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 터스틴 시 주민들이 SBS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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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집사부일체’ 무분별한 미국 현지촬영에 주민들 ‘뿔났다’

‘해외촬영 때 제발 현지규정 좀 지켜라’

SBS의 간판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의 미국촬영을 둘러싸고 캘리포니아 주 터스틴시 주민들이 지난달 3일 한국 검찰에 ‘도둑촬영’등의 혐의로 SBS등을 고소한 데 이어, 지난달 19일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 카운티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터스틴주민들은 SBS는 물론 이 프로그램 MC인 이승기, 양세형, 이상윤, 육성재 등을 포함, 무려 41명을 피고에 포함시켰으나 100가구가 먼저 소송을 할 것이라는 원고의 한국 측 주장에는 훨씬 못 미쳤고 집단소송을 제기했다는 한국 언론보도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하지만 이들은 소송장에서 SBS측의 구체적인 실정법위반 사례 등은 거의 언급하지 않은 채, 프라이버시 침해, 초상권 침해 등만 주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연방법원이 아닌 주법원에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재판관할권 논란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집사부일체

지난달 3일 SBS의 미국촬영과 관련해 사기, 특수주거침입, 재물손괴, 도로교통법위반,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SBS방송과 출연, 제작진 등을 서울 중앙지검에 고소했던 캘리포니아 주 터스틴과 어바인지역 주민들, 이들은 한국소송사실을 언론에 알리며 예고했던 대로, 지난달 19일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지방법원에 SBS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주민들이 촬영일자가 2018년 8월20일부터 23일이므로, 소송시효 2년을 감안해, 소송시효가 만료되기 하루 전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송장에 불법행위 구체적 언급 없어

본보가 오렌지카운티지방법원에서 확보한 소송장은 모두 25페이지 분량이지만, 놀랍게도 SBS의 구체적인 실정법위반사례는 제대로 언급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주민들은 사생활침해 등 10가지 혐의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지만 SBS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에 대한 언급이 사실상 전무했다. 지역주민들은 소송장에서 ‘SBS가 지난 2018년 8월 20일부터 23일까지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카운티의 그린우드지역과 포르톨라 지역에서 집사부일체를 촬영하면서 주민들의 사유지를 침해하는 등 사생활 침해와 재산상 피해 등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서. 어떤 행위로 인해, 어떤 피해를 초래했는지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

▲ 캘리포니아주 터스틴주민들은 지난 8월 19일 SBS와 출연- 제작진등을 상대로 프라이버시 침해등 10가지 이유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 캘리포니아주 터스틴주민들은 지난 8월 19일 SBS와 출연- 제작진등을 상대로 프라이버시 침해등 10가지 이유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지역주민들은 촬영을 위해서는 정부기관의 허가가 필요하지만 SBS는 허가를 받으려 시도하거나 받지 않았고, 원고의 동의 없이 개인주택에 들어갔으며, 사전 동의나 사후보상이 없었고, 개인주택 출입구를 막아 접근이 힘들게 했으며, 주차장 전체를 점유하고, 개인주택을 촬영한 것은 물론 수영장에서 주민들의 얼굴을 촬영했고, 자신들의 잘못을 알고 있으면서도 1페니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의 근거가 되는 SBS의 구체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았다.

원고 측은 25페이지 소송장중 ‘팩트의 일반적 주장’이란 제목 하에 팩트를 기록한 것은 1페이지 반에 불과했고, 이 팩트에 포함된 구체적 사실은 ‘2018년 8월 20일부터 8월 23일까지 SBS가 이 지역에서 프라이버시를 침해했다’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주민들은 반복적이고 의도적인 불법 침범, 불공정한 경쟁, 뉘앙스, 감독태만, 프라이버시침해, 부적절한 프라이버시 침해 등 10가지의 불법행위를 했다고만 명시한 채 이들 혐의에 대한 최대한의 배상과 징벌적 배상 등을 요구했다. 또 9번째 혐의인 캘리포니아민사법 1708조8B항, 초상권침해 등은 최대 5만 달러상당의 벌금이 부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량도 1대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지만 언제 어디서 어느 정도의 피해를 입었는지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역주민측은 한국검찰에 고소직후 한국 언론을 ‘집사부일체 촬영기간 중 현지경찰에 신고가 들어간 횟수가 23차례에 이른다’는 등의 주장을 했지만 이 같은 내용은 고소장에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원고 측은 앞으로 소송과정에서 증거와 함께 구체적인 불법사례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고 수정소송장을 제시할 수도 있지만, 사실상 소송장에 구체적 사례가 거의 언급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주 소송, 관할권 문제로 기각 가능성 높아

특히 25페이지의 소송장중 원고와 피고 등 소송당사자를 설명하는 데만 무려 10페이지를 할애했다. 원고와 피고 등 소송당사자 58명을 나열하는 데만 소송장 전체분량의 40%가 사용됐다.
원고는 16명중 14명은 터스틴의 그린우드지역 거주자이며, 2명은 포르톨라지역 거주자로 드러나 당초 100가구가 소송을 할 것이라는 원고의 한국 측 주장에는 훨씬 못 미쳤다. 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는 한국 측 언론보도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피고는 SBS와 출연진 및 제작진 등 무려 42명에 달했다. 특히 이승기, 양세형, 이상윤, 육성재 등 집사부일체 MC4명이 모두 피고에 포함됐으며, PD등과 작가, 촬영진, 조명담당자, VJ들까지 소송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이 프로그램의 취재대상이었던 차인표 – 신애라 부부는 피고에 포함되지 않았다.

피고명단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재판관할권 문제이다. 원고 측은 ‘원고들의 거주지 및 피고들의 불법행위가 발생하고 재산상 피해를 입힌 지역이 오렌지카운티지방법원 관할 지역이므로, 오렌지카운티지방법원에 재판관할권이 있다’고 소송장에서 밝혔다. 그러나 모든 피고가 오렌지카운티와 무관한 사람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SBS와 출연진 및 제작진 모두가 한국에 연고지를 두고 있다. 따라서 원고는 오렌지카운티 주민이며 피고는 오렌지카운티 주민이 아닌 것이다. 보통 특정 주 주민과 주민이 아닌 사람의 소송은 주법원이 아니라 연방법원에 재판관할권이 있는 경우가 많다. 주 법원 판사를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선출하므로, 주민과 비주민의 소송을 주법원이 관할한다면, 판사들이 투표를 의식해 주민들의 편을 들 가능성이 있으므로, 연방법원에서 관할하게 하는 것이다.

원고들은 연방법원이 아닌 주법원에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필연적으로 재판관할권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연방법원에 재판관할권이 있다며 기각요청을 할 경우, 주 법원판사는 이를 심각하게 고려할 수 밖에 없다. 원고들이 주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경우 규정이 까다롭고, 변호사선임비용이 주 법원소송보다 몇 배나 더 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방송사, 해외촬영 현지규정 준수해야

오렌지카운티지방법원은 지난 8월 26일, ‘2022년 5월 16일 오전 9시 배심원 재판을 개최하며, 그에 앞서 2022년 4월 22일 오전 8시30분 조정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이는 통상적으로 소송이 제기되면 형식적으로 정해지는 스케줄이므로 이 일정대로 진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단 SBS와 개인 41명에 대해 소송장이 모두 송달돼야 소송이 진행될 수 있으며 송달에만 2-3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송장 송달은 원고의 책임으로, 개인 41명에 대해 일일이 소재지를 파악, 소송장을 전달해야 하지만, 이를 알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원칙적으로 SBS에서도 이를 알려줄 이유가 없다.
원고가 해당프로그램의 출연진과 제작진 전체를 피고에 포함시켰지만, 이 같은 현실적 이유를 고려하면, 지나치게 많은 피고가 오히려 원고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것이다.

▲ 캘리포니아주 오렌자카운티지방법원은 오는 2022년 4월 22일 재판전 합의여부를 타진한뒤 5월 16일 배심원재판을 개최할 것이라고 일정을 정했다.

▲ 캘리포니아주 오렌자카운티지방법원은 오는 2022년 4월 22일 재판전 합의여부를 타진한뒤 5월 16일 배심원재판을 개최할 것이라고 일정을 정했다.

SBS의 해외촬영과 관련된 불법여부는 한국과 미국법정에서 가려지겠지만 한국방송사의 미국 등 해외촬영 때 관련허가를 받지 않고 진행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다. 터질 것이 터졌다는 자성의 소리가 높다, 이 소송의 결과와 관계없이 한국방송사들은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해외촬영에서의 해당국과 해당지역의 규정을 반드시 준수하도록 하는 등 엄격한 자체지침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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