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국, 신뢰 못할 ‘퍼거슨 보고서’에 올 셧다운
대의명분 없었고
공포감만 키웠다
지난 3월 16일 백악관은 영국서 날라온 20페이지 리포트를 보고 화들짝 놀랬다. 문제의 리포트는 영국 임퍼리얼 대학교 교수이며 글로벌 감염질병 분석센터(Centre for Global Infection Diseases Analysic)를 책임지는 닐 퍼거슨(51, Neil Ferguson) 교수팀이 보내 온 것이다. 퍼거슨 교수는 당시 영국 정부의 코로나 19 대응을 위한 대표적인 자문위원이었으며, 세계적으로도 ‘팬데믹’ 전문가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어 WHO에서나 미국의 CDC(연방질병관리통제센터)나 NIH(국립 보건원)등에서도 그의 이론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었다. 퍼거슨 교수가 보내온 보고서의 중요 포인트는 “작금의 코로나 사태를 좀더 공격적으로 막지 않으면 영국은 51만명, 미국은 220만명의 사망자 수가 예상된다”면서 “서둘러 적극적인 정부 조치, 국가간 공조,국민들의 협조로 3달만에 코로나 변곡점을 잡은 예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로 영국은 즉각 “봉쇄령” 으로 돌입했고,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을 위시해 앤소니 파우치 소장(Anthony Fauci, Director of 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데보라 빅스 박사(Dr. Deborah Birx/ Coordinator) 등 백악관 코로나 19 대응팀들은 미전국 50개주가 “셧다운” 으로 가도록 “봉쇄령”을 강화시켰다. 그 “봉쇄령”이 과연 올바른 조치였는가? <성진 취재부 기자>
미국 역사상 최초로 전국 “봉쇄령”을 발동하려면 국민들에게 명분을 내놔야 했다. 코로나 19 사망자가 3월말 이후부터 갑자기 치솟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공포감이 치솟고, 정부의 “봉쇄령”에 따를 수 밖에 없는 분위기가 되었다. 왜 갑자기 코로나 19 사망자가 폭등했는가? 정말로 “봉쇄령”밖에는 코로나 19 대응책이 없었을가? 최근 이에 대한 의문이 미국을 포함해 영국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오늘의 “봉쇄령”의 계기를 만든 장본인 퍼거슨 교수는 과연 믿을만한 인물인가? 본보가 영국과 미국 그리고 스위스 등의 ‘팬데믹’ 관련 언론 보도와 관련 연구소 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그리 믿을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우선 그가 예측한 과거 실상을 보자. 2001년 당시 구제역 파동으로 영국에서는 1100만 마리의 양과 소들이 도살됐다. 당시 퍼거슨 교수는 “15만명의 인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 200여명이 사망했다. 2001년 소위 BSE파동(광우병)이 발생했을때 “5만 여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고작 177명이 사망했다. 2009년 조류 독감이 맹위를 떨칠 때 그는 “65,000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457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퍼거슨 교수가 지난 3월 내논 보고서로 영국과 미국에서 “봉쇄령”이 내려졌다. 보고서가 나오기 전 불과 일주일 사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처하는 보리슨 존슨 영국 총리와 보좌진의 완화 전략이 이 보고서 한 장으로 180도 돌변했던 것이다.
애초 감기 증상이 있으면 7일간 자가 격리하고 그렇지 않으면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영위해도 좋다는 권고가 사라지고, 퍼거슨 교수의 보고서 한장으로 훨씬 강화된 격리 지침과 함께 ‘억압’에 가까운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행으로 급반전 한 것이다. 당시 영국 일간 가디언은 3월 16일자에서 ‘새 데이터, 새 정책: 왜 영국의 전략이 바뀌었나̓는 제목의 기사에서 퍼거슨 교수팀이 내놓은 보고서에 주목했다. 이는 같은 유럽에서 이탈리아가 겪고 있는 통제 불능 수준의 대유행을 영국도 경험할 수 있다는 경고를 곁들인 새로운 데이터였다. 퍼거슨 교수팀은 팬데믹 시기에 영국 정부가 처방해야 할 행동 지침으로 시나리오 1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코로나 19로 입원한 환자 가운데 30%가 중환자실로 실려가고 장기적으로 26만 명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충격적 데이터가 뒷받침 됐다. 이 숫자에는 영국의 감염병 당국인 국민보건서비스(NHS)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심각한 압박이 될 것이라는 공통분모가 붙었다. 의료대란 우려에 존슨 총리가 앞장서 대다수 국민에게 사교 생활 중단을 포함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 폭탄성 지침을 잇달아 쏟아냈다.
억측성 보고서로 존슨총리 180도 돌변
영국의 이같은 방침은 미국 백악관에도 그대로 밀려 들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영국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습성이 있다. “대영제국”의 이미지를 남모르게 받들고 있다. 한 예로 민주주의를 실제로 꽃피운 미국이 영국 왕실이 수여하는 작위를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는 나라이다. 그럼 영국은 왜 코로나 19에 대해 처음에 안이한 생각을 갖게 되었을가. 아주 오래전 ‘페스트’ 공포와 1918년 “스페인 독감”을 제외하고는 그동안 영국은 물론이고 유럽 국가들은 에볼라나 사스 등 바이러스성 유행병의 직접적인 피해를 당한적이 없다. 특히 제국주의 종주국이던 영국인들은 은연 중에 이런 병들을 자신들의 식민지였던 제 3세계 빈국, 혹은 후진국에서나 번지는 전염병으로 치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같은 선진국엔 이런 바이러스가 퍼질 수 없다는 우월주의에 빠져있었다. 이점은 미국도 비슷하다. 그러나 나중에 코로나 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나서야 밝혀진 바에 의하면,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보건 장관들은 실제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기구와 도구가 갖춰져 있는지에 대한 실상 파악을 전혀하지 못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의학 저널 랜싯의 편집자 리처드 호손은 이같은 영국 정부의 행태를 “한 세대 동안 가장 큰 과학 정책 실패로 기록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애초 지난 1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괴질”(?)이 미국까지 오리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일부 과학자(의학자 포함)나 정보계통 관계자들은 우한에서의 ‘낌새’를 주목해 왔다. 미국과 중국은 그동안 경제적이나 과학적으로 상당히 밀접한 관계였으며, 심지어 하바드 교수까지 우한 연구소 로부터 용역을 받기까지 했으며, 빌 게이츠 조차도 중국과 투자 등으로 연계되어 있을 정도였다. 심지어 우한 연구소에 미국의 지원 자금도 들어가 있었다. 미국의 교수와 우한의 중국 학자들이 공동 연구 논문도 발표할 정도였다. 어떻게 보면 미국과 중국은 “밀월관계”라고도 볼 수 있었다. 우한의 “괴질”에 대한 정보는 당연히 백악관이나 의회에 ‘기밀 정보’로 전달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재선 전략이 최우선 순위이고, 민주당은 트럼프 공격이 최우선 순위였다. 그런 “괴질”은 설사 미국에 상륙한다해도 CDC나 NIH 그리고 FDA(식품 의약국)에서 조치를 할 사항으로 비상시 전염병 매뉴얼에 따르면 될 것으로 당국자들은 간주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처음에는 코로나 19가 별 것 아니라는 입장으로 선거 운동에 나서기도 했는데 전 미국인이 열광하는 NBA스포츠 게임 조차 중단되면서 점차 파장이 확산되자 생각이 달라질 수 밖에 없었다.
‘진주만 공습-9‧11 테러’보다 심각한 피해
그리고 “괴질”이 아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9가 처음에는 중국이 최대 확진자 국가였는데, 어느틈엔가 미국이 세계 최대 확진국으로 되면서 전세계 확진자의 30%를 차지하게 되었다. 세계 최강의 나라, 특히 의료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19에 어이없게 무너저 내린 것이다. 미국의 자존심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미국인들은 “9‧11때도 이렇지 않았다” “세계 2차대전때도 이렇지 않았다” “대공황때도 이렇지 않았다” 그리고 “이게 과연 미국인가”라며 탄식했다. 이럴때 보통 인간들은 왕왕 “네 탓이오”라고 책임을 논한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6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미국이 겪은 역대 “최악”의 사건이라면서 중국을 지목해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코로나 19가 미국에 진주만 공습과 9‧11 테러보다 더 심각한 피해를 줬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중국과 총을 들고 싸우는 것 이외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중국과 싸우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중국을 때려야 재선에 유리하다’는 전략이다. 한국에서 정치인들이 ‘일본을 때려야 선거에 유리하다’는 식과 다를바 없다.
중국을 때리는 것은 바꾸어 말하자면 ‘트럼프 행정부에 면죄부’를 주자는 것이다. 미국은 코로나 19 대응 실패와 관련해 이 사태에 관련해 책임을 돌릴 대상이 필요했다. “희생양”을 찾는 것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멕시코 불법 이민자, 중국의 값싼 물품, 한국의 불공정 무역 등을 “외국의 침략”이라고 간주하면서 자신만이 미국을 보호하는 대통령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제 중국이 값싼 물품을 미국에 팔아 치부한 것을 넘어 “우한 바이러스”를 제때 막지 못하고 미국 등 세계에 전파시킨 중국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는 그동안 미국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데 과연 최선을 다했는가?라는 원천적인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 19를 두고 “음모론”도 나오고 있는데, 보통 음모론은 체제에 대한 불신을 가진 일반 시민들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은데, 유독 코로나 19에서는 국가와 정부가 나서고 있는 국제정치 세계로 확산된다는 매우 이상하다는 점이다. 미국의 대통령, 국무장관 등을 포함 상하원 의원들 그리고 일부 주지사등이 중국을 때리기에 나서자, 중국 외교부는 지난해 10월 18일부터 27일까지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 체육대회에서 참가한 미군이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소문을 내버렸다. 그리고는 중국 측은 미국 육군의 최대 생화학 무기 기지인 메린랜드 주 소재 포트 데트릭이 지난해 7월 문을 닫았는데 이 기지 폐쇄와 코로나 바이러스 19와의 연관성을 밝히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마디로 정부들까지 나서서 “음모론”을 사실인양 부추기면서 막나가자는 것이다.
‘중국 우환’두고 국제성 ‘음모론’ 등장
한편 “봉쇄령” 제안자인 닐 퍼거슨 교수는 지난 3월 25일 영국 의회 코로나 위원회에 참석해 “지난번 영국에서 51만명 사망 예측은 상황 변화로 2만명 정도가 사망할 것”이라고 그의 처음 잘못된 보고서에 이상한 해명을 내놨다. 이에 많은 과학자들이 충격 속에서 “도대체 퍼거슨의 예측 보고서의 기본 코드가 무엇이냐?”고 다그쳤으나, 장본인 퍼거슨 교수는 “영국 정부가 대응을 잘해서 수치가 조정된 것”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해명에 비난이 쏟아지자 끝내 13년 전 독감 발생때 사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코드라고 했다. 그 13년전 코드도 원래 예상치가 전혀 맞지 않은 극소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뿐이었다. 본보가 지난호(1214호, 2020년 4월26일자)에서 보도한 bnj 뉴스는 13년전 사건을 2010년 6월 5일자에서 ‘이해와 펜데믹 풀루와의 이해상충’(Conflicts of Interest and Pandemic flu)이란 보도에서 “피해자는 소수인 반면 피해액은 막심했다. 공포심을 조장시킨 결과였다. 영국, 프랑스 등은 백신 제고가 넘쳐 났다. 공포감을 조성시켜 각국이 백신을 사는데 혈안이 되면서 당시 제약회사들만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그리고 당시 WHO도 ‘공포감’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아 당시 EU로부터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다. 추산에 따르면 당시 제약회사들은 약 70억 내지 100억 달러를 벌었다는 것인데 이 액수는 보통 전쟁을 치루는 비용과 맞먹는다고 했다. 그리고 Bnj 뉴스는 2004년에 “사스”, 2005년의 “조류 독감”, 2010년에 “에볼라” 2016년에 “지카 바이러스” 발생시에도 정부와 국제 기구의 잘못된 판단과 언론의 과장 보도는 계속 이어져 왔다고 지적했다. 이번 코로나 19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번에 “봉쇄령”의 계기를 만든 퍼거슨 교수는 “봉쇄령의 교수”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바로 얼마전 그 자신 스스로 “봉쇄령”을 위반해 영국 정부 코로나19 자문역에서 물러나는 수모를 당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 5일 닐 퍼거슨 교수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무시한 채 ‘애인’과 만난 사실이 드러나 정부 자문위원 자리를 내려놨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30일은 퍼거슨 교수가 봉쇄 조치를 6월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경고한 날이고, 당시 퍼거슨 교수는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은 후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친 직후였는데 유부녀 애인을 자신의 집으로 오도 록 하여 결과적을 “봉쇄령”을 그 자신이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후 퍼거슨 교수는 텔레그래프지에 “과오를 범했으며,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정부에 코로나19 대응을 조언하는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Sage)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퍼거슨 교수는 대외적으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하면서, 그 자신은 다른 곳에 살고 있는 애인을 자기 집으로 불러들였던 것이다. 이에 대해 보수당 대표를 지냈던 이언 덩컨 스미스 의원은 “퍼거슨은 우리가 봉쇄령을 따라야 한다고 말해왔고, 우리는 그대로 했다”면서 “하지만 그는 자신이 내세운 지침을 어겼고, 이는 정부의 “봉쇄령” 약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교수의 보고서를 믿고 미국과 영국은 전대미문의 “봉쇄령”을 내렸던 것이다. 퍼거슨 교수의 행위는 바로 “내로남불”이었다. <특집 2편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