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코로나 19 진단키트 미국수출개시‘시큰둥’
‘지금 자존심 체면 가릴 때냐?’
한국의 코로나 19 진단기술이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한국 3개 업체가 미국연방정부와 계약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업체들이 1차 계약으로 물꼬를 튼 데다 미국에서 진단키트 부족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수출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독일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는 증명서 발급을 추진 중인 가운데 미국도 ‘코로나19프리증명서제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트럼프행정부는 즉각 부인했지만, 일단 애드벌룬을 띄워 여론을 체크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미국이 ‘코로나19프리증명서제도’를 채택한다면 미 국민 3억3천만명이 검사를 받게 되므로 한국업체들도 엄청난 수익이 기대된다.
<특별취재반>
지난달 24일 트럼프대통령이 문재인대통령에게 ‘한국의 코로나19진단키트를 보내달라’는 사실을 청와대가 공개했고, 백악관은 이 같은 사실은 쏙 빼고 통화사실만을 인정했다. 특히 문대통령이 ‘FDA의 승인절차 등이 필요할 것 같다’고 하자, 트럼프대통령은 ‘하루내로 처리해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 청와대 발표였다. 이튿날 문대통령은 한국의 대표적 코로나19진단키트 생산업체로 알려진 씨젠을 방문하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지난달 28일 외교부는 미국정부가 3개 업체를 사전 승인했다고 발표하면서 기대가 컸지만 FDA는 이를 부인했었다.
우여곡절 끝 코로나 19진단키트 계약
이처럼 우여곡절을 겪던 한국의 코로나19진단키트수출이 마침내 물꼬를 텄다. 본보가 연방조달데이터시스템을 조회한 결과, 미국 국토안보부산하 재난관리청은 지난 5일과 6일 SD 바이오센서, YTS글로벌[솔젠트제품 미국판매사], 오상헬스케어 등 3개 업체와 코로나 19진단키트 1142만4천달러 구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방재난관리청이 가장 먼저 구매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SD바이오센서로, 지난 5일 코로나 19진단키트 3천개를 518만4천달러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키트 한 개 당 1728달러씩 판매된 것이다. 또 지난 6일에는 YTS글로벌과 솔젠트 코로나19진단키트 324만달러어치 구매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날 오상헬스케어와 3백만달러어치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문대통령이 지난달 25일 방문했던 씨젠은 14일 현재 아직 연방정부와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고, 또 다른 코로나19진단키트 생산업체 수젠텍 역시 연방정부 계약을 따내지 못했다.
외교부는 지난달 28일 한국 업체 3개사가 FDA사전승인을 획득했다고 발표하면서도 이들 업체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고, 지난 13일 2개 업체 제품이 14일 미국으로 수출되고, 또 다른 1개사는 미국대리점을 통해 미국에 공급되고 있다고 발표하면서도 한사코 이들 업체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코로나19진단키트가 미국으로 수출된다는 것은 대단한 경사이며, 특히 대통령이 큰 관심을 가진 사업이지만, 이상하게도 자랑스러운 업체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본보확인결과 이들 3개업체중에 문대통령이 방문한 씨젠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자칫 대통령을 체면을 구길 가능성을 우려, 대통령의 심기를 편하게 하려 했던 처사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저 외교부는 특정업체가 수출한다는 사실만 발표하면 되지만, 엄연한 사실조차 애써 외면한 것이다. 공무원들이 소신껏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윗사람의 눈치를 본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런 문제는 윗사람이 풀어줘야 한다. 문대통령이 외교부등 관계부처에 내 눈치를 보지 말고 있는 사실을 사실대로 알리라고 해줘야 하는 것이다. 한국 코로나19 진단키트의 미국수출은 경사중 경사지만, 업체이름은 밝히지 않음으로써 ‘옥의 티’를 남긴 것이다.
외교부, 수출발표하면서 해당업체 안 밝혀
한국 업체들이 수출물꼬를 튼 만큼 앞으로도 계약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아직 구매계약을 따내지 못했지만 세계적 기술력을 인정받은 씨젠 등의 진출도 예상되므로 한국 업체들의 약진이 예상된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70만명. 사망자가 2만 5천명에 육박할 정도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된 반면 일부 주에서는 아직도 코로나19진단키트가 부족하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지금 전인구의 1%에 조금 못 미치는 3백만명에 대해 검사를 마친 상태지만, 광범위한 확산을 감안하면 전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진단을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미국언론은 지난 10일 오후 ‘연방정부가 모든 국민에게 코로나19진단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이 보도는 연방정부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다는 증명서, 즉 ‘코로나19 프리’ 증명서제도를 도입하려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행정부는 11일 ‘이 같은 제도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즉각 부인했지만, 언론에 이 같은 사실을 흘려 여론을 떠보려 했다는 분석이 일고 있다. 사실 이 같은 방안은 독일정부가 먼저 검토한 것으로, 지금 구체적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미국이 ‘코로나19프리 증명서제도’를 도입한다면, 미국 전체인구 3억3천만명이 검진을 받아야 한다. 한국 업체의 코로나19진단키트 수출단가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60만명에 해당하는 검사물량을 약 624만달러정도에 수출한 것을 감안하면 1명, 즉 검사 1회당 10.5달러에 해당한다. 미국인구가 3억3천만명이라면 34억6500만달러, 한화로 약 4조원규모의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이 시장을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업체와 나눠가져야 하지만, 한국 업체가 비교적 일찍 연방정부 조달을 시작함으로써 한국 업체의 수출량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단키트 대기업생산업체 190개 달해
특히 만약 미국이 이 제도를 도입한다면 다른 서방 선진국들도 대부분 이를 뒤따를 가능성이 크므로 전 세계 77억명이 검사를 받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시장규모는 100조원에 육박한다. 만약 15억명만 검사를 받아도 20조원이다. 한국 업체의 대박이 예상되는 것이다.
한편 14일 현재 연방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코로나19진단키트 생산업체는 모두 33개사로 확인됐고, 한국 업체는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정부가 지난달 28일 한국 업체 3곳이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했지만, 그로부터 보름이상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 업체는 긴급사용승인을 받지 못했다. 반면 재미동포 이진씨가 운영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아벨리노랩은 지난달 25일 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업체는 22사였고, 아벨리노랩은 미국에서 17번째로, 비교적 빨리 승인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FDA는 아벨리노랩이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던 날, 보도 자료를 통해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한 코로나19진단키트생산업체가 190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승인대기업체가 190개에 달했던 것이다. 그 뒤 지난 1일에는 220개, 지난 13일에는 3백개이상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FDA의 설명이다. FDA가 채 하루에 한 개 꼴도 승인을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이들이 모두 승인을 받으려면 1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FDA의 긴급사용승인이 하늘의 별따기인 것이다.
이외에 연방식품의약국이 ‘공중보건응급가이드라인’에 따라 코로나19진단키트 자체테스트를 허가한 연구소가 17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대학병원 등에서 연구소베이스로 분자진단방식을 이용한 테스트 10건이 긴급 승인됐다.
이처럼 코로나19진단키트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업체 3개사가 수출물꼬를 튼 것은 대단한 일이며, 한국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미국시장에서도 한국진단키트의 우수성이 다시 한번 입증된다면 한국의 국격은 다시 한번 치솟을 것이며, 자연스럽게 명예에 이어 돈도 따르게 된다. 한국의 코로나19진단키트가 미국에서의 코로나19를 진정시키는 스모킹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