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수 기만 사기…트럼프 최측근 보좌관의 폭로 회고록
트럼프의 심장에
방아쇠를 당기다

▲ 백악관을 뒤흔들어 논 존 볼턴 전안보보좌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이 23일 발간되자 아마존(Amazon)에는 ‘이 주간 베스트 셀러 17위’에 올랐다고 소개 됐다. 하드카버 한 권당 $19.42, kindle은 $16.99로 판매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한다. 책이 발매되기전부터 저자인 볼턴과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관련자들끼리 거친 폭로와 비방전이 전세계 주류 언론에서 터저나와 책 선전이 저절로 되고 있다. 성급한 호사가들은 ‘아마도 넷플릿스(Netflix)에서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될지도 모른다’고 할 정도다. 한때는 대통령을 최지근 거리에서 최고 안보보좌관으로 453일동안 백악관에서 지내면서 보고 듣고 말한 모든 것(?)을 588 페이지에 거침없이 까발린 이 책에는 ‘트럼프는 대통령깜이 아니다’에서부터 북한의 김정은과의 두차례 미북회담 막전막후 이야기, 중국의 시진평 주석과의 ‘비밀 거래’를 포함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다른 나라 지도자들과의 관계 등등 007영화보다도 더 흥미진진한 실화 스토리(?)라는 점에서 흥미를 돋구고 있다. 문제는 이 책에서 폭로되는 내용들이 북한 한국 중국 러시아 이란 등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들과 180도 다른 내용이라 그 파장이 가히 핵폭탄급이다. 한 예로 트럼프와 김정은의 미북회담의 알맹이는 북한 핵 문제인데, 핵 문제를 두고 서로 속고 속이는 회담 내막이 핵폭발 이상의 파장을 불러 오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언론계에서는 “제 2의 트럼프 탄핵” 소동이 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성 진 취재부 기자>
이번 회고록 파장은 자칫 트럼프를 ‘제 2의 탄핵’으로 몰아갈 분위기도 생길지 모른다.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의 낸시 펠로시 의장은 ‘청문회를 열어 볼턴의 주장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청문회가 열리면 트럼프는 대선을 앞두고 다시 악재를 만날 수 있다. 코로나 19 대응의 실패와 흑인 플로이드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갈등 문제에 이어 대통령의 외교정책과 관련된 실책이 대선에서 크게 걸림돌이 된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볼턴은 이번 회고록에서 트럼프를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트럼프가 국가 이익보다, 자신의 재선에 도움이 될만한 일에 더 많은 신경을 써왔다고 했다. 한마디로 ‘대통령 자격이 없는 인물’이라고 혹평한 것이다. 한 예로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자신의 대선 선거 지원을 요청하고, 중국 정부의 무슬림 신도 수용소 정책을 찬성하였으며, 언론인 처형과 탄핵 사유의 중심에 있던 우크라이나와의 직접 거래에 대해 언급한 내용 등을 폭로했다. 이 사항이 사실이라면 트럼프는 다시 탄핵 대상이 될 수도 있다.

▲ 하노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의 확대 회의
코로나 바이러스19 대유행과 인종갈등 시위에 대해 이미 불만을 품고 있는 유권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을 유리하게 하기위해 불법적인 술책을 다른 나라 지도자들과 획책했다는 것은 대통령의 자질에 관한 문제를 떠나서 국민에 대한 사기행위라고 유권자들은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대통령의 중대 위반 혐의를 들어 “탄핵하라!”는 소리도 서서히 흘러 나오고 있다. 볼턴의 주장은 탄핵 분위기를 계속 이어 갈 것으로 추측된다. 이 책은 더 많은 전직 행정부 관리들이 트럼프를 떠나게 만드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뉴욕 타임즈의 프랭크 브루니 기자는 ‘선거가 가까울 수록 대통령에 대한 폭로가 거세어 질 것이고 그것이 트럼프를 망치게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책은 자칫 역사를 바꿀지도 모른다. 그러나 볼턴에 대한 비난도 거세어질 것은 틀림없다. CNN의 엘리 호닉은 ‘볼튼은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었을 것이다’면서 ‘대신에 그는 국가보다는 자신을 우선시하는 기회주의자로, 권력 부패의 촉진자로서, 비겁함의 모델로 비추어 질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볼턴은 2018년 4월 트럼프의 세 번째 국가안보 보좌관이 됐다. 볼턴은 2019년 9월 대통령과 다수의 외교정책 이슈를 놓고 충돌한 것으로 알려지자 사임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트럼프는 그를 해임했다고 주장했다.
‘청문회를 열어 볼턴의 주장을 논의할 방침’
그 뿐 아니라 불턴의 주장들은 재선을 노리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도 타격을 줄 것이다. 지난번 탄핵 공방전에서 상원에서 볼턴의 증언을 거부했던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크게 피해를 볼 지 모른다고 워싱턴 포스트의 제니퍼 루빈(Je-nnifer Rubin)은 지적했다. 비록 볼튼의 이기적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비난은 의미 심장하다. 트럼프가 대외정책을 하면서 상대 국가의 지도자나 상대 국가들에 대한 일반적 상식 이하의 수준이라고 주장하는 볼턴의 회고록은 상상 이상의 파장을 불어 왔다. 그동안 많은 언론들이 제기한 트럼프의 수준이하 발언이나 돌발적인 행동 등등이 이제는 사실로 국민들이 믿으려 하기 때문이다. 볼턴 회고록의 일부가 공개된 후,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조 바이든(Jo Biden)은 “만약 이책의 주장이 옳다고 한다면, 도덕적 면에서 불쾌한 일일뿐만 어니라, 미국인의 이익을 지키고, 가치를 보호한다는 신성한 의무에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위반한 일이 된다”고 트럼프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하여 트럼프는 그 책이, 해고당했다고 해서 “그냥 복수하려고” 했던 전직 직원이 “거짓말을 엮어서 이야기를 만든 것”이라고 불렀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기밀이 담겨 있다는 주장을 펴면서 계속 법정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볼턴의 회고록에서 제기된 수많은 주장들은 마치 거대한

▲ 볼턴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의 술수에 말렸다고 주장했다.
홍수처럼 백악관은 물론 미의회와 언론계에 정치적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강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한국과 북한 그리고 중국을 포함해 미국의 대외정책에 관련된 나라들까지 뒤흔들어 놓았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볼턴의 주장과 비판에 빠르게 반향을 일으키며 이 책에 담긴 주장을 축소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볼튼은 또한 진보주의자들로부터 상당한 비판을 받았는데, 진보주의자들은 볼턴이 책을 팔기 위해 자신의 주장을 사용함으로써 국가의 이익보다 개인적인 이익을 우선시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소송 과정에서 법원에 제출한 17쪽짜리 서류를 보면 백악관은 588쪽에 달하는 볼턴의 책내용 중 415곳 가량의 수정과 삭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백악관은 한국, 북한 등 한반도 사안을 다룬 두 개의 장에서만 110개가 넘는 수정, 삭제 의견을 냈다. 볼턴이 회고록을 통해 폭로한 사항들에 대하여 트럼프 자신은 물론 한국의 청와대나 여당 쪽에서 반박하는 여러가지 사항들이 있으나 일부 언론이나 정치분석가들은 ‘팩트로 법정에 증거를 내놔야 할 것’이라며 ‘어느쪽이 진실인지는 독자들이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실공방’ 번질수록 파장은 핵폭탄급

▲ 볼턴 보좌관(오른편)은 트럼프 대통령과 1년 6개월동안 지냈으나 회고록 출판으로 “배신자”소리를 듣고 있다.
한편 지난 20일 토요일 연방 판사는 회고록 출판 정지를 요구한 트럼프 행정부 요구를 기각 시키며 볼튼에게 일단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앞으로의 민형사 재판에서 어떻게 공방이 이어갈지 역시 관심사이다. 한편 트럼프는 이번 법원 결정을 ‘자신의 승리’라고 주장하면서 “볼턴이 ‘폭탄’과 같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 고 강조했다. 그는 트위터에 “책이 이미 나와 많은 사람과 언론에 새 나갔는데 존경받는 판사가 이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수익과 기밀 준수 위반에 대한 강력하고 힘 있는 결정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볼턴은 치러야 할 큰 대가가 있는데도 법을 어겼다”고 덧붙였다. 이제 볼턴의 폭로가 더 충격적일지도 모른다. 애틀랜틱지의 데이비드 A. 그레이엄은 “아이러니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과 재판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파렴치함과 부패에 대한 볼턴 보좌관의 설명이 당시에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마도 2020년 여름이 더 가슴 아프게 할지 모른다.”
NPR 방송의 론 엘빙은 “1월이나 2월에 있었던 블록버스터급 증언이 있었다면 오늘날에는 더 역사적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세계적인 코로나 19 유행병, 유례없는 경기침체, 인종갈등에 대한 시각 등등으로 볼튼의 폭로가 그렇게 크지는 않을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볼턴의 주장은 트럼프를 중국에 약하게 보이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리슨(Reason)지이 에릭 빔은 “볼턴이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우선으로 하는가를 폭로한 것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완벽하게 들어 맞는 것 같다”면서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강경 해지기보다는, 중국에 대해 자신이 강경해지려는 모습에 훨씬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회고록은 민주당원들에게도 좋은 것은 아니다. 워싱턴 이그재미너의 티아나 로위는 “민주당이 하원에서 법원이 명령한 소환장 집행을 기다리지 않고 트럼프를 탄핵하기 위한 투표에서 그들은 볼턴이 증언을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결과적으로 트럼프를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리려는 꿈의 관에 못을 박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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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초강경파 ‘존 볼턴’은 누구?
명문 예일대 출신의 대표적 신보수주의자
대표적인 북한 선제 폭격론자
美 패권위해 中과 전면전 주장
미국 정치계에서 존 볼턴은 신보수주의자 중에서도 초강경파로 유명한 인물이다. 골수 공화 당원으로 로널드 레이건, 아버지 부시, 아들 부시, 도널드 트럼프까지 공화당 행정부에서 꾸준히 중용되었다. 아들 부시 행정부에서는 UN대사를 역임하였으며,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하다가 트럼프와 의견이 상충 사직했다. 그는 소방관인 아버지, 가정주부인 어머니 사이에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나 자라난 곳도 흑인이 다수인 볼티모어 다운타운이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공부에 열중해 나중 명문 예일 대학교에 입학했다. 1970년 예일 대학교를 숨마쿰라우데급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는 재학 시절부터 대권에 나선 공화당계 정치인 강경보수판인 배리 골드워터(Barry Goldwater)의 열렬한 지지자였으며 골드워터의 강경한 대외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보통 대학시절에 많은 대학생들이 진보성향을 지니게 되는데 볼턴은 대학생 시절부터 대학생으로선 드물게 강경 보수적인 성향을 보였다. 그는 주방위군 장교로 4년간 군 복무를 하였고, 그 후 2년간 US Army Reserve에서 2년간 추가로 복무했다.
그는 베트남 전쟁의 지지자였으나, 예일대 졸업 25주년 기념문집에서 “나는 동남아시아의 논밭에서 죽고 싶지 않았다. 나는 베트남 전쟁은 이미 패배한 전쟁이라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2007년 인터뷰에서도 재차 당시의 결정에 대해, 베트남 전쟁에서 우리가 이길 수 없음을 확신했고, 케네디가 철군을 하려고 하는데 그곳에 가는 건 별 관심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예일대 로스쿨로 진학하여 변호사 자격증을 딴 볼턴은 컨빙턴&벌링 로펌의 워싱턴 사무소 변호사, 로널드 레이건 정부의 법무부 차관, 조지 H.W. 부시 정부의 국무부 국제 기구 국장, (자신의 설립 권한으로 신설하였던) 러너, 리드, 볼턴&맥마너스 로펌의 파

▲ 볼턴 전보좌관의 회의록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
트너 변호사로 지냈으며, 조지 워커 부시 정부때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관→ 2005년 8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UN 주재 미국대사를 지냈다. 그는 UN 주재 대사로서 반기문이 UN 사무총장이 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인사들 중 한 명이다. 이후로는 재야에서 언론에 출연하는 등 재야 활동을 하다가 2018년 3월 22일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H.R. 맥마스터의 후임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으로 임명되었다. 대선에서 트럼프를 반대했던 다른 네오콘 인사들과 달리 트럼프를 지지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 보좌관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강경한 스타일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의견차가 빈번하다는 소문이 자주 흘러나왔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볼턴의 불화설에 대해 다루면서 “만약 볼턴에게 일을 전적으로 맡겼다면 우리는 지금쯤 네 개의 전쟁을 치르는 중이었을 것”이라며 볼턴의 호전성에 불만을 표했다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대체로 네오콘 사상의 가장 충실한 이데올로기라고 평가받는 인물이며 대표적인 북한 선제 폭격론자이며, UN 회의에서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의 전면전을 주장한 적도 있을 정도로, 강경을 넘어 ‘초강경’으로까지 분류되는 성향이다. 원래 그의 회고록을 지난 3월 17일 출간 예정이었던 것을 트럼프 정부와의 논쟁 때문에 6월 23일로 미루어졌다. 백악관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출판에 반대하는 입장. 결국 6월 16일에는 기어이 트럼프 행정부가 볼턴을 고소하고 나섰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언론사들이 이 책의 원고를 입수해 그 내용을 공개하면서 엄청난 폭탄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