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가 LA에 나타났다는데…
국내외로 ‘학력 위조’ 논란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신정아(47) 전 큐레이터 겸 전 동국대 조교수가 이번에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 총괄본부장(상임 이사) 자격으로 지난 18일과 22일까지LA와 시애틀을 각각 방문했음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과 더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신씨는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워싱턴주 시애틀 더블트리 바이 힐튼 시애틀 에어포트 호텔에서 열린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회장 오정선미)가 주최한 ‘제 37회 학술 대회 및 정기총회’에 참석하고22일 귀국길에 앞서 LA한국 교육원(원장 오승걸)을 방문했다. 특히 신씨는 이번 LA와 시에틀 방문길에는 신씨의 학력위조사건 당시 동국대 이사로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영담 스님을 수행 600여명의 교육 관계자들이 참석한 시애틀 대회에서 눈길을 끌었다고 두명의 참석자가 29일 본보에 전했다. 영담스님은 현재 신씨가 소속된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 이사장이며, 지난 2016년 신정아씨를 재단 이사로 영입한 장본인 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해괴한 것은 이번 신씨의 방미를 관계 당국과 단체들이 외부에는 철저하게 비밀로 했다는 것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선데이저널>이 짚어 보았다.
<성진 취재부 기자>
재미한국학교협의회 대회가 열린 지역의 시애틀 총영사관(총영사 이형종)과 그리고 대회 주최측인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회장 오정선미) 측은 신정아씨의 참석을 대외에 철저히 함구해 그 배경에 눈길이 쏠렸다. 특히 개최지 시애틀교육원과 주최자 재미 한국학교협의회 측은 모든 홍보와 보도자료 등에서 고위직 인사 참석 명단에서도 유독 신정아씨만 제외시켰다. 이번 시애틀 교육 학술 대회에는 본국에서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김영곤 국립국제교육 원장, 소강춘 국립국어원장, 한범덕 청주시장, 임영담(영담스님)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 이사장, 주명현 교육부 기획조정실장, 이재업 독도재단 이사장, 천진환 김구 재단 부이사장, 최보영 교육부 재외 동포교육담당관 등을 포함해 신문규 주미대사관 교육관, 오승걸 LA한국 교육원장을 포함한 미국 각 지역의 한국교육원장, 박신영 LA교육관 등이 참석했다고 보도하면서 재외동포교육진흥 재단 총괄본부장격인 상임이사인 신정아씨만 모든 대회 홍보 자료에서 그 이름을 볼 수 없었다. 귀국길에 영담 이사장을 수행하면서 신정아씨가 교육재료 보급 관계 현항 파악차 LA한국교육원을 방문할 때도 LA총영사관 과 LA한국교육원은 철저하게 외부에 신씨의 방문 일정을 알리지 않았다. 신씨는 이번 학술대회를 협찬한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의 총괄본부장(상임 이사) 자격으로 참석했는데 그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것은 석연치 않은 사항이다.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은 2001년 설립돼 재외동포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 교육을 담당하는 민간재단이다. 교육부의 예산을 지원받으며, 국정감사 대상이다. 교육부는 재단에 관한 예산 편성부터 집행 단계에 이르기까지 국회 심의를 받는다. 시애틀 대회에 참석했던 한 교사 관계자는 29일 “일부 교사들은 신씨의 참석을 알아 차리고 놀라워 했다”면서 “더구나 국내외로 학위위조로 떠들석 했던 장본인이 교육자 대회에 고위 직책으로 참석한 것은 더욱 의아스럽다고 표시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 관계자는 “학력위조와 정권 실세와의 불륜 스캔들로 크게 문제가 된 신씨가 어떻게 교육부가 지원하는 민간 교육재단에 고위직에 영입될 수 있는지 의문이었다”면서 “누군가 정치적으로 뒷배를 봐주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한 참석자는 “자신의 죄과를 치루고 다시 사회에 나서는 사람을 계속 무관심으로 두는 것도 좋지 않다”면서 “자신이 맡은 일을 충실히 한다면 인정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귀국길에 LA를 방문한 신씨에 대하여 LA총영사관과 LA한국교육원측도 일체 함구로 일관했다. 이에 대하여 오승걸 LA한국교육원장은 30일 “신 이사의 LA방문은 공식적 일정이 아니 었다”면서 “다만 귀국길에 연관 업무를 잠시 둘러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누가 뒷배를 봐주는가?”
2007년 학력위조‧정권 실세와의 염문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씨가 민간재단 ‘재외동포 교육진흥재단’ 이사로 사회 활동을 재개한 사실은 지난해 확인됐었다.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에 따르면 신씨는 2016년 8월부터 재단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신씨가 지난해 11월 17일 방미해 조지아주 애틀랜타 한국교육원에서 재외동포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당시 행사에 참석한 동포 일부가 신씨의 얼굴을 알아본 것이다. 당시 그 소식을 처음 전한 미주중앙일보는 “참석자들은 ‘신씨가 왜 재외동포 교육 현장을 찾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의아해했다”고 보도했다. 2001년 설립된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은 재외동포들에게 한글 교재를 나눠주고 우리 문화를 가르치는 교육을 담당하는 민간재단이다. 2009년부터 국가(교육부) 예산으로 ‘재외동포 교육용 교과서 및 교재 보급사업’을 위탁받아 시행하고 있다. 이 재단 이사장인 영담 스님이 직접 신씨에게 이사직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담 스님은 지난 2016년 당시 주위에 ‘한번의 실수로 다시 사회에 못나오게 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며 ‘부처님의 자비하심을 따르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내가 요청해 재단에 합류시켰다’고 밝혔다. 또 영담 스님은 ‘신씨는 특히 1년 이상 무료 자원봉사로 재단에 공헌하면서 무보수로 일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신씨는 90년대 말, 금호미술관 큐레이터로 미술계에 입성한 이래 동국대 조교수, 광주비엔날레 감독을 맡았다. 당시 미술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큐레이터의 한 사람이었다. 그녀가 국내외로 학력위조 파문의 주인공인 된 것은 2007년이었다. 미국의 명문 예일대 미술평론 박사 학위가 가짜라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어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을 지낸 변양균(70)씨와 불륜 관계 사이로, 변 전실장이 여러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신씨는 이후 재판에서 학력위조‧미술관 공금 횡령 혐의로 1년 6개월을 복역하다, 2009년 4월 10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현재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 이사장인 영담 스님은 2007년 ‘신정아 스캔들’ 당시 불교계에서 신정아씨를 징계했던 인물이었다. 영담 스님은 당시 동국대 징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당시 동국대 조교수이던 신씨를 직접 파면했다. 그러나 신씨는 영담 스님을 원망한 적은 없다고 했다. 2011년 출간한 회고록에서 “(영담 스님은)나를 파면시켰던 책임자였지만 당시 상황으로는 어쩔수 없는일로 불교계와 동국대를 지키기 위한 책임자의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적었다.
자신 파면한 영담스님과 한 배
이같은 ‘영담 스님-신정아’ 인연이 언론에 포착되기 시작한 것은 신씨 출소 이후 부터다. 2012년 영담 스님이 아웅산 수지(78) 여사를 미얀마에서 만날 때 통역으로 나선 것이 신씨였다. 2015년 영담 스님이 주지로 있는 부천 석왕사에서 열린 가수 겸 화가 조영남씨 전시회 ‘조영남이 만난 부처님’의 큐레이터도 신씨였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영담 스님 자신도 신씨처럼 고등학교 학력 위조 논란을 겪었다. 영담 스님은 1996년 ‘한영 고등학교’ 출신이라고 학적부에 적고 동국대 행정대학원에 입학, 학위를 취득했다. 그러나 2015년 8월 조계종 중앙종회 초선의원들이 “고등학교 학력 위조 의혹’에 대해 진실 그대로 밝혀달라”고 해명을 요구하면서 논란이 됐다. 종단 내 논란이 커지자 한영고 측은 ‘영담 스님은 졸업한 사실이 없다’고 확인했다. 당시 영담 스님은 “동국대와 중앙승가대학교를 졸업한 승려 모두 학력 조사를 하자”며 즉
답을 피했다. 동국대는 이듬해인 2016년 영담 스님 입학과 석사학위를 무효로 처리했다. 영담 스님은 1995년 ‘부천외국인노동자의 집’을 설립했고, 윤이상평화재단 이사장과 인천아시아 경기대회 남북공동응원단 추진본부 대표, 불교방송 이사장 등을 지내는 등 불교계에서 위치가 확고한 편이다. ‘세계시민 육성을 위한 한국어 교육’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시애틀 학술대회에는 재미한국학교 협의회(NAKS) 소속 교사 6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국내외 여러 한국어 관련 기관들과 연계해 분야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일선에서 한국어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재미한국학교협의회 소속 한국어 교사들의 전문지식 향상을 도모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일선에서 한국어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모든 선생님들과 재미한국학교협의회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정부도 우리 아이들의 우리말 교육을 비롯한 역사, 문화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축사를 보내며 한글학교 교사들을 격려했다. 주명현 교육부 기조실장은 축사를 통하여 최근 한국어 관련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교육부에서도 신남방 정책에 따라 동남아 중심으로 다양한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임을 밝히며, 기존 한국어 교육을 이끌어 오고 있는 북미 지역 한국어 교육자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였다. 그리고 대회기간 중에는 ‘나의 꿈 말하기 대회’, ‘백범일지 독후감 쓰기 대회와 백범일지 교육안 공모대회’, ‘한국어 수업활동 포스터 경시대회’, ‘청소년 정체성 함양 포럼’, ‘한국 문화 체험관’ 등의 부대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됐다.
영담스님도 학력위조로 논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개최된 이번 심포지엄에는 북미 지역 한국어 교육 단체를 대표하여 8명의 발표자(한국어진흥재단 백미진,재미한국학교협의회 강주언, 미주한국학교총연합회 임난희, 캐나다한국학교연합회 유지연, 북미한국어교육학회 박미정, 미주한국어정규교사협의회 유현정, 세계한인교육자연합회 김성순, 미주한국어재단 황정숙)가 한글학교 한국어 교육과정, 초중고 및 대학 한국어 교육과정에 대한 현황과 개선 방향에 대한 발표를 하고,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으며, 정규 및 비정규 한국어 교육 관련 기관 간의 교육과정 연계성 및 지역 특성에 맞는 교재 활용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였다. 주명현 교육부 기조실장 등 교육부 방문단은 시애틀총영사관을 방문 및 시애틀지역 한국어 교육 관계자들
과 간담회를 하였다. 이형종 시애틀 총영사는 신축한 청사를 방문한 첫번째 손님이라며 서북미 지역의 한글학교 및 한국어 교육의 활성화를 위하여 한국교육원 설치 검토 등 교육부의 지원을 요청하였으며, 주명현 실장은 관계 부처 등과 협의하여 검토해 보겠다고 하였다. 이어서 개최된 시애틀 지역 한국어 교육자 간담회에는 서북미한국어세계화교사협의회 설자워닉 회장과 재미한국학교서북미협의회 회장, 타코마 대한부인회 김명숙 이사장 등이 참석하여, 서북미 지역에서의 한글학교 활동 및 한국어 보급 노력 등에 대해 현황을 전하며, 시애틀 지역의 한국어 교육 및 문화 보급, 한국의 고유 가치 확산 등을 위해 한국교육원 설치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하였으며, 주명현 실장 등은 그동안 한국어와 한국 역사 문화 보급을 위한 여러 단체의 헌신과 열정 에 감사드리며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고 타 부처 등과 협의 과정을 거치는 등 건의하신 사항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답변하였다.
한편 신씨가 지난해 11월 애틀란타 교육 현장에 나타나자 국내에서는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 이사에 왜 범죄자 신정아인가?>라며 청와대에 청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 홈페이지에 신정아가 총괄본부장(이사)으로 등재되어있다. 신정아는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이었던 변양균과의 불륜 관계는 물론, 학력 위조와 횡령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1년 6개월간 실형을 살았다. 그 신정아가 지난 20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재외동포 대상 교육 현장에 등장하여 직접 강단에 올라 교육자료에 대한 설명도 했다. 신정아가 참가한 방문 연수 프로그램 등 방미 일정은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과 교육부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2001년 설립된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은 재외동포들에 대한 한국어와 한국 문화 교육 등을 담당하는 민간재단이다. 교육부의 예산을 지원받는 국정감사 대상으로 교육부는 재단에 관한 예산 편성부터 집행 단계에 이르기까지 국회 심의를 받는다고 한다. 학력 위조와 횡령으로 실형을 받은 사람이 어떻게 교육 단체의 총괄본부장이 되었으며, 교육자료 설명을 위해 직접 강단에 오른 것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범죄자 신정아가 피같은 국민의 세금을 써가며 교육에 관여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며 천만번 부당하다. 청와대와 교육부는 국민에게 설명을 하고 신정아를 제명시키기 바란다.>라며 조속히 신씨의 파직을 촉구해 눈길을 끌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