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대세 거스르고 ‘오프라인’ 고집하다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
한인최대의류업체인 포에버21이 또 다시 위기에 빠졌다. 지난 2015년 8월말 1억5천만 달러를 긴급수혈한지 4년만이다. 미 주요언론들은 포에버21이 경영권을 보장받는 대신 사모펀드의 자금을 수혈한다고 보도했으며, 이는 파산보호신청을 전제로 한 것이다. 온라인판매가 대세지만, 포에버21은 오프라인매장확충, 대형화전략을 추구했기 때문에 예고된 위기라는 분석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전 세계에서 매장폐쇄가 이어졌고, 급기야 올해는 본사건물까지 매각했다. 하지만 포에버21과 ‘장도원-장진숙’부부는 현재도 적지 않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고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면하고 있는 포에버21의 현주소를 진단해 보았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2015년 8월 31일 웰스파고와 사모펀드 TPG캐피탈로 부터 1억5천만달러의 긴급대출을 신청했던 포에버21. 당시 약 50개국에서 730개 매장을 운영했던 포에버21은 오프라인매장 확보에 더욱 열을 올려 올해 초 현재 57개국, 815개 이상으로 매장을 늘렸다. 하지만 이는 대세를 거르는 일이었다. 의류업체들은 오프라인매장을 현상유지하거나 줄이는 대신 온라인매출 을 강화했지만, 포에버21은 반대로 오프라인매장을 늘리는 것은 물론 초대형매장의 오픈에 박차를 가했다. 온라인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자 오프라인매장에 더욱 집착했고 결국 위기를 자초한 것이라는 것이 의류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결국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다 마침내 거대한 물줄기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형국이 돼버렸다.
경영권 방어위해 챕터11 신청하고 고율 이자대출
지난 3일 블룸버그통신은 ‘포에버21이 부실해진 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구조조정전문가들과 자금조달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DIP [DEBTOR-IN-POSSESSION]방식의 자금조달을 위해 사포펀드업체 ‘아폴로글로벌 매니지먼트’와 대출을 논의 중’이라는 충격적 소식을 전했다. DIP방식이란 채무자가 경영권을 유지하는 방식인데다 챕터11, 파산보호신청을 전제로 한 대출방식이다.
즉, 포에버21이 경영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파산보호신청을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대출주체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고율의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대신, 포에버21 기존주주의 경영권을 보장해 준다. 장도원-장진숙회장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은행이자보다 훨씬 높은 이율로 돈을 빌린다는 것이다.
포에버21이 파산보호신청을 한다는 것은 기존 채무를 일부 조정하고, 일정기간 동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포에버21과 거래관계에 있는 업체의 외상채권 등에 대한 지불이 중지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자바시장의 한인업체들이 줄줄이 피해를 입고,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업체는 파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메가톤급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또 웰스파고은행 등 기존 채권자가 파산보호신청에 동의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결국 웰스파고 등 대출액수가 큰 기존업체의 대출은 모두 갚아야 파산보호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므로 그 조정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 보도대로라면, 포에버21은 지난 2015년 8월 31일에는 미국 내 5대은행중 하나인 웰스파고은행에서 돈을 빌렸지만, 이번에는 은행권 대출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으로 짐작된다. 포에버21은 지난해부터 일부 오프라인매장을 폐쇄하면서 경영이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었다.
포에버21은 지난 2월 뉴욕주 시라큐스의 데스티니USA몰의 매장을 축소했다. 이 매장은 지난 2000년 오픈했고, 2012년 두 개 층으로 대폭 확장했지만, 매출감소로 다시 단층매장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이 매장의 규모는 무려 6만스퀘어피트, 포에버21은 2월 24일 이 매장을 일시 폐쇄하고 공사에 돌입했다. 포에버21은 2011년부터 매장대형화를 추진, 소형매장이 아니라 초대형 유명쇼핑몰에 입주하는 전략을 취했지만 철퇴를 맞은 것이다.
중국 대만 홍콩 코즈웨이 매장 2017년 폐점
포에버21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각국에서 매장을 잇따라 폐점했다. 지난 4월 29일 포에버21은 ‘세계시장에서의 전략적 조정을 위해 중국시장에서 철수한다’고 공식발표했다. 포에버21은 이에 앞서 지난해 말부터 중국매장 일부를 철수하면서 중국매장을 베이징 1개, 상하이 3개 등 4개로 줄였다. 하지만 결국 4개월 만에 중국내 모든 매장을 닫은 것이다.
중국진출 8년 만에 깨끗하게 손을 든 것이다. 지난해 말은 대만시장에서, 홍콩 코즈웨이 매장은 경쟁력 상실로 이미 2017년 폐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캐나다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캐나다 밴쿠버의 롭슨스트릿매장을 오픈 6년 만에 폐점했다, 이 매장역시 2개 층에 걸친 2만9천스퀘어피트의 초대형매장이었다.
유럽과 영국지역의 매장실적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2016년부터 이미 유럽매장에서의 매출은 감소하면서 영국매장도 대폭 축소, 3개 매장만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암스테르담, 더블린 등의 매장도 이미 문을 받았다. 대신 포에버21은 신흥마켓으로 각광받는 인도지역에는 투자를 강화했다. 2016년 인도최대의 의류유통업체의 계약을 맺고 뭄바이를 중심으로 인도 주요도시에 7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했다. 하지만 인도시장도 고전을 면치 못함으로써 이번 사태를 촉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에버21위기의 결정적 신호탄은 본사건물매각이었다. 당시에는 부동산투자로 대박을 쳤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자금난타개를 위한 고육지책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포에버21의 부동산 관리회사인 포에버21리얼이스테이트유한회사는 지난해 12월 18일 링컨하이츠지역 3880 노스미션로드소재 본사건물을 세계최대사모펀드 블랙스톤계열의 ‘브레 포트나이트 오너 유한회사’에 1억6566만달러에 매각했다.
본보가 이 계약의 디드를 확인한 결과 매매계약서에 서명한 사람은 ‘장도원-장진숙’부부와 옥창호 포에버21 대표이사 등 3명으로 드러났다. 이 유한회사는 2009년 5월 19일 설립됐다, 이 부동산은 미션로드의 3880, 3908, 3920, 3930, 3968등에 소재한 대형 창고와 사무실 등 12개 건물로, 포에버21이 지난 2010년 6월 16일 메이시백화점으로 부터 3800만달러에 매입했다. 약 9년 만에 약 1억3천만달러의 부동산수익을 올렸다. 4배정도의 초대박이였다. 당시만 해도 부동산경기가 최고점에 달했을 때 건물을 매각, 수익을 최대화하려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자금난이 밖으로 표출된 결과였다.

▲ 포에버21은 지난해 12월 18일 본사건물을 블랙스톤에 1억6600만달러에 매각했으며, 매매계약서에는 장도원-장진숙부부와 옥창호 포에버21 대표이사등이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감소에 따른 대규모 적자로 유동성위기
포에버21은 2018회계연도 적자를 메우기 위해 본사건물을 매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포에버21이 2018년 매출감소에 따른 이익감소가 아니라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추후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절박감이 건물매각으로 이어졌던 셈이다. 초대형부동산이 하루아침에 매각되기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금난에 빠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에버21리얼이스테이트홀딩스유한회사는 본사건물 외에도 3800 노스미션로드소재 부동산을 2012년 12월 28일 9백만달러에 매입했으며, 올해 카운티가 평가한 가치는 974만달러에 달하며, 실제 매매가치는 최소 1500만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소유주는 포에버21 리얼이스테이트홀딩스유한회사 명의이며, 모기자 대출이 없는 부동산이다. 이 회사는 또 2009년 6월 4일 2850시에라파인애비뉴소재 부동산과 3380이스트26스트릿등 2개 부동산을 650만달러에 매입했다. 올해 카운티 평가가치는 ‘2850’은 543만달러, ‘3380’은 192만달러로 2개부동산 평가가치는 약 740만달러에 달하며, 실제 가치는 최소 1천만달러는 넘는다. 이 2개부동산도 담보가 한푼도 설정돼 있지 않다. 포에버21이 로스앤젤레스카운티에 회사 명의로 보유중인 부동산이 현재 3채이며, 이 부동산의 실제 매매가치는 최소 3천만달러로 추정된다.
장도원-장진숙부부는 장도원장진숙트러스트명의로 베버리힐스에 고급저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도 소유권에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 회장부부는 지난 2006년 7월 20일 베버리힐스의 2700 보몬트 드라이브 소재 저택을 매입했다, 대지가 10만5백스퀘어피트, 건평이 1만3384스퀘어피트에 달하는 대형주택으로, 방이 7개로 파악됐다. 올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가 재산세 부과를 위해 책정한 이 저택의 가치는 1943만달러에 달한다. 장회장부부는 지난 2011년 1월 11일 이 저택을 담보로 웰스파고은행에서 4백만달러를 대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가치가 3천만달러로 추산됨에 따라 에퀴티가 약 2600만달러정도 되는 셈이다.
베버리힐스 3천만달러 저택 포함 1억달러대 부동산 보유
이에 앞서 장 회장부부는 1999년 7월 20일 부부명의로 2001 사우스 알라메다스트릿 소재 부동산을 445만달러에 매입한 뒤 2017년 10월 11일 2001 사우스 알라메다 유한회사로 명의만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유한회사는 2017년 8월 17일 설립됐고, 멤버는 장도원 및 장진숙 2명이며, 매매계약은 명의만 교체한 것이어서 양도세가 부과되지 않았다. 올해 카운티평가가격이 626만달러이다. 그러나 장 회장부부는 2016년 11월 23일 골드만삭스에서 부부개인명의로 4천만달러를 빌릴 때 담보로 제공했고 지난해 1월 11일에도 유니언뱅크에서 1천만달러를 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도원장진숙 트러스트는 2701 사우스 알라메다스트릿 소재 부동산을 20년전인 1999년 445만달러에 매입해 보유하고 있다. 또 10669 로체스터애비뉴소재 부동산을 2006년 6월 6일 매입해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카운티평가가치는 177만달러로, 이 부동산 역시 2011년 1월 11일 웰스파고에 75만2500달러 담보가 설정된 상태다. 지난 2004년 4월 16일 1015 크로커스트릿의 22호 부동산을, 2005년 10월 7일 1100 사우스 산페드로스트릿 소재 부동산을 매입 현재도 보유하고 있다.
![▲포에버21리테일의 이사는 올해 3월 현재 장도원-장진숙부부, 옥창호 포에버21대표이사이며, 회사임원은 장도원회장과 딸 장린다[인희], 브래들리 셀로 확인됐다.](https://sundayjournalusa.com/wp-content/uploads/2019/06/등록.jpg)
▲포에버21리테일의 이사는 올해 3월 현재 장도원-장진숙부부, 옥창호 포에버21대표이사이며, 회사임원은 장도원회장과 딸 장린다[인희], 브래들리 셀로 확인됐다.
또 장회장부부명의로 750이스트 14스트릿의 3만5천스퀘어피트짜리 빌딩을 매입했으며, 2009년 1월 26일 다시 750 이스트 14스트릿 유한회사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했으나, 이 유한회사는 장회장소유로 확인됐다. 이 유한회사는 2008년 9월 12일 설립됐으며 멤버는 장도원회장 1명이었다. 올해 카운티평가가치는 562만달러에 달하며 모기지가 없는 깨끗한 부동산이다.
또 장회장 단독으로 베버리힐스의 101 쿨리플레이스 저택을 지난 2007년 3월 28일 7백만달러에 매입했으나 1년뒤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가치는 930만달러에 달한다.
긴급수혈 성공해도 대대적 구조조정 불가피
장도원-장진숙부부와 포에버21이 일부 상가와 고급저택 등 부동산을 여러 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 부동산을 팔아봤자 경영난 타개에는 코끼리 비스킷이라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포에버21의 매출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지금도 최소 35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결국 경영난 타개는 부동산 몇 채 매각으로는 불가능하고 금융권에서 대규모자금을 수혈을 받아야 연명할 수 있는 형편이다. 제1금융권에서는 융통도 힘들고 제2금융권, 즉 고율의 사모펀드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제2금융권으로 넘어가면 거의 회생 불가능하다. 그렇게 된다면 장 회장부부가 경영권을 지킬 수 있지만, 포에버21이 온라인시장에서 전혀 자리를 잡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고율의 이자를 견디지 못해 또 다시 제3의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돈을 빌린다고 해서 사업여건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근본적 사업구조조정이 없다면 사모펀드에서 돈을 조달해도 잠시 생명을 연장만 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결국 포에버21은 비용절감을 위해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오프라인매장 대폭 감축, 대규모 감원 등 뼈를 깎는 수준의 대대적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과연 이 난국을 어떻게 수습할는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