 포함돼 있지 않다.

바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에 ‘방송법에 따른 한국방송공사와 한국교육방송 공사법에 따른 한국교육방송공사[EBS]는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예산등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우려, 현행법으로 KBS를 공공기관지정위험으로 부터 보호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행정부의 간섭을 막아 방송의 독립성을 지켜주자는 사회적 합의에 근거한 것이다.

난데없는 국가기관주장- 미국법원에 목숨 맡긴 꼴

이 법의 전신은 ‘정부투자기관 관리법’과 ‘정부산하기관 관리기본법’이며. KBS는 지난 1987년부터 공영방송 독립의 중요성때문에 이들 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 약 20년간 이같은 규정이 지켜졌으나 노무현 정부때인 지난 2006년 12월 22일 개정된 공공기관 운영법의 적용대상에 KBS와 EBS가 포함되자 난리가 났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계혁시민연대는 물론 KBS노조와 KBS구성원들, 그리고 국민들이 발벗고 나서, 공공기관 운영법 개정에 반대했고, 이를 의식해 기획예산처는 2007년 4월 11일 공공기관을 지정할때, KBS와 EBS, 한국은행에 대해서는 지정유보결정을 내렸다.

장병완 당시 기획예산처장관은 ‘KBS는 중립성과 독립성이 요구되는 기관이므로 지정을 유보한다’고 밝혔었다. 정부도 KBS의 공정성 요구를 수긍한 것이지만 KBS와 언론노조는 법개정을 강력히 요구. 지금처럼 아예 KBS는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없다는 규정을 명문화시킨 것이다. 당시 KBS노조등은 ‘방송독립투쟁의 역사를 20년이상 후퇴시킨 악법중에 악법이 공공기관 운영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공영방송을 공공기관으로 지정, 국영방송으로 전락시키면 독립성과 공정성을 지킬 수 없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공공기관 지정을 막아낸 것이다.

▲ KBS는 기각신청서에서 ‘KBS는 형성과정, 조직구성, 자금, 운영에 있어 한국정부의 통제를 받으므로 외국주권면제법적용대상의 자격기준 3가지를 모두 충족시킨다’고 주장했다.

▲ KBS는 기각신청서에서 ‘KBS는 형성과정, 조직구성, 자금, 운영에 있어 한국정부의 통제를 받으므로 외국주권면제법적용대상의 자격기준 3가지를 모두 충족시킨다’고 주장했다.

노무현정부때만이 아니다. 박근혜정부때 새누리당도 KBS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었고, 결국 KBS와 국민들의 격렬한 저항으로 이같은 시도를 무산시켰다. 지난 2014년 11월 13일 새누리당의원 154명이 ‘KBS와 EBS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없다’는 공공기관운영법 제4조 제2항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KBS와 전국언론 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등은 ‘KBS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예산, 인사, 조직운영은 물론 기관의 통폐합및 기능조정, 심지어 해산에 이르기까지 정부가 직접 개입할 수 있게 된다’며 결사반대했다. ‘공영방송을 손아귀에 넣으려는 박근혜정권과 새누리당의 야욕을 더 이상 눈뜨고 볼 수 없다’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국민들도 이에 반대하면서 박근혜정부의 KBS 국영방송화 기도를 분쇄했던 것이다. 그래서 오늘 현재 공공기관운영법상 ‘KBS는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수 없다’는 규정을 지켜낸 것이다.

특히 노무현전대통령 탄핵당시 새천년민주당 조순형대표와 장전영대변인이 KBS에 대해 ‘국영방송’이라고 말했다가 소송을 당하고 사과를 한 끝에 소송을 취하한 일이 있을 정도로 KBS는 ‘국영방송’이라는 말에 치를 떨었다. KBS의 독립성과 공정성사수는 비단 KBS 구성원뿐 아니라 국민 대부분의 염원이기도 하고, 그같은 공감대하에 정부의 간섭을 막으면서 공영방송을 지켜왔던 것이다.

KBS, 공정성 문제에 따른 논란 불가피할 듯

하지만 KBS구성원과 국민 대다수의 열망을 무시하고, 스스로 공영방송임을 부정하고, 국가 기관이라고 주장, 사실상 국영방송임을 자처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미국 연방법원에서 발생한 것이다. KBS가 미국의 외국주권면제법상 소송면책특권을 보장받는 국가기관인지의 여부는 미국연방법원의 판단에 달렸지만, 만약 외국주권면제법 적용대상이라 는 판단이 내려진다면, 그야말로 대망신이요, KBS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온 국민의 자존심은 큰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한국법원도 아닌 미국법원에 의해, ’KBS가 사실상 국영방송이다’라는 공영방송 사망선고를 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는 스스로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달라는 요구와 마찬가지로, 외국주권면제법 적용대상으로 결정난다면, 필연적으로 공공기관 운영법을 개정논란을 부르게 되므로, 정부의 족쇄를 자처한 꼴이 된다.

미국연방법원에서 한국 금융감독원이 외국주권면제법 대상이냐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지만 언론사가 이같은 주장을 편 것은 처음이다. 금융감독원도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았음에도 외국주권면제법 대상이라고 주장했고 주미한국대사관이 이같은 주장을 옹호하는 문서를 연방법원에 제출한 사실이 밝혀져 국회에서 질책을 받기도 했었다. 특히 KBS는 공정성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기관이며 정부가 출자한 ‘태생적 한계’로 걸핏하면 ‘정부의 입김’ 운운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금융감독원이 ‘우리는 국가기관이요’ 하고 주장하는 것과 KBS가 그같은 주장을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이 소송은 치킨회사가 제기한 명예훼손소송이다. 언론사가 보도를 하다보면 언제든지 피소될 수 있는 단순한 사건이다. 즉, KBS는 법정에서 당당하게 명예훼손이 아님을 증명하는 등 효율적으로 소송에 임한 뒤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면 되지만, 외국주권면제법 적용대상이라고 주장, 순식간에 정치적 이슈로 비화되고 있다. 이제 명예훼손여부는 온데 간데 없고KBS가 외국주권면제법 적용대상이냐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외국주권면제법 적용대상이라는 연방법원판단이 나온다면 KBS의 공공기관지정문제, 더 크게는 공정성 문제에 따른 논란이 불가피하며, 이 같은 논란은 KBS가 한국에서 차지하는 비중등을 고려할 때 나라를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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