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비취재] 문재인 정권-신한금융지주 우리들병원 불법대출 커넥션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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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의 우리들병원 1400억 대출은 대표적인 권력형 비리’

대출관련 ‘동업자’가 입을 열었다

<선데이저널>이 꾸준히 추적해온 우리들병원 대출사건이 드디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본지는 우리들병원 대출과 관련한 수상쩍고 석연찮은 의혹들을 최초로 보도해왔는데, 최근 본국 한국일보가 이 사건의 당사자인 신혜선이란 인물을 인터뷰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당장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SBS 등이 이 사건과 관련한 취재에 들어간 것은 물론이고, 구독자수 수십만 명에 달하는 유튜버들이 집중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면서 우리들병원 사건이 권력형 비리로 떠오를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몇몇 보수 유튜버들은 <선데이저널>의 과거 기사들을 인용하며 사건을 다루고 있다. 본지가 수차례 보도했지만 이 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인 이상호 회장, 김수경 회장 등이 연루된 우리들병원을 살리기 위해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및 정권 실세들이 동원됐고, 이 과정에서 김수경 회장의 지인인 신씨가 피해를 본 사건이다. 본국 언론들은 산업은행과 우리들병원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사실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한 것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이 과정에서 서류를 위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이 과정에서 현 정부 고위 관계자가 법률자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곧바로 금융계 역사상 처음으로 신한금융지주 계열사가 동시에 3곳이나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오히려 특혜를 입고 있다. 이런 사실은 그동안 본국 언론에서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은 문제다. 이 문제가 드러나면 산업은행 불법대출 의혹은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라는 것이 이 사건을 잘 알고 있는 인사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우리들병원 뒤에 숨어 있는 신한은행과 문재인 정부의 밀월관계를 <선데이저널>이 추적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 신혜선씨가 16일 서울 청담동 자신의 집무실에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현 여권 인사들이 신한은행 대출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여권 인사들을 비난하면서 “쥐새끼가 고양이를 무는 날이 왔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 신혜선씨가 16일 서울 청담동 자신의 집무실에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현 여권 인사들이 신한은행 대출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그는 여권 인사들을 비난하면서 “쥐새끼가 고양이를 무는 날이 왔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이상호 원장의 우리들병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1400억원을 대출받아 기사회생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한은행이 적극적으로 이상호 원장을 도운 것이 출발점이 됐다. 신한은행은 이상호 원장이 전처 김수경 회장과 그의 동업자 신혜선 씨의 사이에 연대 보증인으로 묶여 있던 것을 해지해주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신 씨와 이 씨 부부는 2009년 신 씨 소유의 서울 청담동 L빌딩에 웨딩, 고급레스토랑, 화장품 판매 등을 위한 ‘아니베’란 회사를 공동 설립한 뒤 김 씨가 대표이사로 활동했다. 신한은행에서 아니베 명의로 260억원을 대출 받은 뒤, 신 씨가 연대보증인 및 담보제공자, 이 씨가 연대보증인이 됐다.

그러나 2012년 우리들병원 재정난, 이 씨의 개인회생 신청, 이상호 부부의 합의이혼 진행 등으로 이 씨 부부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이 씨는 기존 채무부담을 없애는 조건으로 산업은행에서 1,400억원을 대출 받았다. 이 씨는 한숨을 돌렸지만, 불똥은 신 씨에게 튀었다.

문재인신 씨는 아니베 채무를 인수하고 사업권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신한은행에서 20억원을 대출 받기로 했지만, 신한은행은 이 중 7억2,400만원을 신 씨 동의 없이 이 씨의 개인대출 이자로 인출했다.
신 씨는 신한은행 청담동 지점장과 부지점장 등 2명을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고소했다. 두 사람은 2016년 1월 사금융알선과 사문서위조, 컴퓨터 등 사용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사금융알선 혐의만 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신 씨는 재판 과정에서 신한은행 측이 법원에 제출한 자료 일부가 조작된 의혹이 있다며 두 사람에 대해 추가로 경찰에 진정했다.

경찰은 2년 동안 사건을 붙들고 있다가 지난해 9월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고, 검찰 역시 8개월 동안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질질 끌다가 공소시효가 임박하자 올해 5월 서둘러 두 사람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다. 신씨는 “검찰에서 사건 마무리하기 직전에 나를 불러 5분 조사한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신한은행이 이 원장의 연대보증인에서 적극적으로 해제해주는 바람에 이 원장은 산업은행 대출이 가능해졌다. 이것은 당시 신한은행 청담동 지점장이었던 고준석이란 인사가 사금융알선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사실로도 입증된다.

신한은행, 3개 대통령 수상 뒷거래 의혹

어쨌든 이 원장은 신한은행 도움으로 산업은행에서 거액을 대출받았고, 이후 이 원장은 물론이고 김수경 회장까지 기사회생해 많은 돈을 번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신한은행의 법률자문은 김앤장이었는데, 담당 변호인이 바로 문재인 정부 초기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인 신현수 변호사였다. 신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가 초반 민정수석실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인적밑그림을 그릴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신한은행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마다 대통령상을 수상했는데 무려 3개 계열사가 대통령 임기 첫해에 이를 받았다. 이는 금융권에서는 전례가 없던 일로 당시 모든 은행들이 깜짝 놀랐었다고 한다. 먼저 신한은행은 2017년 7월 13일 2017 청소년 및 가정의 달 기념 유공자 포상식에서 청소년 육성 및 보호 유공기관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당시 신한은행은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과 청소년 친화적 환경조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민간기업으로 유일하게 상을 수상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 (왼쪽) 정현백(가운데) 여성가족부 장관, 왕태욱(오른쪽) 신한은행 부행장, 전영철 신한은행 사회공헌부 부장이 2017년 7월 13일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2017 청소년 육성 및 보호 유공자 포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신한금융지주는 2017년 11월 13일 ‘대한민국 사랑받는기업’ 정부 포상에서 대통령표창(기관부문)을 받았다. 조용병 회장(가운데)이 진옥동 부사장(왼쪽 두번째) 및 임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상은 정부가 주는 상이다.

▲ (왼쪽) 정현백(가운데) 여성가족부 장관, 왕태욱(오른쪽) 신한은행 부행장, 전영철 신한은행 사회공헌부 부장이 2017년 7월 13일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2017 청소년 육성 및 보호 유공자 포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오른쪽) 신한금융지주는 2017년 11월 13일 ‘대한민국 사랑받는기업’ 정부 포상에서 대통령표창(기관부문)을 받았다. 조용병 회장(가운데)이 진옥동 부사장(왼쪽 두번째) 및 임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상은 정부가 주는 상이다.

이 시상식에는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직접 참석해 상을 수여했다. 또한 신한금융지주는 2017년 11월 13일 ‘대한민국 사랑받는기업’ 정부 포상에서 대통령표창(기관부문)을 받았다. 이날 행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후원하고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세계기업가정신네트워크,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정책연구원이 공동 주관하는 ‘2017 세계기업가정신주간 한국행사’였는데 기관에서는 유일하게 신한금융지주가 상을 받았다. 이 상은 정부가 주는 상이다.

불과 다음 달인 2017년 12월 20일에는 신한금융지주의 계열사인 신한카드가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당시 신한카드는 ‘제19회 대한민국 브랜드 대상’에서 대통령상(대상)을 받은 소식을 널리 홍보했는데, 이 상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산업정책연구원이 선정하는 것으로, 브랜드 관련 국내 유일한 정부 포상 제도임을 강조했다.

김정숙이 조용병만 따로 부른 이유는?

신한금융지주가 이런 혜택을 받았던 데에는 이상호 원장의 산업은행 대출 문제를 직접 챙겼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한국일보 기사에서도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언급했지만, 정 의원은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을 직접 만나 해결방안을 듣고 이를 신 씨에게 전달했다.

이 때문인지 신한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노리는 조용병 회장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애착은 강했고, 특혜도 계속됐다.
특히 올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일 친(親)여성, 친(親)가족 정책에 호응해 사회적 공헌을 한다는 명분으로 10여개 대기업 CEO급 인사들과 청와대에서 비공개로 오찬을 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김 여사의 오찬 행사를 공개하지 않다가 일부 언론 보도로 오찬 사실이 알려지자 뒤늦게 이를 공개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정권 때 국정 농단 사건을 의식해 공식 행사 외에 대기업 관계자들과의 비공개 만남을 꺼려온 상황에서, 김 여사의 대기업과의 비공개 오찬은 이례적이었다.

▲ 제 1172호 (2019년 6월 9일 발행), ▲ 제 1162호 (2019년 3월 26일 발행)

▲ 제 1172호 (2019년 6월 9일 발행), ▲ 제 1162호 (2019년 3월 26일 발행)

그런데 이날 오찬에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 오성엽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과 KB국민은행, 샘표, 한샘 등 10여개 기업 고위 임원들이 참석했다. 5대 기업 중에서는 현대자동차와 LG그룹은 초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에서는 김희경 여성가족부 차관 등이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런 사실이 논란이 되자 “사회 공헌기업으로 아빠 육아휴직을 장려한 롯데, 보호종료 아동을 지원한 삼성전자,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 SK수펙스 등이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왜 금융사로서 유일하게 이 자리에 참석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신한금융지주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신남방정책에 부응해 베트남 하노이에 지점을 늘려가는 것도 결국 현 정부와 정부가 좋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전형적인 권력형 대출비리

신한은행은 자신들이 걸려 있는 법적 문제들도 대부분 해결이 됐다. 대표적인 것이 이명박 전대통령 실형인 이상득 전의원의 남산 3억원 사건이다. 이 사건은 현재 기소된 상황인데 신한은행에 대한 검찰 수사는 매우 소극적이었다. 사실 남산 3억원의 성격은 신한은행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전한 당선축하금의 성격이 매우 짙다. 이 사건을 파헤칠 경우 현 신한금융지주 수뇌부도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컸다.

▲ 제 1171호 (2019년 5월 26일 발행)

▲ 제 1171호 (2019년 5월 26일 발행)

<선데이저널>의 취재에 따르면 당시 이 사건을 수사할 때 검찰총장으로 취임했던 김수남 전 총장은 총장 취임과 동시에 이 사건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으며, 실제로 사건 담당 검사가 외압이라고 느낄 정도의 의견을 건네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남 전 총장은 우리들병원 이상호 원장의 전처인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과도 가까운 사이다. 이런 일련의 일 때문에 검찰이 유독 신한금융지주 사건에 대해서는 약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논란이 된 채용비리와 관련해서도 수사를 받긴 했으나 봐주기 수사라는 평가도 있다.

남산 3억원 사건 역시 김학의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에 견주어 보면 검찰 수사진의 구성 자체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어떻게 보면 남산 3억원은 대선자금과 관련한 사건이기 때문에 그 무게가 김학의 전 차관 사건에 비해 가볍지 않다. 그럼에도 김 전 차관 사건에는 대표적 특수통인 여환선 검사를 필두로 한 특별수사단까지 꾸렸고, 신한은행 사건은 검찰은 조사부에서 담당하는 선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런 검찰 수사의 배경에 현 정권과 신한은행 간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 아닌지 검찰 내부에서부터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어쨌든 우리들병원 의혹은 점점 권력형 비리로 흘러가고 있는 분위기인데, 이 와중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산업은행 대출을 가능케 했던 신한은행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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