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주미대사내정자 아그레망 받지 못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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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까지 아그레망 못 받으면 외교 대참사

이수혁 주미대사내정자의 ‘트럼프 표리부동’발언이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아직 아그레망을 받지 못하면서 미국정부의 신임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주미대사의 아그레망에 최장 52일이 걸린 적이 있기 때문에 아직은 크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만약 이달말까지 아그레망을 받지 못한다면 외교참사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의 갈등이 표면화된 가운데 이달 중순 뉴욕총영사 전격교체가 두사람의 파워게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외교가에서는 현총영사가 강장관으로 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재직한다는 내락을 받았으나 김현종 2차장이 현총영사를 밀어내고 자신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장원삼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표를 앉혔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 이수혁 주미대사내정자

▲ 이수혁 주미대사내정자

지난 8월 9일 주미대사에 내정된 이수혁 전 북핵6자회담 수석대표, 1949년생으로 올해 70세인 이수혁 내정자는 더불어민주당추천 비례대표로 제20대 국회에 진출, 초선으로는 드물게 국회 외통위간사를 맡고 있는 인물로, 내정발표가 끝나자마자 미국언론의 이내정자의 트럼프대통령에 대한 시각에 문제를 제기했었다.
당시 미국언론들은 ‘한국의 신임주미대사가 트럼프대통령을 표리부동한 인물로 평가했다’며 트럼프대통령을 비난한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내정자가 지난해 국내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대통령에 대해 ‘그는 비지니스를 했기 때문에 표리부동하고 마음에 없는 말도 한다’고 평가하고 ‘솔직히 정말 마음에 안든다’는 말을 내뱉었다. 이 발언을 할 당시 이내정자는 국회의원신분의 정치인으로서 할 말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주미대사에 내정되자 당시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이다.

트럼프에 표리부동 비난 발언 인물

이는 주미영국대사의 트럼프비난발언과 맞물리면서 혹시 미국정부의 아그레망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었다. 공교롭게도 내정발표 1개월 전인 지난 7월 영국 가디언이 주미영국대사가 ‘트럼프대통령이 서투르고 불안정한 인물이며, 현재 백악관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보고한 외교전문을 폭로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대통령은 ‘이상한 사람이다, 더 이상 그를 상대하지 않겠다’고 격노했고, 영국정부는 주미영국대사의 본국송환으로 마무리하려 했지만 트럼프대통령의 거듭된 격노로 결국 자진사퇴형식으로 공직에서 쫓겨났다.

이 같은 우려가 단순한 우려가 아님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내정자는 이달 25일로 내정 47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미국정부의 아그레망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려오지 않고 있다. 본보가 역대 주미대사의 내정발표일자와 아그레망 완료, 부임일자 등을 조사한 결과 아그레망에 최장 52일이 걸린 사례가 있어, 아직은 상황을 절망적으로 볼 필요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박정부시절 주미대사에 임명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2009년 1월 18일 내정됐고 단 23일만인 2월 10일 미국정부의 아그레망을 받아서 3월 10일 워싱턴에 부임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현재 주미대사로 재직중인 조윤제 대사는 2017년 8월 30일 주미대사로 내정된 뒤 43일 만인 10월 12일 미국정부의 아그레망을 받았고 한달뒤인 11월 14일 부임했다. 전임 안호영대사가 최근 10년래 주미대사 아그레망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케이스다. 안호영대사는 2013년 4월 1일 내정됐으나 51일 만인 5월 21일 아그레망을 받았고, 보름만인 6월 5일 부랴부랴 대사로 취임했다.

오랜 기간 실무 떠나있었고 고령도 문제

이 같은 선례를 볼 때 25일 현재 47일째 아그레망을 받지 못한 이 내정자는 한덕수 전 총리보다 두 배의 시간이 지났고, 조윤제 현대사보다도 아그레망이 오래 걸리고 있다. 지난 2017년 10월 12일 외교부 국감에서는 현재 수감 중인 최경환 자유한국당의원이 조윤제 주미대사에 대한 아그레망이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었고, 강경화외교장관은 오늘 아그레망을 받았다고 답변했었다. 조윤제대사 아그레망에 43일이 걸렸는데도 임명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당시 아그레망소요시간에 대해 강장관도 ‘검증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고 답변, 43일이 걸리는 것은 비정상적인 사례임을 인정하기도 했었다. 47일째 아그레망을 받지 못한 것은 우려를 자아낼만 한 것이다. MB정부시절인 2009년 1월 27일 외교부는 ‘기존 사례로 볼때 미국은 통상 아그레망부여까지 3주에서 5주가 걸렸다’고 답한 것을 고려해도 이내정자의 아그레망지연은 심상치 않은 조짐임을 알 수 있다.

비교하지만 이내정자의 사례가 최장사례는 아니다. 안호영대사는 아그레망에 51일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25일 현재로서는 이내정자가 아그레망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최장사례인 51일을 넘는 이달 28일을 넘긴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이내정자가 이달내로 아그레망을 받지 못한다면, 아그레망에 지나치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지적과 미국이 이내정자를 기피인물로 규정했다는 추측이 나와도 이상할 것이 없게 된다. 이달내로 아그레망이 안 되면 ‘주미대사 내정자 교체’라는 사상초유의 외교참사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이 내정자의 문제는 아그레망뿐이 아니다. 노무현정부 때는 ‘모두가 입만 열만 이수혁, 이수혁, 이수혁만 찾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북핵문제의 해결사로 통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말 국정원 1차장을 끝으로 퇴직하면서 12년 동안 실무외교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었고, 70이라는 고령도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현황

특히 이내정자는 지난 2월 10일부터 17일까지 문희상 국회의장과 5당대표의 미국방문 때 국회 외교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자격으로 함께 미국에 왔었고, 뉴욕에서 벌어진 해프닝이 두고 두고 외교가와 뉴욕한인사회에 회자되고 있다. 당시 문 의장과 5당대표들이 플러싱 금강산식당에서 뉴욕동포와 간담회를 가졌고, 이때 발언권을 얻은 이내정자가 외교관시절의 곤궁함을 털어놓는 장황한 속풀이를 하는 바람에 참석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는 것이다. 당시 간담회에는 뉴욕지역 한국외교관들도 참석했고, ‘대미외교와 한반도 평화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왜 저런 말씀을 하실까’하고 당황해 했다는 것이다. 이날의 돌발사고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내정자발표를 듣고 어리둥절해 하는 분위기였다. 아그레망을 받아도 걱정, 아그레망을 받아 주미대사로 부임해도 걱정인 셈이다.

▲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김현종-강경화’ 치킨게임서 김현종 승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지난 16일 외교부의 파워게임을 보여주는 사건이 2건 동시에 발생했다는 점이다.
사건1: 이날 강장관은 국회 외통위에 출석, ‘지난 4월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다툰적이 있다는데 사실이냐’라는 질의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강장관과 김차장의 갈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당사자가 직접 밝힌 것이다. 지난 4월 문재인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당시 김차장이 외교부직원을 불러다 혼을 냈고, 강장관이 ‘우리 직원에게 소리치지 말라’고 말하자 김차장이 ‘잇츠 마이 스타일’이라고 말하며 ‘F’자 욕설을 했다는 것이다. 개그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일이 대한민국 외교수뇌부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현재도 진행형이라는 것이 외교가의 전언이다.

사건2: 9월 10일 같은 날 외교부는 주유엔대사에 조현 전 외교부 1차관을, 뉴욕총영사에 장원삼 한미방위비분담형상대표를, 요코하마총영사에 안민식 주파라과이대사를 각각 임명했다. 외교부에서 3개 공관장만을 별도로 인사이동시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조태열 현 유엔대사는 박근혜정부 말기에 임명됐고, 요코하마 총영사는 성추행으로 경찰수사를 받는상황임을 가능하면 두 자리는 인사요인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뉴욕총영사는 2017년 12월 부임, 통상 3년이 임기라는 점에서 특별한 인사요인이 없고, 1년 9개월만에 전격교체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뉴욕총영사로 임명된 사람은 장원삼 한미방위비분담협상대표, 김현종차장과 호흡을 맞추던 사람이다. 두 사람은 1959년생으로 동갑이지만, 장총영사가 외무고시를 통해 정문으로 들어왔다면, 김 차장은 외교부 고문변호사를 재직하다가 특채된 인물이다. 장총영사가 외교부 입부로 따지자면 엄연한 선배지만, 현재로서는 김 차장의 부하인 셈이다.

외교가에서는 김 차장이 사실상 현 박효성총영사를 밀어내고 자신의 사람으로 분류되는 장총영사를 꽂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총영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재직한다는 내락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갑작스런 교체는 더더욱 뒷말을 낳고 있다. 바로 이날 인사로 인해 김 차장이 강장관보다 실세임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시간 공교롭게 강장관은 김 차장과의 다툼을 시인했던 것이다.

▲ 강경화 외교부장관

▲ 강경화 외교부장관

김현종파워 실감케 한 뉴욕총영사 교체

박총영사는 지난 14일 토요일 한 행사에 참석했고, 15일 일요일 오전 지인들과 통화할 때까지만 해도 교체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야말로 전격적인 교체였으며, 김차장과 강장관의 파워게임으로 박총영사가 밀려났다는 말이 나돌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뉴욕총영사에 대한 인사수요가 있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1958년생인 박총영사는 루마니아대사를 끝으로 퇴직했다가, 2017년 말 전격적으로 뉴욕총영사에 임명됐다. 그러나 당시 박총영사의 나이가 59세여서 3년을 근무한다면 정년을 넘게 돼 인사과정에서 갑론을박이 많았다는 것이다. 기존에 관례적으로 지켜지던 인사 관행을 모두 깨야 해서 고심을 거듭했고, 결국 박총영사가 임명됐다. 이에 따라 박총영사가 62세를 넘긴 점을 고려, 교체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새로 부임하는 장원삼 총영사역시 1959년생이다. 이미 올해 60세여서 이제 뉴욕총영사는 연령이 인사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 같다. 장원삼 신임총영사는 서울법대 출신으로 1984년 외교부에 입부, 1990년 주미대사관에서 2등서기관으로 근무한뒤 미국은 두번째 근무하게 된다. 35년차 엘리트 직업외교관으로 2014년 스리랑카 대사를 역임했다. 자존심이 강하고 원리원칙에 충실한 사람이지만 후배들로 부터 나이스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총영사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다.

이수혁 내정자가 만약 미국 아그레망을 받지 못한다면,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16번 정은혜씨의 의원직 승계도 물거품이 된다. 좋다가 말았던 셈이다. 한국외교의 난맥상이 대외관계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는 혼란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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