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전염병이후 세계를 변화시키는 디지털 전환시대
‘장벽을 넘어야 한다’
새로운 창조시대의 부활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1928~2016)는 지식기반 사회와 정보화시대 도래를 예언했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그는 《제 3의 물결》에서 처음 언급한 ‘재택근무’ 가 지금 우리안에 와있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사무실을 비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에서 재택근무를 명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붐비는 사무실에 나오는 것보다 집에서 일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고 코로나 19의 확산을 늦출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무실 대신 재택근무를 하는 것이 단지 예방 수단만은 아니다. 전부터 사무실은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확산의 원천지 역할을 해왔다. <특별취재반>
요즈음 재택근무를 하다 보면, ‘왜 예전에는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생길 것이다. 원격 근무의 장점은 거의 반세기 동안 논의됐다. 많은 사상가가 머지않은 미래에, 노동자가 일하러 가는 게 아니라 일이 노동자에게 오리라 예측했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기술의 잠재력을 정확하게 짚었다. 하지만 원격 근무가 보다 수월해 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러나 인터넷은 빠르게 성장했다. 당시 경영학 전문가인 피터 드러커가 1993년쯤이면 사무실 통근이 쓸모 없어질 것이라 자신있게 선언할 정도였다. 재택근무의 더 큰 확산을 위해서는 두 개의 장벽을 넘어야 한다. 하나는 조직 문화다. 인간이 조직을 구성하는 방식은 종종 기술에 뒤쳐지곤 한다. 많은 조직들이 사람들을 관리하는 데 있어 전통적 생각에 매달리고 있다. 직원들이 일하는 것을 관리자들이 지켜보지 않으면, 직원들이 일을 안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두 번째 문제는 더 까다롭다. 사람들은 실제로 가까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실제로 집에서 홀로 일하며 겪는 심리적 및 사회적 문제에 대한 반대 진영으로 ‘함께 일하기 운동(the co-working movement)’이 나오기도 했다. 원격 근무에 대한 직접적인 결과로서 말이다. 미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주변 환경은 조직적이고 문화적인 장벽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현재 재택근무는 그야말로 새로운 현실이다. 기업은 이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 19가 이런 것을 하루 아침에 변모시켰다. 6개월이 지난 무렵엔, 재택근무가 어느정도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는 재택근무가 오피스 일종
재택근무와 함께 화상 회의가 우리 앞에 다가왔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협업 솔루션 ‘팀즈’의 화상 커뮤니케이션 이용 횟수가 최근 한 달 사이(3월 2일 대비 3월 31일 사용분) 100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MS는 ‘원격근무 트렌드 리포트’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MS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에 화상 회의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면 업무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얼굴을 보며 소통할 수 있다는 게 화상 회의의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팀즈 이용률이 높아지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로 팀즈에 접속하는 빈도도 늘었다. 팀즈 모바일 사용자는 2월 초 대비 3월 31일 300%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 교육 현장과 정부와 관련한 산업군에서 사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로그인부터 로그아웃하기까지 팀즈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3월 한 달 동안 평균 1시간 이상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MS는 “업무 환경이 과거에 비해 더 유연해 졌다”며 “하루 평균 노동 시간이 확장된 것이 아니라 업무 외적인 일과 균형을 맞추며 개인별 최적의 시간대를 찾아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은 글로벌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고 있다. 비대면 트렌드로 인한 온라인 비즈니스 확장, 공장 가용 인력 부족에 따른 자동화 확산,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데이터 축적 필요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환경이 디지털 전환을 부추기는 형국이다.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를 운영하는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29일(미국 시각)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우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단 2개월 만에 2년 치에 해당하는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는 걸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디지털 전환을 바탕으로 고객 경험 관리에 나서야 위기 등 돌발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축적된 데이터를 기
반으로 고객 경험을 설계, 개선할 수 있고 개인화를 거쳐 고객이 요구하기 전에 고객이 원하는 것을 미리 예상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시장은 이 흐름을 꿰고 있다. 실제로 어도비, 세일즈포스, 서비스나우 등 디지털 전환 관련 기업 주가는 코로나 발생 이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세일즈포스 주가는 175.9 달러로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3월 16일(124.3달러)보다 41.5% 올랐고, 어도비도 같은 기간 28.5% 상승했다.
화상회의 빈도 폭발적 증가 추세
코로나 19 확산 초기엔 집콕템으로 식료품을 비롯한 생필품들이 꼽혔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재택근무가 늘면서 실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용품이나 실내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제품들이 주목 받으며 일명 ‘집콕 이코노미’를 이끌고 있다. 최근 집콕 이코노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상품은 홈카페 관련 상품들이다. 외출을 하지 못하면서 카페 대신 집에서 음료와 디저트를 즐기는 ‘홈카페족’이 늘고 있는 것. 이들은 집에서 커피나 디저트를 직접 만드는 것을 하나의 취미 생활로 즐긴다. 디자인 상품 전문 쇼핑몰 텐바이텐(10×10)에 따르면 지난 2월 대비 최근 2주 사이 커피머신과 와플 메이커, 샌드위치 메이커 등 홈카페 관련 가전 제품들의 판매가 급증했다. 커피머신은 318%, 와플과 샌드위치 등을 만드는 쿠커/메이커 제품들은 264% 증가했다. 또한, 달고나 커피가 화제가 되면서 거품/ 반죽기 카테고리 상품 판매도 267% 증가했다. 집콕 생활이 장기화하면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 관련 용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홈카페와 마찬가지로 직접 만들고 꾸미는 DIY형 상품들이 각광 받고 있다. 직접 조립하고 만드는 DIY/ 미니어처 상품군이 지난 2월 동기간과 비교해 최근 2주간 판매량이 297% 증가했다.
특히 물감을 칠하여 그림을 완성할 수 있는 피포페인팅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미니언즈 캐릭터 관련 피포페인팅 제품은 2월 대비 매출 증감률이 1847%에 달한다. 이외에도 십자수, 퍼즐 제품들도 판매량이 증가했다. 동영상으로 취미 활동을 배우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에 따르면 코로나 19가 시작된 이후 매출 및 클래스 수강률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미니어처나 소품을 만드는 DIY 분야의 수강신청이 290%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실내 취미 관련 도서 판매량도 늘고 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2월 한달 간 취미 카테고리 도서 판매량이 전월 대비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BS 연습생 캐릭터 펭수의 페이퍼 토이북 ‘펭아트# 페이퍼토이북’과 예쁜 글씨체를 익힐 수 있는 도서들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인터파크 주간 베스트셀러 10위권 안에 든 책들 중 4권이 손글씨 관련 도서다. 집에서 넷플릭스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영화나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음향 장비 매출도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본점의 프리미엄 음향 가전 매장인 오드 매출이 전년대비 19.2% 신장했다고 밝혔다. 오드 매장에서는 뱅앤드올룹슨과 제네바 등 프리미엄 음향 가전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재택근무가 늘면서 집에서 사용하는 사무용품들도 수요가 늘고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재택근무 관련 상품을 모아서 기획전들을 선보이며 갑작스럽게 재택근무를 하게 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재택근무 관련 비즈니스가 대세
Google의 선다 피차이(Sundar Pichai)대표이사(CEO)는 4월 28일의 전화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향우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긴급사태가 끝나도, 세계는 전과 같은 모습은 아닐 것이다」라고 말하고, 디지털(Digital)화가 급속히 추진되는 계기가 된다는 뜻을 표시했다. 신종 코로나 감염이 확대되고, 자택에 머무는 사람이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검색이나 YouTube의 동영상,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 비디오 화상회의 시스템의 이용이 대폭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커다란 변화는, “코로나 후에도” 계속된다는 견해를 표시하고, “온라인 상에서의 작업, 교육, 의료, 매매, 오락은 앞으로도 증가해 간다”고 언급했다. 일방, Alphabet Inc가 28일 발표한 올해 1~3월까지 상반기 결산은 광고수입등이 견고하고, 매상고가 전년 동기별 13% 증가로 411억5900만 달러로 순이익은 전년 동기별보다 3% 증가로 68억 3600만 달러였다. 그래도, 코로나 피해는 미국의 거대 IT산업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편 감염 확산이 멈추지 않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긴급사태 선언은 우리들로서는 미증유의 사태이지만, 역사를 돌이켜보면, 전세계적인 전염병(팬데믹)은 수차례 발생했다. 역사적으로는 전염병이 사회를 발전시킨 측면도 있다고 한다.
광대한 몽골 제국을 구축한 징기스칸(Genghis Khan,1162~1227=65세). 아시아로부터 ‘페스트’(Pest)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14세기 펜데믹(Pandemic)을 일으켜서, “흑사병”이라고 부르는 페스트. 대항해 시대에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에서 교환되었다고 일컬어지는 천연두와 매독. 벵갈(Bengal) 지방의 풍토병이, 영국의 패권확대로 세계로 퍼진 코렐라(Cholera). 제1차 세계대전의 종전의 원인도 제공한 ‘스페인 독감’(Influenza)…. 이처럼 감염증이 대규모로 유행할 때마다 많은 인명이 사망했다. 한편, 전염병은, 역사 교과서에 실려있는 여러가지 사건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Pest는 종래의 가치관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이것이 르네상스(Ren-aissance)였다. 르네상스는 「다시 태어나다」「부활」을 의미하는 프랑스 어이며, 한편으로는 고전고대(Greece, Roma)의 문화를 부흥하자고 하는 문화운동이며, 14세기에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고, 나중에는 유럽 각국으로 퍼졌다. ‘스페인 독감’이 창궐했을 때 일본 동경에서는 학생들도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다음으로 경제적 측면이다. 마찬가지로 중세의 서유럽에서는, 농촌은 공동체였다. 밭에는 울타리가 없었고, 모두가 함께 일하고, 영주에게 공물을 바친 나머지를 모두가 함께 나누어 가졌다. 그러나 페스트에 의한 대량 사망으로 농촌의 노동력이 대폭 부족되는 현상을 초래했다. 거기서 영주는 농민의 노동 의욕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각자에게 토지를 임대해 주었다. 그랬더니 농민들은, 콩을 심던가, 양을 기르던가를 자신들이 생각하고 행동해서, 그 성과도 실패도 자신이 책임을 졌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시작이고 자유 경제의 출발이었다. 경제적 면에서도 페스트는 자유를 가져온 것이었다.
‘팬데믹’ 이후 새로운 창조세계 도래
그 후의 역사를 보면, 특히 페스트가 심각했었던 영국에서 자본주의가 발전하였다. 그 결과, 강국이 되어서, 영어와 자본주의를 세계적으로 전파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또한, 신흥 산업과 스포츠를 발달시킨 면도 있었다. 페스트에 의한 대량 사망으로 토지가 남아돌았던 영국에서는, 농업보다도 넓은 토지를 사용하는 목축 산업이 경영 효율이 보다 더 좋았고, 모직물 공업이 발전하게 되었다. 광대한 토지를 잘 사용하기 위해서, 양의 뒷바라지를 해주는목양견을 도입하게 되자, 양치기는 시간의 틈이 생겨서, 그런 시간대에 시작한 놀이가 골프(Golf)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는 페스트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었다. 콜레라는 마시는 식수에 끼어들어서 유행이 퍼졌으므로, 예방을 위해서 상하수도의 정비가 추진되었다. 결핵 예방을 위해서, 공기의 통풍을 좋게하는 대규모 도로 확장등 근대 도시의 인프라가 구축되었다. 현대에 갖다 맟춰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사회적 거리두기 현상은 Telework와 Internet수업을 급속히 보급시키고 있다. 새로운 전염병의 유행은 커다란 위협이지만, 그것이 가져다주는 변화의 측면도, 우리들은 숙고해야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