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탑승 코로나19 피해 한인들, 카니발상대 잇따라 소송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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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크루즈 탑승 한국인 수백명 5백만달러 소송

한인승객 코로나19에 노출
‘악몽 같았던 크루즈여행 길’

▲ 그랜드프린세스호

▲ 그랜드프린세스호

크루즈가 코로나19 인큐베이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운항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카니발사의 그랜드프린세스에 탑승했던 한인승객이 코로나19에 노출됐다며 카니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크루즈의 승객은 약 2천명에 달해 집단소송을 발전할 것이 확실시된다. 또 뉴욕의 한인은 고등학교 동창들과 부부동반으로 코랄 프린세스호에 탑승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으나 당초 귀항항구였던 아르헨티나에서 정박을 거부하는 바람에 가족들이 트럼프대통령에게 온라인하선청원을 벌이기도 했었다. 이 뉴욕한인은 가까스로 마이애미항에 내려 병원에 입원, 35일 만에 완치판정을 받는 등 한인들의 크루즈 피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우진(취재부기자)

캘리포니아 프레스노카운티거주 한인 정모씨, 지난 2월 11일 샌프란시스코를 출발, 멕시코를 돌아본뒤 21일 다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는 10박11일 일정의 그랜드 프린세스크루즈에 탑승했다가 코로나 19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 4일 캘리포니아중부 연방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를 비롯한 8명의 탑승객들은 카니발측이 그랜드프린세스호에 탑승한지 9일만인 19일, 승객1명이 코로나19증세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의료조치를 취하지 않아 코로나19가 확산됐다고 주장했다.

▲ 프레스노카운티거주 한인남성 정모씨등 그랜드 프린세스호 탑승객 8명이 카니발사를 상대로 선사측의 부주의로 코로나19 위험에 방치됐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 프레스노카운티거주 한인남성 정모씨등 그랜드 프린세스호 탑승객 8명이 카니발사를 상대로 선사측의 부주의로 코로나19 위험에 방치됐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크루즈가 코로나19 인큐베이터

그랜드프린세스호는 코로나19증세를 보인 승객이 2월 20일 선내 의무실을 방문, 호흡기 장애를 호소하며, 약 1주일전부터 이같은 증세를 보였다고 주장했음에도 이같은 상황을 위험상황으로 분류해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즉 2월 13일내지 14일부터 코로나19증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승객들 사이에 코로나19가 확산됐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2월 21일 그랜드프린세스호가 샌프란시스코에 도착, 하선한 뒤 기침, 가래 등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며 앓아 누었고, 즉각 보건당국에 신고한뒤 5일간 자가격리를 하는 바람에 직장에 결근,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또 정씨의 일행으로 알려진 제임스 시몬스도 가래, 기침, 고열, 오한을 격었으며 5일간의 자가격리를 포함, 8일간 직장에 출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카니 시몬스는 기침, 호흡곤란등으로 무려 5주이상을 앓아누었고, 드와이트 에벨렛도 크루즈여행도중 미각을 잃어 선실에서 자가격리를 했고 하선뒤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그랜드프린세스호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승객 백명이상이 확진판정을 받았고, 2명은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등은 2020년 1월 30일 세계보건기구가 전세계보건비상상황을 선언했고 2월 3일 유럽연합의 보건전문가가 크루즈에서 코로나19가 발병될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카니발측은 탑승객등에 대한 발열검사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승객 2천명이 코로나19에 무방비로 노출됐다고 밝혔다.
정씨등은 육체적, 정신적 피해로 5백만달러를 배상하고, 치료비와 변호사비등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아르헨티나 정박거부로 ‘유랑길’

그랜드프린세스호의 비극은 이미 일본에서 예견됐었다, 지난 2월 일본 요코하마에 정박한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발생했다가 7백여명으로 확산됐고, 결국 14명이 사망하는 비극을 연출했다. 그뒤 곳곳에서 크루즈의 비극이 이어진 것이며 특히 101척의 유람선을 운영하는 카니발사에서 집중적인 피해가 발생했고 한인들의 피해도 속출한 것이다.

뉴욕한인 남모씨 부부도 고교졸업 50여년만에 크루즈여행을 떠났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으나 정박이 허용되지 않아 가족들이 트럼프대통령에게 정박을 허용해 달라는 온라인 청원운동까지 펼친 끝에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것으로 확인됐다.

▲ 코랄프린세스호

▲ 코랄프린세스호

올해 71세인 남씨부부는 서울에서 온 고교동창생 부부 60여명과 지난 3월 5일 칠레에서 남미를 여행하는 코랄프린세스호에 탑승했다. 꿈에도 그리던 고교동창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에 탑승했던 승무원이 코랄프린세스호에 승선함에 따라 코로나 19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코랄프린세스는 당초 2주간의 크루즈끝에 3월 19일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정박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아르헨티나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정박허가를 받지 못하며 미아신세가 됐다.

이에 따라 인근 국가인 파나마등에 정박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부당했고, 결국 코랄프린세스 호는 미국으로의 귀환을 결정, 약 1주일간의 항해끝에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에 도착 했지만 역시 정박을 거부당했다.
당씨 남씨는 이미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상태였고, 부인의 건강도 위험한 상태였다. 설마 미국이 자국승객들의 하선을 거부하겠느냐는 희망은 산산히 부서졌고, 남씨의 가족들은 ‘크루즈승객들을 살려달라’며 트럼프대통령에게 하선명령을 촉구하는 온라인청원운동을 펼쳐 약 4500명의 서명을 받았다.

▲ 피플지는 지난 3월 26일 뉴욕한인 남충우씨 부부가 코랄 프린세스호에서 하선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 피플지는 지난 3월 26일 뉴욕한인 남충우씨 부부가 코랄 프린세스호에서 하선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크루즈선 101척’ 50년 만에 존폐위기

또 유명잡지인 피플지도 남씨의 사연을 소개하며, 코랄프린세스호의 비극을 세상에 알렸다.
그래도 플로리다주지사등은 코랄프린세스호의 정박을 허용하지 않다 4월 4일에야 갑론을박 끝에 정박허가를 받아 마이애미인근 항만에서 하선이 시작됐다, 남씨는 미국시민권자임에도 즉각 하선하지 못했고 사나흘뒤 배에서 내려 병원으로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뒤 지난 5월 15일 가족들은 청원서에 서명한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했다. ‘아버님이 병원입원 35일만에 코로나19에 완치돼 집으로 돌아왔다’며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이다. 남씨는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것이다.

남씨의 사례 또한 정씨가 소송장에서 주장한 것처럼, 카니발측이 지난 2월 3일 유럽연합 보건전문가의 크루즈선 확산경고를 무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대규모확산을 경험한 뒤에도 카니발측이 코로나19에 대한 대책을 소홀히 함으로써 승객들의 피해가 컸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본보확인결과 올해 2월 1일이후 미국연방법원에 카니발을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소송만 103건에 달했다. 대부분의 소송이 같은 배에 탑승했던 승객들을 모두 모아 집단소송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공언함에 따라 원고는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그랜드프린세스호에 탑승했던 한국국적자가 최소 4명, 코랄프린세스호에 탑승한 한국국적자가 60여명에 달함에 따라 한국인들의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또 영국과 캐나다등의 탑승객도 수백명에 달해 카니발에 대한 소송을 국제집단소송으로 발전함으로써 카니발은 지난 1972년 설립이후 약 50년만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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