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의 엇박자 그가 입을 열면 지지율이 급락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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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그때 무슨 사태가 있었냐고?’ 광주시민들 부글부글

교활한 황교안의 교활한 ‘세치 혀’가 문제

황교안정권심판의 기수가 되어야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오히려 입만 열수록 논란을 자초하는 ‘트러블메이커’가 되고 있다. 4·15 총선 서울 종로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황 대표는 지난 9일 자신의 모교인 성균관대 방문 일정 중 인근 분식점을 찾아 학창 시절을 회상하며 “1980년 그때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라면서 “그래서 학교가 휴교되고 뭐 이랬던 기억도 나고 그런다”고 말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비상계엄으로 전국 대학에 휴교령이 내려진 것을 이같이 언급한 것으로 짐작된다. 당장 정치권에서 황 대표의 역사의식을 놓고 비판이 쏟아졌다. 황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보수통합의 화살을 쏘아올린 유승민 새로운 보수당 의원의 행보와 대조되고 있다. 그간 ‘보수통합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새 집을 짓자)을 요구해온 유 의원이 불출마를 택하면서 자유한국당 내 대구경북 등 보수층을 움직일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 의원이 이런 선수를 치면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머쓱해진 모양새가 됐다. 게다가 황 대표는 돌고 돌아 종로 출마를 결심하면서 억지로 떠밀려 나가는 장수 같은 이미지만 남겼다. 이번 총선에서 야당의 최대 변수는 다름 아닌 황교안 대표가 되고 있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1957년생인 황 대표는 성균관대 법학과 76학번으로, 1980년에 4학년이었다. 이듬해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대학을 졸업했다. 5·18은 당시 신군부가 ‘광주에서 일어난 소요사태’로 규정해 한때 ‘광주사태’로 불렸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광주 민주화운동’이 공식 명칭이 됐다. ‘종로 빅매치’를 성사시킨 두 후보 간 초기행보는 미묘하게 엇갈리는 모양새다. 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는 지역구 다지기에 올인하고 있는 반면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종로 바닥 민심 공략과 당무를 병행하며 힘겹게 따라가는 도중 역사의식 논란까지 겪게 됐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역사의식

황 대표를 둘러싼 정치권 안팎의 파장이 갈수록 확산하는 모양새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와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은 11일 성명을 내고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1980년 사태’ 발언은 다시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수순의 행태임이 자명하다”면서 “황 대표는 모든 공직과 국회의원 후보직을 즉각 사퇴하고 국민들에게 석고대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 단체는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까지 지낸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망언이라는 점에서 자유한국당과 황 대표의 역사인식과 인격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과 1년 전 김진태·김순례·이종명 등의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역사왜곡과 망언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했던 것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 첫 행보에서 황 대표가 5·18을 겨냥한 망언을 내놓은 의도는 불리한 선거상황에서 보수세력을 자극해 자신의 선거에 악용하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특히 “국민은 물론 종로구민들은 역사왜곡까지 악용하는 황 대표의 꼼수에 결코 현혹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역사왜곡까지 서슴치 않는 행태에 대해 상응하는 대가가 반드시 주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황 대표의 ‘사태’ 발언은 단순히 정치적 발언과 역사왜곡의 망언 수준이 아니라 이 나라의 법치마저 부정하는 행태”라고 지적하면서 “이에 황 대표는 공당의 대표직과 국회의원 후보자로서 자격을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다”고도 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틀린 인격

 황 대표는 이런 발언이 광주 민주화운동과 관련이 없다지만 그간의 행보만 보면 이런 해명의 진의가 의심스럽다. 일단 그가 내뱉는 발언들이 항상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점이다. 황 대표는 지난해 6월 20일 숙명여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년들의 미래와 꿈’ 특강에서 ‘아들이 학점은 3점도 안 되고 토익은 800점 정도로 다른 스펙이 없이 대기업에 취업했다’는 취지로 발언해 취업특혜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하루 뒤 페이스북에 ‘아들의 학점은 3.29, 토익은 925점’이라고 정정하며 “아들 일화로 청년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려고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같은 날에는 부산상공회의소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내·외국인 노동자 임금을 차등 지급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쳤다가 정치권으로부터 “법무부 장관까지 지낸 황 대표가 차등임금제의 위법성도 모르는 현실이 부끄럽다”는 뭇매를 맞았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2일에는 당의 ‘우한 폐렴 대책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지금 국내외 마스크가 동이 나고 가격이 치솟아 국민은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중국에 마스크 300만개를 보내는 것이 합당하고 다급한 일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황 대표의 이런 주장은 알고 보니 사실과 달랐다.

해당 물품은 ‘중국유학총교우회’와  ‘중국우한대총동문회’에서 제공한 것이다. 정부는 이 물품을 항공기 및 대중교통이 차단된 우한으로 긴급 공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즉, 마스크 300만장을 제공한 건 정부가 아니라 민간인 셈이다.
황 대표는 아무 생각없이 일을 저지르고 이를 수습하는 행태를 반복해서 보여왔다. 대표적인 사건이 이른바 스님들에게 육포를 보낸 사건이다. 자유한국당이 황교안 대표의 명의로 불교계에 설 선물로 육포를 보냈다 회수한 사실이 드러나 또다시 종교계 안팎에서 구설에 오르고 있다. 한국당은 구정 저닌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 등에 황 대표 명의의 설 선물로 육포를 보냈다고 20일 밝혔다. 조계종은 대승불교의 영향을 받아 스님의 육식을 금한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조계종에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한다. 배송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데 경위를 철저하게 파악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송 직후 상황을 파악한 한국당은 직원을 보내 육포를 긴급 회수하고 사과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설 선물을 육포로 하고, 불교계는 한과로 하기로 했는데 배송하는 업체와의 소통 실패로 오배송됐다”며 “배송 당일에 찾아가 사과하고 회수한 뒤 한과 선물을 드렸다”고 해명했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알려진 황 대표는 앞서 불교 관련 논란을 일으키는 등 종교 편향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석가탄신일 법요식에서 불교식 예법인 합장을 하지 않아 조계종에서 ‘깊은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반면 전광훈 목사가 주최하는 집회에 참석하고 전 목사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당시 “종교 탄압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두둔해 종교 편향 논란이 일었다.

 


‘이낙연 vs 황교안’ 鐘路對戰의 의미

8년만의 문재인 vs 박근혜 ‘대리전’ 대선 전초전 ‘패배하면 정치생명 끝’

지난 2월 7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총선 빅매치’가 성사됐다. 이 전 총리와 황 대표는 각각 문재인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정권 2인자인 국무총리를 지냈다. 때문에 이번 종로 빅매치는 8년 전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진검승부를 펼쳤던 ‘18대 대선 리턴매치’ 성격을 띤다. 정권재창출과 정권교체를 노리는 양 진영과 두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총결집에 나섰다는 점도 2012년 대선 당시와 유사하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51.55%, 문 대통령은 48.02%를 득표했다. 3.53%포인트로 승부는 갈렸다.

이낙연李 ‘문재인 정부 핵심 정책 진두지휘’

황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였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보수적 국가관을 그대로 보여준 굵직한 사건들을 도맡았다. 법무부 장관 재임 당시 이석기 내란 선동 사건수사와 통합진보당 해산의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는 해당 사건들에 대한 정부 대리인을 맡아 직접 변론도 진행했다. 국무총리 취임 후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았다.

이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 ‘첫 번째 국무총리’다. 그는 총 2년7개월 동안 국무총리로 재직하며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최장수 국무총리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한국당이 제시한 개헌안을 평가하며 “이런 식으로 국회가 총리를 사실상 결정하면 이낙연 총리처럼 좋은 분을 우리가 모실 수 있을까”라며 깊은 신뢰를 보내기도 했다. 이 전 총리 역시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도입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의 파상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1번지 종로에서 전현직 대통령의 ‘대리전’을 치루게 된 두 사람의 어깨는 무겁다. 두 사람의 승부 자체가 2012년 대선과 2020년 총선, 2022년 대선을 연결하는 역사적 대결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번 종로 빅매치는 2022년 예정된 20대 대선 전초전이다. 이 전 총리와 황 대표는 대선후보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유력 대선 주자다. 선거에서 패배한 사람은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黃 “무능정권, 부패정권, 오만정권 심판”

종로는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강한 지역이다. 1987년 이후 치러진 8번의 총선에서 16대 국회 재보궐 선거(노무현)와 19·20대 총선(정세균)을 제외하곤 모두 보수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정치 1번지 답게 지역구 국회의원 중 윤보선·노무현·이명박 등 3명의 대통령도 배출했다. 2000년 4·13 총선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맞대결해 이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 종로의 상징성과 역대 선거 결과, 지역 색채를 고려했을 때 이 전 총리와 황 대표 모두 총선 결과에 따라 대권행보에 영향을 받게 된다.

현재까진 이 전 총리와 황 대표 모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종로출마를 선언하며 황 대표와 맞대결 여부를 묻는 질문에 “신사적 경쟁을 펼쳐보고 싶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사실상의 선전포고를 날렸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을 종로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며 “무능정권, 부패정권, 오만정권의 심장에 국민 이름으로 성난 민심의 칼을 꽂겠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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