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 캘리포니아주에서도 기름 값 담합 반독점법위반 혐의로 소송당한 기막힌 이유

■ ‘2015년 CA주 엑슨 공장 폭발 뒤 기름 값 갑자기 폭등

■ ‘비톨과 공모해 갤런 당 1센트-1억5천만 달러 부당이득’

■ SK, 군납비리 1억3천만달러이어 또 수억달러 벌금 위기

이 뉴스를 공유하기

캘리포니아 주 기름 값이 왜 그렇게 비싼가 했더니…

‘엑슨모빌’사와 공모
원료가격 조작 담합
부당이득 가격 폭리

개스캘리포니아주의 비정상적인 기름 값 고공행진의 원인이 한국 SK에너지의 가격담합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은 한국 SK에너지와 네덜란드의 비톨이 기름 값을 담합, 휘발유 원료가격을 조작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캘리포니아주 주민들을 대신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주 검찰의 제소직후, 캘리포니아주 주민들도 연방법원에 SK에너지 등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잇따라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집단소송으로 발전할 것이 확실시된다. SK에너지는 주한 미군 기름 값 담합혐의가 적발돼 미국정부에 1억2500만달러상당을 배상한 데 이어, 캘리포니아주 검찰과 주민들로 부터 피소됨에 따라 비톨과 연대해 최대 4억5천만달러를 배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SK하고 캘리포니아 기름 값 고공행진하고 무슨 비밀과 연관관계인지 짚어 보았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휘발유 1갤런이 5달러를 넘는 경우가 다반사인 캘리포니아주, 미전역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주 기름 값 고공행진의 비밀이 밝혀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은 지난 4일 ‘한국 SK에너지와 네덜란드정유업체 비톨이 기름 값을 담합, 가격을 조작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밝힘으로써, 바로 이 기름 값 고공 행진의 주범이 이들 두 회사라고 주장했다. 특히 주 검찰은 ‘화장지든, 휘발유든, 폭리를 취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누구도 법위에 있지 않다’며 이를 엄단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이들 업체들에 대해 부당이득액의 최대3배를 받아낼 것임을 분명히 했다.

주검찰, 독점금지법위반혐의 민사소송

캘리포니아주검찰은 같은 날 캘리포니아 주 주민을 대신해 샌프란시스코카운티지방법원에 이들 두개업체를 독점금지법위반혐의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주 검찰은 민사소송장에서 ‘지난 2015년 2월 캘리포니아 주 토랜스 소재 엑슨모빌 정유공장 폭발사고 뒤 기름부족 현상이 발생하자 이들 2개 업체가 기름 값을 담합, 2016년 후반까지 막대한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비톨은 포브스 세계 5백대기업순위에서 10위권에 속하는 세계 최대의 정유업체중 하나다. SK와 비톨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주유소 등을 운영하면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소매시장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캘리포니아 주 내 주요 정유업체에 휘발유원료를 공급하면서 가격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두 회사는 프리미엄휘발유의 원료인 알킬레이트의 공급을 주도하면서 실제가격보다 높은 가격에서 매도하면서 부당이득을 챙겼다.

▲ 캘리포니아에너지위원회는 2019년 10월 21일 캘리포니아지역 정유회사의 소매마진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전국평균마진보다 갤런당 20센트이상 많았다고 밝혔다.

▲ 캘리포니아에너지위원회는 2019년 10월 21일 캘리포니아지역 정유회사의 소매마진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전국평균마진보다 갤런당 20센트이상 많았다고 밝혔다.

본보가 입수한 소송장은 27페이지분량으로, 군데군데 검은 색으로 칠해져 비공개처리돼 있었으나, 이들 2개 업체가 비밀리에 기름 값 담합 비밀계약까지 체결했다고 명시돼 있었다. 소송장에 따르면 SK에너지의 기름 값 담합은 2014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SK에너지는 이때 데이빗 니만을 미국웨스트코스트지역, 즉 캘리포니아지역 석유거래 담당자로 임명했고, 니만은 네덜란드 석유회사 비틀에서 10여년간 근무하며 같은 업무를 담당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니만은 비톨측 담당자인 브래드 루카스와 친밀한 관계여서 가격조작이 가능했고 이들 두 사람은 개인적인 이익까지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SK에너지는 니만과 비틀사와의 친분을 이용, 지난 2014년 10월 또는 11월초, 캘리포니아 지역의 휘발유등 석유거래에 상호 협조,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합의한 뒤 본격적인 가격 담합을 통해 부당이득을 취하기 시작했고, 니만이 SK를 떠나는 2016년 말까지 이 같은 가격 조작이 계속됐다고 주검찰은 밝혔다. 특히 SK에너지는 지난 2015년 2월18일 토랜스의 엑슨모빌 정유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휘발유공급이 힘들어지자 다시 한번 다양한 방법을 동원, 가격을 조작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4년 10월경에는 보통휘발유, 2015년 2월에는 프리미엄 휘발유 가격조작에 합의한 것이다.

엑슨모빌과 프리미엄 휘발유 가격조작

또 2015년 중반에는 이 같은 합의를 더욱 구체화해서 이른바 ‘조인트벤처’ 개념으로 확대하면서 부당이득을 공유했다. 이들은 문자메시지, 이메일, 전화 등은 물론 식사와 술자리 등을 통해 수시로 정보를 교환하며 가격을 조작했다. 캘리포니아지역 석유마켓이 뉴욕지역 석유선물시장과는 달리 거래가격이 실시간으로 공개되지 않고, 추후에 자발적으로 가격을 신고하도록 돼 있는 시스템을 악용, 양사가 합의하에 실제 거래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한 것으로 보고하는 방법으로 가격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휘발유의 원료인 알킬레이트 거래를 조작, 특정일은 프리미엄휘발유공급가격을 갤런당 10센트이상 높임으로써 막대한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가격조작혐의가 드러날 것을 우려, 캘리포니아 석유시장에서 실제로는 서로 긴밀히 협력하면서도 표면적으로는 경쟁자로 행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 캘리포니아에너지위원회는 2019년 10월 21일 캘리포니아지역 정유회사중 메이저로 꼽히는 76과 세브론, 셀등 3개사의 2015년부터 2017년까지의 소매마진이 전국평균보다 갤런당 30센트가량 높았다고 밝혔다.

▲ 캘리포니아에너지위원회는 2019년 10월 21일 캘리포니아지역 정유회사중 메이저로 꼽히는 76과 세브론, 셀등 3개사의 2015년부터 2017년까지의 소매마진이 전국평균보다 갤런당 30센트가량 높았다고 밝혔다.

주 검찰은 지난 2018년 6월 7일 이전에는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휘발유 값이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불만이 수천 건이나 봇물을 이루면서 휘발유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정부는 조사시작과 동시에 공소시효부터 검토했다, 캘리포니아 주법 상 독점금지법 소송시효가 4년임을 감안, SK측과 2018년 8월 3일, 비톨측과 2019년 3월 8일을 공소시효 시작일로 한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아마도 이때쯤 SK측은 자신들이 독점금지법위반으로 적발됐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인지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SK에너지 등은 얼마만큼의 부당이득을 챙겼을까. 주 검찰의 소송장에는 많은 부분이 비공개로 처리돼 부당이득액수 등은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주 검찰은 소송사실을 발표하며 ‘SK에너지 등의 가격조작 시기는 2015년 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이며, 갤런 당 약 1센트, 1억5천만달러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부당이득의 3배까지 징벌적 배상금이 부과되는 것은 감안하면, 2개회사에는 최대 4억5천만달러의 배상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이며, 각 회사의 이득비율에 따라 배상금 부담액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 주 휘발유 값에 대한 조작의혹이 구체적으로 제기된 것은 지난 2017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석유시장자문위원회[PMAC]는 2014년 12월부터 2016년 11월까지의 휘발유가격을 분석한 결과 ‘미스테리한 가격급상승’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 캘리포니아주민인 바네사 롱은 지난 5월 11일 SK에너지와 비톨등이 독점금지법을 어기고 휘발유값을 조작,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캘리포니아중부연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 캘리포니아주민인 바네사 롱은 지난 5월 11일 SK에너지와 비톨등이 독점금지법을 어기고 휘발유값을 조작, 부당이득을 취했다며 캘리포니아중부연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휘발유 값이 미쳤다’ 수천 건 불만접수

석유시장자문 위원회가 ‘휘발유가격이 미쳤다’고 판단한 시기가 바로 SK 에너지와 비톨이 가격을 조작한 기간과 일치한다. 석유시장자문위원회는 ‘2000년부터 2015년 1월까지는 캘리포니아 주 휘발유가격이 전국평균가격과 비슷했거나 오히려 낮았으나, 그 이후 전국평균가격보다 갤런 당 33센트 이상 비쌌다. 특히 소비자가격은 갤런 당 75센트 이상 높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값 담합조사는 지지부진했고, 그냥 묻히는 듯 했으나, 석유시장자문위원장을 지낸 UC버클리 세비린 보렌스타인교수가 ‘2015년 2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휘발유 값이 비정상적으로 상승, 캘리포니아 주 주민들이 170억달러, 4인 가족 기준 한가구당 1700달러씩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 28일 마크 레빈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원은 캘리포니아 주 검찰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휘발유 값 담함 의혹에 대한 조사를 공식 요청했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 주지사도 지난해 4월 22일 캘리포니아 주 에너지위원회에 이에 대한 조사 및 보고서제출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주 에너지위원회는 지난해 5월 15일 예비조사고보서, 지난해 10월 21일 최종조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결국 SK에너지와 비톨에 대한 독점금지법 소송으로 이어진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 에너지위원회는 최종조사보고서에서 2018년 소비자손해액이 15억달러에 달하며, 최근 5년간 손해액이 116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의 휘발유 소매가 마진이 2011년까지는 전국평균과 동일했고, 2012년과 2013년에는 약 6-7센트, 2014년에는 9센트정도 높았다. 그러나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은 최소 20센트에서 최대 40센트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고 정유회사들이 폭리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캘리포니아 주 휘발유소매점, 즉 주유소 매출이 지난 2010년 25억달러에서 2018년에 51억달러로 급증했으며, 2016년에는 무려 65억달러를 기록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매출이 최고를 기록한 2016년은 SK에너지 등의 가격담합의혹이 제기된 시기와 일치한다.

▲ 캘리포니아주 검찰은 지난 4일 SK에너지와 비톨사등이 독점금지법을 위반, 손해를 입협다며, 캘리포니아주민들을 대리해 샌프란시스코카운티지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 캘리포니아주 검찰은 지난 4일 SK에너지와 비톨사등이 독점금지법을 위반, 손해를 입협다며, 캘리포니아주민들을 대리해 샌프란시스코카운티지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양사, 부당이득3배- 4억5천만달러 물 듯

지난 2018년 현재 캘리포니아 휘발유 소매시장에는 76, 세브론, 셀, 엑슨모빌, 발레로, 하이퍼마트, 아코 등 메이저 7개사가 전체 매출의 81%를 점유한 가운데, 기타브랜드가 19%에 머무는 것으로 집계됐다. 76의 매출은 지난 2010년 3억6800만달러에서 2018년 6억8700만달러로, 세브론의 매출은 2010년 7억3900만달러에서 2018년 16억달러로, 셀의 매출도 2010년 4억2100만달러에서 2018년 8억1800만달러로, 3개사 모두 각각 2배씩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들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2010년이나 2018년 큰 변동이 없음에도 매출이 급증한 것은 그만큼 휘발유 값이 급상승했음을 의미한다.

한편 SK에너지와 비톨은 캘리포니아 주 검찰의 민사소송 외에도 소비자들로 부터 줄 소송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5일 기준, SK등을 상대로 연방법원에 제기된 기름 값 담합 손해배상소송은 모두 8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소송 모두가 지난 4일 주검찰의 소송이후, 이를 근거로 제기된 소송이다. 현재 캘리포니아북부연방법원에 5건, 캘리포니아중부연방법원에 2건, 캘리포니아남부연방법원에 1건등 열흘만에 8건이 제기됐고, 이들 모두 비슷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모아서 집단소송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SK가 집단소송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에 앞서 SK는 지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주한미군에 기름을 납품하면서 국내정유3사와 가격을 담합한 혐의가 적발돼 형사상벌금 3400만달러와 민사배상금 9038만달러등 1억2438만달러를 지난해 연방정부에 납부했다. SK와 비톨사가 캘리포니아주 주민에 끼친 피해액은 1억5천만달러로 추정되는 만큼, 두회사는 4억5천만달러상당의 손해배상금을 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SK는 주한미군 기름 값 담합사건 때 보다 더 큰돈을 배상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