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3] ‘대한항공 승무원 타운 식당방문’ 25일 LA 문자메시지에 한인사회 발칵

이 뉴스를 공유하기

재미동포사회, 유언비어와의 전쟁 절실

코로나19 걸리기 전
유언비어에 먼저 죽는다

승무원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재미동포사회는 유언비어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에 ‘아니면 말고’식에서 더 나아가 ‘특정업체’를 음해하고 코로나19공포를 확산시키는 문자메시지가 등장했고, 결국 이 문자메시지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에 걸리기 전 유언비어에 죽는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돌 정도로 한인사회는 유언비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언비어가 기승을 부리면 부릴수록, 한인사회가 스스로 한인경제의 몰락을 재촉한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유언비어에 대한 철저한 경계가 요구된다.
(특별취재반)

지난 25일 화요일 오전, LA지역 일부 한인들에게 정체 불명의 문자메시지가 날아들었다. ‘대한항공 승무원 코로나 확진자가 여기서 000,000,000,000,000에 갔었데요, 거기 갔던 사람들하고 접촉하면 안돼요’라는 메시지였다. 그리고 또 다른 문자메시지도 날아들었다. ‘000,000,000,000, 2월 19일-20일 사이 코로나 확진자인 대한항공 승무원에 엘에이에서 갔던 곳이란다. 승무원이라는 사람이 조금의 의심도 없이 여기저기 많이도 돌아다녔다. 내 지인들은 이거 다 보시길’이라는 문자메시지였다.

가짜 뉴스에 직격탄 맞은 한인사회

한국시간 25일 대한항공 여승무원이 이스라엘과 LA를 다녀온 뒤 코로나19확진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몇 시간 뒤 LA지역에 이 같은 문자메시지가 날아든 것이다. 이 문자메시지는 순식간에 미전역으로 확산됐고, 이 문자메시지를 받은 한인들은 충격을 받고, 서로에게 이게 진짜냐고 묻기에 바빴다. 문자메시지에서 000이라고 표현된 것은 LA 코리아타운의 인기있는 식당들이다. 만일 대한항공 승무원이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기 전 이들 식당을 다녀갔다면, 해당식당이 폐쇄되는 것은 물론 코리아타운전체가 기피대상지역이 됨으로써 한인경제가 붕괴될 수도 있는 일이다.

유언비어이 두 문자메시지를 보면 1개 문자메시지는 승무원이 방문한 식당이 4개인 반면, 다른 문자메시지는 5개 식당이 언급됐다. 어떤 문자메시지가 먼저 배포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누군가 1개 식당을 고의로 추가했거나, 1개 식당을 고의로 배제했음이 분명하다. 식당에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인 문자메시지에서, 해당식당을 고의로 추가 또는 삭제했음은 누군가 문자메시지를 특정한 용도로 이용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 이중 1개 식당은 승무원이 LA에 체류하는 기간에 식당수리를 위해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승무원이 방문을 하려고 해도 방문할 수 없으므로 명백한 유언비어인 셈이다.

해당승무원은 20일 오전 LA에 도착, 21일 밤 LA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21일 점심부터 매끼마다 식사를 한다고 해도 4끼를 먹을 수 있다. 통상 승무원들은 오전에 도착할 경우 곧바로 숙소로 가서 5-6시간 잠을 잔뒤 저녁에 일어나 식사를 한다, 그렇다면 3끼 정도 식사를 하게 되지만, 문자메시지에는 5개 식당이 언급돼 있다. 매끼 코리아타운 식사를 해도 3끼, 3개 식당이지만, 5개 식당이 언급됐음은 가짜뉴스의혹이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공포가 확산된 시점에서 이 같은 문자메시지는 급속히 확산됐고, 해당식당들은 개점휴업사태를 맞았다.

코로나19 공포에 편승 SNS 퍼 날라

애초부터 유언비어의혹이 일었던 이 문자메시지는 한국정부에 의해 유언비어임이 공식 확인됐다. 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은 지난 28일 오전 한국정부에 확인한 결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승무원이 문자메시지에 이름이 오른 음식점등은 물론, LA한인타운 내 어떤 매장도 방문한 적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누군가 코로나19 공포에 편승해 가짜뉴스를 만든 것이다.

로스앤젤레스총영사관을 비롯해 한국정부의 대응도 아쉬움을 남긴다. 25일 이 문제가 미전역의 재미동포사회를 뒤흔들 정도로 큰 논란이 일었고, 마침 그 다음날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관련 긴급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었다. 만약 이 문자메시지가 백악관에라도 알려졌더라면 큰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던 시점이었다. 문자메시지 내용이 맞는 것인지,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유언비어를 차단한다는 차원에서 총영사관이나 한국정부가 더 신속하게 이를 확인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일 뒤에야 사실무근 이라고 확인한 것은 너무나 뒤늦은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대한항공도 마찬가지다. 승무원개인의 프라이버시문제 등으로 동선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만약 승무원만 허락한다면 얼마든지 동선을 공개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승무원의 프라이버시도 존중돼야 하지만, 승무원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동선 공개를 결정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다. 이를 강요할 수 없지만, 대한항공이 승객과 LA동포들의 안전을 고려했다면, 해당승무원에게 사안의 심각성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 수 있었던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하루 뒤 뉴욕서도 ‘한바탕’ 대소동

유언비어문제는 비단 LA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LA에 대한항공 승무원 동선과 관련한 유언비어가 퍼졌던 바로 그 다음날인 26일 오후 늦게 뉴욕에서도 사건이 터졌다. 이날 오후 6시 반을 전후해 ‘어제 뉴저지 모지역 한인 쇼핑몰에 신천지신도 2백여명이 방문했다고 합니다, 그들이 모두 감염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당분간 이 쇼핑몰을 조심하세요’라는 문자가 나돌았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27일 오전 또 다른 문자메시지가 나돌았다. 한 한인업체가 직원들에게 ‘신천지교인이 뉴저지 모지역 한인쇼핑몰에 다녀갔다는 소식이 있다, 이지역 식당 출입을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메시지였다. 해당 쇼핑몰은 26일 문자메시지에 언급된 것과 같은 곳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첫 문자메시지에서는 ‘2백명’이라는 엄청난 숫자가 언급됐지만, 그 다음날 메시지에는 인원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 문자 메시지 또한 유언비어임이 확실하다. 뉴욕지역에 신천지신도가 있다는 소문이 있지만 누가 신천지신도인지 알지 못할 뿐 아니라, 2백명이 한꺼번에 특정 쇼핑몰을 방문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LA지역에 한인식당을 폐업으로 몰고 갈 유언비어가 확산된 지 하루 만에 뉴욕지역에 또 다른 유언비어가 나돌았다는 것은 LA지역 유언비어가 일파만파 확산되자 누군가 이를 모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언비어놀이가 확산된 것이다.

재미동포사회와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의 위협에 처해있다. 전 세계가 사상초유의 대공포에 휩싸여 있다. 하지만 한인사회는 코로나에 걸리기도 전에, 유언비어에 치여서 죽을 판이다. 재미동포사회가 유언비어를 막아내지 못하면, 코로나 엄습에 앞서 스스로 한인경제의 붕괴를 자초한다. 유언비어와의 전쟁, 그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