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매입 논란…코로나 여파 기화로 빨리 털자’ 이런 애기?
자금난 미래에셋…中 안방그룹 소유
미국 내 15개 호텔인수 ‘발 빼는 까닭’
미래에셋의 중국 안방그룹 소유 미국 내 호텔 15개 인수와 관련, 지난해 9월 매입가가 지나치게 높고, 매입대상 호텔 중 6개의 소유권이 사기에 휘말렸다는 본보보도가 적중했다. 미래에셋은 에스크로 클로징을 앞두고 안방그룹측이 소유권분쟁사실을 숨겼으며 이는 계약위반이라며 선제공격을 가했으나, 안방그룹은 이에 대해 계약이행 소송을 제기하며 계약금 5억8천만 달러 (한환 7천억원)을 돌려주지 않겠다며 맞공세를 펼쳤다. 또 미래에셋은 안방그룹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1년간의 준비기간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일축하고, 8월 24일부터 정식재판을 시작할 것이라고 명령, 미래에셋의 시간 끌기 전략은 일단 실패로 돌아갔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해 9월 10일 중국 안방그룹이 소유한 웨스틴세인트프랜시스호텔을 비롯한 5성급호텔 15개를 58억달러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던 미래에셋, 계약과 동시에 매입금액의 10%인 5억8천만달러(한화 7천억원)의 계약금을 지급했던 미래에셋은 에스크로 클로징기일은 4월 17일, 잔금을 치르지 않고 계약해지 수순을 밟았다. 지난 3월초부터 미래에셋이 호텔매입대금을 확보하지 못해 계약이 깨질 수 있다는 외신보도가 이어졌으나 미래에셋은 그때마다 호텔매입이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으며 정해진 날짜에 클로징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었지만 결국 사단이 돌발한 것이다.
그러나 클로징 당일 정작 미래에셋은 안방그룹 측에 ‘소유권분쟁에 대한 관련정보를 제공해 달라. 앞으로 2주내, 즉 5월 2일까지 계약에 규정된 모든 사항을 이행하라’는 사실상의 ‘이별장’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당일 ‘이별장’을 통보받은 안방그룹은 이에 대한 답변을 하는 대신, 10일 만인 지난달 27일 델라웨어주 상업법원에 ‘미래에셋의 호텔매입계약을 이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미래에셋이 ‘이별장’을 띄우자, 안방그룹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즉각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또 미래에셋도 소송과는 별도로 2주기한인 지난 2일 ‘안방그룹의 계약위반에 따른 계약무효’를 선언했다. 미래에셋이 선제공격을 한데 이어 안방그룹의 소송공세에도 불구하고 계약무료로 응수함으로써, 선제공격당시부터 계약무효를 선언할 계획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미래 ‘1년 시간 달라’ 지연작전실패
미래에셋의 선제공격에도 불구하고 재판은 미래에셋에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고 있다. 안방그룹이 델라웨어주 상업법원에 계약이행 소송을 제기하지 미래에셋은 ‘재판 준비에 최소한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1년간 재판준비기간을 부여하고 1년 뒤 소송을 시작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보기 좋게 거부당했다. 재판부는 지난 8일 ‘사실 관계가 명확한 만큼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오는 8월 23일부터 사흘간 재판을 하겠다’고 명령했다.
미래에셋은 보도 자료를 통해 앞뒤 설명은 하지 않고 ‘8월부터 재판이 시작된다’고 밝혔지만, 사실은 자신들이 1년간의 시간을 요청했으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음에 따라 8월23일부터 재판이 시작되는 것이다. 미래에셋의 시간 끌기 전략이 보기 좋게 거부당한 셈이다. 특히 델라웨어주 상업법원은 배심원재판이 아니기 때문에 재판의 양측의 입장을 들어보고 관련증거를 검토, 판결을 내린다. 또 계약서에 입각, 신속한 판결을 내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큰 계약 때 델라웨어주 상업법원을 재판관할지로 명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의 의도와 달리 재판은 계약서 범위 내에서 속전속결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의 쟁점은 ‘안방그룹 호텔의 소유권 분쟁이 계약을 위반한 것이냐’ 하는 것이다, 본보는 지난해 9월 미래에셋의 안방그룹호텔 계약직후, 15개 호텔 중 6개 호텔의 소유권이 안방그룹 몰래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으며, 이 매매계약은 사기임이 명백하다고 보도했었다(1187호 참조). 또 미래에셋이 매매계약 전 소유권관계에 대한 실사를 소홀히 하고 서둘러 계약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었다. 결국 지난해 9월 지적했던 6개 호텔 소유권분쟁문제로 계약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호텔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음을 감안하면 부실한 실사가 미래에셋에게는 되레 효자노릇을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됐다. 코로나 19로 앞으로 2-3년간 호텔업이 코로나19이전상태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을 감안하면 미래에셋으로서는 이들 호텔을 인수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며, 다행히 호텔6개의 소유권 분쟁이 미래에셋에는 호재가 된 셈이다.
호텔 6개 소유권분쟁은 명백한 사실
15개 호텔 중 가장 큰 호텔인 샌프란시스코의 웨스틴세인트프랜시스호텔을 비롯, 간판급 호텔 6개의 소유권이 사기여부와 관계없이 다른 사람명의로 소유권이 넘어갔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안방그룹측이 이를 미래에셋에 알리지 않았다면 자신의 소유도 아닌 호텔을 매각하려고 한 것이 되므로, 매매계약이 무효가 될 공산이 크다. 일단 이 같은 사실만 놓고 보면 미래에셋이 유리하다.
안방그룹은 매매계약 체결직전인 지난해 9월 6일 샌프란시스코카운티 지방법원에 웨스틴세인트프랜시스호텔 소유권이전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등 6개 호텔 소유권 회복에 나섰다고 본보는 지난해 9월 26일 보도했었다. 본보확인결과 이 소송에서 사기로 소유권을 이전받은 러시아계 미국인 단일 벨리스키측은 대응에 나서지 않아 궐석재판이 진행됐고,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23일 안방그룹 측에 승소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안방그룹은 다시 소유권을 이전받은 것이다. 안방그룹은 나머지 5개 호텔에 대해서도 동일한 소송을 제기했고 이들 대부분의 소유권을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소유권 분쟁은 말끔히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안방그룹이 소송을 제기하자 단일 벨리스키측은 캘리포니아주 주법원의 소송과 별도로 지난해 8월 5일 ‘월드 어워드 파운데이션’명의로 델라웨어 상업법원에 호텔의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해 10월 24일부터 추가로 6건의 소송을 제기했고, 이들 소송은 지난 2월 11일 1개의 소송으로 병합돼 아직도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단일 벨리스키측이 델라웨어주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안방그룹의 법인이 델라웨어주에 등록돼 있고, 자신이 소유권을 사기로 갈취하기 위해 설립한 법인도 델라웨어주 등록법인이기 때문이다, 안방그룹은 7건의 소송 중 매매계약 이후에 제기된 6건의 이 소송을 미래 측에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며, 미래측은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어쨋꺼나 소유권분쟁은 아직도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유권분쟁은 미해결상태이며 미래에셋에 유리한 정황이다.
그러나 미래에셋은 이미 지난해 9월 10일 매매계약 때 계약금으로 지급한 매매대금의 10%인 5억8천만달러, 약 7천억원을 온전히 돌려받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안방그룹의 계약위반이라면 계약무효가 돼서 이 돈을 받을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미래 측 과실이 인정된다면 계약금을 전부 또는 일부 떼일 가능성이 크다. 이 계약금은 에스크로 회사의 신탁계좌에 입금돼 있으므로 미래에셋은 에스크로회사에 이 돈을 반환해 달라고 요청한 반면 안방그룹은 ‘계약금은 자신들의 것이라며 이를 돌려주지 말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5억8천만달러는 적지 않은 돈으로, 가뜩이나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래에셋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 과실일부 인정되면 손실 불가피
미래에셋의 안방그룹 호텔인수는 계약당시부터 지나치게 비싸다는 논란이 일었다는 점에서 예고된 참사라는 지적이다. 15개 호텔 인수를 노렸던 업체들이 가격이 높다며 너도 나도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들 호텔은 안방그룹이 지나나 2016년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으로 부터 55억달러에 매입한 것이다. 그 뒤 중국정부가 안방그룹의 불법자금모금에 대한 조사를 벌이면서 안방그룹이 호텔매각에 나섰고 원주인인 블랙스톤은 물론 자산관리회사 블록필드, 소프트방크가 투자한 포트리스인베스틈번트, 싱가포르 국부펀드 등 세계적 투자회사 17개가 인수의사를 밝혔었다. 하지만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며 15개 회사는 인수포기를 선언했고, 미래에셋과 다른 회사 1개가 주거니 받거니 가격을 올리며 경합하다 58억달러를 제시한 미래에셋 차지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당초부터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많았었다.
미래에셋은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18억달러는 자체조달하고 40억달러는 골드만삭스를 통해 미국 내 대출을 추진했지만, 쉽사리 대출을 해주려는 금융기관을 찾지 못하면서 자금조달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았었다. 자산평가가격이 낮고 특급호텔의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대출을 꺼리는 요인으로 지적되면서 애초부터 잘못된 투자였다는 지적도 제기됐고, 결국 매입대금 마련에 실패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은 호텔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 2013년 5월 21일 ‘MAPS 225 웨스트웨이커 유한회사’ 명의로 2억1800만달러에 매입한 시카고의 31층 사무용빌딩을 매각을 추진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6년전 매입가격보다 2700만달러, 약 12.4% 오른 2억4500만달러 매각을 추진했지만 원하는 가격을 받지 못한 이다. 2억4500만 달러를 받아도 변호사비용, 양도세와 재산세 등을 고려하면 만족할 만한 가격이 아니지만, 그마저도 받지 못한 것이다.
미래에셋은 지난 3월 11일 이 건물을 스페어스트릿캐피탈에 2억2500만달러에 매각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매입가보다 불과 7백만달러 높은 값이다. 이 빌딩은 현재 임대율이 90%에 달하지만, 18개월 내에 일부 세입자의 임대계약이 만료 돼 임대율이 70%로 하락하게 돼 매매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코로나 19여파 때문인지 지난달 30일까지 쿡카운티등기소에는 매매서류가 등기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클로징이 깨진 것인지, 아니면 미뤄지고 있는 지 알 수 없지만, 매매서류가 등기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만약 계약이 깨졌다면, 코로나19로 부동산가치가 하락, 다시 매매를 추진한다면 매매가는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미래 홍콩법인 해킹으로 560만달러 손실
미래에셋은 또 지난달 시카고의 미시건레이크에 인접한 480세대규모의 아파트를 스트래티직 프라퍼티와 공동으로 1억4500만달러에 매입하기로 하고 이 아파트를 담보로 1억250만 달러의 대출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는 시카고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있으나 완공된 지 30년이 지난 아파트라는 사실이 단점으로 꼽힌다.
한편 미래에셋 홍콩법인은 항공기 리스와 관련, 560만달러 상당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3월 16일 홍콩의 한 외국계 금융회사가 해킹으로 560만달러 손실을 입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보도했으며, 이 회사가 바로 미래에셋으로 드러났다. 미래에셋은 송금의뢰 이메일대로 송금했지만 이 이메일이 사기였고, 정작 돈을 받아야 할 당사자는 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