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19 확진 집단발병 사망 ‘양로병원’
‘에덴의 동산인가, 현대판 고려장인가’
요양원, 양로병원‧요양병원으로 통칭되는 ‘너싱홈’(Nursing Homes)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뇌관으로 떠올랐다. 한마디로 “터질게 터졌다” 소리가 나 올 정도다. 기저질환이 많은 고령 환자의 특성상 젊은층보다 코로나여파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점에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원래 병원내 감염관리실이라고 하여 병원내 감염 감시, 예방조치, 관리 등을 철저히 해야 하는데 대부분 양로병원은 감염관리실은 형식 상 존재하고 실제로는 운영이 부실했다. 인력도 감사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최소한 두는 바람에 실제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양로병원은 환자들을 많이 받아야 수익을 낼 수 있고 이 때문에 좁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노인 환자를 두고 있다. 이러다 보니 기저질환이 많은 고령의 환자와 양로병원의 특성상 애초부터 집단감염과 집단사망은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지금 미주류 언론들이 떠들고 있다. 한인운영의 양로병원이나 한인들이 많이 있는 양로병원도 더하면 더했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한인운영의 양로병원의 실상을 드려다 보았다. <성진 취재부 기자>
최근 코로나 19로 양로병원 등에 가장 극심한 감염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에 한 때 어머니를 양로병원에 위탁시켰다는 Y씨는 지난 24일 <선데이저널>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하나도 놀랄 일이 아니다”면서 “오늘 같은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고 개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또 “이런 일이 터진 것은 물론 일차적으로 양로병원 측의 책임이 제일 크지만, 이런 병원들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주정부나 연방정부 기관들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2년부터 한인 운영의 한 양로 병원에 한때 어머니를 위탁했던 Y씨는 벌써 10년 이상 양로병원 측의 불법행위를 고발하는 일에 나서고 있다. 그가 지닌 양로 병원에 대한 불법을 증명하는 자료들이나 증거물 그리고 자신이 적은 일지 등등은 이민 보따리에 들어갈 만큼이나 많다. 증거물에는 양로병원 환자 방이나 복도 바닥을 기어 다니던 바퀴벌레 사진도 있고, 어머니에게 잘못 가져온 약들도 있고, 어머니에 대하여 잘못 기록된 서류들도 있다.
그리고 병원 측에 불법을 고발했던 서류들도 있다. 보통 병원 측에 이의 제기나 불만을 나타내면 보복도 서슴치 않는다. Y씨도 한때 그 중 한명으로 병원 측의 기피 인물 1호였다. 게다가 Y씨는 병원 측에 의해 한때는 ‘접근금지 명령’까지 당해 병원에 있는 어머니를 면회조차 못했다. 지금은 어머니가 돌아가셨지만 그렇다고 끝나도 끝난게 아니였다. Y씨의 투쟁은 끝이나지 않았다. Y씨는 지난 수년 동안 자신과 어머니가 병원으로부터 당한 학대와 피해에 대하여 소비자 불만을 담당하는 CANHR(캘리포니아 양로 병원 개혁 위원회, California Advocates for Nursing Home Reform), County of Los Angeles Public Health(LA카운티 공중보건국), Board of Registered Nursing of Department of Consumer Affairs(캘리포니아 주 소비자 보호국 간호 담당국) 등등에 수십 차례 건의를 했으나, 해당 기관들은 대부분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불만사항 처리 담당관인 옴부즈맨(Ombudsman)이나 노인 봉사처(Aging and Independence Services), 노인 보호 상담소(Adult Protective Services), 노인학대 방지 핫라인(Elder Abuse Hotline) 등에도 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만족한 결과는 얻지 못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공무원들의 직무유기를 담당하는 연방정부 담당 부서까지 건의해 지금도 투쟁 중이다.
대부분 양로병원들이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자신들의 병원 소개를 보면 일반 요양원이 아니라 특급 별장에 있는 기분이다. 우선 24시간 전문 간호사들의 보호를 받으며 영양식을 제공하고, 정기적인 주치의 회진에 각종 전문 재활치료에 심지어 언어 물리치료까지 제공하고 고령환자들에게 필요한 심신활동을 격려하고, 정형외과 신경 재활치료는 물론 통
증, 뇌졸중, 심장, 고혈압, 당뇨, 심부전 치료에 각종 안전 사고 예방 교육도 제공한다. 만약을 위해 중환자실도 완비해 24시간 관심을 두고 특히 호흡기 질환자를 위한 인공호흡기 등을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또 환자들의 정신 수양은 물론 생활 의욕을 북돋우기 위한 각종 오락 활동에 취미활동 증진에다 치매 방지 교육도 실시한다. 또 있다. 안전하고 평안하기 있다가 퇴원을 도와주고 또는 웰빙 웰다잉을 위한 호스피스 안내도 해준다. 자식 며느리 눈치 보느니 이런 양로 병원이 바로 부모님을 모실수 없는 우리에겐 “에덴 동산”이 아닐 수 없다지만 사실은 그렇지 만은 않다는 것이다.
‘양로병원 감독 기관의 직무유기’
양로병원은 처음에 노인 환자(보통 메디케어 환자)가 들어오면 처음 3개월은 매달 7,000불을 정부로 부터 지원을 받고 그다음 4개월째 부터는 매달 2000불을 받는다. 이 정도면 정부에서 내린 지침에 따라야 하는데 이익을 내려고 하는 바람에 자연 노인 환자들에 대한 서비스가 불량할 수 밖에 없다. 모든 약값이나 치료비는 별도로 메디케어에서 부담하고, 주치의 회진 비용, 형식적인 물리치료, 간호원 등 CAN 등에게 낮은 임금, 식사비와 방 값을 계산하면 충분히 이익이 있지만 더 욕심을 내기에 그만큼 노인 환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 드는 것이다. 한번 대충 계산해 보자. 매달 노인 환자 1인당 월 2000불을 받으면 보통 주치의 비용 환자당 200불, 간호원 시간당 30불, 보조원 CNA 시간당 10-18불, 식비 15불, 청소비 15불, 렌트 100 불 정도가 지출된다고 한다. 환자 100명을 수용하는 양로병원은 월 평균 20만불 수입이다. 지출 비용은 간호원 10명에 CAN 10명에 렌트비 1만 불, 시설비 2천불, 주치의 비용 등이다. 대충 계산해도 충분한 이익이 나올 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양로병원에 있는 노인 환자가 병이 발생하면 일반 종합병원으로 보내는데 그곳에서 치료를 마치고 다시 그 양로병원으로 다시오면 그때부터 다시 3개월간 7,000불씩 지원받는다. 그래서 어떤 양로병원들은 3개월 지나면 어떤 구실을 붙여서라도 내보냈다가 다시 받으려고 한다. 그것을 잘하는 양로병원이 돈을 잘 벌게 된다. 일부 양로병원에서는 “3개월 사이클”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담당자가 있다고 한다. 이 것을 잘해야 ‘유능한 직원’(?)이 될 수 있다. 대부분 양로병원의 주치의가 병원 입원 환자 주치의가 된다. 그래서 3개월 후에 쫓겨나는 환자가 있고, 다 나아서 3개월 안에 퇴원하는 환자도 있게 된다. 장기로 있어야 할 환자라면 적당한 구실을 붙여 입원 시켰다가 다시 나오면 그 “3개월 사이클”이 된다. 양로병원과 종합병원과의 “짜고치는 고스톱” 이야기도 나온다. 양로병원 주치의는 일주일에 한번 회진이나 어떤 때는 2-3주에 한번 실시하는데, 그 돈은 양로 병원에서 지급하는데 회
진비가 1만-1만 5천불 정도 받는데 양로병원 노인 환자 1인당 200 불씩 받는 셈이다. 어떤 의사들은 이 같은 높은 보수(?)에 맛들여 양로병원 주치의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요즘 대부분 양로병원은 메디칼(medical) 한 가지만 있는 환자는 지불액(pay)이 적으니까 안 받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루에 $200-300씩 별도로 지불한다면 받아 준다. 양로병원 측은 원래 처음 3개월간 정부로부터 3개월간 월 7,000불 받으니 병원에 들어 오려면 그정도는 내야 한다며 하루 200-300불씩 더 내라는 것이다. 보통 환자가 종합병원 등에서 입원했다가 퇴원하기 전에 양로병원을 지정해주는데 그 때 메디칼 밖에 없다고 하면 해당 양로병원에서 아예 안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메디케어(Medicare)를 가지고 있어야 환영받고 갈 수 있다. 그런데 메디케어 밖에 없으면 3개월 후에 자동적으로 집으로 가야 한다. 이 경우 가족들이 비용을 부담해 주지 않으면 처음부터 메디케어를 가지고 있어야 양로병원에 갈 수 있고, 3개월 이상 있으려면 메디칼까지 있어야 한다.
정부 지원금에 만족 못한 양로병원
미국내에서 뇌관으로 터진 요양병원 문제는 국내에서도 다르지 않다. 국내 의료계에서는 환자들을 많이 받아야 수익이 발생하는 요양병원 특성상 좁은 공간에 많은 환자가 모여 ‘터질 것이 터졌다’는 말이 잇따른다. 뉴스 1은 최근 보도를 통해 전문가들은 모든 요양병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으며, 제 2의 감염원이 될 수 있는 간병인들의 엄격
한 자가격리 제도도 병행해야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5일 대구시 브리핑에 따르면 사회복지 생활시설, 요양 병원 종사자 및 환자 전수조사 결과 검체가 수집된 3만 3256명 중 이날 0시 기준 확진 환자는 224명(0.6%)이다. 의료계에서는 이미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 증후군(메르스)때부터 이어진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2018년 ‘전국 의료관련감염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전국요양병원 973곳 중 911곳(93.6%)가 감염관리실을 운영하고 있지 않았다. 감염관리실은 병원 내 감염 감시, 예방조치, 관리 등 감염 관련 총괄 부서이다. 인력도 턱없이 부족했다. 요양병원 한 곳당 병원내 감염 관련 의사는 0.68명이었으며, 간호사 수도 평균 1명 꼴이었다. 요양병원은 환자들을 많이 받아야 수익을 낼 수 있고 이 때문에 좁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환자가 있는 특성이 있다. 기저질환이 많은 고령의 환자와 요양병원의 특성, 부족한 인력이 맞물리며 사태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특단의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감염관리 인력이나 대체 공간 확보 등 모든 곳이 돈이 들어가는 문제다 보니 결국 건강보험료를 올리는 수밖에 없는데, 여론의 비난을 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이렇게 미봉된 문제가 코로나19 사태에 이르러서야 다시 터졌다고 지적한다. 요양병원은 전체 감염 사례 중 세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나온 곳이다. 청도 대남병원(122명)을 시작으로 한사랑 요양병원(92명), 대구 대실요양병원(78명)등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 곳곳에서 이미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했다.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결국 건강보험료를 올리는 수밖에 없는데 여론을 생각할때 쉽지만은 않은 문제”라며 “무엇이 문제인지는 알고 있지만 특단의 대책은 없는 상황이며, 메르스 이후부터 지금껏 그렇게 미봉을 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내 양로병원도 미국과 대동소이
이어 “요양병원에는 고령에다가 약을 쓰고 있고 기저질환이 많은 환자들이 몰려있어, 코로나19에 걸려도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심한 증상에 온 후에야 확진이 판단되는 상황 자체가 비극”이라며 “아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모든 요양병원의 환자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대구시와 같이 다른 지자체도 전수조사를 일찍 시작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양로병원 실태가 미주류 언론에서 대서 특필하고 나서며 양로병원들의 95%가 애초 부실한 운영을 했다고 질타했다. 양로병원에 있는 고령자들이 들어 올때 DNR(Do not resuscitate, 소생술 금지요청) 서식에 서명했으면 그 환자가 설령 코로나 증상이 있어도 그냥 놔두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DNR은 무슨 일이 있어도 심폐 소생술 등을 하지 말고 자연히 운명하게 놔두라는 것이다. 만약 숨이 멎었다면 일단은 응급처치는 해야하는데 DNR을 핑계로 그냥 놔둔다는 것이다. 따라서 DNR 환자가 코로나 증상이 엿 보이더라도 무관심하는 경향이다. 예를 들어서 폐렴에 걸려도 종합병원에 입원 안시키고 그냥 증상 완화만 시켜주는 경우가 많다. 나쁘게 말하면 ‘빨리 사망하는게 좋다’라는 식이다. 이처럼 코로나 검사를 하지 않고 지내기에 양로병원 등에서 집단확산과 집단 사망이 확대되는 것이다.
본보가 지난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파헤쳐 온 일부 한인운영의 양로병원들의 문제점은 우선 환자에 대한 보호 배려 등에 대해 학대 행위기 지속되는 지극히 취약한 병원이고, 청소 상태가 불량해 바퀴벌레까지 등장하고, 약 처방 오남용이 지속되고 안전사고 방지, 음식 급식 문제, 응급시 환자 보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심한 경우는 환자가 사망하더라도 수 시간 방치하기도 하고, 심지어 여성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성적 학대 행위까지 발생하기도 했던 경우도 알려졌다. 물론 전부가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대다수의 양로병원은 최우수 병원으로 선정돼 귀감이 되기도 하지만 돈벌이에 혈안이 된 일부 몰지각한 양로병원의 부실 운영 실태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열악하기 이를 때 없다. 이런 현실이니 양로병원에서는 스탭진들이 부족해 소변이 젖은 기저귀가 짜게 생겨도 가 보지도 않고 물리치료는 상징적인 것으로 하고 있어 한마디로 그냥 침대에 가만히 죽은 듯이 누워 있어야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현대판 고려장”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