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칼잡이 최재경 전 민정수석, 그만두고 그동안 뭐하고 지내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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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2의 구조본 ‘준법감시위’ 콘트롤 타워

삼성의 ‘막후실세’
이재용 ‘직통라인’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회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법원이 준법감시위를 만들어 삼성그룹의 준법경영을 도우라고 했지만, 사실상 또 다른 형태의 구조조정본부란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과거 법조계 인사들이 삼성그룹의 경영을 좌지우지했던 것처럼 준감위에도 다수의 법조계 인사들이 포함돼 사실상 그룹 경영에 막강한 행사할 것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기존 삼성그룹 임원들은 사실상 허수아비가 된 채, 이재용 부회장과 직통으로 연결된 준감위 인사들이 그룹의 실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삼성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대국민사과 이후 준법감시위는 삼성 최고 권력이 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또한 앞으로도 준감위에서 특정 사안을 권고하면 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준감위는 준감위원 6명과 그 밑에 수십명의 변호사, 회계사 등이 일하고 있다. 특히 감시기구인 만큼 변호사들의 비중이 월등히 높은데, 이 변호사들을 꾸리는 데 있어서 박근혜 정부 민정수석 출신 최재경 변호사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마치 과거 이건희 회장 시절 이종왕 법무실장이 그룹을 쥐락펴락 했던 것을 연상케 하고 있다. <선데이저널>은 지난주에 이어 또 다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실상을 대해부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최재경지금은 없어졌지만 과거 삼성그룹을 쥐락펴락 한 것은 구조조정본부였다. 이학수 전 부회장을 필두로 그 밑에 있는 법무실이 삼성그룹 경영 전반에 관여했고, 경영권 승계 작업도 진두지휘했다. 노무현 정부 때는 삼성그룹 구조본이 대한민국 경제의 밑그림을 그린다는 말도 있을 정도로 실로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었다. 이학수 전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가신이었다면, 외부에서 영입된 실세로는 검찰 특수통 대부 이종왕 법무실장이 뽑혔다.

이 전 실장은 2007년 11월 김용철 변호사 내부 고발 사건에 대한 책임을 쥐고 사퇴한 뒤 2011년 6월 삼성전자 고문으로 복귀한 바 있다. 이 전 실장은 이 회장의 최측근 중에 최측근이었다. 그는 법무실장 사직 당시 “(법무실에 있던 김용철 변호사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 법무책임자로 책임을 지고 법무실장직을 그만둔다”며 “다시는 변호사 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 퇴임 당시에도 강한 만류가 있었을 정도로, 이건희 회장의 신뢰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자 다시 삼성그룹 고문으로 영입됐던 것이다. 이 전 실장은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를 거쳐 국민의 정부 시절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으로 재직하다가 ‘옷로비’ 의혹 수사를 둘러싼 검찰 수뇌부와의 갈등으로 퇴임했다.

이후 김앤장에서 변호사 업무를 시작한 그는 재벌 관련 재판의 변호를 여러 건 수임했고,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과 관련해 기소된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의 사건을 맡으며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 7기 ‘8인회’ 동기로, 2004년 대통령 탄핵심판 때는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으로 활동했다.

특수부 출신끼리 밀어주고 당기고

현재 삼성에서 이 전 실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인물은 최재경 전 민정수석으로 알려져 있다. 최 전 수석은 공식적으로 삼성그룹 준감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준감위 구성 과정에서 여러 법조계 인사들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준감위는 준감위원 6명과 그 밑에 수십명의 변호사, 회계사 등이 일하고 있다. 특히 감시기구인 만큼 변호사들의 비중이 월등히 높은데, 이 변호사들을 꾸리는 데 있어서 최재경 전 수석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한다. 최 전 수석은 이건희 회장과 같은 TK출신으로 이종왕 전 법무실장과도 막역한 사이로 전해진다. 또한 그는 특수부 검사를 오래한 인연으로 윤석열 검찰총장과도 가까운 사이다.

최재경 전 수석은 2005년 대검 중앙수사부의 삼성 수사 당시 주임검사 역할을 했던 인물로 삼성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는 200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조성된 800억원대 삼성 채권의 사용처를 수사해온 대검 중수부는 2005년 삼성 채권이 노무현 캠프와 한나라당 등 정치권에 흘러들어간 사실 등을 추가로 밝히고 수사를 마무리지었다. 검찰은 삼성 채권의 총규모를 837억원으로 결론내렸으며, 수사 과정에서는 퇴직 임원들에게 20여억원의 채권이 전달되고 이들이 증여세를 내지 않은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그러나 “삼성에 공이 많고 우리나라 경제발전에도 기여한 사람들에게 준 격려금이니 그냥 넘어가자”고 말했다.

최 전 수석은 이전부터 삼성 장학생이란 비판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대검 중수부에서 삼성 비리 수사를 담당하기 전인 지난 2002년, 최 전 수석은 법무부 검찰국에서 근무했다. 최 전 수석의 부인 황모 씨는 약사인데, 2002년 삼성엔지니어링 사옥 준공 때부터 점포를 임대해서 약국을 운영했다. 사옥 맞은편에 타워팰리스가 있고, 당시는 입주가 시작될 때였다. 최 전 수석이 대검 중수부장이던 2012년, 이런 사실이 국회에서 논란이 됐다. 서기호 당시 정의당 의원 등이 이 문제를 거론했었다. 고위 검사 가족에게 삼성이 베푼 특혜라는 것이다. 당시 최 전 수석은 공직자 재산 신고 내역에는 없었던 타워팰리스에 주소지를 뒀던 사실도 드러났다. 타워팰리스 역시 삼성이 시공 및 분양을 했다. 고위층에 대한 특혜 분양 의혹이 불거졌었다.

준감위 최재경 역할 논란

이런 경력이 있는 최 전 수석이 준감위 구성 과정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면 준감위는 만들어진 의도와는 다르게 사실상 제2의 구조본과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준감위는 구성 자체부터 재판부의 주문에 따라 만들어진 조직이지만 결국 삼성이 만든 조직이다. 집행유예가 선고된 2심 재판의 결과가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되면서 모든 것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선고하는 형량에 달려 있는 이 때,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를 만들어 운영하면 양형에 고려하겠다는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발언은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에게 실형을 면할 여지를 만들어주는 절대적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이재용실제 6명의 준감위 위원에 이 부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용 사장이 참여하고 있다. 이인용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대학교 과 선배이자 현 삼성에서 정연호 사장과 함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또 다른 준법감시위원인 봉욱 전 대검 차장 역시 최재경 전 민정수석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지난주 본지가 보도했던대로 시민단체 출신 인사는 내홍 끝에 튕겨져 나갔고, 여전히 충원되지 않고 있다.

준감위가 권고한 대국민사과 역시 알맹이가 빠진 사과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본국 언론엔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대국민사과를 놓고 준감위 내부에서는 적지 않은 내분이 있었다. 이번 대국민사과가 알맹이는 빠진 채 허울 뿐인 사과라는 내부의 비판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준감위원에서 사퇴한 사건도 있었다. 본국 언론에는 단신으로 소개됐지만 한겨레 편집국장 출신의 권태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3월 말 준감위원에서 사퇴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삼성은 준감위를 설립하면서 총 7명의 준감위원을 임명했다. 위원장으로는 김지형 전 대법관을 선임했고, 고계현 전 경제개혁실천연합 사무총장,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 봉욱 전 대검 차장, 심인숙 중앙대학교 교수, 이인용 전 삼성전자 사장,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을 위원으로 임명했다. 그런데 지난 3월 권 대표가 돌연 사임했다. 당시 준감위 측은 “위원 간 문제 등이 생겨 사임한 것이 아니라 권 위원의 소속 시민단체 내부 이견이 생기면서 사임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 측은 준법감시위원회 홈페이지에서 권태선 대표의 프로필을 삭제했다. 또한 삼성 준감위는 4월 2일 열릴 4차 회의에서 권 위원 사임에 따른 충원 여부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 측은 충원을 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준법감시위원회 프로필에 슬쩍 권 대표를 전임위원이란 이름으로 프로필을 다시 추가했다.

결국 이재용 집행유예 사전정지작업

법조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과는 결국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받기 위한 ‘노림수’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준감위가 권고를 하고, 이를 받아들인 일련의 흐름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법정에서 요구한 내용과 들어맞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당시 정준영 김세종 송영승 부장판사)는 지난해 10∼12월 공판에서 내부 준법감시제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자 삼성 측은 올해 1월 준감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열린 재판에서 재판부는 “준법감시제도는 실효적으로 운영돼야 양형의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며 전문심리위원 제도를 활용해 실효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 이인용 사장

▲ 이인용 사장

이를 감안한 듯 준감위는 지난 3월 대국민 사과를 권고했고, 이 부회장이 이를 받아들여 지난 6일 실제 사과를 하는 데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으로서는 그룹 수장이 권고를 받아들일 만큼 ‘실효적인’ 준법감시위가 가동되고 있다는 점을 어필한 셈이다.

이런 일련의 상황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받은 이 부회장은 상고심에서 뇌물 인정액이 50억원 이상 늘어나 형량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사실상 유죄 판단은 뒤집을 수 없어 집행유예를 유지하는 것이 지상 과제인 상황에서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준법감시제도를 양형 사유로 삼을 수 있다고 먼저 언급한 것이다. 이를 두고 집행유예 판결을 하기 위한 사전 포석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재판부가 편향적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기피 신청을 하기도 했다. 이 신청은 기각됐지만 특검이 재항고해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기피 신청을 기각한 서울고법 형사3부의 결정 내용을 보면, 이런 논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재판부는 “뇌물과 횡령죄의 양형 기준에 ‘진지한 반성’이 양형 요소로 규정돼 있으니, 준법감시제도를 운영하는 등 다시는 같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 이를 여러 양형 사유 중 하나로 고려하는 것이 부당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사과를 감형 요소로 인정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유죄로 인정된 뇌물과 횡령 혐의액이 이미 50억 원 이상 늘어난 상황에서, 반성 등을 이유로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하고 그 집행을 유예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시선이 나온다. 법원 내부에서도 애초에 재판부가 준법감시제도를 먼저 언급한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수부 칼잡이 출신 최재경은 누구?

대한민국의 전 특수통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냈다.
경남 산청군이 고향으로 대구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 사법연수원 17기로 여러 검찰 특수부 요직을 거치면서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로 통했다.

2007년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연루된 도곡동 땅 차명보유와 BBK 사건을 무혐의처리하여 논란이 됐으며 2008년에는 노무현 前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과 박연차 前 태광실업 회장을 구속기소했고(통칭 ‘박연차 게이트’), 제18대 대통령 선거을 앞두고는 노무현 前 대통령의 딸인 노정연의 미국 아파트 구입 의혹에 대한 수사를 하면서 야권으로 반발을 샀던 인물이다. 이명박 정부 말기에는 이상득 前 의원, 최시중 前 방통위 위원장, 박영준 前 차관 등 이명박 정부 때 실세로 통했던 이들을 금품수수 비리로 구속기소했으나, 이들이 받은 돈을 불법 대선자금으로 썼다는 의혹이 있었음에도 이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아 사건을 축소 수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되어 청와대 비서진이 교체된 뒤, 우병우의 뒤를 이어 민정수석에 임명되기도 했지만 임명 일주일만에 자진 사퇴했다.
최병렬 미래통합당 상임고문의 조카이며 최희준 前 TV조선 편성본부장의 사촌형이기도 하다. 검찰의 대표적 특수통 출신이 이종왕전 삼성그룹 구조본 사장 출신의 라인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친박의 좌장 최경환과의 관계도 돈독한 관계로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에 입성했다는 후문도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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