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아스파탐 특허매각 8년 소송 1억천만달러 승소하고도 개운치 못한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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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대금 ‘4835만 달러인가, 7925만 달러인가’

대상, 2003년 누트라스윗과
특허매각계약 대금 ‘허위공시’ 의혹 불거져

메인한국의 대상그룹(이하 대상)이 인공감미료 아스파탐 특허 매각과 관련, 누트라스윗이 매각대금을 내지 않음에 따라 8년간의 국제중재 끝에 승소판결을 받았으며, 이의 집행을 위해 뉴욕주법원에서도 지난해 말 항소심 끝에 1억천만달러상당의 승소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누트라스잇은 대상이 뉴욕주 항소법원에서 중재판정을 인정받을 것이 확실시되자 이를 이행하지 않으려고 자신들이 20년 전 4억5천만달러에 매입한 조지아주 사옥과 공장 등을 단돈 90만달러에 매각한 것으로 드러나 강제면탈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상은 누트라스윗의 부동산매각이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한 사기양도라고 판단하고 또 다시 이에 대한 소송에 돌입했다. 한편 대상은 2003년 아스파탐 특허매각당시 매각대금을 4835만달러라고 공시했으나 재판과정에서 공개된 매각계약서에는 7925만달러로 명시돼 있어, 3천만달러 상당을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어찌된 영문인지 전후사정을 밀착 취재했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설탕보다 당도가 무려 2백배나 높은 고감도 감미료 아스파탐, 특히 아스파탐은 당도가 높지만 칼로리가 낮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인공감미료로, 주식회사 대상[구 미원]이 개발한 기술이다. 대상은 그 원천 기술과 노하우등에 대한 수십 건의 세계특허 등을 출원, 이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업이다. 워낙 엄청난 기술이다 보니 전세계에서 이 기술을 사겠다는 러브콜이 잇따랐고, 대상은 세계적인 감미료업체 누트라스윗에 이 기술을 매각했다.

대상은 지난 2003년 4월 30일 한국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기술이전계약 체결사실을 밝혔다. 미국회사인 누트라스윗에 아스파탐 생산기술 등을 특허와 노하우등을 매각하는 방법으로 이전하며 대상 군산공장의 일부설비도 매각한다는 것이다. 대상은 매각대금은 4835만달러이며, 누트라스위으로 부터 5년에 걸쳐 분할해서 대금을 받는 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말하면 대상은 4835만달러를 받고 누트라스윗 생산기술과 군산공장 일부시설을 매각한 것이다.

▲ 대상이  2003년 4월 30일 누트라스윗에 아스파탐생산관련 지적재산권과 군산공장 일부설비를 매각하는 댓가로 7925만달러를 받기로 계약한 반면, 증시에서 4835만달러로 공시, 매각액을 3천만달러가량 축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 대상이 2003년 4월 30일 누트라스윗에 아스파탐생산관련 지적재산권과 군산공장 일부설비를 매각하는 댓가로 7925만달러를 받기로 계약한 반면, 증시에서 4835만달러로 공시, 매각액을 3천만달러가량 축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매각대금 중 3천만달러 축소 공시 의혹

당시 대상은 4385만달러, 5년 분할 매각대금 징수 외에 자세한 계약사항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고, 양당사자 외에는 이를 알 수 없었다. 영원히 양당사자간의 비밀로 끝날 것만 같았던 자세한 계약내용은 누트라스윗의 계약위반으로 인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대상의 특허매각은 기술을 사들여오기만 했던 한국기업이 외국기업으로 부터 거액을 받고 기술을 매각한 몇 안 되는 사례였지만 누트라스윗은 약속을 어김에 따라 매각계약 4년만인 2008년 6월 4일 대상은 국제상사중재원에 제소를 하게 됐다.

이때부터 무려 8년간에 걸친 피 튀기는 법정공방이 계속되면서 비밀은 하나하나 흘러나오게 된다. 양사간의 계약서 일부도 공개되고, 전체 매각대금과 매각대금 지급일정 등이 공개된 것이다. 당초 누트라스윗은 대상과 매각계약체결과 동시에 5백만달러를 지불하고, 계약체결일로 부터 1주년이 될 때 5백만달러, 2주년이 될 때 5백만달러, 3주년이 될 때 925만달러, 4주년이 될 때 1500만달러, 5주년이 될 때 약4천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항목별로는 특허기술이전비용이 약5390만달러, 군산공산생산설비 2310만달러, 재고물품 인수비용 225만달러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누트라스윗은 2003년 4월 30일 계약체결 당시 5백만달러를 대상에 지급했고, 약 1년이 지난 2004년 6월 12일 5백만달러를 지급했다. 여기까지는 모든 게 순조로웠다. 하지만 누트라스윗은 계약2년째 5백만달러 지급을 1개월 앞둔 2005년 5월 14일 대금지급 기일을 4개월 늦춰달라고 요구했고, 대상은 기꺼이 이를 수용했다.

▲ 대상은 국제상사중재원에 제출한 중재신청서에서 아스파탐관련 지적재산권 및 군산공장 설비매각 댓가로 7925만달러를 받기로 했으며 계약서 클로징때 5백만달러를 시작으로 5년 분할해 대금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 대상은 국제상사중재원에 제출한 중재신청서에서 아스파탐관련 지적재산권 및 군산공장 설비매각 댓가로 7925만달러를 받기로 했으며 계약서 클로징때 5백만달러를 시작으로 5년 분할해 대금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4개월이 다가올 시점인 2005년 10월 25일 누트라스윗은 다시 한번 연기를 요청했고, 대상은 이를 단호하게 거부했다. 그러자 2005년 10월 30일 누트라스윗은 계약위반이 될 것을 우려, 5백만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어렵사리 계약 2년반동안 1500만달러는 받은 것이다.

1500만달러만 준 뒤 6500만달러 미지급

아니나 다를까. 계약 3년이 됐을 때인 2006년 4월 20일 누트라스윗은 다시 대금지급연기를 요청했고 대상이 거부하자 이제는 ‘배째라’식으로 나왔다. 누트라스윗은 2006년 6월 12일 925만달러를 지급하지 않았고, 대상은 단호하게 디폴트처리했으며, 2006년 12월 22일 5500만달러 지급을 요청했다. 누트라스윗은 대상에게 매각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2007년 3월 15일 대상은 누트라스윗에 매각했던 군산공장 생산설비의 사용을 요청하자 닷새 뒤인 3월 20일 누트라스윗은 일방적으로 계약취소를 통보했다.

대상이 누트라스윗으로 부터 받지 못한 돈은 무려 6425만달러, 대상은 누트라스윗에 거듭해 대금지급을 요청했지만 누트라스윗이 이에 응하지 않자 2008년 6월4일 마침내 계약서에 명시된 분쟁합의방법에 따라 국제상사중재원에 누트라스윗을 제소했다.


누트라스윗과 대상의 얽히고설킨 ‘비밀 계약’

계약위반 소송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다

누트라스윗은 대상이 매각대급지급을 요구하자 오히려 자신들이 피해를 봤다며 국제상사중재원에 대상으로 부터 2015만달러를 받아달라고 요구했다.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대상에 지급한 돈 1500만달러에 피해액 5백여만달러를 가산, 2015만달러 배상을 요구한 것이다. 양측은 지리한 서류공방 끝에 중재제소 3년여만인 2011년 7월 11일부터 7월 21일까지 뉴욕에서 중재재판에 돌입했고, 2012년 12월 21일 국제상사중재원은 누트라스윗이 대상에게 1억76만여달러를 지급하라고 중재판정을 내렸다. 대상의 중재제소 약 4년반만에 완전승소판결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누트라스윗은 이 중재판정에 이의를 제기했고, 결국 4년간 더 중재재판을 받은 끝에 2016년 6월 14일 중재재판부는 만장일치로 대상승소 확정판정을 내렸다. 국제상사중재원은 누트라스윗과 한국누트라스윗은 연대해서 8416만달러, 한국누트라스윗은 1660만달러를 대상에게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중재재판시작 8년 3개월만의 힘겨운 승리였다. 대상이 승소판정을 받았지만 문제는 1억달러에 가까운 돈을 어떻게 받아 내느냐 하는 것이었다. 대상은 중재판정 집행을 위해 2016년 9월 22 뉴욕주 뉴욕카운티 지방법원에 중재판정을 인용해 달라는 청원을 제기했다. 중재판정이 인용되면 뉴욕카운티법원이 대상승소판결을 내린 것이나 마찬가지 효력을 가지게 돼, 대상이 누트라스윗에 대해 강제집행에 나설 수 있다.

▲ 국제상사중재원은 8년간의 심리끝에 2016년 6월 14일 누트라스윗은 대상에 1억66만달러상당을 배상하라는 최종판정을 내렸다.

▲ 국제상사중재원은 8년간의 심리끝에 2016년 6월 14일 누트라스윗은 대상에 1억66만달러상당을 배상하라는 최종판정을 내렸다.

누트라스윗-매입자 ‘사기양도아니다’ 기각요청

하지만 누트라스윗은 자신들이 억울하며 대상이 적절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인용판결을 반대하는 청원을 제기했다. 누트라스윗은 ‘중재재판부에 법과 증거를 무시하고 판정을 내렸으므로 하자가 있는 판정이며, 공공정책 등을 위반한 것은 물론 재판부가 법을 준수해야 하는 자신들의 임무를 게을리 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뉴욕카운티법원은 2017년 5월 15일 대상의 중재판정인용요청을 기각시켜버렸다. 대상이 중재에서 승소했지만, 미국에서의 집행권한을 얻어내지 못한 것이다.

대상은 뉴욕카운티지방법원이 기각판결을 내린 날 즉각 뉴욕주 항소법원에 항소의사를 밝히고 며칠 뒤 항소를 제기했다. 뉴욕주 항소법원은 1년4개월정도가 지난 2018년 9월 27일 대상승소결정을 내렸다. 뉴욕주 항소법원은 국제상사중재원의 중재판정을 모두 인용했고 지난해 12월 31일 대상 최종승소판결을 내림으로써 대상은 미국 내에서 중재판정에 따른 집행권한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최종승소 판결액은 2016년 6월 14일 국제상사중재원의 배상판정액 1억76만달러에다 그 이후의 법정이자를 가산, 모두 1억1001만여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누트라스윗은 대상이 뉴욕주 항소법원에서 승소할 것이 확실시되자 이번에는 강제집행할 수 있는 자산의 처분에 나섰다. 항소법원재판이 막바지에 다다른 지난해 7월 9일 누트라스윗은 조지아주 리치몬드카운티소재 자신들의 사옥과 공장을 단돈 90만달러에 마누스바이오란 회사에 매각했다며 디드등기를 마쳤다. 본보가 이 매매계약서를 확보, 분석한 결과, 누트라스윗이 이 계약서에 서명한 것은 2018년 6월 21일이었다.

누트라스윗이 매각한 부동산은 조지아주 오거스타소재 러버스레인 1722번지와 1762번지, 1784번지등에 소재한 대지와 건물로, 대지가 무려 44에이커로 5만5천여평에 달하고 건평이 26만5701평방피트에 달했다. 건물동수가 무려 26개였다. 더구나 고가의 설비가 있는 공장이었다. 누트라스윗은 이 부동산을 단돈 90만달러에 매각했지만 대상조사결과 누트라스윗은 지난 2000년 3월 농산물관련 다국적기업인 몬산토로 부터 무려 4억4천만달러에 매입한 건물이었다.

대상, 재판 과정에서 허위공시 사실 드러나

이 당시 AP통신은 누트라스윗이 몬산토의 조지아 공장을 4억4천만달러에 매입했다고 보도했고, 뉴욕타임스 등 미국주요일간지가 이를 대서특필했다. 누트라스윗은 대상의 아스파탐관련 특허 매입계약직전에 이 부동산을 매입한 것이다. 하지만 무려 18년이 흐른 2018년 이 부동산을 매입가의 2%에 불과한 90만달러에 매도한 것이다. 자신이 매입한 금액에서 50분의 1토막이 난 가격이다. 누가 봐도 이 같은 계약은 헐값매각이라는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

▲ 대상, 2003년 4월 30일 아스파탐특허 및 군산공장 일부설비매각 공시

▲ 대상, 2003년 4월 30일 아스파탐특허 및 군산공장 일부설비매각 공시

대상은 누트라스윗의 부동산매각사실을 감지, 뉴욕주 항소법원의 최종승소판결직전인 지난해 11월 6일 조지아주 리치몬드카운티지방법원에 누트라스윗과 부동산매입자 마누스바이오를 상대로 부동산사기양도 철회소송을 제기했다. 또 대상은 그로부터 1개월여 뒤인 지난해 12월 11일 리치몬드카운티지방법원 소송을 철회함과 동시에 조지아남부연방법원에 같은 소송을 제기했다. 누트라스윗등은 리치몬드카운티 소재기업이고 대상은 한국기업이기 때문에 주법원에서 이 사건을 다룰 경우 조지아주 기업인 누트라스윗에 유리한 판결을 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법원은 관할권이 없는 것이다. 그에 따라 대상은 연방법원에 다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대상은 지난 1월 25일 수정소송장을 제출하고 부동산양도계약 철회판결을 요구했고, 누트라스윗과 마누스바이오는 몇 차례 답변연기를 요청한 뒤 3월 8일 부동산매입자인 마누스바이오가 소송기각요청서를 제출했다. 자신들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 해당부동산을 매입했으므로 매매계약취소는 부당하다는 것이다. 7월 15일 현재 이 소송은 양측이 기각여부를 놓고 치열한 법정소송을 벌이고 있어, 법원 판결이 나기 까지는 또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상이 아스파탐소송에서 힘겹게 승리한 가운데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대상이 지난 2003년 아스파탐 특허매각당시 매각대금을 4835만달러라고 공시했으나 재판과정에서 공개된 매각계약서에는 7925만달러로 명시돼 있어, 3천만달러상당을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약 3천만달러라면 당시 환율로 360억원에 해당하는 돈이다.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사실로는 축소신고가 명백하며, 이는 허위공시에 해당한다. 하지만 허위공시 등의 처벌을 규정한 자본시장법의 공소시효는 불과 3년, 대상의 공시는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이기 때문에 허위공시라 하더라도 처벌을 할 수 없다.

대상은 허위공시의혹은 한국기업이 외국기업등과 계약을 체결할 경우, 비밀의무조항등을 이유로 계약서등을 공개하지 않은 채 매각금액등을 간단하게 공시하는 점을 악용, 얼마든지 매각금액 등을 숨기고, 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할 수 있다는 실례를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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