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용 대기자 단독충격리포트2] 한국정부 상대 5조5천억 론스타 소송, 스모킹 건 론스타 핵심증인 스티븐 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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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째 도주 스티븐 리…연기처럼 사라진 그가 뉴저지 주에 거주하고 있다니…

모든 증거들은 그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 2017년 8월 해외도주 12년만에 이탈리아에서 체포됐지만 한국정부의 늦장대응으로 연기처럼 사라져버린 5조5천억원 론스타소송의 핵심증인 스티븐 리가 미국 뉴저지 주 유니언카운티의 모닝사이드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본보추적결과 밝혀졌다. 스티븐 리의 소재가 한국에서 도주한지 15년, 이탈리아에서 사라진지 3년 만에 다시 확인된 것이다. 이 씨가 최소 2012년 8월께 이 주택을 차명매입한 뒤 지금까지 은신하고 있음은 부동산 매매계약서, 은행대출계약서, 법인서류, 재산세 고지서, 해당주택에 주차된 차량 등을 통해 입증된다. 또 론스타의 핵심간부가 지난 2009년 11월 미국연방법원에 제출한 자술서에서 ‘론스타 외환은행 지분의 HSBC매각 실패는 스티븐 리 때문’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론스타가 버뮤다법원과 미국연방법원, 주법원에 제출한 소송장과 함께 론스타의 중재소송 근거를 무력화시킬 또 하나의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 스티븐 리 집 외관

▲ 스티븐 리 집 외관

지난 2017년 10월 12일 국정감사장, 질의- ‘인터폴적색수배자가 이탈리아에서 검거돼 석방된 지 나흘이 지난 다음에 대한민국 법무부가 범죄인 인도청구를 했어요, 어떻게 된 겁니까? 풀어준 겁니까? 놓친 겁니까? 검거된 사실을 언제 보고받았습니까?’ 답변- ‘당시에는 보고를 못 받았는데 국감준비하면서 9월 달에 보고를 받았습니다.’

국감장에서 질의를 한 사람은 심상정 당시 정의당의원이며, 답변을 한 사람은 당시 국무조정실장인 홍남기 현 경제부총리다. 그렇다면 과연 ‘풀어준 것이냐, 놓친 것이냐’는 논란의 대상은 누구였을까. 대한민국 법무부가 석방된 지 나흘 뒤에야 뒷북을 친 대상은 과연 누구였을까? 그는 바로 론스타 5조5천억원 먹튀소송의 가장 중요한 증인 중 한명으로 꼽히는 스티븐리 전 론스타 한국대표다.

▲ 뉴저지주 모닝사이드의 1414 윕푸어윌웨이 주택

▲ 뉴저지주 모닝사이드의 1414 윕푸어윌웨이 주택

석방 4일 후에야 범죄인 인도요청 ‘뒷북’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스티븐 리가 지난 2005년 해외로 도주, 한국검찰로 부터 기소중지된 뒤 12년만인 지난 2017년 8월 6일 이탈리아에서 인터폴 적색수배자임이 드러나 체포됐지만 12일 만인 8월 18일 이탈리아 밀라노법원이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변호사의 주장을 받아들임으로써 다시 자유의 몸이 됐다, 그리고 한국 법무부는 석방된 지 나흘이 지난 뒤에야 이탈리아정부에 범죄인 인도청구를 했다. 뒷북도 대단한 뒷북이 아닐 수 없다. 더욱 기막힌 것은 당시 론스타 중재소송 태스크포스책임자였던 홍남기 현경제부총리는 이 같은 사실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단군이래 최대인 5조5천억 원짜리 론스타소송의 승패를 쥐고 있는 증인으로 알려진 스티븐 리, 밀라노에서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 5조5천억 원의 사나이 스티븐 리. 그는 과연 지구촌 어느 하늘아래 살고 있을까? 본보추적결과 스티븐 리는 최소한 2012년부터 자신의 동생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설립한 회사 명의로 뉴저지 주 유니언카운티의 소도시 모닝사이드의 윕푸어윌웨이 1414번지, 2층 주택을 구입. 이곳에 거주했고 2016년 말에는 주택소유를 자신의 명의로 변경한 채, 현재도 이곳에 살고 있는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기자는 스티븐 리가 2004년 7월 29일 부인 캐더린 리씨와 함께 뉴저지 주 에섹스카운티 ‘18메디슨테라스 밀번’ 소재, 건평만 277평에 달하는 초대형 주택을 490만 달러에 매입했다는 사실을 2011년 8월 16일, 매매계약서등 증거자료와 함께 ‘시크릿 오브 코리아’를 통해 사상처음으로 보도했었다. 스티븐 리 소재추적은 바로 이 주택에서 부터 시작됐다. 에섹스카운티 등기소 확인결과 스티븐 리는 매입 9년만인 2013년 10월 21일 390만 달러에 이 주택을 매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서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이 씨가 매매계약서 공증을 받은 장소가 에섹스카운티가 아닌 유니언카운티소재 공증인 사무소였다는 것이다.

▲ 스티븐 리는 2019년 5월 21일 뉴저지주 모닝사이드 주택을 담보로 50만달러의 은행융자를 받으면서 주택소재지인 유니언카운티의 한 공증인 사무소에 출석, 융자계약서에 서명하고 공증을 받았다고 기재돼 있다.

▲ 스티븐 리는 2019년 5월 21일 뉴저지주 모닝사이드 주택을 담보로 50만달러의 은행융자를 받으면서 주택소재지인 유니언카운티의 한 공증인 사무소에 출석, 융자계약서에 서명하고 공증을 받았다고 기재돼 있다.

왜 스티븐 리는 자신의 저택 소재지인 에섹스카운티가 아니라 유니언카운티에서 공증을 받았을까. 이는 스티븐 리가 2011년 8월 자신의 저택이 공개됨에 따라, 체포 등을 우려해 이 저택에 살지 않고 매도이전에 이미 다른 곳으로 숨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도계약서 맨 마지막장에 첨부된 매도자세금보고서류를 통해 이 씨가 어디로 숨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단서가 포착됐다. 이 씨는 이 서류에서 자신의 주소를 뉴저지 주 유니언카운티 모닝사이드의 1414윕푸워윌웨이로 기재했던 것이다.

유니언카운티등기소 확인결과 스티븐 리가 2013년 10월 뉴저저주 밀번 저택 매도계약서에 주소지로 기재한 주택은 지난 2012년 8월 7일 ‘1414 윕푸어윌웨이유한회사’가 조지 에라스무스씨에게 118만 달러를 지불하고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스티븐 리는 지난 2016년 11월 17일 ‘1414 윕푸어윌웨이유한회사’와 이 주택을 매입하기로 합의서를 체결했고, 1개월여 뒤인 2016년 12월 16일 자신의 명의로 이 주택을 118만 달러에 매입, 현재도 소유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스티븐 리의 소재가 이탈리아 도주 3년 만에 극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1414유한회사 법인서류입수, 스티븐 리 명의발견

그렇다면 스티븐 리는 과연 현재 이 주택에 살고 있을까. 스티븐 리는 최소한 지난 6월 중순까지 이곳에 살았으며, 현재도 이곳에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스티븐 리는 2016년 12월 이 주택을 매입한 뒤 약 2년 4개월만인 지난해 4월 24일 풀턴은행으로 부터 주택을 담보로 50만 달러를 대출받았으며, 대출계약서 확인결과 당시 스티븐 리는 이 주택소재지인 유니언카운티의 공증인 사무실에 출석, 대출계약서에 서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스티븐 리가 이 당시 이 주택에 거주했음을 사실상 입증하는 것이다.

스티븐 리는 또 1개월 뒤인 지난해 5월 21일 스펜서세이빙스은행에서 이 주택을 담보로 20년 뒤 상환을 조건으로, 40만 달러를 대출받았으며, 대출계약서 확인결과 당시 스티븐 리는 이 주택소재지인 유니언 카운티의 한 공증인 사무실에 출석, 대출계약서에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스티븐 리가 이 당시 이 주택에 살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또 2개 대출계약서의 스티븐 리의 서명은 지난 2003년과 2004년 뉴저지주 쇼힐주택 및 맨해튼 콘도 매도계약서, 2013년 뉴저지 밀번저택 매도계약서의 서명과 육안으로 볼 때 정확하게 일치했다.


론스타, 외환은행 매입에서 매각까지…파면 팔수록 ‘점입가경’

5조5천억 ‘먹튀’소송
론스타 판도라 상자가 열린다

뉴저지주 유니언카운티정부가 지난 2월 11일 이 주택소유주에게 발송한 재산세 고지서에도 스티븐 리의 주소는 이 주택으로 기재돼 있다. 카운티정부는 주택소유주가 해당주택이 아닌 다른 곳에 거주할 경우 그 주소로 재산세 고지서를 발송한다는 점에서, 재산세 고지서 송달장소가 이 주택으로 기재돼 있음은 이 씨의 주거사실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것이다. 특히 스티븐 리는 2개월여 전인 6월 15일 한 은행과 이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로 합의 했으며, 이 합의서가 유니언카운티등기소에 등기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스티븐 리가 6월에도 이 주택에 살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스티븐 리는 2016년 12월말 뉴저지주 모닝사이드주택을 1414 윕푸어윌웨이유한회사로 부터 118만달러에 매입해 현재도 소유하고 있으며, 전소유주인 이 유한회사는 스티븐 리의 동생으로 추정되는 제이슨 리가 설립한 회사이다.

▲스티븐 리는 2016년 12월말 뉴저지주 모닝사이드주택을 1414 윕푸어윌웨이유한회사로 부터 118만달러에 매입해 현재도 소유하고 있으며, 전소유주인 이 유한회사는 스티븐 리의 동생으로 추정되는 제이슨 리가 설립한 회사이다.

또 지난달 27일에도 스티븐 리가 이 주택에 살고 있다는 흔적이 발견됐다. 이날 뉴욕에서 약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이 주택을 방문한 결과, 이 주택은 도로보다는 2-3미터 높은 언덕에 위치해 있으며. 대지가 0.8에이커, 약 천평, 건평은 6421스퀘어피트, 약 180평으로 상당한 규모의 2층 주택이었다. 이 주택의 언덕 위 마당에는 BMW SUV가 주차돼 있었고, 약 20분 뒤에는 마당의 주차된 차량 외에 이 주택 출입구 앞 도로에 벤츠 GLK SUV가 주차돼 있었다. 이들 차량 중 한대가 스티븐 리 관련 차량으로 확인된 것을 감안하면 스티븐 리는 현재도 이 주택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주택에서 뉴저지 주의 유일한 국제공항인 뉴왁국제공항까지는 약 10마일거리로, 차로 20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여서 유사시 이동성이 좋은 지역으로 확인됐다.

동생 추정인물로부터 동일한 가격에 매입

그렇다면 2012년 이 주택을 매입했던‘1414 윕푸어윌웨이유한회사’는 과연 누구의 회사일까? 본지가 뉴저지 주 국무부에서 이 회사 법인서류를 입수, 확인한 결과, 이 회사는 모닝사이드주택을 매입하기 하루 전인 지난 2012년 8월 6일 뉴저지 주에 설립됐으며, 지난 2017년 3월 22일 청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법인을 설립한 사람은 ‘제이슨 H 리’[이하 제이슨 리], 법인을 청산한 사람도 ‘제이슨 H 리’였다. 스티븐 리와는 명백히 다른 사람이지만, 스티븐 리의 영문표기가 ‘스티븐 H 리’임을 감안하면 공교롭게도 ‘라스트네임’과 ‘미들네임’이 일치한다.

또 2016년 법인서류를 확인한 결과, 스티븐 리와 이 회사의 밀접한 관계가 명백히 드러났다. 이 법인은 2016년 11월 1일 뉴저지주정부에 제출한 법인서류에서 등록에이전트를 제이슨 리에서 스티븐 리로 변경했고, 불과 20일 만인 11월20일 다시 등록에이전트를 스티븐 리에서 제이슨 리로 변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서류에서도 스티븐 리의 주소는 이 주택으로 기재돼 있었다. 그리고 1개월여 뒤에 이 회사는 스티븐 리에게 이 집을 매도했으며, 매매계약서에서 매도자를 대표해 서명한 사람은 제이슨 리였다. 만약 11월 20일 등록에이전트가 제이슨 리로 변경되지 않았다면 매매계약서에 매도자를 대표해 서명해야 할 사람은 스티븐 리다, 그렇게 되면 법인서류를 입수하지 않고 매매계약서만 입수해도 스티븐 리가 스티븐 리에게 매도한 것이 단번에 드러나게 되므로, 이를 피하기 위해 다시 등록에이전트를 제이슨 리로 변경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 1414윕푸어윌웨이유한회사는 2016년 11월 1일에는 등록에이전트를 제이슨 리에서 스티븐 리로 변경했으나 불과 20일만인 11월 20일 등록에이전트를 다시 스티븐 리에서 제이슨 리로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 1414윕푸어윌웨이유한회사는 2016년 11월 1일에는 등록에이전트를 제이슨 리에서 스티븐 리로 변경했으나 불과 20일만인 11월 20일 등록에이전트를 다시 스티븐 리에서 제이슨 리로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법인서류에서 확인되듯 스티븐 리와 제이슨 리는 회사를 주고받을 정도로 굉장히 밀접한 관계이다, 또 1414유한회사가 2012년 매입했던 가격 118만 달러, 4년 반이 지난 2016년 말 스티븐 리에게 매도했던 가격도 118만 달러로 동일했다. 2012년에서 2016년까지는 부동산시장이 호황으로 주택가격이 치솟았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푼도 올리지 않고 같은 값에 매도했다. 특히 매도자는 부동산거래의 법률비용과 양도세 등을 내야하므로 한 푼이라도 올려 받아야 손실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매매가격이 같다고 하더라도 세금 등을 감안하면 손해를 보고 판 것이다.

특히 제이슨 리는 2018년까지 20년 정도 초대형투자회사인 칼라일그룹에 근무하며 본사의 매니징 디렉터, 홍콩에 사무실을 둔 계열사인 아시아부동산투자[ASIA REAL ESTATE]의 대표를 맡았던 사람과 동일인물로 확인됐으며 인터넷 등에 공개된 그의 이력에서 1970년 3월 30일생으로 드러났다. 스티븐 리는 한국 재판서류 등에서 1969년 1월 31일생으로 확인된 것을 감안하면 두 사람은 14개월 터울이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스티븐 리가 제이슨 리의 형으로 추정되며 제이슨 리는 가족관계로 추정되며, 스티븐 리가 2012년 차명으로 이 주택을 구입하고 은신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한국정부 채권확보에 소홀했던 흔적들

스티븐 리는 론스타 중재소송의 중요한 증인인 동시에 한국정부에 78억 원을 갚아야 할 채무자지만 한국정부는 채권확보에 소홀했다. 한국대법원은 지난 2010년 9월 8일 스티븐 리가 ‘투자성공보수에 세금을 물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 소득세 부과처분취소청구소송에서 이 씨에게 패소판결을 내린 원심판결을 확정, 종합소득세 78억 원을 내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판결인 만큼 최종판결이며 역삼세무서, 즉 한국정부는 스티븐 리에게서 78억 원을 받아낼 권리를 획득했으며, 이 씨가 전 세계 어디에 있든 재산만 발견하면 해당국가 법원에 한국판결인용을 청구, 이를 받아낼 수 있다.

▲ 1414윕푸어윌웨이 유한회사는 스티븐 리의 동생으로 추정되는 제이슨 리가 2012년 8월 6일 설립했으며, 설립다음날 주택을 매입했다.

▲ 1414윕푸어윌웨이 유한회사는 스티븐 리의 동생으로 추정되는 제이슨 리가 2012년 8월 6일 설립했으며, 설립다음날 주택을 매입했다.

그러나 미국연방법원사건검색결과 한국정부는 지난 2011년 8월 16일 기자가 스티븐 리의 밀번저택을 계약서에 함께 공개한 뒤에도 2013년 10월 이 주택을 매도할 때까지 한국판결문을 집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이 씨는 저택 이 공개된 뒤 2012년 모닝사이드로 거처를 옮겼지만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후 유유히 이 저택을 매도, 현금을 챙겼고, 한국 정부는 국민의 혈세 78억 원을 추징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1년과 박근혜정부의 첫 1년이 이 시기에 해당되며, 한국정부는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씨에 대해 미국에서 판결집행을 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특히 신병확보에는 거의 손을 놓고 있었다. 한국대검찰청이 지난 2006년 12월 7일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스티븐 리, 엘리스 쇼트 론스타부회장, 마이클 톰슨 외환은행이사등 3명이 해외로 도주, 기소중치 처분을 내렸고, 이들에 대한 범죄인 인도절차를 진행중이라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스티븐 리가 수배된지 이미 14년이 지났고, 2015년 출국한 것을 감안하면 도주한지는 이미 15년이다. 그러나 법무부는 지난 2017년 국정감사때 스티븐 리에 대해 2015년에야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다고 답변했다. 이는 이씨가 해외로 도주한지 10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체포에 나섰음을 의미하며, 실질적으로 이씨를 체포하려는 의지는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은 지난 2017년 8월 이탈리아에서 이씨를 체포했음에도, 한국정부는 10여일간 제대로 손을 쓰지 않았고, 결국 공소시효가 끝났다는 이씨의 변호인주장만 받아들여져 이씨가 석방되는 불상사로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씨가 연기처럼 사라진 나흘뒤 한국정부는 이탈리아정부에 범죄인인도를 요청했던 것이다. 이 당시는 문재인정부이며, 당시 론스타소송 태스크포스단장은 홍남기 현 경제부 총리였다. 문재인정부도 적어도 지금까지의 대응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셈이다.

▲ 심상정의원실입수 스티븐리 체포 및 석방경과

▲ 심상정의원실입수 스티븐리 체포 및 석방경과

스티븐 리 송환해야 론스타 전모 밝혀져

법무부는 스티븐 리는 인터폴 적색수배자라고 밝혔지만, 이씨는 2017년 8월말 이탈리아에서 풀려난 뒤 인터폴 적색수배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미국에 입국했다. 인터폴 적색수배는 미국으로 도피한 경제사범에게는 무의미하다는 세간의 말이 입증된 셈이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 한국정부는 2014년 5월 16일 횡령혐의로 유벙언 전 세모회장의 차남 유혁기씨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통보했지만, 유 씨가 올해 7월까지 체포되지 않은 것도 이와 괴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법조계 관계자는 ‘미국은 인터폴 적색수배자 체포에는 미온적이며, 테러범이나 흉악범이 아닌 이상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특히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경제사범에 대해서는 협조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씨의 혐의는 탈세, 횡령, 배임 등으로 알려져 있고 당사자가 도주,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한국정부가 인터폴 적색수배만 믿고 있어서는 이 씨를 미국에서 체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론스타 먹튀소송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있는 시민단체 등은 스티븐 리가 2003년 외환은행 인수과정에서 전 현직 경제 관료와 금융기관 관계자등에 대한 로비 등 불법행위를 밝혀줄 중요한 열쇠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 등 한국사법당국도 이 같은 인식은 마찬가지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지연을 이유로 5조5천억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우리는 론스타의 외환은행인수과정, 인수 뒤 론스타에 대한 대주주적격성 심사과정 등에서의 론스타의 범죄행위를 밝혀야 하며, 누구보다도 이를 잘 알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인물이 스티븐 리이다. 한국정부는 론스타가 중재소송을 제기한 2012년 이후 가장 시급한 과제가 이 씨의 신병확보였지만 8년간 허송세월만 한 셈이다. 우발적 수수방관인가, 아니면 의도적 수수방관인가? 혀를 차지 않을 수 없다.

론스타, 중재소송 근거 스스로 부정한 셈

한편 론스타측이 버뮤다법원, 텍사스주 달라스법원, 텍사스북부연방법원 등에서 제출한 최소 5차례이상의 소송장에서 ‘외환은행의 HSBC매각 무산에 따른 책임은 스티븐 리에게 있으며 스티븐 리로 인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주장한 것으로 밝혀진 데 이어, 론스타의 핵심간부가 법정에 이 같은 주장을 담은 자술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6년 말 한국정부로 부터 스티븐 리, 엘리스 쇼트등과 함께 기소중지처분을 받아 현재 수배중인 당시 외환은행 이사 마이클 톰슨, 현재 론스타 법무담당 부사장으로 재직 중인 론스타의 핵심인물 마이클 톰슨이 그 당사자이다.

▲ 2017년 10월 12일 국정감사속기록 [심상정의원실]

▲ 2017년 10월 12일 국정감사속기록 [심상정의원실]

마이클 톰슨은 지난 2009년 11월 13일 자술서를 작성, 11월 16일 텍사스북부연방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톰슨은 이 자술서 제9항에서 ‘원고[론스타]의 당초 청원과 같이, 론스타는 약 59억 달러에 달하는 한국외환은행의 지분 51%를 HSBC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입은 손실을 회복하려 하고 있으며, 오늘 원고의 외환은행지분 51%의 가치는 극적으로 감소했고, 아마도 수십억달러이상 감소했을 것이다, 원고는 이 소송을 통해 그 손실을 회복하려한다’고 밝혔다. 이 소송은 바로 론스타가 스티븐 리를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이다. 소송피고는 스티븐 리이므로, 톰슨의 이같은 주장은 스티븐 리로 인해 외한은행 매각지연에 따른 손실을 입었으므로 스티븐 리에게서 배상을 받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은 론스타가 한국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중재소송에서 ‘외환은행 매각지연에 따른 손실이 한국정부 때문’이라는 소송이유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마이클 톰슨 부사장은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경우 미국 법에 따라 위증의 죄를 받겠다.’고 밝히고 직접 서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론스타의 스티븐 리 상대 소송장등은 물론 핵심간부가 법정에 제출한 자술서를 통해서도 스티븐 리 책임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이 또한 중재소송에서 론스타의 주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유력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사건은 김대중정부하에서 시작돼 이명박, 박근혜정부에서 수수방관했고, 문제인정부까지도 늦장대응으로 이탈리아에서 체포된 스티븐 리를 놓치는 우를 범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는 아직 임기가 2년 정도 남아있는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성과를 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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