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응수행장 일탈’ 발 빠른 선긋기 행보
예금감소, 부실대출급증, 예대율증가 등 트리플위기 속에 행장체포사태를 맞은 노아은행은 이번 사태가 신응수행장의 개인적 일탈이므로 은행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피해최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아은행은 신씨 체포 뒤 예금이탈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우려, CD금리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연방중소기업청 SBA와 언론사를 잇따라 방문, 은행은 신씨혐의와 무관하다고 설명하고, 당초 계획된 춘계골프대회도 예정대로 진행하며 주주들과 고객들을 안심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신씨가 5백만달러를 빌려주며 브로커를 내세워 커미션을 받은 혐의와 관련, 대출을 받은 업체는 대출금을 갚지 않았고, 은행이 소송을 제기해 320만달러 승소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동일인이 경영하는 2개업체에 빌려준 420만달러대출이 디폴트되자 소송을 제기, 지난 4월말 승소판결을 받는 등 미상환대출금 회수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달 29일 신응수행장이 대출과 관련한 뇌물-절도등의 혐의로 체포된 노아은행은 사건발생 3주를 넘기면서 대외적으로 이번 사태가 은행과는 무관한 신씨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대내적으로 은행직원들에게 ‘신씨접촉금지령’을 내리며 은행으로 불길이 옮겨 붙는 것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노아은행은 신씨 체포 나흘만인 지난 3일을 기해 고액예금이탈 등 예금감소에 따른 유동성위기가 올수도 있다고 보고 발 빠르게 현금 확보에 나섰다. 1년 만기 CD이자율을 기존 2.7%에서 2.95%로 인상하는 극약처방을 단행한 것이다. 이로써 노아은행의 CD이자율은 한인은행중 최고를 기록했다. 최저입금액 1천달러에서 최대 25만달러까지 예금할 수 있으며, 만기이전에 인출하면 패널티 수수료가 부과된다. 비슷한 자산규모의 한인은행인 뉴밀레니엄뱅크가 3년 만기 적금에 2.65%, 뉴뱅크가 6개월 만기 정기적금에 2.5%의 이자율을 적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노아은행의 이자율이 훨씬 높다. 특히 뉴뱅크가 6개월만기 적금 최대한도를 5천달러로 설정한 반면, 노아은행은 무려 25만달러까지 2.95%의 이자율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한인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상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확실한 상품으로 고객유치 작전
현재 뉴욕은 기존 한인은행들이 신씨체포와 함께 대대적 광고공세로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은 물론 제일IC은행이 불과 1개월여전 뉴욕과 뉴저지에 각각 1개씩 2개 지점을 오픈했다. 또 하노버은행등 외국은행까지 한인언론에 광고를 내고 한인시장공략에 나서는 등 은행 간 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에 비유될 정도로 치열하다. 노아은행으로서는 이 같은 은행외적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예금감소, 부실대출급증, 예대율 상승 등 트리플위기 속에 설상가상으로 행장체포 사태를 맞음으로서 은행 내적여건도 쉽지 않다. 바로 이 같은 내외적 여건이 CD금리 인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인은행관계자는 ‘은행은 일단 유동성확보가 가장 중요한 만큼,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본다. 알음알음식 예금권유보다는 확실한 메릿트를 줘야 돈을 모을 수 있다. 은행으로 서는 이자율 인상이 매우 힘든 결정이지만, 현실을 직시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한인은행관계자는 ‘금리인하국면에서 예금금리를 올린 것은 역주행으로 볼 수 있지만, 다른 은행도 이같은 상황이라면 비슷한 조치를 했을 것이다. 예금상황이 좋아지면 금리를 다시 조정할 수 있으며 일단은 살고 봐야 한다. 노아의 첫 조치는 합격점’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연준의 금리 인하설이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트럼프대통령이 거듭 금리인하를 촉구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높은 이자율이 노아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낳고 있다.
안현준 행장대행등 노아은행 임원들은 또 같은 날인 지난 3일 연방중소기업청[SBA]등울 방문, 이번 사건이 신씨의 개인비리의혹이며 개인적 일탈이라고 밝히고 은행재정현황등을 설명하며, 은행의 건전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가 연방검찰에 체포된 지난달 29일이 목요일임을 감안하면 노아은행측이 부리나케 움직인 것이다. 특히 이날 금융 당국을 방문한 것도 노아은행측이 먼저 연락을 취해 미팅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은행이 적극적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과는 무관’ 발 빠른 행보
안행장대행과 임원들은 다음날인 4일과 5일에는 뉴욕지역 각 한인언론사를 방문, ‘신씨체포는 은행과 전혀 무관할 일이다. 은행 업무는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금융당국으로 부터 어떤 제재도 받지 않고 있다. 은행 자체적으로 유력한 로펌을 지정, 자체 내부 감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신씨혐의와는 확실한 선을 긋고 내부점검과 재발방지대책마련을 강조했다.
김영만이사장등 또 다른 은행관계자들도 민첩하게 움직였다. 지난 5일 미리 예정됐던 노아 은행춘계골프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하며 주주와 고객들에게 이번 사태를 설명하고 지속적인 성원을 당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아은행은 당초 신씨 체포 뒤 골프대회강행여부를 숙고했으나 ‘이번 사태가 은행과 무관한 만큼 취소나 연기하는 것은 의혹을 더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축되기 보다는 적극적 대응, 정공법을 택한 것이다. 이날 골프대회에는 은행 임직원과 은행주주, 고객등 약 20명이 참석했으며, 은행측은 ‘신씨의 혐의는 은행과 무관하다’ 며 체포 뒤 신씨의 책상과 짐을 정리하는 등, 은행측이 취한 조치를 상세하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운동을 마친 후 노아그린소사이어티회장인 심재길씨가 운영하는 뉴저지주 알파인의 유명 일식집 기꾸에서 저녁을 함께 하며 결속을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노아은행측은 이처럼 외부에 적극적으로 ‘신씨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선을 그었을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직원들에게 ‘신씨 접촉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사회 모인사는 노아은행 직원이 저녁식사자리에서 ‘은행이 전직원에게 그 누구도 신씨와 접촉하지 말라는 접촉금지령을 내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노아은행은 대출금 미상환업체를 대상으로 소송을 통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연방검찰의 소장에 기재된 신씨의 5백만달러대출관련 커미션 혐의와 관련, 이 업체가 이미 디폴트를 선언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씨의 소장에서 대출자4로 기재된 대출케이스다. 연방검찰은 ‘노아은행이 2012년 4월 17일 대출자 4에게 5백만달러 SBA론을 대출해 줬으며, 노아은행은 브로커 A씨에게 5만달러 수표를 발급했고, 브로커 A씨는 이 수표를 2012년 4월 20일 2번회사계좌에 입금했다. 대출커미션명목이다, 브로커 A씨는 2012년 4월 26일과 30일 수표2장을 발행했으며, 만7천달러수표를 대출자2에게 전달하고 만7천달러를 현금으로 돌려받았다, 브로커A씨는 신씨지시에 따라 현금 만7천달러중 신씨에게 만달러를 전달하고 7천달러를 자신이 보관했다. 또 A씨가 신씨에게 3만달러 수표를 전달했으며, 이 수표는 신행장의 동료가 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5백만달러대출커미션혐의’ A사 이미 디폴트
이에 대해 연방중소기업청은 대출자4는 뉴욕 맨해튼소재 가든 오브 에덴 엔터프라이즈라고 밝혔고 바로 이 업체가 대출금을 갚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확인결과 노아은행은 지난 2016년 5월 23일 뉴저지주 버겐카운티지방법원에서 이 업체와 업체대표등을 상대로 312만여달러 승소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아은행은 소송장에서 이 업체가 2016년 3월 31일현재 원금 310만4천여달러와 이자등을 갚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재판부는 같은 해 5월 13일 심리에서 이같은 사실이 입증했다며 노아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노아은행은 버겐카운티법원판결뒤 2년 6개월이 흐른 지난해 11월 28일, 올해 3월 21일등 2차례에 걸쳐, 뉴욕에서 이 판결을 집행하기 위해 이 업체 대표를 상대로 뉴욕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승소판결로 부터 이미 3년이 지났음을 감안하면 이자등을 고려, 노아은행이 받은 돈은 320만달러를 훨씬 넘게 된다. 노아은행이 뉴저지 주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은 만큼 뉴욕주법원에서도 승소판결을 받을 것이 확실시된다.
노아은행은 또 지난 4월 18일 동일인이 경영하는 2개의 업체를 상대로 대출금 미상환금 420만달러 승소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아은행은 지난해 10월 16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비스트로마켓플레이스17’을 상대로 2백만달러대출과 관련한 소송을 제기, 지난 4월 18일 승소판결을 받았다. 노아은행은 지난 2016년 9월 26일 이 업체에 2백만달러를 대출했으나, 지난해 3월 5일부터 대출금을 갚지 않았으며, 원금 170만달러등 178만달러가 밀린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연방법원은 지난 4월 18일 노아은행의 주장을 수용, 이 업체에 대해 원금 170만달러에 이자와 연체료를 포함, 205만8천여달러를 갚으라고 판결했다.
노아은행은 또 지난해 10월 18일 같은 법원에 ‘52 JP’를 상대로 220만달러 대출과 관련한 소송을 제기, 지난 4월 18일 승소판결을 받았다. 노아은행은 지난 2017년 1월 25일 이 업체에 220만달러를 대출했으나, 역시 지난해 3월 5일부터 디폴트가 됐다며, 원금 178만여달러등 186만달러를 갚지 않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4월 18일 노아은행의 주장을 수용, 이 업체에 대해 원금 178만여달러에 이자와 연체료를 포함, 213만4천여달러를 갚으라고 판결했다.
내외적여건 감안하면 고난의 행군 될 듯
특히 이들 2개업체는 사장이 동일한 사람으로 확인됐다. 즉 노아은행이 한 사람이 운영하는 업체에 420만달러를 대출해줬다 디폴트가 되면서 419만달러 승소판결을 받은 것이다. 노아은행이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한 보증각서에 따르면 ‘비스트로마켓플레이스17’의 대출에 대해서는 ‘52JP’가 지급보증을 했고, 반대로 ‘52JP’대출에 대해서는 ‘비스트로마켓플레이스17’ 이 지급보증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서로 맞보증을 해줬는데, 2개 업체 모두 대출금을 갚지 않은 것이다.
보증각서에는 비스트로마켓플레이스의 사장은 피터박, 이업체의 재무는 박사장의 부인으로 확인됐고 이들이 각각 서명했다. 또 52JP의 사장은 박사장의 부인이며 보증각서에 서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동일인이 운영하는 2개업체에 대해 420만달러라는 거액을 대출해 주면서, 이들 업체의 채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노아은행이 맞보증각서를 받은 것이다. 결국 맞보증을 선 2개업체 모두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서 노아은행이 보증각서를 받고도 제대로 집행할 수 없는 형편이 돼버렸다.
은행측이 이처럼 대출금을 갚지 못한 업체들에 대해 하나 하나 법적 조치를 취하면서 승소판결을 받아내고 있지만, 실제로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일부 업체는 노아은행외 다른 금융기관으로 부터도 돈을 갚지 않아 소송을 당하기도 했고, 일부 업체는 자산이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노아은행이 일단 발빠르게 그리고,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수습에 나서고 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은행외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경쟁이 치열하고, 은행내적으로 예금감소, 부실대출급증, 예대율상승이라는 삼중고를 이겨내야 한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허리띠를 졸라맨 고난의 행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