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판결 승복 – 항소 취하하겠다 – 용서해 달라’ 사과광고 낸 속셈은
‘그럼 삥땅친 50만달러는 어쩌구?’
지난 1월초 뉴욕한인회의 공금반환소송에서 연방법원 패소판결을 받고 지난 2월초 배상액이 50만달러로 최종 확정되자 지난 3월초 연방항소법원에 항소했던 전 한인회장 민승기씨가 이달 초 돌연 한인언론을 통해 사과 광고를 냈다. 특히 민씨는 ‘법원판결에 승복하고 항소를 취하하겠다’고 밝혔으나, 배상액지불 등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고, ‘모든 것을 한인사회에 맡기겠다’고 주장했다. 민씨는 수십 차례에 걸쳐 뉴욕한인회관장기리스를 추진하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99년리스계약서가 드러나면서 거짓말임이 만천하에 입증된 인물이어서, 이 사과가 진정성이 있는 사과인지, 아니면 배상금 회피를 위한‘꼼수’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민씨는 지난 1일 항소철회를 약속했지만 1주일이 지나도 항소를 철회하지 않아 배상금을 내지 않으려는 악마의 눈물’이라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3월 3일 제2연방항소법원에 뉴욕한인회를 상대로 항소를 제기한 민승기씨. 민씨는 지난 1월초 패소판결에 이어 2월초 50만429달러로 확정되자 뉴욕남부연방법원 판결에 불복, 정확히 30일 만에 항소를 제기하고 결사항전을 다짐했었다. 그러나 민씨는 지난 1일 돌연 뉴욕지역 한인언론에 ‘뉴욕한인동포여러분’이라는 제목의 5단통 광고를 내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며 용서를 구해 한인사회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진정성 없는 사과광고에 뿔난 한인들
민씨는 이 광고문에서 ‘저로 인해 상처받고 힘들게 해드린 모든 분들께 지면을 통해 마음속 깊이 사죄를 드린다’며 ‘수년간 정신적 고통과 책임감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다 결국은 바닥으로 떨어지게 돼 더 이상 잃을 것도, 구할 것도 없는 신세이며, 마지막으로 제가 남긴 상처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민씨는 ‘한인사회발전을 위한 의욕이 과욕이 돼 한인사회를 더 혼잡하게 만들었다는 자괴감과 고통에 잠을 설치고 수많은 밤 눈시울을 적셨다’며 ‘지난 10년에 많은 회한과 아쉬움이 남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씨는 ‘첫째, 법원판결에 승복하고, 항소중인 소송을 취하하겠다, 둘째, 한인회관 장기리스는 경솔하고 성숙하지 못한 결정이므로 반성하며 용서를 구한다. 셋째, 한인회장 선거소송으로 불편함을 느끼셨던 전직 회장님들께 죄송하다, 넷째, 소송방어과정에서 불편함을 겪으신 분들과 한인사회에 깊이 사죄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한인사회에 잘못을 공개사과하며 항소를 취하하겠다는 내용이다.
민씨의 사과에 대해 ‘뒤늦게 잘못을 뉘우치고 공개 사과했다’라며 반기는 측이 있는가 하면 ‘진정성이 전혀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민씨의 이 사과광고에는 1심판결액 50만달러, 즉 자신이 한인회장으로 재직하며 횡령을 자행, 한인회와 한인사회에 끼친 손해배상액 50만달러에 대해서는 어떻게 배상하겠다는 말이 일언반구도 없다.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당연히 배상액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하지만 그 같은 내용은 없는 것이다.
50만 달러 탕감노린 황제사과 의혹
반면 눈길을 끄는 내용이 있다. 항소취하를 언급하며 ‘모든 것을 한인사회 여러분에게 맡긴다’는 문구다. 한인사회 일부에서는 이 말이 자신의 배상액을 탕감해 달라는 의미라는 해석이 일고 있다. 항소취하하고 공개 사과했으니, 배상액은 없던 것으로 해달라는 ‘악마의 눈물’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민씨는 지난 1일 항소를 취하하겠다고 밝혔지만 2주가 지난 14일까지 항소를 취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수십 차례 거짓말을 했던 민씨가 또 다시 한인사회를 기만하려 한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신문에 사과광고 한번 내고 50만달러를 탕감 받으려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 황제노역이 있다면 뉴욕한인사회에 황제사과가 생기려는 찰나인 것이다.
민씨는 한인회장에 재선되기 위해 부정선거를 일삼았음이 뉴욕주법원 판결로 확인된 것은 물론, 한인회 공금을 횡령한 것도 모자라, 한인사회 몰래 한인회관 99년 장기리스계약을 체결, 25만달러의 선금을 받아서 가로채 연방법원에서 패소판결을 받은 자이다. 한인사회에서는 민씨에 대한 승소판결이 너무 늦게 내려졌다는 점에서 아쉬워하면서도, 잘못된 부분은 반드시 바로잡는다는 소중한 선례라며 반가워했다. 한인사회 또 다른 백년의 주춧돌을 세운 판결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또 은근 슬쩍 공금횡령범의 50만달러 배상액을 탕감해 준다면, 한인사회는 풀썩 주저앉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