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리고 시간 버리고…황당한 소송 미스테리
도대체 그의 속셈은 무엇일까?
로스앤젤레스거주 재미동포가 우리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10조5천억원 소송사건이 사기라는 지난해 4월 본보보도와 관련, 미연방법원이 지난 9월말 이 재미동포가 송금서류 등을 위조한 명백한 사기사건이라며 우리은행 승소판결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재미 동포는 소송과정에서 자신에게 송금된 돈 중 3조9천억원은 박근혜정권이, 6조5천억원은 문재인정권이 가로챘다고 주장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자신의 아들이 이 사건을 밝히는 과정에서 한국에서 피살됐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법원에 제출한 도이치뱅크 최고경영자명의의 서류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케일이 다른, 역대 급 사기행각을 펼친 셈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판결문에서 드러난 어처구니없는 황당한 사기소송 내용을 짚어 보았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유럽의 2개 투자회사가 지난 2015년 10월 30억유로, 2017년 2월 50억유로등 80억유로, 한화 10조4천억원을 도이치뱅크를 통해 우리은행 자신의 계좌로 송금했지만 우리은행이 이를 가로챘다며 소송을 제기한 AJ에너지유한회사. LA거주 재미동포 로버트 김씨가 운영하는 이 회사는 2017년 5월 10일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지방법원, 2018년 3월 26일 뉴욕주 뉴욕카운티지방법원에 각각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2018년 5월 25일 뉴욕남부 연방법원으로 이관돼 재판이 진행돼온 천문학적 금액의 소송이 AJ에너지측의 사기행각으로 결말이 났다.

▲ 뉴욕남부연방법원은 지난 9월 25일 AJ 에너지가 우리은행을 상대로 80억유로, 한화 10조4천억원의 배상을 요구한 소송을 기각하고, 우리은행은 소송비용등도 받을 수 있게 됐다.
‘50억유로 송금됐는데 지급거절’ 주장
뉴욕남부연방법원은 지난 9월 26일 AJ에너지가 우리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80억유로소송은 AJ에너지가 송금관련서류 등을 조작한 것은 물론 도이치뱅크가 우리은행에 80억유로를 송금했다는 도이치뱅크 최고경영자의 거짓진술서까지 위조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우리은행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카운티지방법원소송제기 1주일만인 지난해 4월초 AJ 에너지측의 사기가 명백하다는 본보보도가 정확했음이 연방법원 판결을 통해 입증된 것이다. 당시 본보는 소송장외에 AJ에너지측이 자신들에게 투자했다고 주장한 유럽의 2개회사 등을 추적, 이들 회사들이 루마니아등에서도 거액사기판결을 받은 등 국제금융사기에 관련됐던 사실을 확인하고, AJ에너지 미국법인과 이 회사의 한국법인인 주식회사 알앤지등을 추적, 사기소송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었다.
이 사건은 사실상 일찌감치 사기라는 추정이 가능했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연방법원 소송과정에서도 이 재미동포가 상상을 초월하는 황당무계한 주장을 펼치고 각종 증거를 조작, 연방법원에 제출했다는 점이다.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회사는 AJ에너지이며, 이 회사의 한국법인은 주식회사 알앤지이며 대표이사는 로스앤젤레스거주 재미동포인 로버트 김씨이다. 로버트 김씨가 AJ에너지와 알앤지의 실소유주인 셈이며 김 씨의 아들 지미 H김씨도 이들 회사의 임원을 맡고 있다.
AJ에너지측은 지난해 8월 4일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지난 2015년 10월 7일경 영국소재 헤스턴파이낸스가 도이치뱅크계좌를 통해 우리은행에 개설된 알앤지계좌에 30억유로, 2017년 2월 13일께 메이브룩파이낸셜이 50억유로를 우리은행에 개설된 알앤지계좌에 송금했으나, 우리은행은 지급을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35페이지에 달하는 이 서류에서 AJ에너지측은 ‘2015년 10월 30억유로를 도둑맞았지만 박근혜정권동안 살해위협에 시달려 소송을 제기하지 못했고, 문재인대통령 취임 다음날인 2017년 5월 10일 한국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 AJ에너지는 지난 2018년 8월 4일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2015년 자신들에게 송금된 30억유로는 박근혜정권이 가로채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등의 부채청산과 정부프로젝트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문재인 10억유로 편취’ 황당한 주장도
특히 AJ에너지측은 ‘유일호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 및 최상목 기획재정부 차관의 주선으로 우리은행에 앤알지 계좌를 개설했다’고 밝히고 ‘이들과 접촉한 결과 박근혜정권이 앤알지에 송금된 30억유로를 가로채서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등 부실채권을 처리하고 정부주도 프로젝트에 사용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청와대에서 로버트 김을 갚아주기 위해 대책을 논의한 서류도 청와대직원으로 부터 건네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문재인정권이 들어서면 30억유로 갈취사건에 대해 수사가 진행되고 이광구 우리은행장을 기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무런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우리가 디스커버리를 한 결과 2017년 2월 송금된 50억유로는 문재인대통령의 선거자금으로 사용됐음을 알았다. 그래서 한국정부가 침묵을 지킨 것이다. 특히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일당이 50억유로 갈취에 연결됐음을 알아냈다’고 밝힌 점이다.
AJ에너지측은 ‘한국의 장관과 다른 관리들도 돈을 찾아주려다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주장한 것은 물론, 임종석 비서실장의 프로필도 증거로 첨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2017년 대통령선거기간 중에도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최상목 기획재정부차관을 만났으며, 이들이 50억유로를 한국정부 채권에 투자하면 30억유로를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받아 50억유로를 추가 송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J에너지측은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문재인대통령 취임 1달 만에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박근혜정권의 심복이었던 이광구행장이 문재인캠프의 멤버가 됐다는 사실은 중요한 거래가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즉 AJ에너지와 알앤지의 실소유주인 로버트 김은 유일호 경제부총리등의 이름을 들먹거리며 자신에게 송금된 돈 중 30억유로는 박근혜정권이, 50억유로는 문재인정권이 가로챘다고 주장한 것이다. 미국연방법원에서 대한민국 대통령들이 자신의 돈 10조4천억원을 훔쳐갔다는 대담하고도 황당한 주장을 펼친 것이다.

▲ AJ에너지는 지난 2018년 8월 4일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2017년 자신들에게 송금된 50억유로는 문재인대통령의 선거자금으로 사용됐으며,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등이 개입됐다고 주장했다.
AJ에너지측은 또 ‘AJ의 멤버인 로버트 김과 그의 아들 지미 H 김이 생명의 위협을 받아 한국을 떠났으며, 로버트 김의 아들인 챨스 김은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에 갔다가 2018년 7월 26일 서울에서 사망했고, 용의자는 문재인대통령 선거캠프의 매니저와 가까운 커넥션이 있다’고 밝혔다. 로버트 김이 자신의 아들이 이 사건과 관련, 서울에서 피살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또 ‘이 사건은 강남경찰서 진만선형사가 담당하고 있으며 챨스 김이 미국시민권자이므로 FBI에 미국시민의 사망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80억유로를 훔쳐가고 이를 숨기기 위해 자신의 아들이 피살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정도면 돈, 권력, 살인이 연관된 완벽한 스릴러물이다.
‘우리은행-도이치뱅크, 송금관계 사실 없다’
로버트 김씨는 주식회사 앤알지 명의로 지난 2017년 5월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우리은행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을 제기했으며, 소송가는 2억원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1년만인 지난 2018년 5월 10일 패소판결을 받았고, 같은 해 6월 5일 항소를 제기,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도 우리은행과 도이치뱅크등이 80억유로 송금사실이 없다고 진술했지만, AJ에너지측은 이와 반대되는 주장을 펼쳤고, 1심재판부는 앤알지와 김씨측의 사기행각이라고 판결한 것이다. 김씨측은 이 같은 패소판결 뒤 미국연방법원에 한국대통령이 연관돼 있으므로 한국에서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한국의 1심 재판과정에서 도이치뱅크 서울지점은 지난 2018년 2월 2일 법원에 제출한 사실조회서 회신에서 ‘도이치뱅크가 2015년 10월 7일 30억유로 송금등과 관련한 메시지를 우리은행에 보낸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 같은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또 도이치뱅크에 W1024001KR 계좌가 존재하는 지에 대해서도 그 같은 계좌는 개설된 사실이 없다고 답했고, 도이치뱅크가 2017년 10월 ‘우리은행에서 돈을 찾으라’는 서신을 앤알지에 DHL로 보냈는지에 대해서도, 그 같은 서류를 발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2015년 10월 7일 헤스턴파이낸스의 요청에 따라 그의 돈 30억유로를 우리은행으로 이체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당행 내부기록상 확인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도이치뱅크가 왜 ‘있다’ 또는 ‘없다’라는 답변이 아닌 ‘확인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는지 의문이 일지만, 엔알지주장이 모두 사실무근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앤알지와 대표이사 로버트 김씨는 도이치뱅크의 이 같은 답변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앤알지는 도이치뱅크가 이 같은 사실조회서를 제출하자 약 한달 뒤인 3월2일 금융감독원에 민원분쟁조정신청서를 제출하고, 도이치뱅크의 사실조회서 회신의 사실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로버트 김 앤알지 대표이사명의로 제출된 이 신청서는 정호연변호사가 대리인으로 기재돼 있다. 앤알지는 이 신청서에서 ‘헤스턴파이낸스가 도이치뱅크를 통해 우리은행에 송금한 돈을 찾는 소송을 진행 중이며 도이치뱅크 서울지점이 사실조회서 회신을 제출했으나 도이치뱅크서울지점이 본점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적이 없으며, 서울지점이 본사에 확인할 지위나 권한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조회서가 사실인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3월 8일 ‘민원내용은 금융관련기관의 금융업무에 해당되지 않아서 처리할 수 없다’고 회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 AJ에너지는 지난 2018년 8월 4일 연방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LA거주 한인동포 로버트 김 일가가 한국에서 살해위협을 받았으며, 로버트 김의 아들 챨스 김이 이 사건을 조사하다 지난해 7월 26일 한국에서 피살됐으며 용의자는 문재인대선캠프의 매니저와 가까운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2015년 골드바 ‘금괴’ 10만개 매입계약 체결
이처럼 앤알지측은 ‘우리는 도이치뱅크 프랑크푸르트 지점과 일을 했으며, 도이치뱅크 서울지점이나 도이치뱅크 뉴욕지점은 이 같은 거래를 알 수 없다. 이는 맥도날드사가 다른 프랜차이즈의 영업상황을 알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지만 이 같은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J에너지측도 미국연방법원소송에서 도이치뱅크 뉴욕지점이 ‘도이치뱅크가 우리은행에 80억유로를 송금한 사실이 없다’는 진술서를 제출하자 뉴욕지점은 이같은 사실을 알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앤알지측이 연방법원에 제출한 증거에 따르면 서울의 와이에스테크홀딩스라는 회사와 지난 2015년 9월 24일 골드바 ‘금괴’ 매입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계약서 또한 계약금액이 상상을 초월한다. 와이에스테크홀딩스가 로버트 김 앤알지대표에게 1킬로그램짜리 골드바를 100MT 판매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1MT는 1톤, 즉 천킬로그램을 뜻한다. 금10만킬로그램, 골드바 10만개를 판매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시세에 따라 다르지만 1킬로그램짜리 골드바는 대략 5500만원정도, 10만개라면 대략 5조 5천억원에 달한다. 정말 스케일이 역대급인 것이다.
특히 곽씨는 지난 2018년 7월 4일 연방법원에 진술서를 제출하고 ‘2017년 10월 7일 도이치뱅크를 통해 30억유로를 우리은행에 송금했다는 통보를 받고 우리은행에 송금여부를 문의한 결과 3일내에 앤알지뱅크에 송금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일주일 뒤 우리은행은 태도를 돌변, 송금된 돈이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AJ에너지측이 30억유로를 송금했다는 시점은 2015년 10월 7일임에도 곽씨는 2년 후인 2017년 10월 7일이라고 진술했다는 점이다. 연방법원에 제출한 진술서는 거짓일 경우 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곽씨는 고의적이든 실수이든, 2017년 10월 7일이라고 틀린 날짜를 말함으로써 처벌을 피할 수 있게 된다. 또 곽씨는 30억유로를 송금했다는 통보를 과연 누구에게 받은 것인지를 적지 않고 있다. 최대한 위증의 죄를 피하는 범위 내에서 재판부를 현혹시키지 위해 얼렁뚱땅 진술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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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한 돈에서 ‘박근혜가 30억 유로, 문재인이 50억 유로를…’
‘통치자금 선거자금 사용’ 주장까지
곽씨는 2015년 11월 30일 금융감독원에 이에 대한 민원을 제출했고, 도이치뱅크 프랑크푸르트 지점에서 받은 공식영수증을 제출했다고 진술했으나 역시 누구에게 제출했는지 적지 않고 있다, 2015년 12월 14일 우리은행 고객담당 매니저 강치훈씨로 부터 30억유로 송금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고, 2016년 8월 1일에도 금감원에 같은 민원을 접수했으나 제대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진술서 곳곳은 앞뒤가 연결이 안 되는 진술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도이치뱅크 CEO의 진술서까지 위조
앤알지의 변호사인 정호연변호사 역시 2018년 7월 25일자로 진술서를 작성, 연방법원에 제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벙법원소송에서 도이치뱅크 CEO및 CFO의 서류와 송금증서 등을 제출했지만, 우리은행은 모든 증거가 거짓이고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도이치뱅크서울지점은 2018년 2월 사실조회확인서를 통해 계좌도 존재하지 않고 송금기록도 없다고 진술했으나 이는 거짓이며 사실조회서에는 답변자 이름이나 서명도 없다’며 사실관계를 진술한 것이다.

▲ AJ에너지는 지난 2017년 5월 1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우리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2018년 5월 10일 패소판결을 받았다.
AJ측은 도이치뱅크의 CFO가 ‘개인적으로 이 사건에 개입한다며 소송을 피하고 싶으면 즉각 AJ측에 50억유로를 지급하라’는 메모를 수기로 작성하고 서명하고 자신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도이치뱅크의 CFO도 돈을 지급하라는 바우처를 자신들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문서는 모두 거짓으로 드러나 한국소송에서 패소한 것이다.
연방법원소송에서도 마찬가지다, 도이치뱅크 CEO의 진술서가 연방법원에도 제출됐다. AJ에너지는 지난 3월 28일 도이치뱅크 CEO 크리스챤 세윙의 진술서를 제출했고, 세윙은 ‘두건의 송금서류는 모두 도이치뱅크프랑크푸르트지점에서 발급된 진본서류의 사본이며, 은행계좌가 실제 존재하며, 앞서 우리은행이 제출한 도이치뱅크 뉴욕지점 모하메드 카바의 진술서는 본점 승인을 받지 않은 서류이며, 카바는 이 같은 거래서류를 접근할 권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AJ측 주장은 모두 사실이고 우리은행측 주장은 거짓이라고 진술한 것이다.
반면 우리은행은 지난 4월 12일 도이치뱅크의 반금융범죄팀 부책임자인 에린 도노반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노도반은 이 진술서에서 ‘세윙CEO의 진술서라는 문서는 가짜이며, 카바의 진술서가 본점승인을 받은 진짜서류이며 정확한 사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또 AJ측이 제출한 세윙CEO진술서는 첫째 세계적인 은행CEO의 진술서라고 보기에는 형식이나 문맥의 실수가 너무 많고, 둘째 유러피안코트의 공증을 받았다고 하지만 실제 공증증명서는 없었고 세째 영사인증의 번호와 날짜가 없었고, 네째 프랑크푸르트지방법원의 인증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은 또 지난 4월 29일 프랑크푸르트소재 유러피안 법원의 대리인으로 부터 프랑크푸르트지방법원등에 문의한 결과 세윙의 진술서가 가짜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막스 스타인의 진술서도 제출했다.

▲ 도이치뱅크 서울지점은 지난 2018년 2월 2일 사실조회서 회신을 통해 AJ측이 주장하는 계좌나 송금관련 증거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세상은 변했는데 사기행각은 쌍팔년도식
그렇다면 과연 연방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 연방법원은 지난 9월 25일 ‘AJ에너지측이 제출한 도이치뱅크 CEO세윙의 진술서는 완벽한 가짜’라고 판결했다. 연방법원은 이 진술서가 AJ에너지의 사기행각을 입증하는 증거라며, 이례적으로 이 진술서를 판결문에 첨부했다. 연방법원은 판결문에서 ‘7페이지로 구성된 세윙의 진술서는 공증증명서, 영사인증서, 프랑크푸르트지방법원 인증이 누락됐을 뿐 아니라, 한꺼번에 철해진 진술서에서 첫페이지와 마지막페이지에만 편철한 3개의 구멍이 뚫려있을 뿐 나머지 속지 5페이지에는 구멍이 보이지 않는다’라며 이는 이 서류가 조작된 증거라고 밝혔다.
연방법원은 또 AJ측이 제시한 2개의 송금증서 또한 송금시기가 1년6개월정도 차이가 나지만 참고번호는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도이치뱅크와의 2건의 전화녹취록 또한 가짜라고 판결했다. 특히 연방법원 재판부는 거짓증거를 제출한 AJ와 AJ의 변호인에 대한 제재에 대해, 소송을 기각시키는 것이 적절한 제재라고 생각하며, 이들을 제재하는 데 더 이상의 잉크를 쓰는 것도 아깝다고 덧붙였다.
또 AJ측이 로버트 김 아들인 챨스 김이 2018년 7월 26일 이 사건을 조사하던 중 생명을 위협을 받고 피살됐다는 주장과 관련, 경찰 측은 외상흔적이 없으며 부검결과 독물도 발견되지 않는 등 타살정황이 없어 내사 종결된 사건이라고 밝혔다. 한편 AJ측이 연방법원에 제출한 증거를 통해 로버트 김은 1948년 1월 17일생, 지미 H 김은 1976년 8월 10일생으로 확인됐다. 이는 AJ측이 제출한 여권사본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주소 등은 모두 사서함으로 돼 있어, 과연 로버트 김이 누구인지 그 실체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80억유로에 달하는 거액의 돈, 전직대통령 2명 등 권력자, 살해위협과 아들의 피살주장등 우리은행 10조원 소송은 어찌 보면 아주 진부한 스릴러영화를 빼닮았다. 얼렁뚱땅 장관의 이름을 팔고, 권력자에 착취당한 코스프레를 하고 서류 몇 장 조작한다고 사기가 통하는 시대는 지났다. 세상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이 황당무계한 사기꾼은 쌍팔년도의 사고방식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