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스토리] 뉴욕한인 재력가 사망 뒤 간병인, 재산 갈취 논란으로 시끌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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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전부-나머지재산 절반은 간병인에게 주라’ 유언장 ‘갑론을박’

천사 간병인인가? 재산사냥꾼인가?

메인지난해 말 뉴욕에서 사망한 79세 한인재력가가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26세 간병인 여성에게 남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산을 둘러싼 법정소송이 제기됐다. 이 한인남성은 ‘간병인여성이 자신이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자신을 돌본다면 부동산 전부와 현금 등 나머지 재산의 50%를 준다’는 유언장을 작성했고, 이 여성은 한인남성 사망 1주일 전 함께 은행을 방문, 자신을 이 남성의 은행계좌 공동소유주로 추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망당일 이 여성이 은행을 방문, 거액을 인출하려 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유족들은 간병인이 환자를 돌볼 의무를 내팽개치고 유산을 갈취하려 한다며, 은행인출금지가처분신청과 함께 유언장이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 귀추가 주목된다. 어찌된 영문인지 전후 사정을 짚어 보았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해 12월 13일 80회 생일을 불과 1개월 앞두고 생을 마감한 한인남성 신모씨, 마지막 거주지가 뉴욕 플러싱으로 확인된 신씨는 30여년전 뉴욕에 이민, 부동산등 적지 않은 재산을 모은 재력가로 알려졌지만 2010년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뒤 약 10년 만에 호흡기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신 씨 사망 뒤 유언장이 공개되고 재산대부분이 유일한 피붙이인 조카가 아니라 여성 간병인에게 상속된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유언장작성과정 등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유족과 간병인간에 소송전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들 ‘재산노리고 병 악화시켜 사망’주장

신 씨의 조카는 지난달 21일 뉴욕주 퀸즈카운티지방법원에 26세 한인여성 김모씨와 JP모건 체이스뱅크 등을 상대로 은행인출금지가처분신청과 유언장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에 거주하는 신 씨는 자신의 친인척인 뉴욕거주 최모씨에게 지난해 12월 19일 소송에 따른 모든 권리를 위임하는 위임장을 작성, 소송장과 함께 재판부에 제출했다. 소송을 위임받은 최 씨는 사망한 신 씨의 처제로 확인됐다.

소송장에 따르면 신 씨는 최 씨의 언니와 결혼, 30여 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하다 지난 2010년 사망했으며, 최 씨는 언니가 숨진 뒤에도 형부인 신 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신 씨 부부와 최 씨 부부는 이민 뒤 첫 20년 동안은 같은 집에서 함께 살 정도로 친척 간 우애가 깊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신 씨의 건강이 급속히 나빠지면서 발생했다.

▲ 신모씨의 사망 9개월전 작성한 유언장에서 ‘간병인 김씨가 사망하는 순간까지 함께 한다면 모든 부동산을 간병인에게 상속한다’고 밝혔다.

▲ 신모씨의 사망 9개월전 작성한 유언장에서 ‘간병인 김씨가 사망하는 순간까지 함께 한다면 모든 부동산을 간병인에게 상속한다’고 밝혔다.

최 씨는 소송장에서 형부인 신 씨가 지난 2016년 76세 때 심신이 허약한 상태에서 재산을 노리고 접근한 25세 여성과 전격 결혼했으나, 결혼생활은 6개월 이상 지속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 씨는 그다음해인 2017년, 77생일 때 한인여성 김모씨를 건강을 돌보 줄 사람, 즉 간병인으로 고용했다. 당시 간병인 김씨는 26세였다. 최 씨는 간병인이 형부를 잘 돌보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갑작스럽게 신 씨가 사망한 뒤 유언장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간병인이 오히려 형부의 재산악화를 방치하거나 유도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된 신 씨의 유언장은 신 씨의 재산 대부분을 피붙이인 조카가 아니라 간병인 김 씨에게 상속한다는 내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 씨는 유언장에서 ‘만약 내 평생의 반려자 김 씨가 내가 사망하는 순간까지 나를 돌봐준다면 내 명의로 된 모든 부동산을 김 씨에게 상속한다. 또 은행예금 등 나머지 모든 재산도 김 씨가 사망순간까지 나를 돌봐준다는 전제하에, 50%를 김씨에게, 나머지 50%는 내 조카 신씨에게 물려준다, 만약 김 씨가 사망 순간까지 나를 돌봐주지 않는다면 나머지재산의 20%를 김씨에게, 80%를 내 조카에게 물려준다’고 밝혔다.

사망2주전 체이스뱅크 계좌에 간병인 추가

그러나 이 유언장이 작성된 시점은 사망 9개월 전인 지난해 9월 23일이며, 간병인 김 씨의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여성 2명이 증인으로 서명했고, 김모변호사가 공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가 간병을 시작한지 약 2년 만에 유언장이 작성됐고, 김 씨의 친구들이 유언장 증인으로 서명한 것으로 미뤄, 김 씨가 유언장에 간여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즉 김 씨가 심신이 미약한 신 씨를 압박, 자신에게 유리한 유언장을 작성토록 했다는 주장이다.

한국에 거주하는 신 씨의 조카는 12월 간병인 김 씨로 부터 빨리 미국에 와서 모종의 문서에 서명해달라는 연락을 받았으나, 김 씨에게 무슨 문서인지 물어도 아무런 설명이 없었고, 미국에 도착해서 알아봤더니 유언장집행을 위한 동의를 구하는 서류였다는 것이다. 조카는 사돈뻘인 최 씨와 이 같은 사실을 논의했고, 마침 뉴욕주 변호사인 최 씨의 아들을 통해 사망전후와 유언장 작성전후의 정황을 조사했더니, 의심스런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 신씨는 유언장에서 부동산이외의 은행예금등 모든 재산은 간병인이 사망하는 순간까지 함께 한다면 50%는 간병인 김씨에게, 50%는 조카에게 상속한다’고 밝혔다.

▲ 신씨는 유언장에서 부동산이외의 은행예금등 모든 재산은 간병인이 사망하는 순간까지 함께 한다면 50%는 간병인 김씨에게, 50%는 조카에게 상속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고인이 78세였을 때 작성한 유언장에서 고작 1년 정도 알게 된 간병인을 나의 평생반려자로 표현하고, 재산대부분을 유일한 피붙이인 조카가 아니라 간병인에게 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최 씨가 이 같은 의혹을 품은 결정적 이유는 간병인 김씨가 JP모건체이스뱅크에서 40만달러를 인출하려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 씨의 아들인 제리 최변호사는 26년 전 뉴욕주 변호사자격을 취득한 베테랑변호사로 이모부의 사망과 유산상속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결과, 뉴욕 퀸즈 플러싱 163스트릿소재, 체이스뱅크 지점장 김모씨로 부터 결정적 증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이모부인 신 씨가 체이스뱅크에 40만달러이상이 예금된 계좌를 가지고 있었으나, 사망 2주일 전 간병인이 이모부를 데리고 은행을 방문, 간병인을 이 계좌 소유주로 추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진술했다. 즉 간병인이 40만달러이상 예금의 공동주인이 됨으로써 언제든지 돈을 인출할 자격이 생긴 것이다.

이 진술서에 따르면 ‘체이스뱅크지점장 김모씨는 이모부가 몹시 쇠약해 보였기 때문에 왜 간병인 김 씨를 계좌 소유주에 추가하려는 지 물었고, 이모부는 ‘간병인이 나를 돌봐주기 때문이며, 간병인 말을 듣지 않으면 병원진료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이 이야기는 김 지점장으로 부터 직접 들은 것이며, 간병인이 중병에 시달리는 이모부의 병원진료를 막음으로써 숨지게 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사망당일 간병인 40만달러 인출기도

특히 ‘이모부는 사망 하루 전 롱아일랜드 맨하셋소재 노스쇼어대학병원에 입원했고, 이튿날인 사망당일 간병인 김 씨가 체이스뱅크를 방문, 40만달러 인출을 시도했으나, 은행 측이 워낙 거액이라 공동소유주인 이모부의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 인출시도가 실패했다’고 밝혔다.

▲ 신씨의 처제는 조사결과 신씨사망 2주일여전 간병인이 신씨를 데리고 체이스뱅크를 방문, 40만달러가 예금된 계자와 공동소유주에 자신을 추가하고, 특히 사망시 수혜자로 지정했다고 주장했다.

▲ 신씨의 처제는 조사결과 신씨사망 2주일여전 간병인이 신씨를 데리고 체이스뱅크를 방문, 40만달러가 예금된 계자와 공동소유주에 자신을 추가하고, 특히 사망시 수혜자로 지정했다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간병인은 이모부의 건강을 돌보는 의무가 있는 사람이지만, 사망당일 이모부를 내팽개치고 은행에 돈을 찾으러 간 것은 범죄이며, 간병인은 유언장상 상속자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는 ‘법원이 은행예금인출금지 가처분명령을 내리지 않는다면 간병인이 은행예금을 모두 찾아가게 되는 위급한 상황’이라며 인출을 금지시키고, 유언장을 무효화해서, 유일한 피붙이인 한국거주 조카가 정당한 상속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에 제출한 사망진단서 확인결과, 신 씨의 주소는 플러싱 149스트릿의 한 아파트였으며, 뉴욕시 등기소 조회결과 이 주택은 신 씨의 소유로 확인되었으며, 고인이 부동산거래를 활발히 하는 등 적지 않은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씨측은 소송장에서 2016년 신 씨와 결혼한 25세 여성과, 2017년 26세의 나이에 간병인을 맡은 김 씨가 동일인물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두 여성이 공교롭게도 나이가 일치한다는 점에서 동일인물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최씨측은 관계를 밝히지 않음에 따라 이를 예단할 수는 없다.

젊은 간병인이 순수한 마음에서 80에 가까운 노인을 돌봤다면, 얼마든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 또 유언장도 신씨의 서명이 분명하고 공증까지 마친데다, 자의든, 타의든 은행을 방문, 간병인을 공동소유주에 추가한 것도 사실이다. 관련 문서상으로는 간병인이 신씨 재산의 상당부분을 받을 자격이 있는 셈이다.

간병인 고용 시 명확한 계약 통해 오해 막아야

하지만 만약 유족들 주장대로 간병인의 강요, 치료차단 등의 압박으로 유언장을 작성했다면 법정에서 다툼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사망당일, 간병인이 은행에 예금을 찾으러 갔다면, 이는 유언장의 ‘내가 사망하는 순간 까지’라는 단서조항을 위반했다는 유권해석이 내릴 수도 있다.

자신을 희생하면서 환자를 돌보는 고결한 간병인이냐, 아니면 재산을 노린 기만적 행위일까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 결국 재판을 통해 잘잘못이 가려지겠지만,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주류사회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사건이 한인사회에서도 발생한 것이다. 간병인과의 이해관계를 명확히 규정해 두지 않는 한, 한인사회의 고령화추세를 감안하면 이 같은 논란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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