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상업적 부조리…까발려지는 사생활…혐오스런 악성댓글
더러운 세상 더이상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미국 최대의 24시간 뉴스 전문 방송CNN은 구하라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사건이 온라인 악플로 인한 케이팝 스타들의 극심한 압박에 대한 논의를 재점화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CNN은 구하라와 설리를 비롯해 2017년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샤이니 출신 종현(본명 김종현)도 언급했다. 이어 “케이팝 가수들의 부담감과 우울증으로 비슷한 사례들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연예인들의 ‘통제받는 삶’을 집중 조명했다. 연예인이란 이유로 사생 활을 통제받고 악플까지 감내해야 하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다. WP는 “설리와 구하라 모두 자신의 사생활을 대중에게 낱낱이 검열당했다”며 “온라인에서 혐오 발언의 대상이 됐다”고 보도했다.
악성댓글이 자살 원인
워싱턴포스트(WP)는 앞선 설리의 사망을 언급하며 “K팝 스타들이 팬들에 의해 엄청난 중압감을 받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WP는 “한국은 부유한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으나 정신 건강에 대한 지원은 부족 하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세상을 떠난 설리 역시 구하라와 마찬가지로 악성 댓글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연예지 버라이어티는 설리, 보이그룹 샤이니의 종현 등 최근 K팝 스타들의 연이은 죽음에 대해 비판적인 어조의 언급을 했다. 버라이어티는 “1990년대 후반부터 젊은 K팝 인재들이 잇달아 숨지고 있다. 많은 이들이 우울증을 호소했고, 화려한 겉모습 뒤에는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지독한 산업의 징후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는 구하라의 비보를 전하면서 지난 5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소식과 함께 구하라의 죽음이 또 다른 K팝 스타였던 설리의 사망 한달만에 발생한 일이란 점을 덧붙였다.
어린 나이에 데뷔한 아이돌 스타들이 잇달아 세상을 등지면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아이돌 양성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엔터 기획사들은 체계적인 시스템을 꾸려 한층 경쟁력 있는 아티스트를 내놓기 위해 연습생들에게 더 많은 연습을 요구했다. 덕분에 대부분의 아이돌은 노래와 퍼포먼스 모두에 능하게 됐고 현재는 전 세계에 케이팝의 위상을 떨치고 있다. 기획사는 연습생에게 레슨과 함께 ‘숙식’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 ‘숙식’의 부작용은 만만치 않았다. 한국의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합숙은 굉장히 위험한 제도다. 일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의미”라면서 “결과적으로 정체성이 깨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양성 시스템 부조리 만연
지난달 방송된 MBC ‘PD수첩’은 합숙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요소를 여실히 보여줬다. Mnet ‘아이돌 학교’에 출연한 한 연
습생은 PD수첩 측에 “합숙을 한다고 해 스트레스 받아 창문을 깨고 탈출한 적이 있다”는 등의 발언을 통해 합숙 당시 받았던 극심한 스트레스를 토로하기도 했다. 구하라는 최근 한국 소속사와 계약을 끝내고 일본을 주무대로 활동해온 만큼 일본 사회 또한 충격 에 빠졌다. 지난 25일 일본 주요 언론들은 “K팝 스타 구하라가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하는 등 구하라의 비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일본 NHK 방송은 ‘카라 전 멤버 구하라 사망 자살인가’라는 제목으로 그녀의 비극적인 선택을 하게 된 배경을 집중 조명했다. 구하라는 지난 6월부터 일본소속사 프로덕션 오기와 계약을 맺고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최근 일본에서 솔로앨범 ‘미드나잇 퀸’을 발표하고 지난 14일부터는 후쿠오카를 시작으로 오사카, 나고야, 도쿄 등에서 공연 ‘HARA ZEPP TOUR’를 개최하며 팬들 앞에 섰다.
지난 20일부터 이틀간 예정된 스케줄을 소화한 구하라는 22일 한국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구하라의 일본 소속사인 프로덕션 오기 측은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됐다”며 “구하라님 유족외 지인들의 심리적 충격과 불안감이 큰 상황으로 조문을 비롯한 루머 및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NHK는 ‘KARA 전 멤버 구하라 사망 자살인가’라는 제목으로 고인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는 ‘미스터’ 등의 노래가 일본에서 인기를 얻은 한국의 여성 아이돌 그룹 카라의 전 멤버로 구하라를 소개하며, 2011년 NHK 홍백가합전에 출연한 바 있다고 밝혔다. 또 불과 4일 전만 해도 구하라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러분! 좋은 추억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일본어로 코멘트를 달기도 한 내용을 다루기도 했다. 해당 기사는 NHK 홈페이지 에서 가장 많이 읽은 뉴스에 올라있다. 마이니치 신문은 지난 19일 도쿄에서 열렸던 구하라의 콘서트가 만석이었다면서, 당시 구하라가 “일본에서 열심히 하겠다!”며 강하게 말했다고 전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편 구하라는 24일 오후 6시 9분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당시 한 지인이 구하라를 발견하고 경찰과 소방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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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는 성적 지향, 학업, 왕따 문제
■20대는 취업난과 연애 문제 우울증
■30대는 결혼 생활고 자녀출산 문제
■노년층 극도의 외로움 때문 ‘고독사’
‘대한민국은 자살공화국’치명적 오명
한국은 OECD 자살률 1위다. 통계 상 매년 10,000명에서 15,000명 사이의 사람들이 목숨을 끊는다. 하루 평균 30명에서 40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즉, 약 30분마다 한 명씩 목숨을 끊는다. 보통 자살을 하는 원인은 생활고나 실연 등이라고 한다. 전자의 경우 동반자나 가족 의 생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후자의 경우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서인 경우가 많다. 다만 당연 하게도 모든 자살 이유가 그것은 아니며 꽤나 성공적인 인생임에도 굳이 살아야 되는 이유를 못 찾아서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사회에 폐를 끼치기 때문에 사라져야 한다고 느낀다.
치명적인 노인세대 자살율
한국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다음에 매년 자살하는 학생이 꼭 한두 명씩 있다. 심지어 1교시 국어 영역 끝나고 쉬는 시간에 국어영역 시험을 잘 못봤다고 비관한 학생이 옥상에서 뛰어 내렸다는 기사가 매년 한두 건씩 꼭 나온다. 학생들에게 수능은 자신의 평생을 바쳐온 과업인데, 과업에 실패했다는 상실감과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한국의 10대 자살원인은 주로 성적 지향, 학업, 왕따 관련 문제, 20대는 취업난, 연애 문제 관련, 30대부터는 생활고가 많다. 그리고 노년층 일부는 혼자 있는 것에 대한 극도의 외로움 때문에 자살하는 경우와 고독사하는 경우가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진 자살 률이 그리 높지는 않았다. 그러나 외환 위기 이후로 극단적인 계층의 양극화 사태가 발생하기 시작 했고, 국가적 복지 관련 인프라가 부족한 대한민국 복지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던 전통적인 형태의 가정 복지에 큰 타격을 주었다. 이는 특히 자생적인 생활이 힘든데다 살아갈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노인세대에게 치명적으로 다가 왔고, 그 결과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가진 세대가 되었으며 대한민국이 실질적인 자살 공화국이 된 큰 원인이 되었다.
또한 2000년대에 이르러서 한국은 많은 가계부채를 가지고 있거나 개인주의 가치관의 확산, 정신질환, 노후준비를 하지 않은 사람들 등이 크게 늘어나면서 자살률이 늘어나기도 하였다. 특히 한국의 노인 자살률은 OECD 국가 평균의 3배 이상으로 극단적이다. 자식과 사회에게 외면 당함으로써 생기는 외로움, 왕년과 다르게 사회에 필요하지 않은 존재가 되었다는 부정적 자아, 경제적 문제, 노인이라면 어쩔 수 없는 만성적 질병과 신체적 불편함이 가져오는 스트레스가 이중 삼중고로 겹쳐 자살을 부추기고 있다고 평가 받는다. 또한 한국은 부양의무제라는 법적 제도를 세워두고 있는데, 경제적 활동을 하는 사람은 가족에게 최소한의 생계 지원을 해야 할 의무를 갖는 제도이다. 그러나 이 법률에 대한 부작용으로, 경제적 활동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족은 같이 살지 않든, 생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든, 기초생활 수급제와 같은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몇몇 노인들은 법적 근거를 들어가며 자식에게 부양의 의무를 요구하기보단, 자식에게 짐이 되기 싫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자살원인 대부분 존재성 못느껴
4050 중년층의 자살률은 OECD의 2배에 달한다. 비율도 높은 편이지만 절대적으로 자살 인구 수가 제일 많다. 주로 사업 실패, 재취업 불가 등 경제적 문제가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경제력 악화로 인한 자살은 표면적인 이유고, 경제력 악화에 따른 막대한 심리적 압박이 진짜 원인이다. 중년층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은 가부장제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한국 사회에서 자살률은 평균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2배가량 높다. 한국 사회에서는 주로 남성이 부양의 의무를 지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남성은 학생들부터 노인네까지 경제적 능력에 대해 강한 정신적 압박을 받는다. 특히 한국의 남성, 그 중에서도 중년 남성은 경제적 능력이 곧 본인의 절대 가치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으며, 당사자만이 아닌 타인도 마찬가지로 중년 남성에 대한 평가를 경제적 능력으로 매기는 경향이 있다. 가부장제의 부작용으로 남성은 경제적으로 가족을 부양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자 본인 역할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으며, 가족과의 애착을 가질 시간도, 애착을 형성하는 기술도 없다. 회식, 야근 문화만 봐도 한국은 가정보단 직장을 삶의 터전으로 여기는 문화가 만연하다. 기러기 아빠처럼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극단적 사례도 존재한다. 몇몇은 벌어다 줬으면 충분하지 않냐고 되려 억하심정이라며 가족에게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배경이 이렇다보니, 반대로 말해 경제적 능력이 거세된 중년 남성은 사회에서 거진 쓸모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IMF가 터졌을 당시 남성의 자살률은 여성의 2.6배였다. 결혼을 포기하는 남성과 여성의 주요 요인만 보아도 남성은 자신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함을 요인으로 꼽는 반면, 여성은 자신의 외모와 상대방의 경제적 능력이 부족함을 요인으로 꼽는다. 남성은 경제적 능력에 대한 압박을 더 크게 받고, 경제적으로 낙오된 남성들은 자신의 가치를 상실해 자살해 버리는 것이다. 초중고생 자살률도 결코 낮지 않다. 주요 원인은 학업에 대한 지나친 스트레스 및 집단 따돌림 등의 학교폭력 문제이다. 14년 기준 10~14세 아동 중 매 년 많게는 70여 명이 자살한다. 심지어 성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도 없을 아이들이 자살부터 생각하고 실행하는 현상은, 아이를 정신적 극한으 로 모는 학교와 가정이 그만큼 존재한다는 의미다.
한국에서는 군대에서도 자살을 많이 한다. 주된 원인은 악질 고참의 심한 괴롭힘이나 구타, 연인으로 부터의 이별 통보 등이 많다. 한 해에 수백 명씩 자살한다는 통계도 있으나 대부분의 자살 사건은 바깥의 언론을 타지 못하고 군대 내부에서 묻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